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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자베스 타운Elizabethtown

백승권 |2006.03.10 17:46
조회 873 |추천 0

남편이 죽었어. 오래전부터 떨어져 살고 있었어. 아들과 딸이 있어. 대형스포츠웨어회사의 디자이너인 잘생긴 아들과 아리다운 금발을 가진 딸. 아들을 먼저 보냈어. 아들은 험하고 먼길을 지나서 남편이 평생을 보내던 마을에 도착했고 생전 모르던 이들에게서 환영을 받았어.그들은 아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어. 아들의 아비가 얼마나 대단한 삶을 살았는지 알게 해주더라. 갑자기 떠난 그는 주위 모든 이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나봐. 나는 가지 않으려 했어. 난 내 인생을 멋지게 살고 싶었거든. 연기학원을 다니기로 했어 요리를 배우기로 했어. 고장난 화장실도 혼자 고칠 수 있게 됬어. 탭댄스를 배우고 싶어졌어. 난 행복해져야만 하니까. 엘리자베스 타운에 결국 딸과 함게 가기로 했어. 사람들이 나를 곱지 않은 눈빛으로 쳐다보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지. 그들은 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마을을 떠나 캘리포니아로 도망친 나쁜 여자로 생각하고 있더라. 그를 보내는 마지막 추모의 자리에서 그를 아끼던 이들이 그에게 남기는 마지막 말들을 하기 시작했어. 떨리는 목소리와 젖은 눈가로 말이지. 아들과 딸이 여러사람에게 고맙다는 말을 남기면서 마칠줄 알았어. 나를 호명하더군. 놀랐어. 난 당황했지. 많은 이들이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어. 난 그의 죽음을 알고 변화된 내 삶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었지. 내가 달라져야만 함을 알게 해줘야 했어. 난 남편을 잃은 여자니까. 떨어져 살던 멀리 살던 우린 평생 부부였어. 비록 그가 먼저 떠나기는 하지만 우리의 첫만남을 우리의 뜨거웠던 시절은 누구도 훔쳐갈 수 없어. 난 그들에게 마치 연극을 하듯이 말해주었어. 그들은 연기같은 진실을 듣고 있었던 거야. 코미디연기학원을 다닌다고 말했어. 요리를 배우고 있다고 말해줬어. 고장난 화장실도 혼자 고칠 수 있게 되었다고 자랑했어. 탭댄스를 배우고 있다고 말해줬어. 공간을 가득 채우고 있던 그들은 경악을 금치못하는 표정으로 어쩔줄 몰라하더니 급기야 정신없이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어. 이제 불이 꺼지고 음악이 나왔어. 내가 준비한 처음의 무대. 그를 보내는 마지막 무대. 난 연습을 열심히 했지만 조금은 어색한 동작으로 무대를 휘젓기 시작해. 탭댄스. 라이트가 내 뒤에 그림자를 만들고 난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그를 보내는 춤을 추고 있어. 난 울지 않아. 그를 사랑했으니까. 그가 내게 원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알고 있으니까 그가 내게 남긴 것이 뭔지 알고 있으니까. 난 그를 위해 행복해야해. 난 열심히 행복해질거야. 난 기필코 그가 원했던 내 행복을 갖고 말거야. 이 춤은 그를 보내는 내 마지막 노래야. 사랑했어, 지금도 사랑하고 앞으로도 사랑할게 그리고 나 행복해질게. 안녕. 안녕..

 

대사와 주인공들이 아름다웠던 영화,
하지만 그 무엇보다 찬란했던 수잔 서렌든에게 경의를 표하며.


카메론 크로 감독
올란도 블룸, 키어스틴 던스트 주연

 

엘리자베스 타운Elizabethtow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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