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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드라마엔 골프가 없다?

김효제 |2002.09.10 16:54
조회 174 |추천 0

앙꼬 없는 찐빵, 단무지 없는 김밥…. 흔히 어떤 현상 속에서 정작 가장 중요한 부분이 빠졌을 때 웃자고 하는 비유다. SBS 드라마 '라이벌'(사진)은 이런 우스갯소리를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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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벌'이 지난 봄부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유 중 하나는 골프를 소재로 했다는 점이다. 골프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감지하고 있던 방송사측이 "국내에서 최초로 만드는 골프 드라마"라고 광고했던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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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시청자가 드라마를 통해 우리가 평소 접하기 힘든 골퍼(Golfer.골프 치는 사람, 선수)의 치열한 삶 등 골프라는 세계의 실상을 조금이라도 더 들여다볼 수 있으리라 기대했음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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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드라마가 횟수를 거듭하면서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이복자매 사이인 윤다인(소유진 분)과 정채연(김민정 분)의 골프 대결은 꼬리를 감추고, 남자를 사이에 둔 사랑 싸움이 드라마를 이끌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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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골프 장면도 간간이 나오는가 싶더니 점차 그 횟수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분에서는 아예 골프와 관련된 장면이 전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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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골퍼의 인물 설정도 비현실적이다. 채연은 국내 최고의 골퍼다. 그런데도 연습 한번 안하고 매일 다인을 해코지하는 일을 꾸미느라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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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드라마의 사실성이 떨어진다. 극의 흐름도 애초 의도에서 변질됐다. 당초 '티칭 프로(Teaching Pro.골프 전문강사)'인 이근희와 장성원은 또 다른 '라이벌' 관계로 설정됐으나 실제로 이들의 얘기는 주인공의 사랑싸움에 묻혀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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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성도준 PD는 "점점 멜로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극중 흐름이 산만해질 것 같아 자제했다"고 말했다. 골프장 대여가 쉽지 않은 데다 촬영 일정도 빠듯해 골프장 장면을 찍기 힘든 현실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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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초의 골프 드라마는 어디로 갔을까?"란 의문은 남는다. 설마 드라마가 끝나면 이어지는 골프 의류업체 광고를 대신 보란 얘기는 아닐텐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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