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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을 식당 밥 먹이라네요ㅠㅠ

맘아픈맘 |2006.04.14 13:05
조회 1,507 |추천 0

초등학교 1학년, 3학년 아들을 둔 40 주붑니다.

요즘 아이들 문제 땜에 회사에 와서도 일이 손에 안 잡히네요..

엊그제 시어머니 다짜고짜 저에게 대화 좀 하자고 식탁에 앉히더군요..

한동안 남편 카드빚 문제로 맘이 어지러웠던 저는 시어머니랑 마주치기 싫어서 일부러 퇴근을 늦게 했었는데 모처럼 일찍 갔더니 기회를 놓치지 않고 불러 앉힙니다.

 

시어머니, 이제부터 애를 안 볼테니 아줌마를 구하라고 하더군요. 전 어머니가 화나서 그냥 하는 말이겠거니 생각했는데 어머니는 작심한 듯이 절대 애를 보지 않겠답니다. 돈도 수중에 없고 애들 말도 안듣는데 내가 왜 애를 봐야 하냐면서 장사를 할 생각이니 빨리 아줌마를 알아 보라고 하더군요..

 

전 애들이 아직 어리고(특히나 우리 애들은 키도 작고 정신연령도 또래 애들보다 어립니다) 저녁만 봐줄 아줌마를 구하기도 어려운데다 경제사정상 힘드니깐 어머님이 그냥 봐주시면 안되냐고 했지만 어머니 부들부들 떠시면서 흥분한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내가 저 말 안듣는 애들을 왜 보냐고 글쎄...내가 저 말 안듣는 코딱지 만한 애들한테 수모를 당해야 겠니?"

 

우리 애들, 시어머니가 치를 떨 만큼 극성 부리는 애들이 아닙니다. 꼬박꼬박 존댓말 쓰고 인삿성 바르고 오히려 조분조분하다고 동네에서 칭찬이 자자한 애들입니다. 물론 작은애가 할머니한테 고분고분하지는 않습니다. 애교도 많고 장난이 심하다 보니 할머니 말을 곧바로 듣지 않고 애를 먹이는 모양입니다. 그렇지만 원래 애들이 다 그렇잖아요..엄마 아빠는 무서워 해도 할머니 할아버지는 만만하게 보고 응석도 부리고 떼도 쓰고 그러지 않나요? 그냥 그 정도인데 우리 시어머니는 애를 안 보겠다고 하시네요..

 

사실 지금 우리 집안 상황은 최악입니다. 결혼 생활 10년 동안 줄기차게 카드빚을 지는 남편 때문에 그 빚을 감당하느라 아직도 월세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남편이 또 카드빚을 지게 된 사실을 알고 저는 절망에 치를 떨면서 살고 있습니다. 이혼 결심도 수차례..지금도 이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습니다..

 

그래서 최근 몇달간은 시어머니 용돈도 못 드리고 있었습니다. 아마 그 때문인 것 같습니다. 어차피 애들 봐줘봤자 돈도 못 받는데 하는 생각에 어머님이 저런 말씀을 하시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어머님이 시간이 너무 많이 뺏겨서 저녁에만 잠깐 와 저녁을 챙겨주겠다고 해서 울며겨자 먹기로 애들을 공부방에 맡기고 있습니다. 우리 불쌍한  애들, 할머니의 온갖 짜증을 다 받으면서 저녁을 얻어 먹고 있었는데...어머니 잠깐 저녁에 2시간 오는 것도 오지 않겠다네요..

 

나중에 들은 얘긴데 우리 남편한테는 정 아줌마 못 구하면 식당하고 계약을 해서 애들 저녁밥을 먹게 하면 된다고 했더군요,,,ㅠㅠ

 

그 말을 듣는 순간 정말 오만 정이 다 떨어졌습니다. 우리 애들이 개나 고양인가요? 끼니만 때워주면 되게...? 안 그래도 할머니의 따뜻한 정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 아팠는데 급기야 우리 애들을 밥 버러지 취급하네요...

 

제가 아무리 빨리 퇴근해도 9시인데...우리 불쌍한 애들..직장을 포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우리 애들 그야말로 식당밥을 먹일 수 도 없고.. 우리 남편 버리고 우리 애들 포근하게 키워준다는 남자 만나고 싶은 생각까지 드네요..

 

애초에 부모님 결혼 반대하던 모습이 새삼 다시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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