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안선'서 몸 안사린 열연… 김기덕 감독과 행복한 만남
상업영화의 중심에 서 있는 꽃미남 배우 장동건(30)이 작가주의 감독의 대표 격인 김기덕과 호흡을 맞췄다. 22일 개봉하는 <해안선>(LJ필름). 장동건은 민간인을 간첩으로 오인 사살한 후 혈기왕성한 군인에서 미치광이로 변하는 인물을 연기했다.
장동건 개인은 물론 영화계 전체적으로도 비상한 관심을 모으는 도전이었다. 알 깨기를 끝낸 장동건을 만났다.
-김기덕 감독과 작품을 함께 한 소감이 어떤가.
▲일단 역부족이었다고 느끼는 점이 많다. 특히 난 순발력이 뛰어난 배우가 아닌데, 즉석에서 요구하는 연기가 많았다. 나 자신의 필요에 의해 시작했지만 지금은 내가 괜한 객기를 부려 김 감독에게 누가 되지 않았을까 걱정이다. 시작할 때보다 부담이 아주 많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결과 보다는 과정이 중요했던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의미 있는 선례를 남겼다.
▲감히 ‘경험 삼아 했다’는 말은 못한다. 그러나 다른 작품에 비해 ‘이번에는 실험을 해도 된다’는 생각으로 임했던 것은 사실이다. 다른 작품은 주연배우가 30~40억 원의 제작비 전체를 책임져야 하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이에 반해 저예산인 <해안선>에서는 상대적으로 그런 부담 보다, 배우로서 새 경험을 한다는 느낌으로 임했다
-후회한 적 있나.
▲각오했던 정도였다. 다만 크랭크인 직전 2박 3일간 해병대 훈련을 받았을 때는 ‘큰일났구나. 내가 왜 한다고 했지?’라며 사무치게 후회했다.
-김 감독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나.
▲공감은 못하지만 이해할 수는 있다. 영화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꼭 필요한 감독이다. 그는 살면서 분명히 존재하는 감정과 느낌을 표현한다. 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그런 감정은 현실에 존재한다. 김 감독은 우리가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 하는 그런 감정을 용기 있게 표현한다.
-사람들이 김 감독에 대해 오해하는 것이 있나.
▲감독님은 오히려 페미니스트다. 고집이나 독선도 없다. 배우나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에 다 귀 기울인다.
-촬영 도중 황당한 경험이 있었나.
▲마지막 장면에서 배우들에게 올 누드를 요구했다. 군대에서 족구하는 장면이었는데, 배우들에게 ‘야시경만 낀 채 올 누드로 족구하는 장면을 찍으면 어떻겠냐’고 물었다. 무척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김 감독은 우리가 난감해하자 자신의 뜻을 곧 포기했다. 배우들이 싫어하면 절대 강요 안 한다.
-다른 이야기를 하자. 사귀는 사람이 있다던데.
▲누가 그러는가. 진짜로 만나는 사람이 없다.(그는 이 대목에서 선서를 하듯 오른 손바닥을 들어보였다) 그래서 참 아쉽다. 만날 기회조차 없다. 아직까지는 초조하거나 불안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나중에는 애인이 없으면 불안할 것 같다. 집에서는 서른 다섯 살 전에는 장가를 가길 바란다. 연애하고 싶다.
-박중훈이 출연한 <찰리의 진실>의 할리우드 시사회를 다녀왔는데.
▲중훈이 형은 정말 ‘난 사람’이다. 형은 주눅은커녕 헤집고 다니는 것이 한국에서랑 똑같았다. 할리우드라는 곳에 대해 전혀 감이 안 왔는데 가보니 우리나라랑 다른 게 없더라.
-차기작은 <태극기 휘날리며>다.
▲다음 달부터 내년 6,7월까지 촬영할 것 같다. 하루 네 시간씩 주 5일간 액션 연습을 해야 한다.
스포츠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