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텔레비전은 개그맨과 탤런트를 겸업한 ‘개탤맨’이 점령 중이다. 코믹 연기를 선보이는 각종 시트콤은 물론 정통극에서 진지한 연기를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최고의 인기드라마 ‘야인시대’에서는 이혁재(김무옥), 이재포(왕발) 등이 웃음기없는 액션 연기를 보여 드라마 인기에 한몫했다. 이혁재는 김무옥 이미지로 CF까지 출연했으며 이재포는 ‘미스터Q’ ‘은실이’ ‘덕이’ ‘여자만세’ 등에서 감초연기를 선보여 본업을 탤런트로 아는 이들이 많다.
‘와룡봉추’의 고명환은 최근 MBC 베스트극장 ‘아버지 대 아들’에서 난생 처음 마음에 드는 여자를 만나 가슴이 뛰는 노총각 병두역을 맡아 호연을 보였다. 아버지가 그 여자의 이모를 흠모해 부자의 사랑이 묘하게 꼬이는 것이 줄거리. 아버지 역의 연기파 박인환에게도 전혀 꿇리지 않았다는 평을 받았다. 그는 앞으로도 본격 연기를 계속하겠다는 의욕을 보인다.
눈썰미가 좋은 중년층이라면 ‘태양인 이제마’에 이어 KBS 아침드라마 ‘인생화보’에 출연중인 권귀옥을 알아볼 수 있다. 1970년대 ‘웃으면 복이와요’ 등에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그는 미국으로 떠났다 6년전 귀국, 수양부모회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며 정통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다. ‘위기의 남자’ 등 드라마에 출연했던 개그맨 정재환은 “개그맨들에게도 입심만이 아니라 기본 연기력이 필요한데 드라마 출연이 좋은 공부가 된다”고 탤런트 겸업 이유를 밝혔다.
한편 탤런트이지만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탤개맨’들도 늘고 있다. 조형기·박영규·박철·이의정 등은 각종 시트콤에서 개그맨을 웃기는 코미디 감각을 보여준다. 또 김원희는 오락프로의 개그코너에서 예쁜 얼굴과 달리 내숭떨지 않고 완전히 망가지는 모습을 보인다. 이들의 특징은 재치와 순발력, 그리고 능청스러움이 적절히 조화를 이뤘다는 것. 요즘은 ‘망가져야 뜬다’는 속설과 함께 점잖은 이미지의 노주현, 신구 등도 아낌없이 망가져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고 있다.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