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나레이터걸

Lovepool2006.05.10
조회16,774

 

 

 


V3..아는 사람은 다 알겠지만..바이러스를 치료해주는 고마운 프로그램이다.

 

난 컴퓨터 A/S 그러니까 서비스직에 종사한다.

 

하루는 어떤 집에 A/S를 하러 갔는데...귀여운 꼬마 숙녀가 컴퓨터를 하고 있었다.

 

 

원형: 꼬마야. 아저씨가 컴퓨터 좀 고쳐야 되니까 좀 나와줄래?

 

꼬마: 뭐할 건데?

 

원형: 내가 말한다고 니가 아니. 어서 나와보렴. ^^

 

꼬마: 지금 나 어리다고 무시하는 거야?

 

 

순간 당황스러웠다..나의 귀를 의심하기도 했다.-_-;

 

 

원형: 컴퓨터가 아파서 지금 병에 걸렸어요. 그래서 아저씨가 진단 좀 해봐야 돼.

 

꼬마: 바이러스 걸렸다고 쉽게 말하면 될 걸. 참 어렵게도 얘기하네..

 

원형: -_-;; (할 말이 없었다. 요새 애들은 참 똑똑하단 말이다?)

 

꼬마: 아저씨. 나 궁금한 게 있는데..

 

원형: 뭔데?

 

꼬마: 컴퓨터는 아플 때 프로그램이 치료하잖아. 그럼 사람은 아플때 누가 치료해줘?

 

원형: 이 바보. 의사 아저씨가 치료하지. 그런 것두 몰라?

 

꼬마: 아냐. 나도 그런 줄 알고있었는데 우리 언니가 아니래.

 

원형: 그럼 뭐라는데?

 

꼬마: 마음이 아플땐 아무도 치료해주지 못한대. 사랑의 열병은 아무도 치료해주지 못한대.

 


꼬마는 "아저씨 바보." 하고는 사라져버렸고..

난 꼬마가 사라진 이후부터 한참을 컴퓨터 모니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녀 생각이 났다.

꿈도 목표도 없이 사고만 치고다니던 고등학교 시절..

바이러스에 걸린 나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게 해준 그녀.

그녀는 내 인생에 있어 백신 같은 존재였다.

 

 

컴퓨터에 백신 프로그램을 깔곤...바탕화면에 생긴 실행 아이콘을 더블 클릭했다.

그러자 가슴속에 묻어뒀던 그녀와의 추억들이 하나 둘씩 실행되었다.

 

 

 

 

 

 

 

 

 


"원형아..이거 김친데..숙모한테 좀 갖다주고 오너라."


"아..짜증나게..숙모도 여잔데 지가 좀 해먹지.."


"이새끼. 너 지금 뭐랬어??"

 

 

내가 고2. 그러니까 수능 준비니 뭐니 해서 뼈빠지게 공부하던 시절.

..은 남들에게나 해당되는 얘기고-_-

위에 말하는 싸가지로 봐서도 난 당시 무척 철없는 양아치 새끼였다.

 

일요일 오후. 그날도 친구들은 여자친구니 뭐니 해서 다 놀러 다니고 데이트 하러 다니는데..

난 집에 있는 것도 모자라 또 어머니의 심부름이나 하게 생겼으니...

 

 

어머니에게서 구박이란 구박은 다 받고, 결국 김치통을 가슴에 껴안고 숙모집으로 향하는데..

지랄스럽게도 김치 국물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다..-_-

 


"에이 씨팔 진짜.."

 


그땐 별것도 아닌 그 심부름이 왜 그렇게도 하기 싫고 짜증이 났던지..

난 김치 국물을 옷에 안묻히기 위해 발악아닌 발악을 하며...간신히 숙모집에 도착했다.

 

 


숙모집 현관문이 조금 열려있길래 발로써 현관문을 슬쩍 열고 들어갔고..

 

 

원형:이 김치 귀신아. 김치 드삼!!!

 


하고 소리치고 싶었지만...아무리 내가 개념없는 양아치 새끼라지만 저런 발언까진 하지 않았다 -_-;;

 


원형:숙모..저 왔어요!!!! 어서 나와요 저 빨리 가야되요!

 

 

이제 완전히 임무를 성공시켰다는 안도감 때문이였을까?


난 김치국물을 밑으로 쏟아버렸고..


김치국물은 현관문 앞에 있던 한 운동화를 빨갛게 염색 시켜버렸다..-_-;;

 

 


숙모는 천사같은 미소를 지으며 날 반기기 위해 거실로 나왔다가...


운동화에 쏟아버린 김치국물을 보더니......바로 사탄의 눈빛으로 변해버렸다.

 

 

원형:그,그게...갑자기 실수로....-_-


숙모:이놈아!!!!왜 하필이면 그 운동화야!!!그건 내꺼도 아니란 말야..


원형:누구껀데요?


숙모:내가 과외하는 여자애..


원형:......음.......


숙모:진영아..나와봐라. 어떤 머스마 새끼가 니 신발위에 김치 올려놓았네-_-..빨랑 나와봐라!!

 

 

 

아...숙모라는 사람이 표현을 해도 정말..-_-

 

 

 

그리고 숙모의 부름에 목소리가 앳되보이는 한 소녀가 대답을 하고...


거실로 걸어 나오고 있다....

 

 

 

숙모:이 머스마가 니 운동화에 김치국물 쏟았다..너 집에 어떻게 갈래?


여자:................

 

 


난 평소같으면 습관적으로 그 여자의 외모부터 관찰을 하기 시작했을것인데..-_-;


상황이 워낙 개같은 상황인지라..한숨을 쉬며 호주머니에 있던 담배 한가치를 입에 물었다.

 

 


숙모:지금 뭐하는거니?


원형:아 실수요..-_-


숙모:-_-

 

 

 

 

소녀는 멍하게 신발만 쳐다보고 있었다....


난 그때서야 그 소녀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볼 수 있었고...

 

 


아.............


세상에......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건 정말 사기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저렇게 예뻐도 되는건가??

 

 

 

이쁘다는 표현은 너무 흔하니까 더 이상 안하겠고..


그녀는 마치 재벌집 딸 같은 그런 이미지를 풍기고 있었다.

 


나처럼 츄리닝에 쓰레빠 질질 끌고 김치통이나 들고있는 ..3류 인생-_-..과는 비교할수도 없는....


너무나 귀해보이는 여자 아이였다.


마치 나와는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을 보는 기분이였다.

 

 

 

 


숙모:야..너 진영이한테 어서 사과안해?


소녀:선생님..전 괜찮아요.


원형:젠장-_-지금 사과하잖아요....!!!


숙모:이,이녀석이....


원형:저기....


소녀:네.....


원형:이름이 진영?


진영:네..윤진영인데요..


원형:몇 살이죠?


숙모:-_-


진영:열 다섯인데요..?


원형:어리군요....


진영:네...;;


원형:진영씨는 김치 국물보다 더 매력있어 보이시네요.


진영:......

 

=O=====================================
o
o

그랬다..이건 그냥 상상이였다..-_-

 

 

 


숙모:이놈..사과 독하게 안하네?


진영:선생님 전 괜찮아요..


원형:저기..죄송합니다...


진영:아..그럴수도 있죠..괜찮아요..

 


하고 미소로 나의 실수를 용서해주는 그 소녀..


난 그녀의 해 맑은 웃음에 흠뻑 취해버렸던지..나도 모르게 이런소리를 내뱉고 말았다..

 

 


원형:집에도 못갈텐데 웃음이 나오나 보죠?


진영:.........;;

 

 

 

 

 

난 그 소녀를 계속 멍하게 쳐다보고 있었고.....


그 소녀도 자신을 바라보는 내 눈빛이 이상하다고 느끼면서도....내 눈을 피하진 않았다..

 

 

 

숙모:너 이제 그만 좀 가줄래?


원형:숙모!!!!!!!!


숙모:왜?

 

 

 

 

 

 

 

원형:저,저도 공부 같이 하면 안되나요?-_-;

 

 

 

 

 


난 그때 미쳐있었던게 분명하다.-_-


정말 내가 무슨 용기로 그딴 소릴 지껄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그말은 분명 그 소녀에게 관심이 있다는 표현이였다..


숙모와 그 소녀가 당황한듯한 얼굴 표정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고....

 

 

 

당연히 허락해줄리 없는 악마같은 숙모는...


대답대신에 바닥에 있던 김치통을 내 얼굴에 던져버릴려는데...

 

 

 

그때였다......

 

 

 

 

 


진영:선생님. 진도도 많이 나갔는데 그렇게 해요. 네?

 

 

 

 


...................................

 

 

 


숙모는 그 자리에서 쓰러져버렸고..-_-

 


그 소녀와 나만이 수줍게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는 그렇게 첫사랑이란 이름으로...나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그 소녀를 알게 된후 난 항상 멍한 기분이였다..


지금 내 일상속엔 분명히 누군가가 들어와 있었고..


그 누군가는 분명히 설렘이란 껍데기를 쓰고 있는 짝사랑일것이다.

 

 

 

훗..제기랄..첫사랑이 짝사랑이라니..-_-;


짝사랑을 하는 사람이 누구나 그렇듯이 처음엔 잘 될 수 있을거라는 희망에 설레여하다가,


결국 그 사람과 나 사이를 가로막고 있는 높은 벽이 있다는 걸 깨닫고는 접는다.


고백도 해보지 못한 채 말이다..


그녀 역시 나에겐 그런 존재였다.


숙모에게 쥐터지면서 연락처를 알아내려면 어떻게든 알아 낼 수 있었지만 ..


나에 대해 자신감이 없었다. 물론 용기도 없었다.


여태껏 살면서 그렇게 예쁜 아이는 처음이였고,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때묻지 않은 그런 아이였다.

 


괜히 나 혼자서 병신짓 하고 있는 것 같아 그녀에 대한 그 알수없는 마음은 그냥 접어버렸다.

그저 스쳐지나가는 풋사랑이겠거니 하고 말이다.

 


물론.."풉..너 지금 중딩을 짝사랑 하냐? 미친 새끼..^m^ "


하고 지껄일..주위 친구들의 반응도 두려웠었다.

 

 

 

 

 

그렇게 또 몇 개월이 흘렀을까? 그날도 일요일 오후였던 걸로 기억한다.


낮잠을 자다가 전날 밤 친구들과 미친 듯이 마셨던 술의 기운 때문인진 몰라도 난 항문쪽에


몰려오는 엄청난 압박에 잠에서 깨었고, 잽싸게 화장실로 튀었다..

 

 

 

뿌직..뿌직........푸슝................

 

 

 

변기안으로 나의 똥들이 피 튀기듯..튀었고....


찍.....이런 소리도 들렸다..-_-;

 

 

 

내가 술을 그렇게 많이 마셨던가......?

 

 

 

 

그렇게 한 10분동안 대변을 보고나서 이제 휴지로 닦을려고 하니...


다시 뿌..뿌직..............;;;;;;;

 

 


정말 욕이 나올것 같았지만...


그래도 우리집안에서 이 지랄하는것이 천만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도 착각이였다..-_-

 

 

 

휴지가 걸려 있어야 할 부분에...빈 휴지각만이 걸려 있었던것이다..

 

 

 

 

원형:어머니!!!!!!!!!!!아버지!!!!!!!!!!!!!!!동생아!!!!!!!

 

 

 

집안은 너무나 고요했고....아무도 없는것 같았다..

 

요즘따라 사는게 너무 힘든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고있을쯔음..

 

 


거실에서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동생:다녀왔습니다......

 

 

 


난 마치 커세어가 오버로드를 만난것처럼 기뻐하며..-_-;

 

 

 

원형:다녀오긴 지랄....오빠 똥 쌌는데 휴지가 없다....휴지좀 가져와!!!!!


동생:................


원형:뭐해.....안가져오고!!!!!!


동생:..................


원형:알았어.알았어...-_-너 똥눌때 장난 안칠께...됐지?


동생:.............


원형:아.진짜 어쩌라고!!!!!!!


동생친구:너,너희 오빠니?

 

 

 


.....................................................

 


................................................................

 

 

 

 


난 순간 아찔해져왔고...변기를 잡고 의식을 잃을뻔했다..

 

화장실에서 5분간 생각에 잠겨있던 나는...


결국 패,팬티로 처리할려던 찰나...

 

 


동생:문 열어..


원형:으,응....

 

 


그리고 화장실 안으로 못생긴 손 하나가 불쑥 들어오더니..휴지를 내밀고 있었다..;;;

 

 


원형:고맙다..-_ㅠ

 

 


난 그렇게 다행히 사건을 마무리 한 다음..


화장실 문을 열자 마자..바로 내방으로 뛰어갈 전략을 세우고 있었고..


그 전략을 바로 실행했다.....

 

 

 

난 화장실문을 열자마자 바로 내방으로 뛰어갈려고 하는데..


정작 난 한발자국도 움직일수 없었다...

 

 

 


거실에선...우리 동생의 친구이면서도.....


내 짝사랑 소속에 포함되어있는..그녀가..


날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를 바라보는 내 눈빛은 희망으로 가득차기 시작했고...


항문에선 다시 뿌지직이란 신호를 들려주기 시작했다..-_-;;

 

 

 

 

 

..계속.

 

 

Written by Lovepool

 

 

 

 

간만에 찾아왔습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