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대학 때 만난 사람과 11년간 교제를 해왔습니다. 어린시절에는 바람을 피며 집에 들어오지 않고, 집안일에 전혀 신경을 쓰지않는 아버지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보며 결혼하지 않겠다 다짐을 했기에 남자친구가 결혼이야기를 할 때마다 " 난 결혼하지 않을꺼야"라고 이야기를 하고는 했지요. 26살이 넘어서 부터는 사회생활을 하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들을 주위에서 많이 보게 되었고, 그러면서 나도 결혼을 하면 잘 살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저보다 6살이 많습니다. 20대 후반이 되어서 이사람이라면 바람피지 않고, 평생 나를 아껴주며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조금씩 생기더군요. 그래서 데이트 중에도 결혼계획이나 아이 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수시로 나누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26살이 되도록 남자친구가 취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혼을 당장 하기에는 무리였고, 저는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그가 취직을 하고 나서로 미루게 되었지요.
2002년.. 드디어 남자친구가 취직을 했고, 저도 결혼 생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하며 언제쯤 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딱히 결혼신청을 하지는 않더군요. 좀더 돈을 모아서 부모님께 의지하지 않겠다는 계획에 저도 찬성했고 다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굉장히 활동적이었습니다. 물론 사람 좋아하고 술자리 좋아하는 것은 처음 만날 때부터 알고 있었고, 저도 그런 모습을 좋아했지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저와의 만남보다 우선시 하기에 실망하고 많이 싸우기도 했습니다. 데이트 중에 친구가 만나자고 하면 약속 생겼다며 휙 떠나기도 하고, 잡아놓은 약속을 많이 어기기도 했지만, 그 문제로 속상해하고 짜증을 내는 내가 집착이 너무 강하다는 생각도 있었기에 싸우고 화해하기를 여러번 반복했습니다.
현재 37살이 된 남자친구는 3번 취직했고 3번 그만두었습니다. 모두 1년씩 다니다 회사가 너무 이상하고 남자친구가 적응을 못하겠다기에 저도 회사를 그만두는 것에 찬성했습니다. 남자친구가 백수일 때는 데이트 비용을 제가 대부분 부담하고, 카드값으로 고민할 때는 3~4번정도 돈을 10~30만원 정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생활이 6년간 계속 반복되자 점점 지치더군요. 저도 사대를 나와 학원이나 학교에서 강사를 하며 60~100만원씩 벌었기에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고, 어쩔때는 단돈 20만원이 없어서 카드 정지를 먹었다며 고민하는 남자친구가 너무너무 짜증나기도 했습니다. 3~4년간은 취직이 안되서 힘들어하는 남자친구를 다독이며 금방 잘 풀릴 것이라 위로하기도 하고 정 안돼면 내가 먹여 살리겠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집에서도 오랜기간 사귄 사람이 있는 것을 알기에 결혼을 계속 독촉할 뿐 다른 사람과 선을 보게 하거나 헤어지라고 강요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29살이 되면서 어머니의 결혼 독촉이 점점 도를 넘어서게 되었고, 집에서 버티기에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집에서 독촉이 너무 심하다는 이야기를 하면 남자친구는 그냥 결혼할까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막상 백수 남자친구를 먹여살릴 생각을 하니 저라도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되더군요. 그래서 임용시험에 붙으면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직 결혼생각이 없다는 말로 넘기고는 했습니다. 그에게 "네가 능력이 없어서 싫어"라는 말은 차마 못하겠더라구요. 그런데 계속 시험에는 낙방하고, 저도 안정적인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남자를 먹여 살릴 생각을 하니 암담하더군요.
그러던 중 드디어 남자친구가 3번째 직장을 구했고, 어머니도 남친을 제 신랑감이라 생각하며 좋게 보려고 노력하셨습니다. 처음에 그러니까 제가 20살 때 26살이던 남친을 어머니께 소개했을 때 어머니 실망이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키는 165에 못생기고(어머니가 외모를 좀 따지시는 편이었습니다.) 가부장적인 집안의 장남이기에 썩 인상이 좋지 않았나 봅니다. 어머니 생각에는 제가 너무 밑진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제가 젊었을 때는 꽤 인기가 있는 편이었거든요. 쫓아다닌 남자들도 조금 있었지만, 남자친구는 전혀 바람도 피지 않을 사람이고 정말 답답할 정도로 도덕적이고 고지식한 면이 있기에 굉장히 믿음직스러웠습니다. 절 공주님처럼 느끼도록 만들어 줬지요. 비싼 선물이나 꽃다발 같은 것은 받은 적 없지만, 생선을 발라준다거나 약속시간에 항상 늦는 제게 짜증한 번 낸 적없고, 언제나 저만 바라봐 주었습니다. 어머니도 남자친구가 성실하다는 점은 인정을 하기에 취직하고 결혼비용만 마련이 되면 바로 결혼하라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도 임용고시를 포기하고 본격적으로 학원강사를 하며 저금을 해서 어느정도 자금이 모였을 때........남자친구가 다시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에 차마 그만두지 말고 버티라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2년 가까이 지났습니다. 아직 취직을 하지 못했고, 어머니에게는 남자친구가 다시 백수가 되었다는 것을 숨기고 만나왔습니다. 그러다가 동네에서 데이트 하던 중 어머니가 아시게 되었고, 평일날 낮시간에 그가 나와 만날 수 있는 이유가 뭐냐며 따지시더군요. 결국 직장을 다시 그만두게 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가만히 한숨을 쉬며 그럼 결혼은 언제할 거냐는 말에 곧 취직할 거라는 말밖에는 드릴 수 없더군요.
그때부터 어머니의 독촉(결혼하거나 헤어지라는 사항)이 아주 심각할 정도였고, 어머니와의 다툼으로 울거나 소리 지르며 싸우는 것이 일상사였습니다.
외출할 때마다 누구만나는지 어디서 만나는지 꼬치꼬치 캐묻는 데 피가 말라 오더군요. 결국 어머니께 그와 헤어졌다고 거짓말을 했고(이 사항에 대해 남자친구에게 먼저 양해를 구했습니다. 남친도 네가 너무 힘들면 그러라며 찬성해주더군요. 이때 정말.....많이 울었습니다.) 그 뒤로 어머니의 독촉이 많이 수그러 들었습니다.
문제는 얼마쯤 후부터 선을 보라며 자주 말씀하시더군요. 그때부터.....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제 나이가 31살이 되고 주위 친구들이 결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과 2년이 다되도록 저축은 커녕 카드빚에 전전긍긍하는 그의 모습에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빨이 아픈데도 치과에 가지 않고 끙끙 앓고 있는 모습에 예전같으면 동정심이 들었겠으나 최근에는 짜증만 났습니다. 그러던 중 남자친구에게 현금으로 바꾸어 달라며 부탁한 상품권을 카드값을 막기위해 무단으로 사용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게....아마 5월 1일인가 2일인가 그랬을 것입니다. 어버이날 선물을 못드리겠다고 고민하는 그에게 그러면 저번에 맡긴 상품권을 현금으로 아직 바꾸지 않았다면 그냥 오빠가 산것으로 하고 부모님께 선물해 드리라고 했더니, 카드값이 모자라서 이미 썼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갚겠다는 말에 그냥 됐다고 했습니다. 원래 줄 생각이었으니 오빠 사정을 뻔히 알면서 그 돈을 다시 받을 생각은 절대 없습니다.
남자친구 카드값은 한달에 20~30만원 정도입니다. 요즘에는 아는 선배일을 도우며 한달에 그정도는 버는 것 같더군요. 데이트 비용에서 절반이상을 제가 부담하니, 딱 교통비와 데이트 비용만 조금씩 쓰는 것입니다. 제가 실망한 것은 저에게 먼저 말을 하지 않고 그냥 썼다는 점과 그 정도의 돈도 벌지 못하는 남친의 모습때문이었습니다. 전자의 문제는 제가 그 정도의 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나중에 돈을 모아서 주면 될 것이라 생각했으리라는 점을 알기에 넘어갈 수 있지만, 남친의 생활력에는 아주 큰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울컥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면서 더이상 그가 성실해 보이지도 믿음직 스럽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선을 보기로 결심했고, 결국 선을 보았습니다. 상대 남자는 어머니 친구분 아들로 24살에 한번 만난 적이 있었던 사람입니다. 어머님은 그 집 사정이나 우리 집 사정이나 비슷하고, 친구분 성격이 무척 좋으며 그 아들이 굉장히 착실하니 얼굴보고 너무 실망하지 말고 정붙을 때가지 꾹 참고 계속 만나보라더군요. 그 아주머니야 저도 아는데 굉장히 활달하기고 성격 좋으세요. 저를 굉장히 귀여워해 주시고요.
상대 남자는 현재 대학 강사입니다. 큰 돈은 못 벌지만 140만원정도는 고정 수입이 있고, 열심히 노력해서 나중에 대학 교수를 하려고 유학 준비 중이라더군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노력한다는 점이 상당히 끌렸습니다. 외모는...음......제가 키 작은 사람을 좋아하기는 하지만......음......그냥 그랬습니다. 재미있거나 활발한 성격은 아닌 듯 보이지만 크게 모나지 않은 성격에 착실해 보였습니다. 마음도 착한 편인 듯했구요. 일단 바람은 절대 피지 못할 듯했습니다. 고민되더군요. 이 사람이랑 결혼하면 적어도 생활고에는 찌들지 않겠다는 점이 제일 끌렸습니다. 저에게 상당히 호감을 느낀 듯했고, 그럭저럭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듯했습니다.
고민 와중 남자친구를 만나 선본 사실을 말했습니다. 화를 내지 않고 어떤 결정을 내렸냐며 내 결정에 따르겠답니다. 가슴이 찢어지면서도 (솔직히 말하면 남자친구를 강하게 닥달하고 싶은 마음에 말하였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해서 결혼을 할 것냐는 물음에 너 굶기지 않을 자신있다며 막노동이라도 해서 먹여살 릴 것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렇다면 결혼해서 막노동을 할 생각을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택시운전기사 자리라도 구해서 결혼 생활을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싫다더군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결혼해서는 무슨일이든 할 수 있지만, 결혼하기 위해서는 막일을 하지 못하겠다는 심리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대학 동호회 신입생들이며 후배들을 만나며 술마시러 다니는 데는 치가 떨리더군요. 일단 1달 정도 더 고민한 뒤 결정을 내리고 한쪽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11년을 사귀어 오며 이사람 말고는 결혼생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제와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시 익숙해질 자신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와 덜컥 결혼해서 시댁에 얹혀 살게 되었을 때 그가 지금 말하는 것처럼 무슨 일이든 해서 가정을 꾸릴 것인지 확신이 들 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무언가를 한다면 그를 믿고 함께 벌면서 작은 가게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저축을 할 수 있을 듯한데, 결혼 전에는 그런 일(제가 생각하기에 쉽게 취직할 수 있다고 남자친구에게 추천한 직업=버스운전기사, 택시 운전기사, 학원강사 등)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하니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그의 주장대로 그가 취직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혼할 경우 전 저의집과는 의절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어머니는 그와 결혼할 거면 당장 나가버리라고 하십니다. 전 어머니가 반대하는 결혼은 결코 할 자신이 없습니다. 어머니께 그래도 뭔가 주장하려면 그가 밥벌이로 뭔가 직장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는 결혼 전에는 책임질 사람이 없으니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고 싶다고 하고, 저는 더이상 기다리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소개로 만난 사람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기는 힘들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는 있을 듯합니다. 어머니는 무슨일이 있어도 올해는 시집가라 하시고, 혼자서 살려면 집을 나와서 따로 독립을 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혼자 독립해서 살 생각을 하면 너무 무섭습니다. ㅠ.ㅠ......너무 힘들군요. 그를 믿기에는 너무 실망이 컸고 그렇다고 다시 마냥 기다리자니 지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31살....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있습니다. 어찌해야할까요?
20살 대학 때 만난 사람과 11년간 교제를 해왔습니다. 어린시절에는 바람을 피며 집에 들어오지 않고, 집안일에 전혀 신경을 쓰지않는 아버지와 생활고에 시달리는 어머니를 보며 결혼하지 않겠다 다짐을 했기에 남자친구가 결혼이야기를 할 때마다 " 난 결혼하지 않을꺼야"라고 이야기를 하고는 했지요. 26살이 넘어서 부터는 사회생활을 하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부부들을 주위에서 많이 보게 되었고, 그러면서 나도 결혼을 하면 잘 살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남자친구는 저보다 6살이 많습니다. 20대 후반이 되어서 이사람이라면 바람피지 않고, 평생 나를 아껴주며 잘 살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조금씩 생기더군요. 그래서 데이트 중에도 결혼계획이나 아이 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수시로 나누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26살이 되도록 남자친구가 취직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혼을 당장 하기에는 무리였고, 저는 남자친구와의 결혼을 그가 취직을 하고 나서로 미루게 되었지요.
2002년.. 드디어 남자친구가 취직을 했고, 저도 결혼 생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하며 언제쯤 하는 것이 좋을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결혼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딱히 결혼신청을 하지는 않더군요. 좀더 돈을 모아서 부모님께 의지하지 않겠다는 계획에 저도 찬성했고 다시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는 굉장히 활동적이었습니다. 물론 사람 좋아하고 술자리 좋아하는 것은 처음 만날 때부터 알고 있었고, 저도 그런 모습을 좋아했지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과의 만남을 저와의 만남보다 우선시 하기에 실망하고 많이 싸우기도 했습니다. 데이트 중에 친구가 만나자고 하면 약속 생겼다며 휙 떠나기도 하고, 잡아놓은 약속을 많이 어기기도 했지만, 그 문제로 속상해하고 짜증을 내는 내가 집착이 너무 강하다는 생각도 있었기에 싸우고 화해하기를 여러번 반복했습니다.
현재 37살이 된 남자친구는 3번 취직했고 3번 그만두었습니다. 모두 1년씩 다니다 회사가 너무 이상하고 남자친구가 적응을 못하겠다기에 저도 회사를 그만두는 것에 찬성했습니다. 남자친구가 백수일 때는 데이트 비용을 제가 대부분 부담하고, 카드값으로 고민할 때는 3~4번정도 돈을 10~30만원 정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런생활이 6년간 계속 반복되자 점점 지치더군요. 저도 사대를 나와 학원이나 학교에서 강사를 하며 60~100만원씩 벌었기에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고, 어쩔때는 단돈 20만원이 없어서 카드 정지를 먹었다며 고민하는 남자친구가 너무너무 짜증나기도 했습니다. 3~4년간은 취직이 안되서 힘들어하는 남자친구를 다독이며 금방 잘 풀릴 것이라 위로하기도 하고 정 안돼면 내가 먹여 살리겠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집에서도 오랜기간 사귄 사람이 있는 것을 알기에 결혼을 계속 독촉할 뿐 다른 사람과 선을 보게 하거나 헤어지라고 강요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제가 29살이 되면서 어머니의 결혼 독촉이 점점 도를 넘어서게 되었고, 집에서 버티기에 너무 힘이 들었습니다. 집에서 독촉이 너무 심하다는 이야기를 하면 남자친구는 그냥 결혼할까라고 이야기를 했지만, 막상 백수 남자친구를 먹여살릴 생각을 하니 저라도 안정적인 직장에 취직해야 하지 않을까 고민되더군요. 그래서 임용시험에 붙으면 결혼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아직 결혼생각이 없다는 말로 넘기고는 했습니다. 그에게 "네가 능력이 없어서 싫어"라는 말은 차마 못하겠더라구요. 그런데 계속 시험에는 낙방하고, 저도 안정적인 수입이 없는 상태에서 남자를 먹여 살릴 생각을 하니 암담하더군요.
그러던 중 드디어 남자친구가 3번째 직장을 구했고, 어머니도 남친을 제 신랑감이라 생각하며 좋게 보려고 노력하셨습니다. 처음에 그러니까 제가 20살 때 26살이던 남친을 어머니께 소개했을 때 어머니 실망이 장난이 아니었거든요. 키는 165에 못생기고(어머니가 외모를 좀 따지시는 편이었습니다.) 가부장적인 집안의 장남이기에 썩 인상이 좋지 않았나 봅니다. 어머니 생각에는 제가 너무 밑진다고 생각했었나 봐요. 제가 젊었을 때는 꽤 인기가 있는 편이었거든요. 쫓아다닌 남자들도 조금 있었지만, 남자친구는 전혀 바람도 피지 않을 사람이고 정말 답답할 정도로 도덕적이고 고지식한 면이 있기에 굉장히 믿음직스러웠습니다. 절 공주님처럼 느끼도록 만들어 줬지요. 비싼 선물이나 꽃다발 같은 것은 받은 적 없지만, 생선을 발라준다거나 약속시간에 항상 늦는 제게 짜증한 번 낸 적없고, 언제나 저만 바라봐 주었습니다. 어머니도 남자친구가 성실하다는 점은 인정을 하기에 취직하고 결혼비용만 마련이 되면 바로 결혼하라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저도 임용고시를 포기하고 본격적으로 학원강사를 하며 저금을 해서 어느정도 자금이 모였을 때........남자친구가 다시 직장을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에 차마 그만두지 말고 버티라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2년 가까이 지났습니다. 아직 취직을 하지 못했고, 어머니에게는 남자친구가 다시 백수가 되었다는 것을 숨기고 만나왔습니다. 그러다가 동네에서 데이트 하던 중 어머니가 아시게 되었고, 평일날 낮시간에 그가 나와 만날 수 있는 이유가 뭐냐며 따지시더군요. 결국 직장을 다시 그만두게 되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가만히 한숨을 쉬며 그럼 결혼은 언제할 거냐는 말에 곧 취직할 거라는 말밖에는 드릴 수 없더군요.
그때부터 어머니의 독촉(결혼하거나 헤어지라는 사항)이 아주 심각할 정도였고, 어머니와의 다툼으로 울거나 소리 지르며 싸우는 것이 일상사였습니다.
외출할 때마다 누구만나는지 어디서 만나는지 꼬치꼬치 캐묻는 데 피가 말라 오더군요. 결국 어머니께 그와 헤어졌다고 거짓말을 했고(이 사항에 대해 남자친구에게 먼저 양해를 구했습니다. 남친도 네가 너무 힘들면 그러라며 찬성해주더군요. 이때 정말.....많이 울었습니다.) 그 뒤로 어머니의 독촉이 많이 수그러 들었습니다.
문제는 얼마쯤 후부터 선을 보라며 자주 말씀하시더군요. 그때부터.....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제 나이가 31살이 되고 주위 친구들이 결혼을 하며, 행복하게 사는 모습과 2년이 다되도록 저축은 커녕 카드빚에 전전긍긍하는 그의 모습에 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 이빨이 아픈데도 치과에 가지 않고 끙끙 앓고 있는 모습에 예전같으면 동정심이 들었겠으나 최근에는 짜증만 났습니다. 그러던 중 남자친구에게 현금으로 바꾸어 달라며 부탁한 상품권을 카드값을 막기위해 무단으로 사용한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게....아마 5월 1일인가 2일인가 그랬을 것입니다. 어버이날 선물을 못드리겠다고 고민하는 그에게 그러면 저번에 맡긴 상품권을 현금으로 아직 바꾸지 않았다면 그냥 오빠가 산것으로 하고 부모님께 선물해 드리라고 했더니, 카드값이 모자라서 이미 썼다고 하더군요. 나중에 갚겠다는 말에 그냥 됐다고 했습니다. 원래 줄 생각이었으니 오빠 사정을 뻔히 알면서 그 돈을 다시 받을 생각은 절대 없습니다.
남자친구 카드값은 한달에 20~30만원 정도입니다. 요즘에는 아는 선배일을 도우며 한달에 그정도는 버는 것 같더군요. 데이트 비용에서 절반이상을 제가 부담하니, 딱 교통비와 데이트 비용만 조금씩 쓰는 것입니다. 제가 실망한 것은 저에게 먼저 말을 하지 않고 그냥 썼다는 점과 그 정도의 돈도 벌지 못하는 남친의 모습때문이었습니다. 전자의 문제는 제가 그 정도의 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나중에 돈을 모아서 주면 될 것이라 생각했으리라는 점을 알기에 넘어갈 수 있지만, 남친의 생활력에는 아주 큰 의심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울컥 무언가가 치밀어 오르면서 더이상 그가 성실해 보이지도 믿음직 스럽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선을 보기로 결심했고, 결국 선을 보았습니다. 상대 남자는 어머니 친구분 아들로 24살에 한번 만난 적이 있었던 사람입니다. 어머님은 그 집 사정이나 우리 집 사정이나 비슷하고, 친구분 성격이 무척 좋으며 그 아들이 굉장히 착실하니 얼굴보고 너무 실망하지 말고 정붙을 때가지 꾹 참고 계속 만나보라더군요. 그 아주머니야 저도 아는데 굉장히 활달하기고 성격 좋으세요. 저를 굉장히 귀여워해 주시고요.
상대 남자는 현재 대학 강사입니다. 큰 돈은 못 벌지만 140만원정도는 고정 수입이 있고, 열심히 노력해서 나중에 대학 교수를 하려고 유학 준비 중이라더군요.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서 노력한다는 점이 상당히 끌렸습니다. 외모는...음......제가 키 작은 사람을 좋아하기는 하지만......음......그냥 그랬습니다. 재미있거나 활발한 성격은 아닌 듯 보이지만 크게 모나지 않은 성격에 착실해 보였습니다. 마음도 착한 편인 듯했구요. 일단 바람은 절대 피지 못할 듯했습니다. 고민되더군요. 이 사람이랑 결혼하면 적어도 생활고에는 찌들지 않겠다는 점이 제일 끌렸습니다. 저에게 상당히 호감을 느낀 듯했고, 그럭저럭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 듯했습니다.
고민 와중 남자친구를 만나 선본 사실을 말했습니다. 화를 내지 않고 어떤 결정을 내렸냐며 내 결정에 따르겠답니다. 가슴이 찢어지면서도 (솔직히 말하면 남자친구를 강하게 닥달하고 싶은 마음에 말하였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해서 결혼을 할 것냐는 물음에 너 굶기지 않을 자신있다며 막노동이라도 해서 먹여살 릴 것이라고 대답하더군요. 그렇다면 결혼해서 막노동을 할 생각을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택시운전기사 자리라도 구해서 결혼 생활을 시작하자고 했습니다. 싫다더군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결혼해서는 무슨일이든 할 수 있지만, 결혼하기 위해서는 막일을 하지 못하겠다는 심리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대학 동호회 신입생들이며 후배들을 만나며 술마시러 다니는 데는 치가 떨리더군요. 일단 1달 정도 더 고민한 뒤 결정을 내리고 한쪽을 정리하려고 합니다.
11년을 사귀어 오며 이사람 말고는 결혼생활이 가능하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이제와 새로운 사람을 만나 다시 익숙해질 자신이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와 덜컥 결혼해서 시댁에 얹혀 살게 되었을 때 그가 지금 말하는 것처럼 무슨 일이든 해서 가정을 꾸릴 것인지 확신이 들 지 않습니다. 지금이라도 당장 무언가를 한다면 그를 믿고 함께 벌면서 작은 가게를 만들 수 있을 정도로 저축을 할 수 있을 듯한데, 결혼 전에는 그런 일(제가 생각하기에 쉽게 취직할 수 있다고 남자친구에게 추천한 직업=버스운전기사, 택시 운전기사, 학원강사 등)을 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하니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그의 주장대로 그가 취직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혼할 경우 전 저의집과는 의절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어머니는 그와 결혼할 거면 당장 나가버리라고 하십니다. 전 어머니가 반대하는 결혼은 결코 할 자신이 없습니다. 어머니께 그래도 뭔가 주장하려면 그가 밥벌이로 뭔가 직장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그는 결혼 전에는 책임질 사람이 없으니 자신의 생활을 유지하고 싶다고 하고, 저는 더이상 기다리는 것이 너무 힘듭니다.
소개로 만난 사람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기는 힘들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안정된 생활을 할 수는 있을 듯합니다. 어머니는 무슨일이 있어도 올해는 시집가라 하시고, 혼자서 살려면 집을 나와서 따로 독립을 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혼자 독립해서 살 생각을 하면 너무 무섭습니다. ㅠ.ㅠ......너무 힘들군요. 그를 믿기에는 너무 실망이 컸고 그렇다고 다시 마냥 기다리자니 지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어찌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