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며 한 가지 양해를 구해야겠다. 글 속에서 자주 욕지거리 해 대는 것을 용서하기 바란다. 또 이 욕이 특정인의 앞에 붙었다고 해도, 그 분을 모욕하거나 비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생각만 해도 화가 치미는 황박사의 스토리기 때문에 나 스스로에게 내뱉듯 욕하는 거다.
나도 욕하고 싶지 않다. 매일 양치질하는 이빨에 고춧가루 끼듯 좋은 글을 욕으로 훼손시키고 싶지 않지만, 워낙 성기같은 일이 도깨비처럼 횡횡했던 우리사회가 아니었던가,
파시즘과 어그러진 민족주의,
작년 10월에, 황박사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면 열 받았었다.
뭐? 씨팔 것들이 성기같은 소리 하네.
순수한 황박사를 마구 매도하다니, 그리고 피디수첩이 어쩌구? 미국까지 가서 나이 어린 연구원에게 공갈협박 까면서 취재를 해 온 내용인데..... 독수의 독과는 무효다. 라는 말도 못 들었는가, 불법취재로 획득한 기사는 진실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무효다.
솔직히 나는 글을 좀 쓴다. 또 성질도 성기같아서 급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작년에 헌법재판소가 수도권이전을 가로막는 결정을 내리며 관습헌법 운운할 때에, 정말 열 받았었다. 그 뉴스를 보자마자 즉시에 신문사에 투고 했다.
아침마다 인사 잘 하는 것도 우리의 전통이고 관습인데, 나이 많은 아파트 관리인을 아침마다 밥맛없듯 쳐다보고 인사도 안하는 나는, 매일 헌법위반을 하고 있네요.
장유유서(長幼有序)야, 임마. 어른부터 먼저 먹어야지, 건방지게...... 너 헌법위반이야.
붕우유신(朋友有信)도 몰라? 친구 간에 의리 없으면 헌법위반이야. 돈 꾸어 줘.
씨팔, 이러고 보니 이것도 헌법, 저것도 헌법, 대한민국에 헌법 아닌 것이 없어 진정 헌법국가였다.
이런 성질인데, 내가 존경하여 굽실대는 황박사를 까다니, 누가 감히 건방지게......
과학에 몸 바쳐 월화수목금금금의 사나이에게 칼을 들이대다니, 다 나왓~
네가 아는 게 뭐야? 다 말해 봐라.
줄기세포 잘 알아? 너 줄기세포 본 적 있어? 어떻게 생겼는데? 모르면 가만히 있어. 황박사님이 어떤 분인데 감히 그 앞에서 까불어?
부루도자 앞에서 삽질해도 분수가 있지, 아흐...... 이걸 확 밀어 버려?
그 당시의 언론은 두 패로 나뉘어 있었다.
소위 보수언론은 황박사를 지지하거나 침묵했고, 진보언론은 마구 황박사를 내리깠다. 보다 못해 진보언론사에 글을 올려서, 왜 황박사를 폄훼하는 기사만 자꾸 싣냐고 따졌고, 신문사측에서는 얼마 후에 모든 기사의 통계를 내어 발표하면서 황박사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기사만 게재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무척 충직한 황박사의 팬이었다. 스피너였겠지, 멍멍~
물론 줄기세포가 만들어져 봐야 내가 혜택을 입으리란 보장도 없고, 또 새로운 치료야 원래 돈 있는 사람부터 혜택이 돌아가기에, 아예 꿈도 안 꾸었다.
그저 연구에 전념하는 사람을 건들이지 말라. 그런 상식 하나로 움직였다.
아흐, 저 피디새끼들 면상 좀 봐.
성기같은 새끼들이 뭘 안다고 방송에 대고 지껄이는 거야. 의견이 다르면 사람 얼굴도 미워진다는 사실에 나도 깜짝 놀랐다.
그런데 6개월의 시간을 달라고요? 논문이 조작된 사실이 다 밝혀졌는데 무슨 연구시간을 줘요? 아하, 원천기술이 있다고 하시는군요.
수리수리 마하수리 아까라부차 아까야....... 줄기세포 나와랏 참깨~
그러면 되는군요. 정말 믿고 싶습니다.
그런데 외국언론에서는......
“가지고 싶은 것을 마치 가진 것처럼 행동했다고 꼬집더군요.”
나는 되돌아보며 황박사를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했다. 나도 오십년 넘는 세월을 살아온 인생경력자다. 너만 나이 먹냐?
1. 피디수첩에서 얻어터질 때에 왜 황박사는 서울대 연구실로 직행하여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생각도 안하고 밖으로만 나돌아, 지방을 전전하고 있었을까, 상식적인 행동이 아니다.
2. 그러다가 병원에 입원했고, 별안간 “백의종군”이라는 말을 했다. 무엇이 백의종군이란 말인가,
3. 약간 기력이 회복되면 피디수첩에서 문제 삼은 줄기세포를 확인하고 입증하려고 연구실에 가야 할 텐데, 황박사는 계속 병원에 머물며 무슨 대책이 어쩌구저쩌구,
4. 그러다가 정말 황박사도 재수 없던 황박사의 생일날이었다. 하필이면 생일케익까지 갖다 놓은 저녁에 일이 터지다니...... 노성일원장이 줄기세포가 없다고 폭로했다. 줄기세포가 없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노성일 원장은 분명히 답했다.
“황우석이가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하며 다 실토했어요. 줄기세포가 없다고요.”
5. 부근의 개농장에서 날아온 곰팡이에 감염되어서 줄기세포가 죽었다. 아니다. 김선종이 바꿔치기 했으니 검찰의 조사가 필요하다. 두 개는 배양하여 줄기세포를 입증할 수 있다. 일주일만 시간 줘라. 어쩌구저쩌구....... 말이 자꾸 바뀌다가.......
6. 별안간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만세를 외쳤다.
“애국은 매국노 최후의 도피처”라는 정치속담이 생각났다. 자신의 모든 행동은 국민과 나라를 위한다고 자꾸 되풀이 말한다. 그렇게 되풀이 말하다 보면 스스로 자기최면에 걸리는 거고, 그러다보면 진짜 자기 행동이 모두 애국적으로 보인다.
7. 상식적으로 따진다면 자기를 변호할 자료가 있으면 얼른 그것을 앞세우기 마련이다. 또한 자기를 돕겠다는 사람들이 나서면, 고마워서 어쩔 줄 모르며 매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황박사는 도움을 주겠다는 모든 제의를 받아들인 적이 없다. 자기를 지지하는 카페에서 회원이 자살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모든 도움을 피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고, 이는 자신이 더 내밀 히든카드가 없다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계속 의혹을 늘어놓자면 한없다.
황박사의 의심쩍은 행동도 많겠지만, 여기에는 둔한 내 머리의 한계도 한몫 한다. 좀 똑똑하면 의혹도 없으련만, 아둔한 내 머리니깐 특별이 의혹 가는 부분도 적지 않아 많겠지.
여기서 나는 공저라는 것에 대하여 한 마디 해야겠다. 공저(共著)란 같이 책을 냈다든가 논문을 같이 연구하여 작성했다는 뜻이다. 논문 한 편에 거의 20명 안팎의 이름이 실리나 본데, 그게 참 웃기는 것이다.
“당신 이름이 논문의 공저에 올라있던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유명한 교수는 질문에 답했다.
“저도 잘 몰라요. 그냥 이름을 올리겠다고 해서 올리라고 했어요. 저는 관여한 바 없어요.”
정말 눈텡이 까는 말이고 생눈깔 뽑는 소리다.
원래 그 동네는 그렇게 사는가?
누구보다 양심적이고 책임이 막중한 교수들이...... 그것도 과학교수들이고 박사들이 그렇게 살아왔단 말이지? 우리나라의 최고 명문대학교의 교수들이 그렇게 교수짓 했단 말이지?
정말 이렇게 성기같은 경우가 있습니까?
나는 종교도 없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하나님한테 물어보고 싶었다. 이게 대한민국 교수들이고 박사들입니까? 이런 사람을 믿고 우리는 자식을 대학에 보내려고 돈을 쳐 발랐습니까?
황박사고 개박사고 다 박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책임지려고 나서는 자는 한 명도 없었고 미국에 있던 김선종이 턱 걸려들었는데, 그도 역시 박사란다.
사기꾼이라는 말이 비로소 내 입에서 튀어 나왔다. 위대한 스승이시여, 교수님들이여, 박사님들이여, 당신들에게는 영광과 명예만 있지 책임은 없소이다. 실로 위대하고 성기 까는 자리에서 영원하시옵소서,
근데 참 이상한 게 사람 사는 사회다.
나는 이렇게 황박사와 그를 둘러싼 사기꾼들로부터 뒷걸음치고 있던 때에, 오히려 황박사를 사랑한다는 둥, 지지한다는 둥, 도와주겠다는 둥 하며 나선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아직도 이런 현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내 대갈통이 성기같이 나쁘기 때문이다.
특히 불교계에서 들고 일어나며 삼보일배라나, 그러면 좀 낳나? 걷기 편한가?
천주교하고 맞서며 한판 붙을 것만 같았다. 불교는 참 의리 충만한 종교라는 생각이다. 지금도 황박사를 지지하는 스님들이 열심히 부처님에게 기도를 올리겠지,
나무아미줄기세포, 관세음세포,
멀쩡한 대낮에 대한민국만세가 광화문에서 외쳐지며 태극기가 펄럭였다
엉?
우리나라가 해방 되었어? 어찌된 일이야?
황박사와 태극기와의 관계는 그 특허에 있다고 한다. 국제특허라나,
특허를 따내 지키면 그것이 곧 애국이요, 대한독립이요, 대한번영이요, 대한유토피아니, 삼보일배라...... 똑똑똑똑, 목탁소리도 청아 하여라, 저쪽에는 어디에서 올라온 백성들의 태극기요, 이쪽은 어디서 올라온 백성들의 태극기라, 아하......경복궁 앞의 광화문에 대한만세소리 드높으니, 왕이시여, 어서 일어나 용안을 드러내시고, 이순신 장군께서도 칼을 뽑으소서,
그러다가,
그러다가,
하나도 없다더라,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다더라.
그런데 처녀생식이 바로 줄기세포라나...... 처녀? 나는 성기을 발딱 세웠다. 처녀란 말이지. 구미가 당기는데, 어떻게 나도 배란을 어쩌구저쩌구 할 수 없나, 길가다가 손목만 잘못 만져도 성폭행으로 몰리는 세상인데, 정자 하나 빼다가 처녀의 거시기에 붙이면 누가 뭐래? 좋잖아. 처녀라는데, 그게 바로 처녀생식이지...... 안 그래?
어느 날 나는 섬뜩한 생각에 골똘했었다.
혹시......
혹시......
황박사가 내밀 히든카드가 하나도 없는 게 아닌가?
그래서 황박사는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욱 부담스럽고 점점 무서워지는 게 아닐까,
그 동안 황박사가 보인 지지자들에 대한 냉담에 비춰 본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언젠가는 황박사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돌변하여 황박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다.
충분히 가능하다. 왜냐하면 히든카드가 끝까지 없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는 애초에 만들어지지도 않았고, 아직도 그 세포의 배양기술이 개발되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 주둥이로야 무슨 일을 못하나, 시장의 약장사는 만병통치약만 판다.
대통령각하, 제가 각하의 다리를 고쳐 드리겠습니다.
광신교 집단의 교주가 가장 측근인 광신교도들에 의하여 살해당하는 소설도 있다.
스스로가 만든 깊은 기만에 빠져 집단자살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최후에 외친다.
“신이여, 우리를 보호하고 사랑하는 신이여, 만세.”
**********
나는 우울증에 빠졌다. 침울한 표정으로 황박사의 기사를 내려봤다.
그리고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에 젖었다.
내가 황박사였다면...... 벌써 자살했을 거다. 정말이다. 그래서 글을 올렸다.
“내가 황박사라면 벌써 자살했을 것입니다.”
이것으로 황박사에 대한 내 글은 끝났고, 몇 달 만에 오늘 처음으로 또 이런 글을 올린다.
나중에 알았지만 약아빠진 유태인 새튼박사가 나와 똑같은 말을 했다더라,
“한국에서 과학자 한 명이 자살할지도 모른다.”
그 새끼가 뭘 알긴 아는 모양이구나. 그래서 발을 쏙 뺀 거야.
줄기세포는 애초에 없었고, 황박사도 껍데기라는 것을 눈치 깐 거야. 다만 그 부하 연구원인 몇 명은 쓸만하니깐 미국으로 데리고 간 거고.
황박사는 생명공학계의 마피아 두목 같은 존재인 새튼박사에게 매달렸지만 그는 끄떡도 안했거든, 얼마 안 가서 너도 끝장이야, 하고 비웃었겠지.
오늘 황박사를 지지하는 사람끼리 싸움이 벌어져서 칼부림까지 났다는 기사다.
칼부림의 이유는 간단했다. 황박사를 소극적으로 지지했다는 것이었다.
등골이 오싹했다.
황박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이렇단 말인가, 이 정도로 집단 히스테리현상을 보인단 말인가,
이제는 목적과 수단이 바뀌어 진 느낌이다.
진실보다는 순교로 가는 분위기란 말인가, 막판으로 치닫는가,
나는 객관적으로 황박사의 기만을 증명할 자료는 없다. 이미 알려진 기사와 내 나름의 상식에 의존할 뿐이다.
또 황박사의 줄기세포가 진짜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이다.
그 동안 황박사를 지지해온 사람들의 체면을 세워 줄 히든카드가 존재하면 얼마나 좋은가,
황박사가 앞에 나서서......
여러분 저를 지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업적은 분명히 여기 있습니다.
자~ 보십시오. 바로 이것입니다. 이것이 여러분이 꿈에 드리던 줄기세포고, 그 동안 오해를 많이 받았던 줄기세포입니다.
비록 과거의 일이 부끄럽지만,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여 저는 연구를 계속하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왜?
왜?
황박사는 이런 말을 못할까,
그를 지지하던 사람이 분신자살하고, 칼에 찔리고, 비를 맞으며 광장에 모여 황박사를 부르짖는데, 왜 그는 냉담할까,
그리고 언제까지나 이렇게 무시당하며, 혹은 진실을 외면한 채, 관성의 법칙에 묶여 계속 앞으로만 달리는 황박사의 지지자로 존재할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시장에서 콩나물값 하나는 잘 따지며, 살림에 그렇게 현명하던 주부들이 왜 그 앞에만 가면 울음부터 터뜨리는지,
한 명의 황박사 지지자에게 드리는 글
한 명의 황박사 지지자에게 드리는 글
글을 시작하며 한 가지 양해를 구해야겠다. 글 속에서 자주 욕지거리 해 대는 것을 용서하기 바란다. 또 이 욕이 특정인의 앞에 붙었다고 해도, 그 분을 모욕하거나 비방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생각만 해도 화가 치미는 황박사의 스토리기 때문에 나 스스로에게 내뱉듯 욕하는 거다.
나도 욕하고 싶지 않다. 매일 양치질하는 이빨에 고춧가루 끼듯 좋은 글을 욕으로 훼손시키고 싶지 않지만, 워낙 성기같은 일이 도깨비처럼 횡횡했던 우리사회가 아니었던가,
파시즘과 어그러진 민족주의,
작년 10월에, 황박사를 비난하는 사람들이 이런 말을 하면 열 받았었다.
뭐? 씨팔 것들이 성기같은 소리 하네.
순수한 황박사를 마구 매도하다니, 그리고 피디수첩이 어쩌구? 미국까지 가서 나이 어린 연구원에게 공갈협박 까면서 취재를 해 온 내용인데..... 독수의 독과는 무효다. 라는 말도 못 들었는가, 불법취재로 획득한 기사는 진실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무효다.
솔직히 나는 글을 좀 쓴다. 또 성질도 성기같아서 급하기 이루 말할 수 없다.
작년에 헌법재판소가 수도권이전을 가로막는 결정을 내리며 관습헌법 운운할 때에, 정말 열 받았었다. 그 뉴스를 보자마자 즉시에 신문사에 투고 했다.
아침마다 인사 잘 하는 것도 우리의 전통이고 관습인데, 나이 많은 아파트 관리인을 아침마다 밥맛없듯 쳐다보고 인사도 안하는 나는, 매일 헌법위반을 하고 있네요.
장유유서(長幼有序)야, 임마. 어른부터 먼저 먹어야지, 건방지게...... 너 헌법위반이야.
붕우유신(朋友有信)도 몰라? 친구 간에 의리 없으면 헌법위반이야. 돈 꾸어 줘.
씨팔, 이러고 보니 이것도 헌법, 저것도 헌법, 대한민국에 헌법 아닌 것이 없어 진정 헌법국가였다.
이런 성질인데, 내가 존경하여 굽실대는 황박사를 까다니, 누가 감히 건방지게......
과학에 몸 바쳐 월화수목금금금의 사나이에게 칼을 들이대다니, 다 나왓~
네가 아는 게 뭐야? 다 말해 봐라.
줄기세포 잘 알아? 너 줄기세포 본 적 있어? 어떻게 생겼는데? 모르면 가만히 있어. 황박사님이 어떤 분인데 감히 그 앞에서 까불어?
부루도자 앞에서 삽질해도 분수가 있지, 아흐...... 이걸 확 밀어 버려?
그 당시의 언론은 두 패로 나뉘어 있었다.
소위 보수언론은 황박사를 지지하거나 침묵했고, 진보언론은 마구 황박사를 내리깠다. 보다 못해 진보언론사에 글을 올려서, 왜 황박사를 폄훼하는 기사만 자꾸 싣냐고 따졌고, 신문사측에서는 얼마 후에 모든 기사의 통계를 내어 발표하면서 황박사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기사만 게재한 것은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나는 무척 충직한 황박사의 팬이었다. 스피너였겠지, 멍멍~
물론 줄기세포가 만들어져 봐야 내가 혜택을 입으리란 보장도 없고, 또 새로운 치료야 원래 돈 있는 사람부터 혜택이 돌아가기에, 아예 꿈도 안 꾸었다.
그저 연구에 전념하는 사람을 건들이지 말라. 그런 상식 하나로 움직였다.
아흐, 저 피디새끼들 면상 좀 봐.
성기같은 새끼들이 뭘 안다고 방송에 대고 지껄이는 거야. 의견이 다르면 사람 얼굴도 미워진다는 사실에 나도 깜짝 놀랐다.
열심히 글을 써서 올리면서, 방송국을 까고, 황까들을 몰아세웠다.
그러나 나는 방황했어야 했고, 슬픔을 맛봐야 했다.
줄기세포가 없다고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장이 폭로하고, 서울대가 발칵 뒤집히고, 조사단이 구성되고......
황박사가 기자회견을 했다.
“줄기세포가 열개가 되던 두 세 개가 되던 무슨 상관입니까, 원천기술이 있단 말이에요.”
사실 나는 위의 말에 맛이 좀 갔었다.
과학이 시장의 약장수들의 떠벌림이 아닐 텐데, 몇 개가 되던 무슨 상관이라니, 논문에 써 있으면 그대로의 현실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과학자로서의 상식 이하의 발언이 분명했지만, 또 다른 사람이 더 밉게 놀아서 잠깐 정신이 아득했었다.
노성일 미즈메디 병원장,
이 양반은 참 주착이다. 뭐하려 자기가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눈물을 흘리면서 쇼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황우석박사 뺨치는 그 화려한 언변과, 카메라를 의식한 연출, 울먹이는 목소리와 살짝 비친 눈물,
아....... 정말 대한민국의 성기같은 저명인사들입니다.
어려서부터 텔레비전의 드라마를 너무 많이 보고 자란 탓일까요,
생겨 먹은 것으로 봐서는 눈물을 보일 만큼 순진하지도 않고, 유려한 언변은 남을 감동시킬지언정 자기 자신이 감동 먹는 일은 없을 텐데, 어찌 저렇게 여린 분이 병원장까지 하고 특허의 지분을 운운하며 살벌한 세계에 뛰어들었는지, 정말 성기같이 알 수 없나이다.
이때부터 나의 방황은 시작되었다.
그러나 황박사를 두둔하는 글은 변함없었다.
그러나, 황박사님...... 왜 이러시옵니까?
바꿔치기 되었다고요? 어린애가 장난치는 것입니까? 개농장에서 날아온 곰팡이에 모두 죽었다고요? 농담하시는 것입니까?
처음에는 일주일이면 된다고 하셨잖아요.
그런데 6개월의 시간을 달라고요? 논문이 조작된 사실이 다 밝혀졌는데 무슨 연구시간을 줘요? 아하, 원천기술이 있다고 하시는군요.
수리수리 마하수리 아까라부차 아까야....... 줄기세포 나와랏 참깨~
그러면 되는군요. 정말 믿고 싶습니다.
그런데 외국언론에서는......
“가지고 싶은 것을 마치 가진 것처럼 행동했다고 꼬집더군요.”
나는 되돌아보며 황박사를 곰곰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했다. 나도 오십년 넘는 세월을 살아온 인생경력자다. 너만 나이 먹냐?
1. 피디수첩에서 얻어터질 때에 왜 황박사는 서울대 연구실로 직행하여 자신의 결백을 입증할 생각도 안하고 밖으로만 나돌아, 지방을 전전하고 있었을까, 상식적인 행동이 아니다.
2. 그러다가 병원에 입원했고, 별안간 “백의종군”이라는 말을 했다. 무엇이 백의종군이란 말인가,
3. 약간 기력이 회복되면 피디수첩에서 문제 삼은 줄기세포를 확인하고 입증하려고 연구실에 가야 할 텐데, 황박사는 계속 병원에 머물며 무슨 대책이 어쩌구저쩌구,
4. 그러다가 정말 황박사도 재수 없던 황박사의 생일날이었다. 하필이면 생일케익까지 갖다 놓은 저녁에 일이 터지다니...... 노성일원장이 줄기세포가 없다고 폭로했다. 줄기세포가 없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노성일 원장은 분명히 답했다.
“황우석이가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하며 다 실토했어요. 줄기세포가 없다고요.”
5. 부근의 개농장에서 날아온 곰팡이에 감염되어서 줄기세포가 죽었다. 아니다. 김선종이 바꿔치기 했으니 검찰의 조사가 필요하다. 두 개는 배양하여 줄기세포를 입증할 수 있다. 일주일만 시간 줘라. 어쩌구저쩌구....... 말이 자꾸 바뀌다가.......
6. 별안간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민국만세를 외쳤다.
“애국은 매국노 최후의 도피처”라는 정치속담이 생각났다. 자신의 모든 행동은 국민과 나라를 위한다고 자꾸 되풀이 말한다. 그렇게 되풀이 말하다 보면 스스로 자기최면에 걸리는 거고, 그러다보면 진짜 자기 행동이 모두 애국적으로 보인다.
7. 상식적으로 따진다면 자기를 변호할 자료가 있으면 얼른 그것을 앞세우기 마련이다. 또한 자기를 돕겠다는 사람들이 나서면, 고마워서 어쩔 줄 모르며 매달리게 마련이다. 그러나 황박사는 도움을 주겠다는 모든 제의를 받아들인 적이 없다. 자기를 지지하는 카페에서 회원이 자살해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오히려 모든 도움을 피하는 듯한 인상을 주었고, 이는 자신이 더 내밀 히든카드가 없다는 의구심을 자아냈다.
계속 의혹을 늘어놓자면 한없다.
황박사의 의심쩍은 행동도 많겠지만, 여기에는 둔한 내 머리의 한계도 한몫 한다. 좀 똑똑하면 의혹도 없으련만, 아둔한 내 머리니깐 특별이 의혹 가는 부분도 적지 않아 많겠지.
여기서 나는 공저라는 것에 대하여 한 마디 해야겠다. 공저(共著)란 같이 책을 냈다든가 논문을 같이 연구하여 작성했다는 뜻이다. 논문 한 편에 거의 20명 안팎의 이름이 실리나 본데, 그게 참 웃기는 것이다.
“당신 이름이 논문의 공저에 올라있던데 어떻게 된 일입니까?”
유명한 교수는 질문에 답했다.
“저도 잘 몰라요. 그냥 이름을 올리겠다고 해서 올리라고 했어요. 저는 관여한 바 없어요.”
정말 눈텡이 까는 말이고 생눈깔 뽑는 소리다.
원래 그 동네는 그렇게 사는가?
누구보다 양심적이고 책임이 막중한 교수들이...... 그것도 과학교수들이고 박사들이 그렇게 살아왔단 말이지? 우리나라의 최고 명문대학교의 교수들이 그렇게 교수짓 했단 말이지?
정말 이렇게 성기같은 경우가 있습니까?
나는 종교도 없지만 이런 경우는 정말 하나님한테 물어보고 싶었다. 이게 대한민국 교수들이고 박사들입니까? 이런 사람을 믿고 우리는 자식을 대학에 보내려고 돈을 쳐 발랐습니까?
황박사고 개박사고 다 박살내고 싶은 심정이었다. 책임지려고 나서는 자는 한 명도 없었고 미국에 있던 김선종이 턱 걸려들었는데, 그도 역시 박사란다.
사기꾼이라는 말이 비로소 내 입에서 튀어 나왔다. 위대한 스승이시여, 교수님들이여, 박사님들이여, 당신들에게는 영광과 명예만 있지 책임은 없소이다. 실로 위대하고 성기 까는 자리에서 영원하시옵소서,
근데 참 이상한 게 사람 사는 사회다.
나는 이렇게 황박사와 그를 둘러싼 사기꾼들로부터 뒷걸음치고 있던 때에, 오히려 황박사를 사랑한다는 둥, 지지한다는 둥, 도와주겠다는 둥 하며 나선 사람들이 많았다.
나는 아직도 이런 현상을 이해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내 대갈통이 성기같이 나쁘기 때문이다.
특히 불교계에서 들고 일어나며 삼보일배라나, 그러면 좀 낳나? 걷기 편한가?
천주교하고 맞서며 한판 붙을 것만 같았다. 불교는 참 의리 충만한 종교라는 생각이다. 지금도 황박사를 지지하는 스님들이 열심히 부처님에게 기도를 올리겠지,
나무아미줄기세포, 관세음세포,
멀쩡한 대낮에 대한민국만세가 광화문에서 외쳐지며 태극기가 펄럭였다
엉?
우리나라가 해방 되었어? 어찌된 일이야?
황박사와 태극기와의 관계는 그 특허에 있다고 한다. 국제특허라나,
특허를 따내 지키면 그것이 곧 애국이요, 대한독립이요, 대한번영이요, 대한유토피아니, 삼보일배라...... 똑똑똑똑, 목탁소리도 청아 하여라, 저쪽에는 어디에서 올라온 백성들의 태극기요, 이쪽은 어디서 올라온 백성들의 태극기라, 아하......경복궁 앞의 광화문에 대한만세소리 드높으니, 왕이시여, 어서 일어나 용안을 드러내시고, 이순신 장군께서도 칼을 뽑으소서,
그러다가,
그러다가,
하나도 없다더라,
줄기세포가 하나도 없다더라.
그런데 처녀생식이 바로 줄기세포라나...... 처녀? 나는 성기을 발딱 세웠다. 처녀란 말이지. 구미가 당기는데, 어떻게 나도 배란을 어쩌구저쩌구 할 수 없나, 길가다가 손목만 잘못 만져도 성폭행으로 몰리는 세상인데, 정자 하나 빼다가 처녀의 거시기에 붙이면 누가 뭐래? 좋잖아. 처녀라는데, 그게 바로 처녀생식이지...... 안 그래?
어느 날 나는 섬뜩한 생각에 골똘했었다.
혹시......
혹시......
황박사가 내밀 히든카드가 하나도 없는 게 아닌가?
그래서 황박사는 자기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욱 부담스럽고 점점 무서워지는 게 아닐까,
그 동안 황박사가 보인 지지자들에 대한 냉담에 비춰 본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
언젠가는 황박사를 지지하던 사람들이 돌변하여 황박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다.
충분히 가능하다. 왜냐하면 히든카드가 끝까지 없기 때문이다.
줄기세포는 애초에 만들어지지도 않았고, 아직도 그 세포의 배양기술이 개발되지도 않았을지도 모른다. 주둥이로야 무슨 일을 못하나, 시장의 약장사는 만병통치약만 판다.
대통령각하, 제가 각하의 다리를 고쳐 드리겠습니다.
광신교 집단의 교주가 가장 측근인 광신교도들에 의하여 살해당하는 소설도 있다.
스스로가 만든 깊은 기만에 빠져 집단자살하는 경우도 있다. 그들은 최후에 외친다.
“신이여, 우리를 보호하고 사랑하는 신이여,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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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울증에 빠졌다. 침울한 표정으로 황박사의 기사를 내려봤다.
그리고 지극히 인간적인 생각에 젖었다.
내가 황박사였다면...... 벌써 자살했을 거다. 정말이다. 그래서 글을 올렸다.
“내가 황박사라면 벌써 자살했을 것입니다.”
이것으로 황박사에 대한 내 글은 끝났고, 몇 달 만에 오늘 처음으로 또 이런 글을 올린다.
나중에 알았지만 약아빠진 유태인 새튼박사가 나와 똑같은 말을 했다더라,
“한국에서 과학자 한 명이 자살할지도 모른다.”
그 새끼가 뭘 알긴 아는 모양이구나. 그래서 발을 쏙 뺀 거야.
줄기세포는 애초에 없었고, 황박사도 껍데기라는 것을 눈치 깐 거야. 다만 그 부하 연구원인 몇 명은 쓸만하니깐 미국으로 데리고 간 거고.
황박사는 생명공학계의 마피아 두목 같은 존재인 새튼박사에게 매달렸지만 그는 끄떡도 안했거든, 얼마 안 가서 너도 끝장이야, 하고 비웃었겠지.
오늘 황박사를 지지하는 사람끼리 싸움이 벌어져서 칼부림까지 났다는 기사다.
칼부림의 이유는 간단했다. 황박사를 소극적으로 지지했다는 것이었다.
등골이 오싹했다.
황박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분위기가 이렇단 말인가, 이 정도로 집단 히스테리현상을 보인단 말인가,
이제는 목적과 수단이 바뀌어 진 느낌이다.
진실보다는 순교로 가는 분위기란 말인가, 막판으로 치닫는가,
나는 객관적으로 황박사의 기만을 증명할 자료는 없다. 이미 알려진 기사와 내 나름의 상식에 의존할 뿐이다.
또 황박사의 줄기세포가 진짜 있었으면 좋겠다. 정말이다.
그 동안 황박사를 지지해온 사람들의 체면을 세워 줄 히든카드가 존재하면 얼마나 좋은가,
황박사가 앞에 나서서......
여러분 저를 지지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업적은 분명히 여기 있습니다.
자~ 보십시오. 바로 이것입니다. 이것이 여러분이 꿈에 드리던 줄기세포고, 그 동안 오해를 많이 받았던 줄기세포입니다.
비록 과거의 일이 부끄럽지만,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여 저는 연구를 계속하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왜?
왜?
황박사는 이런 말을 못할까,
그를 지지하던 사람이 분신자살하고, 칼에 찔리고, 비를 맞으며 광장에 모여 황박사를 부르짖는데, 왜 그는 냉담할까,
그리고 언제까지나 이렇게 무시당하며, 혹은 진실을 외면한 채, 관성의 법칙에 묶여 계속 앞으로만 달리는 황박사의 지지자로 존재할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시장에서 콩나물값 하나는 잘 따지며, 살림에 그렇게 현명하던 주부들이 왜 그 앞에만 가면 울음부터 터뜨리는지,
여러분~
공연은 이미 끝났어요. 빨리 나가 주세요.
빨리 청소하고 나도 집에 일찍 들어가야 되거든요. 그래야 마누라가 이뻐하죠.
씨팔, 언제까지 이 공연은 지속될 것인가, 정말 성기같은 일이다.
한 명의 황박사 지지자에게 이 글을 올린다.
비록 그는 내 말을 들으려 하지 않겠지만, 나도 역시 그 사람만큼 진실을 알고 싶다.
대한민국은 네 것만의 것이 아니다. 나도 태극기 흔들 줄 알아. 만세도 외칠 줄 알고.
글 / 은하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