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주말입니다. 평일 내내 바쁘게 돌아다녔는데도 할일이 빼곡하게 차있는 주말이군요. 그래도 평일 보다는 100 배 행복합니다. ============================ 휴일은 짧고, 평일은 길다 ============================== 오군 - 제 이름은 붕.어.빵! 입니다!1 순간, 식당 안에선 엄청난 폭소가 터졌다. 패닉 상태에 빠져있던 오군은 그 소란에 퍼뜩 제정신을 차렸고 방금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닫기에 이르렀다. 오군 - 으....으으으..... 선배님 미워요!! 기억 - 어? 내, 내가 안 그랬.... 내가 미처 사정을 설명하기도 전에 반짝이는 눈물을 공중에 흩뿌리며 식당 밖으로 뛰어나가는 오군. .....이, 이봐! 벌써 나가버리면 어떡해? 어쩌지? 나라도 합류해서 숫자를 맞춰야 하나? 너무 이른 탈락자 발생에 서둘러 대비책을 강구해보는 사이 유니 선배가 대뜸 오군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니 - 재밌어 죽겠다는 듯..... 아~ 너무 귀엽다. 완전 내 스타일이야. 미안하지만 먼저 실례할게요. 그녀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음흉한 미소라.... 오군, 괜찮을까? 유니 선배의 동반 퇴장으로 다시 4:4 으로 평형을 이루는 데 성공한 미팅. 혹시 유니 선배와 한나는 이런 사태가 일어날 걸 미리 알고 균형 조절을 위해 나온 것이었나? 잠시 후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 되자 슬슬 각개격파를 시도하는 돌격조의 활동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조군 - 에.. 그런데... 한나씨? 한나 - 에? 아하하. 그렇게 부르니까 되게 어색하네요. 그냥 한나라고 불러요. 조군 - .... 내친김에 말도 놓죠. 한나 - 응, 마음대로~. 조군 - 크흠, 오케이. 그럼 우선..... 음.... 핸드폰 번호 좀 알려줄래? 한나 - 어머? 너무 서두르는 거 아냐? 조군 - 원래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얻는다고 하잖아? 한나 - 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말은? 조군 - 내가 볼 때 한나는 돌다리가 아니라 미녀가 맞는 것 같은데? 처음엔 대책 없이 들이대는가 싶더니 제법 달변의 기질을 보이기 시작하는 조군. 그런 조군을 앞에 두고 잠시 고민하던 한나는 예의 딴청 작전에 들어갔다. 한나 - 아.... 갑자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네. 조군 - 오케이, 웨이라미뉴뜨. 금방 갔다 올게. 애즈 패스트 애즈 파서블. 한나 - Whoops. Your pronunciations are really crappy, man... (이런... 너 발음 정말 안 좋다.....) 조군 - 응? 뭐? 큐티? 뭐가 귀엽다고? 한나 - 아냐 아무것도. 초콜릿 맛으로 부탁해~. 괜히 번데기 앞에서 복근 만들다 망신당한 걸 아는지 모르는지 아래층으로 뛰어내려갔던 조군은 곧 손에 초콜릿 맛 아이스크림 두개를 들고 테이블로 돌아왔다. 조군 - 자! 한나 - 에이~ 조군....센스가 부족하네. 조군 - 응? 왜? 뭐.... 문제라도? 한나 - 이럴 땐 서로 다른 맛을 사야 한입씩 바꿔 먹기도 하고 그러잖아? 조군 - ...... 당사자가 아닌 내가 들어도 얼굴이 달아오르는 데 한나의 눈빛 공격까지 정면으로 받고 있는 조군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조군 - 바....바꿔올게. 아, 아니다. 박씨, 너 이거 먹어라. 난 다시 가서 바닐라 맛을.... 한나 - 됐네요~ 이미 행운의 여신은 우주 저편으로 떠났으니.... 조군 - 에이.... 아무튼, 김미 유어 폰넘버. 한나 - 키득, 나가자. 나가서 줄게. 이미 한나의 뇌쇄적인 눈빛 공격과 사람 가슴 떨리게 하는 화술에 용융될 데로 용융돼 있던 조군은 그녀의 제안에 두 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 과연.....무사할까? 이로서 4:4이던 구도는 3:3까지 축소되고.... 생각보다 잘 굴러가는 상황에 민아와 난 이만 자리를 비워주기로 마음을 보았다. 민아 - 그럼 이제 우린 이만.... 일어나 볼까? 기억 - 뭐, 너희도 그쪽이 낫겠지? 김가 - 서, 선배님.... 아직 저흰 마음의 준비가.... 기억 - 으이그... 조군 하는 거 못 봤냐?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얻는다잖아. 여기 근처에 괜찮은 노래방이랑 카페, 술집 같은 거 적어 놨으니까 적당히 이야기해서 갈 곳 정해 봐. 알았지? 김가 - ....옙. 기억 -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여1~3 - 네~ 다음에 또 뵐게요. 그렇게 칭얼대는 후배들을 떨어놓고 남아있는 민아쪽 후배들에게 정중히 인사한 뒤 난 민아와 함께 전철역으로 향했다. 민아 - 세월 참 빠른 것 같다. 그지? 기억 - 그러게... 우리가 신입생 미팅도 시켜주고.... 민아 - 기억이는....미팅 같은 거 해본 적 있어? 기억 - 아니, 그땐 별 관심이 없어서.... 공주는? 민아 - 나도. 오늘 나오는데 얼마나 긴장되고 떨리는지.... 자신 있게 말을 해놨는데 내가 더 헤맬까봐. 기억 - 흠... 나도 불안하긴 하더라. 민아 - 그래도 생각보다 잘 된 것 같지? 기억 - 뭐, 결과야 내일 애들 표정 보면 알겠지. 아무래도 우리 애들이 많이 버벅거려서.... 공주님이 후배들한테 쓴소리 듣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민아 - 귀엽기만 하던데 뭘..... 예전에 기억이처럼. 기억 - 후회하지 않아? 민아 - 응? 뭘? 기억 - 미팅 안 해본 거. 민아 - 왜? 옆에 이렇게 멋진 남자친구가 있는데..... 기억 - ....정말? 민아 - 응~. 기억 - 에에.. 솔직히 말해도 돼. 민아 - 진짜야. 못 믿어? 기억 - 아니, 까짓 거.... 믿지, 뭐. 민아 - 어어? 너 계속 그러기야? 그렇게 주말이 지나고 찾아온 월요일. 이전 미팅의 결과도 알아볼 겸 난 다시 과방을 찾았다. 친구3 - ....헉?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찮게 마주친 친구3. 기억 - 어이쿠, 오랜만이네? 친구3 - 그..그렇지? 여긴 웬일로.... 기억 - 그동안 즐거웠다. 친구3 - 응? 응징의 시간이 끝나고.... 난 넝마가 된 친구3을 포대자루에 담아 한쪽 구석에 치운 뒤 후배들이 들어오길 기다렸다. 잠시 후, 조군이 과방을 찾아왔다. 조군 - 앗, 기억선배! 기억 - 음. 그래. 조군 - 저기 있는 포대자루는 뭐예요? 기억 - 묘목 뿌린데, 이따 가서 묻으려고. 조군 - 아....네. 기억 - 그건 그렇고, 토요일날 어떻게 됐냐? 잘됐어? 조군 - 훗, 누구 이야기부터 들으실래요? 흠....이미 후배들끼린 이야기를 했구나. 그럼 일단.... 기억 - 혹시 오군 이야기도 알고 있나? 조군 - 알고 있다마다요. ============= 시간은 다시 지난주 토요일 ================== =선배님 미워요!= 를 외치며.... 식당을 뛰쳐나간 오군은 근처 버스 정류장에 앉아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접근한 유니.... 유니 - 손수건을 건내며....괜찮아? 오군 - 나, 나, 나, 나, 나...... 유니 - 그래, 그래, 너 붕어빵 아니야. 오군 - 으으.... 오.....오....오늘..... 유니 - 그래, 큰 맘 먹고 나왔는데 이대로 들어가면 섭섭하지. 저기 들어가서 이야기 할래? 대체 어떻게 하면 저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지 모르지만.... 마수와도 같은 그녀의 손길에 이끌려 근처 까페로 들어간 오군. 오군 - 아.....아까....아깐..... 유니 -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그래, 이해해. 오군 - 그....그.... 그런데....그.... 유니 - 뭐, 그냥 그러고 싶었어. 도저히 그 알고리즘을 이해할 수 없는 4차원적 대화. 혹시 유니는 오군과 같은 행성에서 온 건가? 이후로도 그런 대화를 두 시간 이상 계속한 그들은 거의 저녁때가 되어서야 가게를 나섰다. 다시 근처 버스 정류장. 오군 - 오....오....오....오늘..... 유니 - 아냐, 나도 즐거웠어. 오군 - 그....그....그.... 다. 다.... 유니 - 그래, 다음에 또 보지 뭐. 오군 - ..... 유니 - 응? 왜, 또 뭐가 아쉬워? 오군 - ....... 유니 - 그의 속내를 알았다는 듯..... 에에.... 생각보다 음큼한 면이 있네. 하지만 아직 일러요~. 어? 그런데, 저게 뭐지? 도저히 뭐가 이르다는 건진 모르겠지만... 오군이 유니선배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본 순간 그녀는 오군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오군 - .......!! 유니 - 짓궂게 웃으며.... 오늘은 여기까지~. 오군 - ...... 으....으...아? 유니- 음, 마침 버스도 오네. 다음에 또 보자~. 버스가 정류장에 들어오는 내내 진동하는 핸드폰처럼 전신을 부르 떨던 오군은 버스 문이 열리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유니 선배에게 소리쳤다. 오군 - 다음주 토요일 4시!! 여기서!! 유니 - 어?.....아... 그, 그래. 너무나 분명한 오군의 마지막 말에 순간 당황한 그녀가 말을 더듬는 사이 오군을 태운 버스는 정류장을 떠났고.... 유니 - 너무나 귀엽다는 듯.... 후후.... 그녀는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 기억 - 흠..... 예상 밖이네. 조군 - 그렇죠? 보던 저도 깜짝 놀랐다니까요. 기억 - ...뭐? 본 거야? 들은 게 아니라? 조군 - 에이...선배는 농담도.... 오군한테 이 긴 이야기를 어떻게 들어요? 기억 - ....그야 그렇지만..... 한나는 어떡하고? 조군 - ..... 그 순간, 그의 눈가에 작은 눈물 한 방울이 반짝였다. 조군 - 한나는.... 한나는..... 폭탄 제거반이었어요!! ★폭탄제거반★ 미팅에서 초기에 폭탄을 발견하고 그를 유인해서 조용히 제거해버리는 자기희생적 존재이자, 공포의 대상. 기억 - ....아.... 그것 참....유감 스러운 일이구나. 조군 - 가게에서 나가자마자 사람이 돌변하더니.... 크흑... 그래서 혼자 주위를 서성이는 데 오군이 보이길래.... 미행했어요. 기억 - 그래, 그래. 잘 했다. 덕분에 잘 들었다. 다른 애들은 다 잘 됐데? 조군 - ....예. 그렇게....... 그날 미팅은 네 남자의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되는 동시에 한 남자를 마음 속 깊이 좌절시켰다.
공대생의 사랑 이야기 <3-7화> 미팅 그 후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주말입니다.
평일 내내 바쁘게 돌아다녔는데도
할일이 빼곡하게 차있는 주말이군요.
그래도 평일 보다는 100 배 행복합니다.
============================ 휴일은 짧고, 평일은 길다 ==============================
오군 - 제 이름은 붕.어.빵! 입니다!1
순간, 식당 안에선 엄청난 폭소가 터졌다.
패닉 상태에 빠져있던 오군은
그 소란에 퍼뜩 제정신을 차렸고
방금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닫기에 이르렀다.
오군 - 으....으으으..... 선배님 미워요!!
기억 - 어? 내, 내가 안 그랬....
내가 미처 사정을 설명하기도 전에
반짝이는 눈물을 공중에 흩뿌리며
식당 밖으로 뛰어나가는 오군.
.....이, 이봐! 벌써 나가버리면 어떡해?
어쩌지? 나라도 합류해서 숫자를 맞춰야 하나?
너무 이른 탈락자 발생에
서둘러 대비책을 강구해보는 사이
유니 선배가 대뜸 오군을 따라 자리에서 일어났다.
유니
- 재밌어 죽겠다는 듯.....
아~ 너무 귀엽다. 완전 내 스타일이야.
미안하지만 먼저 실례할게요.
그녀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자리를 떠났다.
음흉한 미소라.... 오군, 괜찮을까?
유니 선배의 동반 퇴장으로
다시 4:4 으로 평형을 이루는 데 성공한 미팅.
혹시 유니 선배와 한나는
이런 사태가 일어날 걸 미리 알고
균형 조절을 위해 나온 것이었나?
잠시 후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 되자
슬슬 각개격파를 시도하는
돌격조의 활동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조군 - 에.. 그런데... 한나씨?
한나
- 에? 아하하. 그렇게 부르니까 되게 어색하네요.
그냥 한나라고 불러요.
조군 - .... 내친김에 말도 놓죠.
한나 - 응, 마음대로~.
조군
- 크흠, 오케이. 그럼 우선..... 음....
핸드폰 번호 좀 알려줄래?
한나 - 어머? 너무 서두르는 거 아냐?
조군 - 원래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얻는다고 하잖아?
한나 - 흠....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말은?
조군 - 내가 볼 때 한나는 돌다리가 아니라 미녀가 맞는 것 같은데?
처음엔 대책 없이 들이대는가 싶더니
제법 달변의 기질을 보이기 시작하는 조군.
그런 조군을 앞에 두고 잠시 고민하던 한나는
예의 딴청 작전에 들어갔다.
한나 - 아.... 갑자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네.
조군 - 오케이, 웨이라미뉴뜨. 금방 갔다 올게. 애즈 패스트 애즈 파서블.
한나 - Whoops. Your pronunciations are really crappy, man...
(이런... 너 발음 정말 안 좋다.....)
조군 - 응? 뭐? 큐티? 뭐가 귀엽다고?
한나 - 아냐 아무것도. 초콜릿 맛으로 부탁해~.
괜히 번데기 앞에서 복근 만들다
망신당한 걸 아는지 모르는지
아래층으로 뛰어내려갔던 조군은
곧 손에 초콜릿 맛 아이스크림 두개를 들고 테이블로 돌아왔다.
조군 - 자!
한나 - 에이~ 조군....센스가 부족하네.
조군 - 응? 왜? 뭐.... 문제라도?
한나
- 이럴 땐 서로 다른 맛을 사야
한입씩 바꿔 먹기도 하고 그러잖아?
조군 - ......
당사자가 아닌 내가 들어도 얼굴이 달아오르는 데
한나의 눈빛 공격까지 정면으로 받고 있는
조군의 심정은 오죽했을까....
조군
- 바....바꿔올게. 아, 아니다. 박씨, 너 이거 먹어라.
난 다시 가서 바닐라 맛을....
한나 - 됐네요~ 이미 행운의 여신은 우주 저편으로 떠났으니....
조군 - 에이.... 아무튼, 김미 유어 폰넘버.
한나 - 키득, 나가자. 나가서 줄게.
이미 한나의 뇌쇄적인 눈빛 공격과
사람 가슴 떨리게 하는 화술에
용융될 데로 용융돼 있던 조군은
그녀의 제안에 두 말 없이 자리를 떠났다.
과연.....무사할까?
이로서 4:4이던 구도는 3:3까지 축소되고....
생각보다 잘 굴러가는 상황에
민아와 난 이만 자리를 비워주기로 마음을 보았다.
민아 - 그럼 이제 우린 이만.... 일어나 볼까?
기억 - 뭐, 너희도 그쪽이 낫겠지?
김가 - 서, 선배님.... 아직 저흰 마음의 준비가....
기억
- 으이그... 조군 하는 거 못 봤냐?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얻는다잖아.
여기 근처에 괜찮은 노래방이랑 카페, 술집 같은 거 적어 놨으니까
적당히 이야기해서 갈 곳 정해 봐. 알았지?
김가 - ....옙.
기억 - 그럼 이만..... 실례하겠습니다.
여1~3 - 네~ 다음에 또 뵐게요.
그렇게 칭얼대는 후배들을 떨어놓고
남아있는 민아쪽 후배들에게 정중히 인사한 뒤
난 민아와 함께 전철역으로 향했다.
민아 - 세월 참 빠른 것 같다. 그지?
기억 - 그러게... 우리가 신입생 미팅도 시켜주고....
민아 - 기억이는....미팅 같은 거 해본 적 있어?
기억 - 아니, 그땐 별 관심이 없어서.... 공주는?
민아
- 나도. 오늘 나오는데 얼마나 긴장되고 떨리는지....
자신 있게 말을 해놨는데 내가 더 헤맬까봐.
기억 - 흠... 나도 불안하긴 하더라.
민아 - 그래도 생각보다 잘 된 것 같지?
기억
- 뭐, 결과야 내일 애들 표정 보면 알겠지.
아무래도 우리 애들이 많이 버벅거려서....
공주님이 후배들한테 쓴소리 듣는 건 아닌지 모르겠네.
민아 - 귀엽기만 하던데 뭘..... 예전에 기억이처럼.
기억 - 후회하지 않아?
민아 - 응? 뭘?
기억 - 미팅 안 해본 거.
민아 - 왜? 옆에 이렇게 멋진 남자친구가 있는데.....
기억 - ....정말?
민아 - 응~.
기억 - 에에.. 솔직히 말해도 돼.
민아 - 진짜야. 못 믿어?
기억 - 아니, 까짓 거.... 믿지, 뭐.
민아 - 어어? 너 계속 그러기야?
그렇게 주말이 지나고 찾아온 월요일.
이전 미팅의 결과도 알아볼 겸 난 다시 과방을 찾았다.
친구3 - ....헉?
그리고 그곳에서 우연찮게 마주친 친구3.
기억 - 어이쿠, 오랜만이네?
친구3 - 그..그렇지? 여긴 웬일로....
기억 - 그동안 즐거웠다.
친구3 - 응?
응징의 시간이 끝나고....
난 넝마가 된 친구3을 포대자루에 담아 한쪽 구석에 치운 뒤
후배들이 들어오길 기다렸다.
잠시 후, 조군이 과방을 찾아왔다.
조군 - 앗, 기억선배!
기억 - 음. 그래.
조군 - 저기 있는 포대자루는 뭐예요?
기억 - 묘목 뿌린데, 이따 가서 묻으려고.
조군 - 아....네.
기억 - 그건 그렇고, 토요일날 어떻게 됐냐? 잘됐어?
조군 - 훗, 누구 이야기부터 들으실래요?
흠....이미 후배들끼린 이야기를 했구나.
그럼 일단....
기억 - 혹시 오군 이야기도 알고 있나?
조군 - 알고 있다마다요.
============= 시간은 다시 지난주 토요일 ==================
=선배님 미워요!= 를 외치며....
식당을 뛰쳐나간 오군은
근처 버스 정류장에 앉아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접근한 유니....
유니 - 손수건을 건내며....괜찮아?
오군 - 나, 나, 나, 나, 나......
유니 - 그래, 그래, 너 붕어빵 아니야.
오군 - 으으.... 오.....오....오늘.....
유니
- 그래, 큰 맘 먹고 나왔는데
이대로 들어가면 섭섭하지.
저기 들어가서 이야기 할래?
대체 어떻게 하면 저런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지 모르지만....
마수와도 같은 그녀의 손길에 이끌려
근처 까페로 들어간 오군.
오군 - 아.....아까....아깐.....
유니 - 고개를 끄덕이며.... 그래, 그래, 이해해.
오군 - 그....그.... 그런데....그....
유니 - 뭐, 그냥 그러고 싶었어.
도저히 그 알고리즘을 이해할 수 없는 4차원적 대화.
혹시 유니는 오군과 같은 행성에서 온 건가?
이후로도 그런 대화를 두 시간 이상 계속한 그들은
거의 저녁때가 되어서야 가게를 나섰다.
다시 근처 버스 정류장.
오군 - 오....오....오....오늘.....
유니 - 아냐, 나도 즐거웠어.
오군 - 그....그....그.... 다. 다....
유니 - 그래, 다음에 또 보지 뭐.
오군 - .....
유니 - 응? 왜, 또 뭐가 아쉬워?
오군 - .......
유니
- 그의 속내를 알았다는 듯.....
에에.... 생각보다 음큼한 면이 있네.
하지만 아직 일러요~.
어? 그런데, 저게 뭐지?
도저히 뭐가 이르다는 건진 모르겠지만...
오군이 유니선배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본 순간
그녀는 오군의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오군 - .......!!
유니 - 짓궂게 웃으며.... 오늘은 여기까지~.
오군 - ...... 으....으...아?
유니- 음, 마침 버스도 오네. 다음에 또 보자~.
버스가 정류장에 들어오는 내내
진동하는 핸드폰처럼 전신을 부르 떨던 오군은
버스 문이 열리는 소리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유니 선배에게 소리쳤다.
오군 - 다음주 토요일 4시!! 여기서!!
유니 - 어?.....아... 그, 그래.
너무나 분명한 오군의 마지막 말에
순간 당황한 그녀가 말을 더듬는 사이
오군을 태운 버스는 정류장을 떠났고....
유니 - 너무나 귀엽다는 듯.... 후후....
그녀는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
기억 - 흠..... 예상 밖이네.
조군 - 그렇죠? 보던 저도 깜짝 놀랐다니까요.
기억 - ...뭐? 본 거야? 들은 게 아니라?
조군
- 에이...선배는 농담도....
오군한테 이 긴 이야기를 어떻게 들어요?
기억 - ....그야 그렇지만..... 한나는 어떡하고?
조군 - .....
그 순간, 그의 눈가에 작은 눈물 한 방울이 반짝였다.
조군 - 한나는.... 한나는..... 폭탄 제거반이었어요!!
★폭탄제거반★
미팅에서 초기에 폭탄을 발견하고
그를 유인해서 조용히 제거해버리는
자기희생적 존재이자, 공포의 대상.
기억 - ....아.... 그것 참....유감 스러운 일이구나.
조군
- 가게에서 나가자마자 사람이 돌변하더니.... 크흑...
그래서 혼자 주위를 서성이는 데
오군이 보이길래.... 미행했어요.
기억
- 그래, 그래. 잘 했다. 덕분에 잘 들었다.
다른 애들은 다 잘 됐데?
조군 - ....예.
그렇게....... 그날 미팅은
네 남자의 인생에 새로운 전기가 되는 동시에
한 남자를 마음 속 깊이 좌절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