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바른 시어머니, 느긋한 며느리

힘든 며느리2006.05.23
조회1,851

저희 시어머니 저랑 말도 잘 통하고 성격 털털하시고 다른건 별 트러블없이 잘 맞는 편입니다...

 

하지만 단 한가지 저랑 안맞는점,  저희 어머니 무지 깔끔하신 편입니다... 청소에 목숨 걸으셨다고나 할까요?

설거지 그릇 하나만 나와도 바로 해야 직성이 풀리시고 음식 하면서 빠리빠리하게 다 치우고 나서 드셔야 음식이 입에 들어가시며, 가족끼리 모였을 때도 빈그릇이 나오면 빨리빨리 정리해서 치우셔야 되는 분입니다... 싱크대도 항상 물기없이 반들반들 윤이 나야 하구요... 어머님 친구분도 저 결혼전에 "나중에 너거 며느리 피곤하겠다... 니가 좀 피곤한 스타일이잖아~ "그러셨다네요... 어머님께 그 말 듣고 제가 어찌나 겁나던지... ㅡ.ㅡ;

 

가끔 어디 남의 집에 갔다 오시면 저한테 얘기하십니다... "그 집은 개가 똥싸고 가겠더라~ 어디는 어떻고 어디는 어떻더라~~" 아니면 "그 집 며느리는 정말 재바르게 일 잘하더라~ " 하시며 입이 마르도록 제앞에서 칭찬을 하십니다...

그러면 일부러 저 들으라고 그러시는 것 같아 은근히 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그렇게 더러운 사람도 아닙니다... 결혼전에는 솔직히 잘 안했지만 결혼하고 제 친구들

저희집 와보고 다들 깔끔하게 하고 있다고 그랬구요, 나름대로 청소 열심히 합니다...

 

제가 좀 느리긴 합니다... 전 엉덩이가 좀 무거워서 그런지 예전부터 달리기도 못했고 마음은 빨리 움직이고 싶어도 몸이 안따라줍니다... 어머님은 하체가 마르셔서 몸이 무지 빠르십니다... 한시도 가만히 앉아있질 못하십니다...

저보고 "여자는 정리정돈을 잘 해야 한다~~" 항상 세뇌시키십니다...

 

어머니도 물론 저 때문에 스트레스 많이 받으실거라 생각합니다... 속에 천불이 나시겠지요...

시부모님을 모시고 있는게 아니라 자주 부딪히겠나 싶으시겠지만 저희가 음식점을 하는 관계로 요즘 시부모님 거의 매일 봅니다... 요즘 일하는 사람이 안구해져서 가족이 다 매달려 있거든요... 그러니 전 죽을 맛입니다... 임신도 한터라 몸도 피곤한데 시어머니 잔소리까지 들어가며 일해야 하니까요...

 

그런데 저한테 뿐만이 아니라 어머니 성격이 온 가족들에게 잔소리를 좀 많이 하시는 편이에요... 아버님께도, 저희 신랑, 도련님, 도련님 여친한테까지요... 아버님 어머님보고 사소한데 목숨건다고 하시지요...

저희 집안, 신랑네 집안 다 천주교 집안이거든요... 결혼전까지 아버님만 무교이셨구요... 그런데 작년에 아버님이 스스로 세례를 받으시고 성당에 나가십니다... 저는 그것만으로도 정말 감사드리고 해가 서쪽에서 뜰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머님은 만족을 못하시고 또 아버님께 잔소리 하십니다...

" 주일미사만 나간다고 다 되는게 아니다... 평일미사도 나가고 성서모임 같은데 나가서 공부도 해야한다..."   어련히 마음이 끌리면 알아서 하실 텐데도 어머님은 그렇게 강요를 하셔서 아버님 화나게 하시네요... 

 

도련님 여친도 자기 외삼촌이 목사인데도 지금 세례받고 성당 다닙니다... 어머님한테 잘보이려고 세례 받은것 같은데 지금은 어머님이 자꾸 성당갔냐 물어보시고 그래서 스트레스 많이 받아하더군요...

그리고 도련님 성격이 딸처럼 어머니께 시시콜콜 다 얘기하는 성격이라 여친이랑 싸운 것 까지 다 얘기합니다... 그러면 어머님 또 가만히 안계시지요... 저희 어머니 신식이시라 메일로 조근조근 둘러서 여친한테 타이르십니다...   

처음엔 저도 듣고 우리 어머니 신식이시네... 그래도 화 버럭 내시면서 대놓고 야단안치시고 정말 좋다... 생각했는데 몇 번 메일 보내셨단 얘기듣고 이건 아니다 싶데요... 그 여친이 어머님께는 잘 알아들은척 좋게 답장 보내고 도련님이랑 또 싸웠다대요... 그걸 어머님이 아시는걸 보면 도련님이 또 일러받쳤단 얘기지요... 문제 있지요?

 

어머님 타고난 성격인데 며느리인 제가 어떻게 할 수도 없고

기분 안상하시게 어떻게 하면 그래도 조금이나마 나아지실 수 있을까요?

지금은 그나마 모시고 살진 않아서 좀 숨통이 트이지만 나중엔 저희가 모시고 살아야 하는데 그땐 정말 어머님이랑 사이가 안좋아질 것 같아요... 신랑도 제가 요즘 스트레스 받아하는 거 보고 "나중에 많~이 싸우겠다" 그러대요... 무서워요... 모실 때 쯤 되면 저도 빠리빠리 해져 있을까요...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