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인생의 로맨스 >> - 54

마녀본색200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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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

#15장.< 아픈 이별.. > - 1


미우의 눈물과 반항에도 불구하고, 권여사는 잡지사를 상대로 명예훼손등에 대한 소송을 내 걸었고, 허위 기사를 실은 기자에 대해서는 강력 대응까지 불사하고 있었지만.. 그나마 다행인건.. 태봉과 그 가족들에 대해서는 권여사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윤호와 하다.. 그리고, 미우.. 셋의 말을 다 들어본 결과.. 그들이 잘못한 사실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권여사로서는 이 모든 일이. 일년전의 그 사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권여사의 말을 무시하고, 외출을 하려고 버티던 미우는 그 댓가로 모든 것을 빼앗긴채 자신의 방에 갇혀 있었다.

집 주위로는 권여사가 고용한 몇몇의 경호원들이 수시로 돌고 있었다

미우는 멍하게. 그런 경호원들의 모습을 내려다보다가 실소를 머금으며 소리나게 창문을 닫았다.

그 곁에는 윤호가 서 있었다.

가족외에 미우를 만날수 있도록 허락된 단! 한 사람이였다..

하다는 미우의 절친한 친구인만큼.. 권여사의 뜻을 어기게끔 도와줄 제 일의 후보였기 때문이였다.

하다에게마저 차단된 미우의 영역이 윤호에게만은 허락된 것이다.. 권여사의 귄위 아래...


“하! 영화가 따로 없네... 재미있으시겠어요? 권윤호 상무님!”


모든 것이 밝혀진 다음, 미우가 윤호를 대하는 태도는 쭉 이래왔다.

당연히. 미우의 입장에선, 윤호가 가장 미운 사람이였다.

모든 사실을 처음 알게되고, 이렇게 까지 미우가 힘들도록 옆에서 구경만 하며, 태봉이 그렇게 떠나게 한 사람이다.. 그런데... 권여사는 그런 비열한 사람과 미우의 결혼을 진행 시키고 있었다.


윤호역시.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이런식으로 밝혀질줄 몰랐다. 사실을 아는 몇몇만 입을 다물고 있으면, 조용히 시간속에 묻히고, 자연히 미우가 자신을 받아들이게 될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 집안에 앙심을 품은 기자에게 뒷통수를 맞은것이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였다.

그렇게 상황이 꼬임으로써. 미우에게 비친 윤호의 이미지는.. 윤호가 감히 짐작하지 않아도, 미우가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과 자신을 향해 뱉어내는 말에 뼈저리게 실감하고 있었다.


“...재미있겠어요? 이제 이리저리 머리 굴려가며 상황 만들지 않아도, 나랑 결혼해서 이 집 사위가 될테니까요.... 그렇게 생각하죠?”


“.............”


윤호는 아무말도 할 수가 없었다.. 처음의 마음과 다르게.. 자신의 마음도 이젠 진심이라고 하기엔.. 미우에게 잃은 신임이 너무컸다... 그 어떤 것에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았던 심장인데.. 그 심장이 얼어붙을만큼 차가운 눈으로.. 자신을 비웃고 있었다.. 야비한 야심가로...

그 앞에서 윤호는 그 어떤 변명도 그 어떤 대답도 할수 없었다.

미우는 아무 말없이 서있는 윤호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차갑게 말했다.


“그만 나가주세요! 혼자 있고 싶으니까..”


그리고는 침대에 누위 이불을 뒤집어 썼다.

윤호는 그런 미우를 보다가. 괴로운듯. 두 눈을 질끈 감았다가 돌아서서 조용히 미우의 방을 나갔다.

방문이 닫힌 소리가 들리자. 미우는 다시 이불을 걷어차고 일어났다...

답답해서 미칠지경이였다. 밖의 상황에 대해선 아무것도 알수가 없었다.

인터넷도,,, TV도,,, 전화도... 아무것도 허락되지 않은 감옥같은 자신의 방안 공기에 미칠지경이였다.

다만.. 태봉에게서 받았던 커다란 곰인형만이 지금은 미우의 친구였다.

미우는 곰인형을 끌어안고 마치 태봉에게 말하는 것처럼 낮게 중얼거렸다.


“차태봉! 나~ 지금 탑에 갇혔다! 나 구하러 안오냐? 머리카락 대신.. 밧줄 던져줄게..... 후훗..”




미우가 감옥같은 생활을 하고 있을때. 태봉은 미우처럼 갇히진 않았지만.. 그래도 자유로울수 없었다.

회사든 어디든.. 가는곳 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태봉에게로 모여들었다.

회사야 금새 소문이 퍼져서 그렇다지만.. 강유미의 동생이란 사실만으로 자신의 사진이 인터넷상에서 퍼져버려 드믄드믄 길에서도 흘끔거리는 사람들 때문에.. 어딜가도 편하지 않았다.

거기다.. 하루에도 수십통식. 진위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전화 때문에 짜증은 극에 달해왔지만.. 언제, 또 미우에게서 걸려올지 모르는 전화 때문에.. 전화기를 꺼놓지도 번호를 바꾸지도 못하고 있었다.

결국.. 잠잠해 질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었다.


태봉은 잠도 오지 않는 시간을.. 오늘도 맥주로 달래고 있었다.

버릇처럼 핸드폰을 손끝으로 톡톡 치고 있었지만, 핸드폰에선.. 받고 싶은 주인공의 번호가 뜨지 않았다. 자신이 전화를 걸었을때도, 통화는 불가능 했다.

하다에게서 들은 바로는.. 지금 미우는 갇혀있다고 했다..

그리고, 머지 않아.. 윤호와 결혼을 하게 될것이란 것도..

그 사실에 미우답게 굳세게 저항하고 있다는 사실도...

그 모든 소식을 전해 듣고도, 지금 아무것도 할수 없는 자시니 한심할 뿐이였다.

애초에, 먼저 포기하고 돌아서서 숨어버린건 자신이였으니...

결국,.... 미우를 힘들게만 만들어 버린 것이였다.


태봉은 자신의 지갑을 열면 보이는 미우의 사진을 들여다 보았다.

그들이 첫 데이트에서.. 찍었던 그 사진을... 태봉은 사진속의 미우의 뺨을 쓸어내리며.. 미우처럼. 낮게 중얼거렸다.


“엽기공주!... 지금.. 나 미워 죽겠지? 보고싶다.. 많이.....”




입맛 없다고 버티던 미우는 결국. 권여사의 압력에 의한 다른 가족들의 성화에 저녁상 앞에 가족들과 함께 앉아있었다. 그리고, 미우의 옆자리는 윤호가 차지하고 앉아있었다.

좋은 분위기를 이끌어 내려는 권여사의 지휘하에 모든 가족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미우의 분위기는 요지부동으로 굳어있었다. 젓가락으로 밥을 찔러가며, 거의 먹지 않고 있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윤호도 이 자리가 가시방석 같았다...

하지만, 권여사는 그런것쯤 문제도 아니라는 듯. 윤호에게 넌지시 눈빛을 보내었다.

윤호는 잠간 망설이는듯 하다가.. 앞에 놓인 생선살을 발라서 미우의 밥위에 올려놓고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미우씨.. 몇일동안 거의 안드셧다면서요,, 얼른.. 들어요...”


미우는 윤호쪽으로 고개도 돌리지 않고. 방금 윤호가 올려놓은 생선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태봉이.. 그렇게 해 줬었다.. 지금 태봉이 자신에게 그래줬던 일이 가득 생각이 났다...

하지만.. 지금은.. 태봉이 아니였다... 미우는 그걸 그대로 덜어. 개인접시 위에 털어놓았다...

미우의 행동에. 다른 가족들은 무안해할 윤호를 보고 미안한듯한 표정을 지었고, 윤호는 무안함을 감출수가 없었다.

권여사는 미우의 행동을 꾸짖으려 헛기침을 했지만... 미우의 눈길은 권여사에게도 돌아가지 않았다.

그전같았으면.. 결벽증성의 발언으로 윤호를 무안하게 했었지만.. 지금은... 윤호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않으려 하면서, 권여사의 생각에 무언의 저항을 하고 있는 것이였다.


“무례하구나!‘


“,,,,,,,,, ”


“다 먹었으면.. 그만 일어나거라! 권상무라도 제대로 먹어야지.. 네 녀석 때문에.. 체하겠구나!?”


권여사의 말이 끝남과 거의 동시에. 미우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말없이 주방을 나가서 자신의 방을 향했다.



처음부터 끝가지 침묵한채 자리를 지키던 미우가 퇴장하자. 미우가 앉아있을때보다. 분위기는 더 썰렁해졌다. 그중.. 윤호가 가장 불편한듯 마른 입에 물만 연거푸 마셔댔다.


“자네 보기.. 미안하구먼.. 저 녀석이.. 아직 철이 안든게야..”


“아닙니다.. 회장님.. 미우씨 로서는 어쩌면,, 당연할겁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테니.. 너무 마음쓰지는 말게나.. 내 나중에 혼내어 놓을테니..”


윤호는 권여사의 말에 짐짓 웃음을 보였지만... 속으론, 조금도 웃을수 없었다.

권여사의 말처럼.. 시간이 지나도 괜찮아질것 같지가 않았다.

윤호의 마음은.. 시간이 갈수록 무거워져 갔다.

처음엔.. 미우의 마음따윈 신경도 쓰지 않았었다. 처음엔 어떻게 해서든.. 미우를 잡아. 자신의 인새에 고속도로를 깔고 싶었다...

하지만.. 미우와 부딪히고, 슬쩍슬쩍 미우의 마음을 보게 되었을때.. 조금씩 윤호의 그런 생각도 바뀌어왔던 것이다... 지금은.. 미우의 가라앉은 분위기가 자신을 바라보는 얼음장같은 시선이.. 견딜수 없을만큼.. 힘이 들었다. 한번도... 다른 사람의 마음따윈 생각해 본적 없었는데...

이상하게도.. 윤호는 자꾸만 울컥거리는 마음을 느낄때마다.. 생소하고 당화했다..

마치 자신의 것이 아닌 심장이.. 뛰고있는것 같았다...




윤호가 돌아간 뒤.. 미우의 집은 또, 한바탕 큰소리가 터져나오고 있었다.


“저는 절대로 그럴수 없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네 녀석이 정말. 이 할미 뜻을 거스르겠다는 게냐?‘


“네! 이번만큼은.. 한치도 물러설수 없습니다!! 제가 결혼이 하고 싶어 죽기 직전이라해도, 그때, 이 세상에 남자가. 권상무 하나라고 해도! 전 권상무랑 결혼 안합니다!”


“아직도, 그 녀석에게서 미련이 남은게야? 그 녀석은 절대로 안된다!”


“...........”


“얼마 만나지도 않은 사이에.. 뭬가 그리 애틋해서 이러는 게야? 네가 어리광을 부릴 나이도 아닐테고.”


권여사의 말에 미우는 흥분을 가라앉혔다.. 목소리를 가다듬고 차분하게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할머니...할머니는.. 제가.. 행복하길 바라시지 않으세요?‘


“그 무슨 말이냐? 내 너를 제일 예뻐하는데.. 당연히 행복해야지.. 그러니...”


“그렇다면, 할머니... 전.. 그 사람밖에 없어요.. 할머니 말씀대로.. 오래 만나지 않았어요.. 하지만..전.. 이제껏 누구보다도,, 절.. 진심으로 대해준 사람이라구요... 제 배경이 뭔지. 그런것 따윈 궁금해 하지도 않았구요... 모나고 삐뚤어진 제 성격에 고개를 내젓기보다.. 따뜻하게 감싸 준 사람이에요..... 마음에도 없는 말하고.. 절 떠난 뒤에... 저만큼 아파했다는 사람이에요...아니, 저보다 더 아팠을거에요...”


“......”


“그런데요... 전 그 사람뿐인데요... 그렇더라도.. 할머니 원하시는 대로, 그 사람은.. 저와 결혼하지 않을 사람이에요...”


미우는 권여사에게 말하면서.. 머릿속으로는 태봉이 자신의 부모님 사랑을 말해 주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럴것이다.. 지금 태봉와 미우의 상황에... 순순히.. 헤어질것이다...

또, 슬픈 비극을 만들고 싶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뭐가 문제인게야?”


“..할머니께서 뭣 때문에 그러시는지도 알아요... 더 이상. 제가 이런 저런 이유로 상처받길 원하지 않으실테고.. 하루빨리 안정된 환경안에 있기를 바라시는 거란거...”


“그걸 아는녀석이.. 왜? 말을 안듣겠다는거냐?!”


“전.. 단지.. 지금 할머니 말씀대로.. 모든 일을 다 접고.. 권상무와 결혼 따위가 하고싶지 않다는 겁니다. 그런 도피는 하기 싫습니다...”


권여사의 눈빛이 잠깐 흔들렸다.. 미우가 진지한 눈빛을 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흥분하지 않고 설득하듯 말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권여사는 진심처럼 울려오는 미우의 말을 외면해버렸다.


“네 말을 잘 들었다.. 하지만.. 나도 양보할 수가 없다.. 예정대로.. 진행할테니. 너도 마음 비우거라... 일주일뒤.. 양가 상견례가 있을거다.!”


말을 마친 권여사는 미우의 방에서 나갔다.

미우는 낭패스러운 얼굴로. 옆에 있는 인형을 끌어다 안았다..어떤말을 해도... 어떤 마음을 보여도... 이번만큼은 권여사도. 미우에게서 귀를 막고, 마음을 닫아버린 것 같았다... 자신의 뜻대로.. 마음대로 좌지우지할수 있는. 똑똑한 사위를 얻어.. 미우의 안락한 울타리의 댓가로.. 부를 주는 것이다...

권여사는 미우를 위한 거래라고 철썩같이 믿고 있는것이다...


미우의 두눈이 또, 어느새 촉촉하게 젖어들었다. 어떻게든.. 태봉을 만나야 한다...

한번은.. 태봉을 만나야 한다...

하지만.... 방법이... 없었다




내일이면.. 상견례가 있는 날이다.. 지난 일주일에 가까운 시간동안. 미우는 모든 방면으로 머리를 굴려보았지만.. 밖으로 연락을 취할 방법이 전혀 없었다. 집밖으로 나가지 못한지.벌써, 2주가 다 되어가고 있었다... 미우는 화난 눈으로 방금전 어머니가 놓아두고 가신 새 고급정장을 노려보고 있었다.

내일있을 상견례에 입고 나가야된다는 권여사의 메시지도 있었기 때문이였다.

결국...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미우는 그 상견례란 자리에 끌려가게 될 겄이다.

한참을 그 정장을 노려보던 미우의 머릿속에 뭔가가 섬광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어쩌면 단 한번밖에 없을 기회가 내일일지도 몰랐다..

미우는 정말 오랜만에. 두 눈을 반짝였다. 그리고, 결심한 듯, 책상서랍안에 넣어 두었던. 그 팬던트가 달린 목걸이를 목에 걸었다..... 그리고, 그 팬던트를 오른손으로 쥐고.. 기도하듯 중얼거렸다.


“우리가.. 인연이 아니더라도.. 내일은...딱 한번은 더... 만날 수 있게 허락해주세요...”........라고...





늦은 오후가 시작되면서.. 미우는 엄마의 성화에.. 새로 산 정장에 구두를 신고. 미용실에 앉아. 미용사에게 머리를 통째로 내맡기고 있었다.

미용사의 손길을 시종일관 바쁘게 움직여 댓고.. 그에 못지않게 미우의 눈도.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런 미우를 미리 예상했는지.. 권여사의 지시에 의해. 세명이나 되는 경호원이 미우의 행동을 계속 주시하고 있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미우는 점점 초조해졌고.. 오늘따라.. 미우에게 준비된. 하이힐은 높고 새것이였기 때문에.. 도망을 치더라도.. 경호원들이 쉽게 쫒아오지 못할 곳에서 도망을 쳐야했다..

그렇다면,, 어디가 좋은지.. 머리가 아플만큼.. 고민하고 생각하고,, 연구하고 있는 중이였다.



윤호는 긴장한듯, 거울을 보며 옷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어찌됬든... 미우와 결혼할 단계를 차근차근 밟고 있는 것이다.

마음... 마음이야... 시간이 지나면.. 자신에게 올수도 있을것이다..

자신도 모르게.. 미우가 좋아진줄도 모르고.. 표현이 서툴렀지만.. 윤호는 인정하고 있었다.

윤호에게 이젠 미우가.. 자신의 인생에 고속도로를 깔아줄 여자이기보다.. 지금은.. 자신의 남은 생을 함께할 여자로 존재가 변화하고 있었다.. 왜? 미우에서 사업적인 계산보다.. 마음이 더 커진줄.. 윤호는 이해하지 못했다.. 딱히. 그럴 사건도 없었던것 같았지만...지금은.. 그랬다.

윤호는 부모님이 기다리고 계신 자신의 오피스텔로 차를 몰았다.

권여사의  계획에 의해.. 오늘 상견례가 끝이나면.. 정확히 3주뒤... 미우는 윤호의 사람이 될것이다..

윤호는 긴장을 늦추려 어설픈 콧노래마져 흥얼거리고 있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의 얼굴을 한 미우는 안절부절 하듯.. 인상을 찌푸렸다. 약속 장소에 가까워 지고 있는데.. 도저히 틈이 보이지 않았다.. 옆에는 권여사가 앞자리엔. 경호원이 버티고 있었고, 앞에 가고 있는 차에도 부모님과 또, 다른 경호원이 버티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떻게든.. 그 자리를 피하고 도망쳐야한다...

미우는 어쩔수 없었다...


“할머니.... 차좀.. 잠깐.....화장실좀..”


“다왔다.. 조금만 참거라!”


권여사는 미우의 생각을 짐작하는듯 일언에 잘랐다.

미우는 당황하지 않고... 급한듯.. 권여사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할머니.. 그게 아니고,, 마법. 그날인데..준비 못했어요.. 빨리요,, 급해요!!”


다른것도 아니고, 그날이라는데.. 이번엔 미우의 꼼수가 권여사를 움직이는듯 했다.


“칠칠치 못하게.. 그런것도 딱딱 못챙겨?”


“알았어요.. 할머니.. 표나기 전에.. 빨리요... 하필.. 흰 스커트야... 할머니.. 빨리요..”


드디어 그동안 바늘구멍 하나 없었던 권여사가 움직였다..

권여사는 급하게. 운전기사에게 차를 세우라고 지시했다.

미우가 차에서 내리자! 자동적으로 경호원이 따라내려 미우곁으로 바짝 붙었고, 미우는 곧장. 눈앞에 보이는 약국으로 달려 들어갔다..


“생리대 하나랑요.. 파스 하나 주세요!..”


미우의 주문대로, 약사는 생리대를 내어주었고,그때까지 자신의 옆에 바짝 붙어있는 경호원을 향해 큰소리로 말했다.


“이봐요! 아저씨!! 알겠으니까! 고개좀 돌리죠? 내가 아저씨 여자친구나 부인도 아닌데, 뭘 그렇게 빤히 들여다 봐요? 변태처럼?”


미우의 목소리에 옆에서 처방전을 내밀고 기다리던 몇몇의 사람들과 약사는.. 경호원을 이상한 눈길로 바라보았고, 경호원은 겸연쩍은듯. 살짝.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렸다.


“이 건물에  화장실이 어디죠?”


약사는 친절하게 화장실의 위치를 가르쳐 주었고, 미우는 방금 구입한 것들을 들고, 화장실로 향했다.

경호원은 자동적으로 미우가 들어간 화장실앞에서 미우를 기다리고 서있었다..

화장실안에 들어선 미우는 방금산 생리대는 세면대 위에 내평겨치고는 함께산 파스를 꺼내서 붙이기 좋은 방향으로 펼쳤다... 그리고,, 파스를 든 손을 뒤로하고,, 천천히 화장실을 나섰다.

기다리고 있던 경호원은 미우를 보고는 다시 경호 자세를 취했다...

미우는 호흡을 가다듬고, 몇걸음을 걷다가.. 일부러 발이 삐끗한것처럼.. 연기했다.


“아! .아야....”


경호원은 본능대로, 그런 미우를 부축했다..“


“괜찮으십니까?”


하지만, 다음순간.. 경호원의 비명소리가 터져나왔다.


“악!”


미우는 손에 들었던 파스를 경호원의 눈에 가져다 붙이고는 경호원을 발로 차고는 냅다 뛰기 시작했다.

너무나 갑작스럽게 당한 행동에.. 눈을 가린 파스 덕분에 경호원은 잠시 비틀거리다가, 이내, 얼굴에 붙은 파스를 떼어내고, 방금 미우가 뛰어나간 길을 뛰기 시작했다. 건물을 나서자. 미우가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을 스커트를 휘날리며. 도망치고 있었다..

경호원은 미우를 보고 달리기 시작했지만, 방금 얼굴에 붙었다 떨어진 파스의 기운이였는지. 눈이 따가워 평소처럼 뛰지 못하는 듯 했다.


미우는 경호원이 쫒아오는듯 하다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고는 성공했다 싶었다.. 하지만. 미우가 건물에서 뛰어나온걸 이미 목격한 다른 경호원들이 차에서 내려 뛰기 시작하는 걸 보고는 발을 멈추지 않고.. 수 많은 인파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을 파헤치고 뛰는 게 결코 쉽진 않았지만.. 지금 미우로서는 그렇게 이를 악물고 뛰는 방법밖엔.. 다른 건 아무것도 생각 나지 않았다..

이렇게 뛰어서 무사히. 태봉에게로 뛰어가야 했다..

미우는 그 생각만 하고,, 구두안에 갇힌 발에 퍼져오는 통증을 이를 악물고 참으며 뛰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