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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5.25
조회408

 

지난해 겨울 어느날....

빨간색이 이쁘다는 말을 했습니다..

빨간 니트가 입고 싶다는등...

어떤 여자가 빨간 티를 입었는데 이뻐보였다는 등....

그 다음부터 난 옷을 살때..빨간색이 눈에 띄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낼름 사버리면 너무 속보일까봐...또...민망해질까봐..

한 계절이 지나고...봄꽃이 필 무렵...

원피스를 사게 됬습니다...

짙은 남색과 빨간색..두가지...

원래의 나였다면....짙은 남색을 선택했겠지만..

그 사람이 생각나서...큰맘먹고...큰부담을 안고..

빨간색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한참이나 망설인 후에야...

그 원피스를 입고...조금은 부푼 마음으로

그를 만났습니다....

....그날.....많이 싸웠습니다....퉁퉁부은 눈..

.....잔뜩 구겨진 빨간 원피스...

물론 빨간 원피스때문은 아니었지만...

...

얼마간 시간이 지나...용서와 화해가 이루어 진 후...

다시 빨간 원피스를 입고 기분 좋게 그를 만났는데..

그가 내뱉은 한마디....

" 넌 왜..요즘 모조리 빨간색이냐..??

  짙은 남색이 더 이뻤겠다.."

그 후로 그 원피스를 입지 못하게 됬습니다..그 사람 앞에서는...

 

...

지난 월요일...

갑자기...아팠습니다...

눈물이 날 정도로 너무 아파서...

후배와 함께 병원 응급실에 가서 링거를 맞고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기다려도 그 시간에 전화를 안하던 그가..

그날따라 몇번씩 전화를 했지만....받을 수가 없었습니다..

받으면 울거 같아서....많이아프다고 엉엉 울거같아서..

공부하는데 ..신경쓸거 같아서...그렇게 몇통씩

들어오는 전화를 받지 못했습니다...

...

그리고 그 다음날...

오후에 전화가 왔습니다..

어제 왜 전화 안받았냐고.....

전 그냥...조금 아파서 병원에 갔었다고...

그가 그럽니다..

"너 그러다 응급실 단골되겠다..."

라고...

그리고는

 " 서점에서 전화올거다 책 주문 했는데

   언제쯤 오는지 전화올거니까 잘받아라..."

..

그때...난...오전에 서점으로부터

책이 품절되서 몇개월 걸릴지도 모른다는 전화를 받고

인터넷으로 그가 주문한 책이 있는지

여기 저기 뒤져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

그러다..저녁 늦게 밥을 먹자고 그가 전화를 해서

만났습니다...

내심..."많이아팠어..어디가 아팠어..?" 라고

물어보면...별거 아니야...라고 말하려고...

맘먹고 있었는데...

그가 그러네요..

" 야...너 잘나오지도 못한 사진은 왜 올렸냐

  시커멓게 나온거 ...그거 내가 다른곳으로

  옮겨놨다 ...'

" 그리구...화장품 좋은거 쓰면 다 커버되니까..

  다른거신경쓰지말고 비싼화장품 써라...." ....

....

전날 저녁부터 아팠던 터라....제대로 자지도 못하고

씻지도 못하고 그렇게 나왔는데....

그를 만나기 방금전까지 약을 먹었었는데...

그는...못난 내 얼굴만 눈에 거슬리나 봅니다...

...

며칠째...머리를 자를까...고민을 했습니다..

언제부터인가....파마머리...긴 앞머리...때문에

더 나이들어보이는거 같아서..

조금 더 어려보이려고...앞머리를 잘라볼까..

생머리로 바꿀까...고민고민중이었습니다..

차마 다른사람들한테는 어려보이고 싶다는 말 못하고

그저 기분이 우울하다...뭔가 변화가 필요하다...

다른 여자들이 그런것처럼..그렇게 둘러대며

큰맘먹고 앞머리를 잘랐습니다..

...

사람들 그러네요...자꾸 어려지면 어쩌냐고...

물론 진심이 아니더라도 기분은 좋아집니다..

조금은 더 어려보이는것 같은 설레임으로..

그를 만났는데...

..

그는 그러네요..

"누가 머리 그렇게 자르래..

  넌...다른애들보다 얼굴이 좀 둥글넙적하잖아'

  그래서 어느정도 머리를 가려줘야돼..어...

  당장 앞머리 길러라..."

 

...

...

언제부터인가..

그 사람 입에서 빨간색이 이쁘다..라고 말하면

내 머리속 색깔은 온통 빨간색이 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어려보일까...

 어떻게 하면 더 이뻐보일까...

...

라고...그를 위해...내 스타일ㅇ 아니더라도

조금 더 어려보이려고..

그렇게 나는 애를 쓰는데...

그 사람한테는 ...

아무리 해도....내겐 이쁜구석은 없나봅니다..

...

너무 솔직한 그 사람...

그 솔직함에...난 가끔 서운하고..상처받고...

눈물도 찔끔나고...어떨땐...심장한쪽이

욱신거리는데...

그는 빈말이라도...이쁘네..라는 말은 하지 않습니다..

그건...정말 이쁜곳이 없어서..그런가..라고 생각됩니다..

...

언제는 내 뱃살도 이쁘다고...내 키가 좋다고..

내 목소리가 좋다고...그러더니....그게

진심이 아니었나봅니다..

 

" 운동해라..뱃살이 그게 뭐냐..

   팔에 날개달았냐...

   넌 좀 짧잖아....그건 긴애들이 입는거야..그래야

   이쁜거다..." ...이런말들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걸 보면..

그 사람 눈엔 난 온통 비기싫은 모습뿐인가 봅니다

이쁜걸..무척이나 좋아하는 그 사람인데..

내 모습이 이쁘지 않아서...좀 더 어려보이지 못해서..

...

그냥..자꾸..움츠러드는 걸...

그는 모르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