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일기를 봤어요..

슬퍼요2006.05.29
조회1,321

어제 외출갔다가 집에 들오와서 내방 침대에 누워 tv를 틀며 이리저리 뒹굴다가

 

베게 옆에 놓여진 달력반으로 접어서 엄마가 낙서해놓은 종이가 눈에 띄였습니다.

며칠전부터 있었던건데 그때 얼핏 봤을때는 노래가사가 적혀있었거든요.

그래서 내방에 와서 노래듣다가 혹은 tv보다가 노래가사 적으셔서 따라 부르셨나보다- 라고 생각했었어요.

 

예전에는 노래가사만 달랑 적혔는데 어제 보니 달력반이 글자로 빼곡히 차들어져가있드라고요.

집어 들어 읽어보니... 노래가사가 아닌것 같앴어요. 몇번을 봐도--

 

 

엄마의 낙서겸 일기가 된 그 달력뒷면에 적힌 글은 대충 요약하면...

 

[인생 그만 접고싶다..  호강에 겨워하는 말처럼 들리겠지만 부부는 부부만이 아는 일.

오히려 뭐라고 하겠지.. 뭘그러냐고..       

때리고 그러는게 폭력이 아니다.   살림을 왜 이렇게 해-

죽으며.. 죽어없어지면... ]

 

ㅠ.ㅠ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어떡해야하나.. 어떡해야하나..

그렇다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어리석은 짓을 할분은 아니니깐 그런 큰 걱정은 없는데..

이런 생각을 하시고, 이런글을 쓰셨을때 혹시나 울면서 쓰셨을까... 무슨 심정으로 쓰셨을까..

란 생각이 드니깐 가슴이 너무 아프고 답답해요.

 

우리 엄마는 50대중후반이세요. 항상 일만하시다가 몇년전에 회사가 문을 닫아서 직장을 그만두셨죠.

평생 일하다가 쉬시니깐 그게 병이됬나봐요.

우울증도 걸리셨고... 무기력하시고,,,,

 

또 절약한다고 tv도 잘 안보고 그렇다고 밖에 나가 아줌마들과 수다를 떨며 노는것도 아니고-

항상 집에서 누워있다가. 고스톱으로 운좀 뗐다가.. 그러고 하루종일 있으세요.

 

그게 답답했어요. 자기인생 좀 즐겼으면 좋겠는데 항상 집에만 있고-

그렇다고 전업주부면은 살림을 잘하는것도 아니고..... ㅠ.ㅠ

 

솔직히 그다지 음식솜씨가 좋은편은 아닙니다. 반찬은 늘 그게그거죠..

아빠를 비롯해 저도 그렇고.. 뜨거운거 잘 안먹어요. 아니, 못먹죠.

그래서 국이나 찌게는 적당히 뎁히라고 하는데.. 엄마는 항상 팔팔~ 끓이시죠.

수차...수차 얘기했는데 몇십년이 지나도 늘 그래요.

설날때 큰집에서 받은 가래떡이 며칠전까지 냉동실에 있었어요.

그걸 아빠가 보시고 한소리 하셨나봐요.

그것때문에 엄마는 속상하셨고---

 

 

여튼, 이래저래 저도 엄마한테 잘한건 없지만 엄마가 그렇게 사는게 참 못마땅했어요-

정말.. 내 목숨만큼 사랑하는 엄마지만.. 생각만해도 눈물날만큼 아끼는 엄마지만..

[나는 늙어서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할만큼 엄마인생이 너무... 한심해요.ㅠ.ㅠ(다른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네요.)

 

 

우리 아빠 엄청 자상해요. 정말 이런분 세상에 따로 없죠.

가끔 반찬투정하고 까탈스럽긴 하지만 엄마 많이 챙겨주시고, 외가에도 정말 잘하시고--

긍데 아빠도 예전에 심장수술받으셔서 스트레스 받으면 안되거든요.

 

그런 아빠한테 엄마 얘기를 의논해야할지,, 분가한 언니한테 의논해봐야할지(괜히 신경만 쓰이게 하는건 아닌지..) 임용고시땜에 맨날 공부하는 오빠한테 의논해야할지..

 

정말 미치겠습니다.

 

ㅠ.ㅠ

 

새로운 직장을 드리고 싶어도.. 이제 의욕이 없으신거 같고,,

 

요즘은 제가 [우편취급소]같은거 알아보고 있거든요.

아빠도 정년이시니깐 직장 그만두시면 두분이서 같이 일하게끔 하려고,,

하지만.. 그것도 쉽지가 않네요.

 

당장은 아니지만 두분이서 같일 일할만한거 없을까요?

아니면 엄마 혼자라도 일할수 있는거---

 

[엄마가 없다]는건.. 정말 상상하기도 싫은일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