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이 먹고 싶다***

질경이2003.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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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이 먹고 싶다.***

 

굳이

고향을 들먹이지 않아도

마음이 허허로운 날엔

된장내가 나도 좋을

시락국이 먹고 싶다.

 

푹 퍼진 다시멸치 몇 마리는

떠 있어야 한다.

 

푹 삭은 콩 조각도 몇개는

떠 있어야 한다.

 

통통한 칼치는 아니라도 좋다.

 

막 군불 지핀 아궁이

아직 화력 좋은 숯불골라

석쇠 얹고는

칼치 몇 토막

자반 고등어 몇 토막

올려 놓으면

 

지글 거리며 생선이 익고

고향도 익는다.

 

장독 그득한 살얼음 헤쳐

동치미 한 그릇 떠 올리고

그냥 젓갈에 고추가루 풀고

아까워 손 떨리며 넣은 마늘 몇 숫갈에

비벼둔 김치라도

 

임금님 수라상이 부럽지 않았다.

 

그렇게

먹어도 언제나 배가 고팠던 우리들,

 

행여 큰일이라도 있어야 맛 보는

쫀득 쫀득 갓 뽑은 가래떡에

겨우내 장독안에 홀로 익혀둔

부유감 홍시에 찍어 먹으면

 

신기하게도 떫은 맛 하나 없는 별미였다.

 

이젠

우리가 맞이할 희망처럼,미래처럼

우리의 과거는,그리움은

너무

멀다

 

 

글/이희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