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내가 당신에게 모든걸 걸겠습니다.

Pink2006.06.04
조회1,764

1960년 6월 6일

사랑보다 더 지독한 사랑을 내게주신

강한척하지만 한없이 여린 나의 어머니

생신입니다.

 

시장에서 1만원하는 티 한장 사는데도

돈이 아까워 벌벌 떠는 당신이면서,

못난 딸한테는 백화점에서 몇 십만원짜리 옷을 사주며

다른 친구들한테 기죽지 말라는 당신입니다.

 

신발장을 열면 당신의 신발들은 적어도 5년이 넘은 신발입니다.

그에비해 내 신발들은 언제나 새 것입니다.

다 헤진 신발을 버리고 새것을 사도 되는데도

수선하는 곳에서 고쳐와 더 신을 수 있게되서 좋다는 당신입니다.

 

식은밥이 있으면 꼭 당신의 밥그릇에 담고

내겐 아침마다 뜬눈으로 새로 지어진 밥을 주시고,

식탁위에 반찬을 놓아도 맛있는건 내 앞에 놔두고,

내가 밥을 다 먹기까지 그 반찬에 손도 안대고 맛없다면서

내가 다 먹으면 남은 반찬을 버리기 아깝다고 드시는 당신입니다.

 

학교다니면 학교다니는게 힘들다고,

사회란 곳에 나가 일하면서 일하는게 힘들다고 말하면

고작 그런거가지고 엄살부린다고 큰소리로 화내시면서

저녁에 내가 잠들면 그런 내가 안쓰러워

밤새 불꺼진 방에서 소리도 못내 흐느껴 우는 당신입니다.

 

아빠라는 사람이 없이 자란 내게,

당신때문에도 아닌데 늘 미안해 하면서 없는 돈 써가며

남부럽지 않게 다 해주며 10여년을 혼자서 키워주신 당신입니다.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술 한잔 하시고 새벽에 들어와도

아침에 출근하는 못난 딸 아침밥 차려줘야 된다고

몇 시간도 제대로 편하게 잠 못이루고 아침에 일어나

새로 지은 밥으로 여태껏 아침밥 한 번 거른적 없게해준 당신입니다.

 

옷입는거에 따라 이 가방, 저 가방 뭐 들까 고민하는 나에 비해

가방하나 생기면 그 가방이 헤어져서 버릴때까지

무슨 옷을 입어도 똑같은 가방만 들고다니는 당신입니다.

 

주말에 가끔 밖에나가 밥먹자 그러면

식당에 가면 다들 아빠, 엄마, 자식들이 외식하는데

그 모습에 내가 주눅들까봐 집에서 밥먹자고 하는 당신입니다.

 

시골에서 10남매로 태어나 배우고 싶어도 집안의 여유가 안되

당신의 막내 여동생과, 남동생만 고등학교까지 가고

정작 공부하는게 좋았다던 당신은 초등학교밖에 못나와서 평생 한이 된다고

내겐 피아노, 웅변, 속셈, 미술, 태권도 안해본거 없이 다 배우게 해준 당신입니다. 

 

내가 조금만 아파도 아프다고 징징대면

의료보험증과 돈을 챙겨주면서 더 아프기전에 병원 가라면서,

정작 당신이 크게 아프고, 크게 다쳐도

병원가봤자 똑같다며 아픈거 끙끙 참고있는 미련한 당신입니다.

 

당신은 평생 늙지않고 그대로일 줄 알았는데

당신 고운 머릿결에는 흰머리가 생겼고

웃을때만 눈가에 잡히던 주름이

이제는 웃지않아도 주름이 져있는 당신입니다.

 

맛있는 음식점에가서 밥을 먹으면

못난 딸이 눈에 밟혀서 그 음식 다 먹지도 못하고

딸에게 한 입이라도 먹이겠다고 그 음식 싸오는 당신입니다.

 

당신 친구들에게는 1년에 생일과 결혼기념일 2개가 있지만

당신에겐 1년에 당신의 생일 한 번 뿐입니다.

 

-

 

이 세상에 태어난 걸 단 한 번도 후회한 적 없습니다.

당신의 딸로 태어난걸 단 한 번도 원망한 적 없습니다.

당신은 늘 미안하다고 하지만

당신이 없었으면 지금의 난 이 자리에 없었습니다.

 

당신의 인생의 전부를 내게 투자하신만큼

그 두배로, 세배로 효도하겠습니다.

 

당신이 내게 준 사랑에 비하면 한 없이 부족하지만 꼭 보답하겠습니다.

 

이렇게 예쁘게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 내가 당신에겐 휴식이란걸 드리고 싶습니다.

 

당신이 늙어가는 것도 모른채 당신 인생을

내게 바친만큼,

나 또한 평생, 죽어서도...

내 인생의 전부를 당신에게 바쳐 효도하겠습니다.

 

건강하게 오래 오래 사셔야합니다.

 

당신 아픈거 내가 다 아프고,

내 행복한 일들 당신에게 모두 드리겠습니다.

인생의 동반자라는 배우자에게 받지 못한 사랑

그 몇십만배로 내가 드리겠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