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그 첫번째] 낙서...#15

이지민2006.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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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맑고 예쁜 눈을 가지고 있던 영진이의 눈이 녹아 없어져 버린 것이다.

 

“뭐야…..”

 

잠잠했던 학교가 다시 시작하는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옆 반 아이에게 물어 보니 렌즈 낀 눈에 인공눈물을 넣다가 갑자기 고함을 지르더니 쓰러졌는데, 얼굴을 보니 눈이 녹아 있었다고 했다.

 

나는 사고가 나지 않아서 자주 보지 않았던 형사 아저씨에게 연락 해보기로 하였다.

 

신호음만 계속 갈 뿐, 아저씨의 휴대폰은 연락이 되질 않았다. 나는 형사 아저씨의 집으로 가보기로 했다. 한 명의 죽은 아이로 학교는 뒤숭숭한 분위기였지만 야간 자율학습은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 되었다. 나는 야간 자율학습을 마치고 어두운 저녁이었지만 형사 아저씨의 집으로 찾아 갔다.

 

밖에서 바라본 아저씨의 집은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다. 그런데 왜 전화를 받지 않았을까?

 

나는 아파트 로비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뒤에서 누가 떠벅 떠벅 걸어 왔다.

 

나는 깜깜한 저녁에 혼자 있는데 괜히 겁을 먹었다. 점점 다가오는 발자국 소리에 소름이 돋았다.

 

“왜 이렇게 긴장해?”

 

이 아파트에서 날 아는 사람은 형사 아저씨 뿐인데, 누가 나에게 말을 거는 거지? 나는 고개를 조심히 뒤를 향해 보았다.

 

뒤에는 아무도 있질 않았다. 엘리베이터 문은 열렸고 나는 한참을 뒤를 보았다.

 

“안타니?”

 

엘리베이터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려보니 수린이었다.

 

“수린이?”

 

“뭘 처음 보는 사람처럼 처다 봐, 어서 타.”

 

정말 이상한 일이었다. 정말 이해 안되게 수린이는 왜 여기에 있는 것인지.

 

“너…여기 살아?”

 

“응. 넌 무슨 일이야.”

 

“아….나 아는 사람이 여기 살아서.”

 

수린이는 표정이 약간 굳어 보였다.

 

“왜 그래? 안색이 별로 안 좋아.”

 

“너 내가 하는 말 명심해 줬으면 좋겠어.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도 함부로 믿지마.”

 

문이 열렸고 수린이가 내렸다. 나는 아무런 대구도 하지 못한 채. 그냥 그 이야기만 들었다 가까운 사람도 함부로 믿지말라는….

 

내가 내릴 층도 문이 열렸고, 나는 내려서 아저씨가 사는 집을 가기 위해 복도를 걸었다. 그런데 아저씨 집의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어두운 곳에 아저씨 대문 틈에서 비친 환한 불빛이 더욱 환하게만 보였다.

 

나는 아저씨 집으로 들어갔다. 신발을 벗으려 보니, 신발이 2켤레가 있었다. 분명 그건 남자 신발 하나 그리고, 여자의 신발 하나였다. 그런데 분명 그건 고등학생들이 신을만한 여자 신발이었다. 교복에나 어울릴 법한 구두였다. 나는 집안으로 조심스럽게 주변을 살피면서 뚜벅 뚜벅 걸어 들어갔다. 방안은 남녀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왔다. 침대방 쪽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문이 열려 있길래, 살짝 고개를 넣어서 안을 보았다. 침대 끝을 보니 발이 4개였다. 나체의 남녀가 부등켜 안고 있었다. 나는 놀라서 뒷걸음칠 하다가 무언가를 밟고 넘어 졌다. 너무 소리가 커서였을까, 갑자기 집안은 조용하게 적막이 흘렀다. 나는 내가 밟은 것을 보니 교복이었다. 그런데 그 교복은 분명 우리 학교 교복이었다. 놀란 나는 여기를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았다. 방에서 떠벅 떠벅 사람이 걸어 나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서둘러 신발을 손에 쥐고서 아파트 복도를 뛰었다.

 

집으로 돌아온 나는 온몸이 땀으로 뒤덮혀 있었다. 얼마나 아까 두려움을 느꼈는지, 그 땀들의 온도가 아주 낮았다. 나도 모르게 눈에선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때였다.

 

“따르르르르르르릉 따르르르르르르르릉”

 

갑자기 걸려온 전화 한 통, 휴대폰을 확인하니. 형사 아저씨였다.

나는 이 전화를 받을까 말까 계속 생각하였다. 순간 나는 이 아저씨와 있어야 만이 여태껏 일어난 끔찍한 사건들을 해결 할 수 있다고 생각하여, 전화를 받았다.

 

“여…여보세요.”

 

“어, 그래. 신영아, 전화 했었니?”

 

“네…… 아까는 죄..죄송해요.”

 

“무슨 소리니?”

 

“네?”

 

“나 집에 이제 들어가는데.”

 

아저씨가 집에 이제 들어 가다니, 순간 떠오르는 수린이의 말이 떠올랐다. 가까운 사람 함부로 믿지 말라는, 이 아저씨. 믿어야 할까 믿지 말아야 할까.

 

“너희 반에 혹시 은정이라고 있니?”

 

“은정이요?”

 

은정이라면, 오늘 죽은 영진이와 싸웠던 우리 반 아이의 이름이다. 왜 갑자기 그 아이의 이름을 말하는 것일까.

 

“오늘 그 아이가 죽었어. 알고 있었니?”

 

“네? 오늘 죽은 건 그 아이와 싸웠던 영진이라는 옆 반 친구인데요.”

 

“그럼 오늘 2사건이 한 날에 이루어 진건가? 이거 참 복잡하게 되었군. 이거 다시 시작하는 거 같은데….”

“그러게요.”

 

“신영아, 아저씨 말 잘 듣고, 사실대로 말해줘야 한다.”

 

“뭔데요.”

 

“오늘 죽은 아이가 독극물을 먹고 자살을 했는데 말이야, 그 독극물에 너의 지문이 발견 되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