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많으신분들...

실버얏2006.06.06
조회232

다소 길지만.. 읽어보세요..

 

글이 길어서 패스~ 이런분들은 지금 그냥 백스페이스 버튼눌러주시구요..

 

다 읽고 눈물찔끔흘려서 올려봅니다.

 

 

 

 

 

 

 

 

part...1-1


헤벨레레 헤벨레레레

헤벨레레 헤벨레레레 <== 전화 벨소리..-_-;;


전화벨 소리를 들으니.. 왠지 불길한 징조가 느껴졌다...


"여보세요.."

"자기야 나야..*^^*"


역시 나의 불길한 징조는.. 현실로 직면해버렸다...

어이없는 실수로...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제 부로 내 애인이 되 버린 그녀...

수화기 저 건너로 들리는... 이 느끼한 목소리의 주인공이다...


"자기야 뭐해..? *^^*"

"전화 받잖아."


"-_-;;"

"......"


"자기야 내일은 뭐 할꺼야? *^^*"

"'자기야'는 점 빼라.. 징그럽다.."


"알았어... 그럼.. 뭐라 부를까?

서방님? 신랑? 남편? 여보? ....."

"-_-;;

걍 쟈갸라고 불러라...-_-;;"


어흑...! 이건 도저히 못 참겠다... 흔히 여자들은 애교떠는 것도...

예쁘다고만 하는데...

나에게 그녀는 정말 징그럽다는 느낌밖에는 없다...

이런 여자에게 더 이상 시간적 여유를 줄 필요도 없을 것 같다...

당장 내일 차 버려야겠다...

난 가라앉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일 점 만나자.."

"헤헤..*^^* 벌써부터 내가 보고픈 거야?

나도 쟈갸 맘 다 알아...*^^*"


"-_-;;"

"근데 쟈갸... 쟈갸는 어떤 노래 좋아해?"


"그건 왜?"

"빨리... 빨리... 아잉~~~*"


"-_-;"


징그러움을 넘어서... 이젠 완전히 느끼함으로 다가온다..


"장송곡 좋아한다... 됐냐?? 끊어..!"


탈칵...


그녀와 전화 통화만 하고 나면... 어제 저녁에 먹었던 멸치 대가리가

내 식도를 타고 넘어 오는 것만 같다...

반드시 내일... 가차없이 그녀를 차버리고 말리라...!!!

굳은 다짐과 함께... 난 내일을 기다렸다...


다음날 아침...


꿈속에서 그녀를 보는 악몽을 꾸다... 늦잠을 자고 말았다...

난 급히 학교로 달려 갔고...

점심때가 되서야 겨우 학교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런데...


학교에 도착한 나는.... 같은 학과 친구들의 이상한 눈초리를

느낄 수 있었다...

난 평소 가깝게 지내던 동기 녀석에게 물어보았다...


"야 다들 왜 그래?"

"야! 시붕아.. 너 대체 니 앤한테 뭘 시킨거야?"

"웅...???"

"주저리~~~ 주저리~~~"

"-_-;;"


난 학교 운동장 뒷 편에 있는... 동산으로 올라가 봤다...

학과 친구가 말했듯이.. 그곳엔 그녀가 울고 있었다..

동아리로 방송반 활동을 하고 있었던 그녀는...

어제 내가 장송곡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사고를 쳤다고 한다....


싱그러운 아침 햇살이 감도는... 우리 학교 학생들의 등교시간에...

학교 캠퍼스에는 아주 훌륭한 노래가 울려 퍼졌다고 한다....


"이제~~ 가면~~♬♪ 언제~~~ 오나~~~~~♬♪

으야 디야~~~ ♬♪"


젠장..!! 내가 홧김에 했던 말인데... 그녀는 날 위해서 등교시간부터

그 노래를 틀었단다... 정신이 있는 앤지 없는 앤지... 쯧 쯧...-_-;;

덕분에.... 오늘 그녀를 차 버리려는 나의 계획은 무산 되 버렸다...

방송 반에서 쫓겨나서 울고 있는 그녀에게... 어떻게 지금 이별을

고할 수 있겠는가.... 더욱이 내게 들려준다고 그런 짓을 했다는데....

찝찝하긴 했지만... 일단 그녀를 위로해주었다...

나의 위로로 빨리 그녀가 이 사건을 잊기를 바란다...

그래야 내가... 여지없이 그녀를 차 버릴 수 있을 테니까...-_-;;



part...1-2


나는 그가 싫다.. 기생오라비처럼 생긴 것이...

여자를 무슨.. 하루 놀다가 버리는. 장난감 정도로 취급하는 그였다..

더욱이 그는... 얼마 전 헤어진 내 남자 친구와 닮기까지 했다...

내 남자 친구였던 그 놈 역시... 날 가지고 놀다가...

버린 놈이였다.... 나!! 쁜!! 놈...!!!

난 결심했다... 내 남자 친구에게 복수하는 대신...

그에게 복수하리라...!!


나의 계획은 너무나 단순하다... 그가 날 사랑하게 만들어 놓고...

사정없이 그를 차 버릴 생각이다...

난 계획적인 사술로.... 적어도 학교 내에서는...

그와 내가 CC(캠퍼스 커플)로 불리도록 만들어 버렸다...

그리고 나는... 곧장 작전에 착수했다....


얼마 전 방송반 기장하고 심하게 다툰적이 있었다...

그 이후 많이 괴로워하던 난... 방송반을 그만 두기로 했다...

하지만... 이대로 그만 두기엔 너무나 억울했다...

머리를 굴리던 도중... 그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서....

너무나 획기적인 생각을 떠올렸다...

방송반 기장에게도 물 먹이고... 그에게 환심도 살 수 있는... 방법....

이것을 두고 '일석이조'라고 하지 않겠는가...ㅎㅎㅎㅎ


다음날 난... 오전 등교시간 때... 교내에 장송곡을 틀어버렸다....ㅎㅎㅎㅎ

예상했던 대로 학교는 난리가 났고... 방송반 기장은 무참히 깨졌다...


그리고... 지금 내 옆에는 그가 있다....

억지로 우는 것도 힘든 일이긴 하지만.... 그가 날 위로하고 있다...

그도 많이 황당했을거다...

하지만... 어쨌든 오늘 나의 작전은 대 성공이었다...



part...2-1


"어떤 여자든 두 번 이상 만나지 않는다."

이게 여자에 대한 내 삶의 지침이다...

내가 강남의 나이트를 훓고 다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곳에서 만난 여자들 역시... 나와 비슷한 이성관을 가지고 있기에...

하루 즐기며 놀기엔 적당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난... 학교 여자들은 조금도 건드릴 생각 없다...

왜 학교 내에서... 여자들에게 내 소문이 이상하게 났는진 몰라도...

적어도 난 학교 여자들에게 먼저 접근한 적은 없었다...

항상 지들이 접근했고... 나의 냉담한 태도에...

그들이 지쳐 떨어졌을 뿐이다...


내가 그녀를 차 버리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송반 사고도 적당히 잊혀질만큼 시간이 흘렀으니....

내일은 그녀를 확실히 차 버려야겠다....

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part...2-1


방송반 사고도 적당히 잊혀질 만큼 시간이 흘렀으니....

내일은 그녀를 확실히 차 버려야겠다....

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루~~


탈칵..


"여보세요.."

"나야.."


"쟈갸구나...*^^* 내 목소리 듣고 싶어서 전화해떠?

넘 그러지만... 나 부끄럽잖아...*^^*"

"-_-;;"


이젠 그녀의 징그러운 말투도 적응될 때가 됐건만...

나의 미세한 신경세포들은 그녀의 목소리만 들어도...

여전히 바짝 바짝 긴장해 버린다....

할말만 하고, 빨리 끊는게 내 신경세포들에 대한 예의리라...-_-;;


"내일 점 만나자..."

"어짜피 학교에서 만날텐데... 그 말 하려고 전화해떠?"


"아니... 학교 가기 전에 커피숖에서 잠깐 보자...

학교 앞 커피숖 알지?"

"앙... 알아떠... 근데... 쟈갸.... 쟈갸는 무슨 색 좋아해?"


"그건 왜?"

"아잉~~ 빨리 말해 봐~~"


왠지 불안했다... 학교 장송곡 사건도 결국 내 말 실수로 인해서

벌어진 일이 아니었던가....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색깔 가지고 사고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보라색 좋아해.. 됐지...? 끊자... 낼 늦지 말고..."

"앙... 쟈갸 그럼 그때 봐....."


탈칵...


다음날 오전...

난 학교 앞 커피숖에서 단단한 마음가짐으로 그녀를 기다렸다...

어젯밤 수 차례 혼자서 연습했던 '우리 헤어져' 란 말을

머리 속으로 되새기며....


약속 시간이 10분이 지나갔지만... 그녀는 아직 나타나질 않는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루루 뚜루루루루루루~~~


탈칵..


"여보세요..."

"나야... 왜 아직 안 와?"


"쟈갸 미안해... 차가 너무 막힌다.... 아무래도 앞쪽에서 교통사고 났나봐..."

"거기 어딘데?"


"종로 근처야...."

"기다려... 내가 글루 갈게.... 어디가서 점 쉬고 있어..."


"앙... 알아떠.... 쟈갸 빨리 와...."

"그래 알았어..."


정말이지... 여자 차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난 급히 종로로 갔고.....

그 근처에 있는 작은 커피숖으로 들어갔다...

커피숖 이름이... '기쁜 마음' 이란다...

왠지... 이별을 고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커피숖 이름이었다...


커피 숖에 들어간 나는...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탈칵...


수화기 저 건너로 들리는 음성...

왠지 그녀의 목소리와는 달리... 아주 예쁜 음성이 들려왔다...


"...고객님의 전화가 꺼져있사오니 ..."

"-_-;;"


그녀에게 음성 메시지를 남겼다...


"전화가 왜 안돼? 여기 종로 x번 출구 근처 커피숖이야...

전화 받는 즉시 '기쁜 마음'으로 와...."


난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그녀를 기다리기 시작했다...


.....10분...

......................30분..........

..............................................1시간......................


그녀를 기다린지.... 2시간째.....................

아무리 기다려도 그녀는 나타나질 않았다....

니미.......... 아무래도 바람맞은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끓어 오르는 가슴을 억누르며... 난 서서히 커피숖에서 벗어났다...


종로 지하철역을 향해 '터벅' '터벅' 발길을 옮기고 있는데....

지하철역 출구 앞에서....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여자가 보인다.........


보라색 티에 보라색 치마...

보라색 모자에... 보라색 양말...

보라색 신발에... 보라색 귀걸이...

심지어는 입술까지 보라색 립스틱을 발라놓은 한 여자가

눈물을 훌쩍 훌쩍 거리며 앉아 있다.....


텔레토비의 보라돌이를 연상시키는 여자였는데...

그녀의 모습에....

지나가는 사람들도... 연신 그녀를 힐끔거리곤 했다......


그 순간 난... 어제 내가 '보라색'을 좋아한다는 말을 했던 것을...

죽도록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렇다... 그 보라돌이는 바로 그녀였다.... 젠장....-_-;;


'기쁜 마음'이란 커피숖 이름을....

그녀는 '마음을 기쁘게 해서 오라'는 소리로 이해했단다...

2시간동안 날 찾아서 종로를 헤매다가...

결국 지하철 출구 앞에서... 눈물을 훌쩍이며 날 기다렸단다...


진짜 어의가 없는 그녀......

'한심하다' 는 단어로도... 그녀를 표현하기엔 부족하리라....


그녀를 대충 달래서.... 커피숖으로 데리고 왔다.....


여전히 내 머리 속은 "우리 헤어져"란 말만 되새겨지고 있었다...


하지만...


차마 그 말을 할 수가 없었다.....


내게 잘 보이겠다고 온 몸을 보라색으로 도배 해 온 그녀...

날 기다린다고... 2시간 동안.... 지하철 출구에서 훌쩍거린 그녀....

도저히 내 입으로 헤어지자는 말이 떨어지질 않았다....


"우리... 우리....... 헤......... 헤.....................

헤........이질넛 커피나 마시자..."


이게 내 입에서 나온 전부였다....-_-;;

결국 오늘도.....

그녀를 차 버리려던 나의 계획은.... 산산 조각나 버렸다........


그녀의 한심한 행동을...... 난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진정 내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왠지 그런 그녀가..... 밉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지금 내 앞에 있는 그녀가....

내가 지금까지 만나 왔던 다른 여자들과는........

뭔지 모르게......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감정......... 내 자신조차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part...2-2


라디오를 듣다가... 내 귀를 솔깃하게 만드는 얘기를 들었다...

어떤 남자가... 짝 사랑하는 여자에게 환심을 사기 위해...

그녀가 좋아하는 초록색 옷에 초록색 바지.. 초록색 모자를 쓰고

그녀 앞에 나타났다는 얘기였다...


갑자기 그가 생각났다....

어떻게든 날 차버리기 위해... 무단 애들 쓰는 그....

아마 내일도 날 차버리기 위해... 만나자고 했을거다....


하지만... 내가 그리 쉽게 당하겠는가.....


난 그가 좋아하는 보라색으로 내 몸을 도배해버렸다...

하지만.. 왠지 불안했다.... 이 정도로 그가 날 차 버리려는 계획을

막을 수 있을까.......?


다음 날.....


학교로 가는데... 차가 무지 막혔다.... 그에게 전화가 왔고...

우리는 약속 장소를 종로로 옮겼다...


그가 종로에 도착할 때까지.... 오락실에서 놀고 있다가.....

그만 핸드폰 진동을 느끼지 못해 버렸다.....

음성 확인을 해 보니.......

커피숖 '기쁜 마음'으로 오라는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ㅎㅎㅎㅎ


내 머리를 스치는 획기적인 생각.....

그는 분명 기쁜 마음으로 오라고 했지...

커피숖 이름이... '기쁜 마음'이라고 말하진 않았다...... ㅎㅎㅎㅎ


거기다 그는 핸드폰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내가 연락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잔머리의 여왕이 아닌가 싶다...-_-v


일단 난........ 내 핸드폰을 꺼 놓고.........

그가 있는 커피숖 반대편에 있는......

다른 커피숖 안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2시간 동안 그의 동태를 살폈다...


그가 짜증섞인 표정으로 종로 지하철로 이동할 때...

난 재빨리...

그보다 먼저 지하철 출구에 도착해서...

열심히 울고 있는 척을 했다....


날 발견한... 그는........ 한동안 어의없는 표정을 짓더니.....

날 달래기 시작한다.....


결국 그는......

이번에도 내 작전에 또다시 걸려 든 것이다...ㅎㅎㅎㅎ


커피숖에서.... 그는........ 그가 준비해왔던 말을..

결국 하질 못했다....

지가 인간이라면..... 당연히 이런 상황에서.......

'헤어지자'는 말은 못 할 것이다... ㅎㅎㅎㅎ


한동안 날 빤히 바라보기만 하더니.... 때로는 피식 웃기까지 하는데......

날 바라보는 그의 눈길이..... 단지 한심하다는 표정만은

아닌 것 같았다......

내게 호감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징조가 아니겠는가......

나의 작전은 서서히 끝을 맺어가고 있었다.....



part...3-1


오랜만에 압구정동에 놀러갔다...

나이트에서 놀다가 알게된.... 친구 두 녀석과 만나기로 했기 때문이다....

화려한 조명과... 현대식 테이블이 어울리는 카페에서...

우리는 오랜만에 시원한 병 맥주를 즐기고 있었다...


친구: 야..... 너 요즘 왜 이렇게 뜸했냐?

나: 묻지마라... 나 요즘 미치겠다.....

친구: 왜?

나: 여자한테 코 꿰여서... 돌아가시기 일보 직전이다.....


흔히 이런 상황이라면... 보통의 친구들은 아마도 "예쁘냐?" "어떤 애냐?"

이런 질문을 했을거다...

하지만 이넘들의 질문은 공통된 단어에서 시작된다...


친구: 먹었냐?

친구2: 나눠 먹자...ㅋㅋㅋㅋ

나: -_-;;


예전엔 이런 농담을 들어도... 별 생각 없이 넘어가곤 했었는데....

왠지 그녀를 상대로.... 그들이 이런 얘기를 하니까...

그녀에게 죄를 짓는 듯한 생각이 들었다.....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걸까.....

왠지 내 자신이 걱정스러워 지기 시작한다......


잠시 대화를 나누던 우리는....

우리의 본래 목적지인 나이트로 발길을 옮겼다....


part...3-1


잠시 대화를 나누던 우리는....

우리의 본래 목적지인 나이트로 발길을 옮겼다....


화려한 조명... 시끄러운 음악소리.... 온 몸을 흔드는 사람들.....

여전히 이곳은... 산만함의 극치를 달리는 곳이지만...

내게 있어서는 편안함 그 자체인...... 고향 같은 곳이다.....


마음껏 몸을 흔들며... 춤을 춘 우리들은....

서서히 오늘밤을 함께 즐길... 여자들을 고르기 시작했다....


우리가 고르는 여자들....?


많은 걸 바라진 않는다.......

예쁘고.... 섹쉬하고....... 알거 다 아는 여자들..........-_-;;


한 동안 나이트를 돌아보던 우리는... 그냥 딱 봐도...

'선수 일 것 같은 여자' 셋을 꼬셨다...


그들과 새벽까지 놀다가... 우리는 각 파트너를 데리고...

각자 호텔 방으로 들어갔다.....


(중간 생략..) <== 각자가 알아서 상상하시길...-_-;;


다음날 아침.......


지금 내 옆에는.... 나체의 여자가 누워있다.....


예전에 어디선가 이런 설문조사를 했던 기억이 난다...


"자고 일어났는데... 나체의 여자가 누워있다면?"


80%의 남자들의 대답이.... '일단 덮치고 본다...' 였던 것 같다.....

나머지 20%는....?

아마도 순수한 한국의 남자들이었겠지....

그게 아니라면... '트랜스젠더' 였던가...-_-;;


나도 예전 같았으면... 밤새 즐겼더라도....

아침이면 한번씩 더하곤 했었다... (뭘?? -_-;;)


하지만... 오늘 아침은......

예전과는 다른 아침이었다.......

뭘까.... 대체 무엇이.... 지금 내 자신을 죄인으로 만들고 있는 걸까....


조용히 호텔 방을 빠져 나온 나는....

홀로... 많은 시간을 걸어야 했다.....


난... 지금의 내 삶이 좋다......

흔히들 사람들은 날 보며.... '탈선' 이라고 말하겠지....

하지만... 내게 그 '탈선'은 내 삶의 방식이다.... 그리고 그 삶의 방식은...

여전히 지금의 내게.... 가장 어울리는 삶의 길이다......


하지만... 지금.......

아니 좀더 솔직히 예기하자면... 어제 나이트를 온 순간부터....

내 마음속의 한 쪽 구석엔.... 그녀가 조용히 앉아 있었다....

어느 순간부터일까....

그녀는 내게 다른 삶의 방식을 요구하고 있었다....


난 그런 그녀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지금의 내게 난 만족한다....

그녀와 헤어져야 한다.... 내가 변해버리기 전에.... 그녀와 헤어져야 한다.....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여보세요....."

"나야........."


"쟈갸구나~~~*^^* 왜 이제야 연락해떠? 어제 밤에 얼마나

전화했는데..... 내 목소리 안 듣고 싶어떠? *^^*"


이제는 그녀의 말투도 적응이 되 버린건가..... 예전과는 달리....

뭔지 알 수 없는 정겨움이 느껴진다.......


"오늘 점 만나자...."

"앙~~~* 조아 조아...*^^* 근데 쟈갸.... 우리.. 학교 근처에서 만나자..."


"그래... 그렇게 해..."

"학교 앞에... 우리 학과 애들이 자주 가는.. 지하 호프집 알지?

저녘에 거기서 보자...."


"그래... 알았어... 그럼 그때 보자..."

"쟈갸... 잠깐만..!!"


"왜?"

"쟈갸는 무슨 선물 좋아해? *^^*"


"-_-;;"


이젠 그녀가 '뭘 좋아하냐'고 물어 보기만 해도.... 숨이 멈춰버린다....

더 이상... 그녀의 한심한 행동들을 보고 싶지도 않고... 또 그로 인해서...

그녀를 차 버리려는 오늘의 내 계획도 무산시키고 싶진 않다.....

난... 사정없이 짤라서 말했다...


"엉한 소리 그만하고.... 끊어....!"


탈칵...


그날 저녘......


난 그녀와 약속했던.... 학교 앞 지하 술집으로 발길을 향했다....


술집 앞........


이제 그녀와는 마지막이다...... 난 어떤 일이 있어도

그녀에서 이별을 고할 거라고 스스로 다짐했다....

마음을 다지는...... 숨을 크게 내 지르고...... 술집 문을 열었다........


술집 문이 열리는 순간......


"팡.. 파팡.... 팡 .... 파팡..... 파파팡.........!!!" <== 폭죽 소리...-_-;;


내 눈을 중심으로 좌우로....

"생일 축하해..." 라고 말하는

우리 학과 친구들 몇 명이 서 있다.....


그리고 내 시선과 마주하는 정면에.....

꼬칼콘 모자를 눌러 쓴 그녀가.... 두 손엔 케이크를 든채.....

환한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다.......


그들의 입에선... 생일 축하 송이 울려 퍼진다.......


"왜 태어났니~~♬♪ 왜 태어났니~~~♬♪

공부도 못하는 게 왜 태어났니~~~~♬♪-_-;;'


그렇구나...... 오늘이 내 생일인가 보구나...........

고2때 부모님이 이혼하신 이후로.... 내겐 생일이란 것이 없었었다.....

그런 내 생일을... 그녀는 어떻게 알아 낸 걸까........


촛불에 불을 끈 난....

친구들의 손에 이끌려..... 텅빈 술집 안에 홀로 놓여져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그녀는 이 술집을 빌리기 위해서.... 자기 한달 용돈을 다 털었다고 한다......

덕분에 한달 동안 난.........

그녀의 차비... 밥값.... 심지어는 후리덤...-_-;; 값까지 책임졌어야 했다.....


'삼배주' 라며... 친구들이 내게 술을 먹이기 시작한다....

한잔 마실때마다... 마음속으로 내 소원을 말하란다....


한잔.....

"오늘은 그녀를 차 버릴 수 있게 해 주세요..."


두잔째......

"제발 오늘은 그녀를 차 버릴 수 있게 해 주세요......"


세잔째.........

"제발 제발 오늘은 그녀를 차 버릴 수 있게 해 주세요........."


내 삼배주의 세 가지 소원이었다...-_-;;


하지만... 오늘 친구넘들의 목적은 그게 아닌가 보다......

한명씩 소주를 1:1로 마셔야 한단다......

요즘 대학생들은.... 생일 당사자를 취하게 만드는 게... 정석이라고 한단다...-_-;;

나 역시도 예외는 아니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 싫지 않았다.............

내가 술 자리의 주인공이 될 때가 있다는 거.......

내게는 너무 특별한 의미였다....

그들의 분위기에 취해.... 나 역시도 그들과 즐겁게 어울렸다...


늦은 시간.....


친구들은 다들 돌아가고......

그녀와 난....... 학교 앞 호수에 나란히 앉았다........

술 기운도... 서서히 깨가고......

드디어 그녀를 찰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지금까지 날 향한 그녀의 마음들...... 너무나 고마웠다.......

아마도 그 순간들을 난 평생 잊지 못하리라......

하지만... 내게 그런건 순간으로 족하다..........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

즐거움이었다.........


이제 난... 그녀에게 이별을 고하려고 한다......


난 조심스레 흔들리는 내 입술을 움직였다....


"우리.... 이제...... 그만..... 그만........... 헤..............."


말을 채 끝마치지 못하고 있는 그 순간.....!!


난..... 내 볼에 느껴지는 감미롭고 부드러운.........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뭔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자기가 한 행동이... 몹내 부끄러운 듯......

잠시 얼굴을 들지 못하더니.......


"자기야.... 이건 내 첫 번째 선물이고.........

이 쇼핑 백은 내 두번째 선물이야.............*^^*" 라고 말하곤...

어디론가 뛰쳐가 버린다.....


난 아직도.... 내 볼에 느껴지는 부드러움을 지울 수가 없다.....

내 가슴의 두근거림.... 이건 대체 뭘까.....

나체의 젊은 여자를 봐도...... 어떠한 가슴의 동요조차도 느끼지 않는 내가.....

그녀의 프렌치 키스에....... 이렇게 내 가슴을 졸이다니.......


한동안 그 달콤함에 정신을 못 차리던 나는....

그녀가 남긴 쇼핑백에 눈을 돌렸다....

그 쇼핑백에는.... 보라색의 예쁜 편지지와......

그녀의 어릴 적 모습인 듯한 십여 장의 사진들이 들어있었다......


난 그녀의 편지를 서서히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
-나의 따랑스런 쟈갸에게-


난 어릴 때부터 사진 찍는 걸 좋아하지 않았어.....

덕분에 지금까지 찍은 사진이라곤....

이렇게 열 넛장의 사진이 전부야......

이 사진들...... 전부 쟈갸에게 주려고 해........


이러면... 쟈갸는 나의 어릴 적 추억들을 모두 가지게 되는 거야.......

그리고... 지금부터의 나의 추억들은.......

전부 쟈갸와 함께 하는 거구.......

그럼 난... 내 평생을 쟈갸와 함께 하는 게 되겠지....^^*


쟈갸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쟈기야.... 사랑해.......... 쪼~~~옥~~~~~*^^*

~~~~~~~~~~~~~~~~~~~~~~~~~~~~~~~~~~~~~~~~~~~~


결국 오늘도 그녀를 차 버리려던 나의 계획은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


날 위해 준비한 생일 파티......

여전히 잊혀지지 않는 그녀의 키스.......

그녀가 가졌던 모든 사진들......


그 모든 걸 앞에 두고...... 어떻게 그녀에게 이별을 말할 수가 있겠는가.......


하지만........


내가 그녀를 차 버릴 수 없는 진정한 이유는.........


어느새 난 그런 그녀를........

그런 그녀를...........


사랑하게 되 버렸기 때문이다............


내게 그럴 자격이 있는진 모르겠지만............


part..3-2


교수님이 하시는... 서류 정리를 돕다가......

우연히 학생 관리부를 보게 되었다.....

나의 눈은 자연스럽게 그의 신상 정보서로 옮겨갔고.....

난 그곳에서 중요한 정보를 알아 낼 수 있었다....


다음주 일요일이 바로 그의 생일이란다...

그의 마음을 확실히 뺏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은 것이다...


그의 신상 정보서를 좀 더 훓어 보던 중.....

그의 가족란에...... '무' 라고 써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가 혼자 사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 가족이 없는지는 몰랐었다.......


가족이 없다면.... 내가 해주는 생일 파티는.....

그에게 더 특별하게 여겨질 것이다.....


그의 아픔이.... 내 계획에 이용된다는 것이.....

씁쓸하긴 했지만.....

그가 지금까지 여자들을 아프게 한 것에 비교하면....

그는 그런 동정을 받을 자격은 없다고 생각한다.....


'취미' 란을 보니.......

'기타 치고 노래 부르기' 라고 되어 있다.....


자식...! 폼 잡는 것만 알아 가지고........


'특기' 란을 보니........

'격투기 2단' 이라고 쓰여 있다......


힘 쓰는 것만 잘하지.......


ㅎㅎㅎㅎ


갑자기 내 입술에 미묘한 미소가 퍼진다.....


난 취미 란의 '기타 치고 노래 부르기' 를 화이트로 살짝 지운 다음...

그곳에....

'여자 꼬시기' 라고 적어 놓았다.....


그리고 특기 란에는......


ㅎㅎㅎㅎ


'잠자리' 라고 적어 버렸다........


교수님이 이걸 보시면... 아주 좋아하시겠지........ 므흐흐흐흐...-_-;;


그의 생일 전날......


난 한달 용돈을 다 털어서.....

학교 앞 술집을 빌렸다........

돈이 점 아깝긴 했지만.... 이 정도는 되야.... 그가 내게 넘어 올 것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학과 친구들 몇 명에게 전화를 걸었다......


처음에는 죽어도 안 오겠다고 하던 친구들이.....

'레포트' 를 대신 써 주겠다는 나의 한 마디 말에

태도를 바꿔버린다... 두길 넘들...-_-;;


이제는 그에게 줄 선물을 생각해야 한다.....

선물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인스턴트 선물보다는.... 뭔가 의미가 있는 선물로......

그의 마음을 완전히 움직일 수 있는 걸로....... 선택해야 한다......


집으로 향하던 중........ 스티커 사진기를 보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난.... 사진 찍는 걸 무쟈게 좋아한다.....

그 생각을 하는 동시에.....

내 머리속을 스치는 환상 적인 생각...!!!

난 아무래도 천재가 아닌가 싶다....-_-v


난 집에서 아홉 권이나 되는 내 사진첩에서....

열 넛장의 사진을 꺼냈다.....

그리고 그에게 편지를 썼다....

이 열넛장이 내가 가지고 있는 전부라고....-_-;;


그의 생일 날......


내가 빌린... 술집에.......... 그가 들어오자......

내 작전대로.....

내 친구들은 환상의 분위기를 만들어 버렸다.......


그런 분위기에.... 그 역시도 즐거워하며 어울리기 시작했다......

그의 웃는 모습을 보니......

레포트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_-;;


친구들이 다들 돌아가고......... 그와 난.......

호수 앞에 나란히 앉았다........


설마.... 이 정도까지 해 주었는데.....

그가 인간이라면 '헤어지자'는 말을 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그는 인간이 아닌가 보다.......-_-;;


그가..... 갑자기 무게를 잡더니.........

'헤어지자'는 말을 해 오는 것이 아닌가.......


난 너무나 놀라서..... 그가 말을 다 마치기 전에......

다짜고짜 그의 볼에다가 뽀뽀를 해 버렸다.....


그가 당황해 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뭐... 나라고 그러고 싶어서 그랬겠는가.........


난... 일단...... 그에게 준비했던 선물을 주고........

집으로 뛰어 와 버렸다........


그도.... 보통의 강적은 아닌가보다.........

여자가 그 정도로 해 줬으면.... 왠만하면 넘어 와야 하지 않겠는가....


난 밤 새도록 입술을 닦아 내면서..-_-;; 생각했다........


"앞으로 좀 더 신중해야 겠다" 라고........


하지만........


난 곧 알게 되었다.......

그는 이미 내게 완전히 빠져있었다는 것을........


그의 생일 이후.... 그가 날 대하는 태도가 180도 바뀌어 있었다.....


전화 통화를 해도.....

예전 같았으면...


"나야..." "점 만나자..." "끊어....!"


이런 말만 하던 그가......

요즘엔......


"우리 천사 아가씨 뭐하고 있어또?" "내 꿈꾸고 잘 자...."

이런 식으로 나온다.......

느끼한 새끼........-_-;;


어쨌든 확실히 내 계획은 성공한 것이고.......

이제 남은 것은........


여자를 장난감 정도로 취급하는 그에게.........

예전 내 남자 친구였던 그 놈의 몫까지 합쳐서.......


회심의 아픔을 날려주는 것만 남았다.....


그가 날 가장 사랑하는 그 순간......

그에게 가장 뼈저린 이별의 아픔을 안겨주는 거다..........


이별의 아픔을 그들도 똑 같이 겪어 봐야 한다.....

그 아픔이....... 얼마나 사람을 비참하게 만드는지.........


예전의 남자 친구가 떠오른다......


나쁜 자식...!!! 내게 자신의 인생을 맡긴다고 해 놓고.....

그렇게 쉽게..... 날 차버린...... 사람............


그가 날 차버린 그날......

그날은 비가 많이 내렸었다.....


한 겨울인데도.... 정말 끝없이 내렸던 것 같다.......


그에게 차이고.... 버스를 탔는데도......

앞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였으니......


그게 아니라면... 비는 오래 전부터 왔었는데.......

몸은 말랐고....... 눈 앞만 여전히 흐릿했었나 보다......


그리고.... 그 비는..... 지금까지도 오고 있는 것 같다........


part...4-1


꿈을 꾸었다...........

~~~~~~~~~~~~~~~~~~~~~~~~~~~~~~~~~~~~~~~~~~~~~~~~~~~~~~

장롱 앞에서 무릎을 꿇은 채.. 두 손을 들고 있는 내가 보인다.......

이마에 땀이 나는 걸 보니........ 아마도 '벌'을 받고 있는 듯하다.....


그때였다......


방문이 '사르륵~~'* 열리더니........

다섯살 정도의 어린 남자아이가........ 어떤 여자에게 귀를 잡힌 채.....

방안으로 끌려들어오고 있다.........


앞치마가 잘 어울리는 그 여자.........

자세히 보니..... 바로 그녀였다.........


그녀는 그 아이에게 언성을 높인 목소리로.......

"너도... 니 아빠 옆에서 무릎 꿇고 손들고 있어..........!!" 라며

화를 내고 있다........


아하.....!! 그녀와 난 부부 사이인가 보다......... 그리고 그 아이는

우리의 아들인 것 같았다..........


방에서 그녀가 나간 뒤........ 난 그 아이를 안쓰럽게 쳐다보다가

물었다.......


"넌 왜 끌려 왔냐.....?"

"친구랑 싸우다가 엄마한테 걸렸어....ㅜ.ㅠ

.....근데...... 아빠는 왜 벌 쓰는 거야??"


"몰라도 돼.... 이넘아........"

"피~~~~이~~~~~~~*"


어떻게 아들 녀석에게.....

'어젯밤.... 니 엄마를 만족 못 시켜줘서 벌 받는 중..-_-;;' 이라고

얘기 할 수 있겠는가.....


난 아들 녀석과 계속 담화를 즐겼다....


"(싸워서) 이겼냐...?"

"아니...... 졌어.........ㅠ.ㅜ"


"누구랑 싸웠는데.....?"

"옆집에 사는 미선이랑....."


"바보야.... 넌 여자한테도 맞고 들어오냐....!!!

못난 넘... 왜 그케 사냐??"


나의 말에.... 한동안 '씩~씩~~!!' 거리며 분을 삭히던 아들은.....

날 빤히 바라보더니......

내 가슴을 찌르는 회심의 반격을 해 왔다....


"그러는 아빠는... 왜 이케 살아?"

"-_-;;"

~~~~~~~~~~~~~~~~~~~~~~~~~~~~~~~~~~~~~~~~~~~~~~~~~~~~~~

난 내 아들에게 이런 말을 해주고 싶었다.....

"그건 말야..... 엄마를 사랑하기 때문이란다...." 라고....


오랜만에 꿔보는 달콤한 꿈이었다.......


너무나 평범한 집에서.........

평범한 사랑과.......

평범한 행복.......

평범한 일상들이.........


내게 있어서는............ 장래의 가장 큰 바램인지도 모르겠다...........


침대에서 내려 온 난... 오랜만에 거울 앞에 앉아 보았다..........

거울 속에 비친 한 남자가 미소를 짓고 있다.........

거울 속에 그가........ 무척이나 행복해 보였다.......


오늘은 학과 친구들과 함께....... MT를 가기로 한 날이다..........

물론 그녀 역시도 함께 간다.......


서둘러 짐을 챙긴 난........ 우리의 약속 장소로 급히 향했다..........


우리가 정한 MT 장소는 서해의 작은 섬이었다....

선착장에서 배를 탄 우리들은...... 함껏 바다 바람을 즐겼다....


그녀는 오늘도 여김없이... 보라색 옷을 입고 왔다......

바다 바람이.....

난간에 기대어 서 있는 그녀를 휘감더니.....

내 얼굴을 스쳐 지나간다....


바다의 내음과 그녀의 향기가 어우러져....

내게 좋은 느낌을 준다.....


한동안 바다만 바라보던 그녀는..... 갑자기 무엇이 생각났는지.....

내게 말을 건냈다......


"자기야......."

"웅....?"


"자기는 바다하고 배를 보면 뭐가 생각나...?"

"글쎄..... 언 듯 생각나는 건 없는 데...... 그런 넌 뭐가 생각나는데...?"


"난...... '타이타닉' 이 생각나........ 뱃머리에서 여자가 두 팔을 벌린 채.....

서 있는 그런 장면이 떠올라....... 나도 그게 해 보고 싶었거든....."

"우웅.... 그렇구나......... s(-_-)~// <== (무심한 척...-_-;;)"


그때부터.... 그녀는 계속적으로 날 빤히 바라본다..... 젠장...-_-;;


결국 난.... 그녀의 눈초리가 무서워.....

뱃머리 쪽으로 발길을 향할 수밖에 없었다.......


뱃머리에 도착한 우리.......


그녀는 눈을 감은 채...... 난간에 발을 올리고.....

난 그런 그녀의 허리를 붙잡았다......


양팔을 벌리는 그녀......

이젠 영화 속의 주인공처럼.... 감았던 그녀의 두 눈만 뜨면 된다.......


영화 속의 이 상황에선.....

좋은 노래가 흘러 나왔던 걸로 기억된다.........


Every night in my dream~~~♬♪ I see you I feel you~~~♬♪

That is how I know you go on~~~♬♪


하지만... 그녀가 눈을 떴을 때....

우리는 뒤쪽에서 흘러오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어이....... 이봐........! 기다리는 사람들 많잖아.... 대충 점 끝내...!"


우리 뒤로는 우리와 같은 짓을 하려는.......

몇몇의 커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_-;;


섬에 도착한 우리들은..... 예약해 두었던 민박집에 짐을 풀고...

바다로 뛰어 나왔다......


그녀와 나는......


'나 잡~~아~~봐~~라~~~~~~*' 게임도 해 보고...

'비키니 수영복을 입은 여자들을 쳐다보다' 가... 그녀에게 두들겨 맞는

게임도 해 보고......

그녀가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을 때.....

몰래 훔쳐보다가 들켜서... 절라 얻어터지는 게임도 하면서...-_-;; 잼나게 놀았다...


늦은 시간.... 민박집으로 돌아온 우리는......

옹기종기 모여서...... 술판을 벌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각자가 아침에 뭘 먹었는지..... 확인하기 시작했고....

한명... 두명....... 시체실로 실려 가곤 했다......


그녀 역시도..... 어느 순간부터...... 보이지 않는 걸 봐서.......

시체실로 옮겨 진 것 같았다.....


나 역시도 술 기운이 꽤나 올라왔고..... 그 기운 때문인지......

갑작스레 그녀의 자는 모습이 보고 싶어졌다.....


ㅎㅎㅎㅎ <=== 이상한 상상하지마..... 그런 거 아냐....-_-;;


난 정말루... 순수하고도 순수하게.......

그녀의 자는 모습만 보고 시퍼떤..... 쿨럭...... 쿨럭...........-_-;;


하지만.... 시체방에는 그녀가 없었다........ 그녀를 찾던 난...

그녀가 30분전에...... 술을 깬다며.... 바닷가로 향했다는 예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지금 밖에는 비가 오고 있다....... 술에 취한 그녀가 이런 날씨에

바닷가로 간다는 건... 정말 위험한 일이다.......

파도에 휩쓸리기라도 하면.... 정말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난 급히 그녀를 찾으러 바닷가로 뛰어 갔다....

하지만... 그곳엔 그녀가 보이질 않았다.......


걱정된 마음이 두 배 이상 커지기 시작했고.....

그때부터 난.... 미친 듯이 그녀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그녀를 찾으러 다닌지 벌써 1시간째.....

아무리 살펴도 그녀는 보이질 않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난 근처 가게로 들어가 보았다.....

가게 아주머니에게.... 혹시 그녀를 보지 못했는지

물어보려던 것이었다.....


그리고.... 난........ 그곳 마루에서......

대짜로 뻗어 잠들어 있는 그녀를 찾을 수 있었다......


그녀를 깨운 난..... 다짜고짜 그녀에게 격한 화를 내 버렸다....

그렇게 까지 화를 낼 필요는 없었지만.....

알 수 없게 치밀어 오르는 격한 감정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그런 날 보며..........

'미안하다' 는 말만 되풀이 해온다....


그녀의 손을 잡고... 다시금 민박집을 향하는데.....

그녀가..... 조심스레 입술을 열었다......


"쟈기야........."

"왜....!!!"


"아직도 많이 화났어.....?"

"............."


"자기야.... 내가 잘못했어....... 용서해주라......... 아~~~앙~~~~~*^^*"

"(피식..) 그래 알았어..... 빨리 가자..... 애들 걱정한다......"


"자기야........."

"웅......?"


"나 졸립고..... 추운데.......... 나 업어주랑.......^^*"


정말 대책이 안 서는 그녀...... 사람을 그토록 놀라게 해 놓고........

이토록 쉽게 애교를 떨 수 있다니.........

하지만...... 난 그런 그녀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

그건 바로 '사랑' 이라는 마술 때문이리라.......


그녀를 업은 난..... 서서히 민박집을 향해 걸어갔다........


민박집에 도착했을 때...... 그녀는..........

내 등에 업힌 채.... '새근 새근' 잠을 자고 있었다.........


고이 잠들어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니......

어느새..... 나의 화는 다 풀려 있을 수밖에 없었다...........

'사랑' 이라는 마술에 다시금 빠져든 것이리라......



part..4-2


꿈을 꾸었다.............

~~~~~~~~~~~~~~~~~~~~~~~~~~~~~~~~

어느 아담한 집............


남편 되는 사람과 심하게 다투고 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


연신 '잘못했다' 라고만 하는 내 남편...... 자세히 보니......

바로 그였다...........


그는 어젯밤 바람을 피다가...... 나한테 걸렸고........

난 그런 그에게....... 일방적으로 화를 내고 있었던 것이었다........


한참 화를 내던 난......차츰 시간이 지나자.........

조금은 흥분이 가라앉았는지.........

장롱 앞에다가 그를 '벌' 세워 놓는 것으로서........

그를 용서하기로 했다.........


잠시 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대문을 열어보니......... 옆집에 사는 아주머니와......

고등학생인 우리의 아들 녀석이 서 있었다......


옆집 아주머니는..... 뭐가 그리도 화가 났는지.........

다짜고짜 내게 신경질을 부리는 것이었다........


"이봐..... 당신 아들 간수 좀 잘 해.....!!"

"네..?? 저기.... 제 아들이 뭘 잘못이라도 했나요....?"


"내 딸 미선이한테 찝쩍 되잖아.......!!"

"찝쩍 되댜녀?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내가 모를 줄 알아.....!!

당신 아들...... 뒷집 딸래미 임신시킨 지 얼마나 됐다고.....

내 딸 신세까지 망치려고 해.....!!"

"-_-;;"

~~~~~~~~~~~~~~~~~~~~~~~~~~~~~~~~

에휴........ 아무리 꿈이라지만....... 남편과 아들녀석이 저래버리면......

정말 여자로서는 살 마음이 들지 않을 것이다.......


요즘 들어 이런 악몽을 자주 꾸게된다.......


이러다간 그를 차버리기 전에.... 내가 먼저 말라 죽게 생겼다.........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


오늘은 학과 친구들 몇 명과 MT를 가기로 한 날이다.....

물론 그 역시도 함께 간다.....


MT 라고 하면.... 학과 친구들끼리 친목을 도모하는 자리겠지만....

나에겐 다른 목적이 있다.....


이번 MT를 통해서...... 먼저.... 그가 내게 어느 정도까지.....

빠져 있는지... 확인을 하고......

그가 내게 완전히 빠져있다는 확신이 서면.....

바로 그를 차 버릴 생각이다.........


MT 준비를 마친 난.... 급히 약속 장소로 향했다......


배를 타고..... 작은 섬에 도착한 우리는.......

잠시 어울려 놀다가...... 밤이 되자......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한명 두명씩 술에 취해... 쓰러지기 시작했고......

나의 작전은 시작되었다........


난.... 친구 한 명에게만.....

"술 깨러 잠시 바닷가에서 산책 좀 하고 오겠다" 라고 얘기하고는......

술 자리에서 빠져 나왔다.........


밖에는 비가 내리고 있었고..........

여름이라고는 생각지 않게........ 날씨 또한 꽤나 살살했다........


바닷가에 도착한 난....... 숨을 곳을 찾았다...........


근처에 작은 슈퍼가 하나 보인다.......

난 그 슈퍼 주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곳 마루에 앉았다.......


곧 있으면 그가..... 날 찾으러 나올 것이고.........

난..... 그가 쉽사리 날 찾을 수 없도록 할 것이다.........


그때의 그의 반응을 보면.... 그가 날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슈퍼 안에서.... 'TV'나 보면서 그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다행이 'TV'에선 흥미로운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었다....


수십 명의 사람들이........ 어떤 사람한테 절을 하고 있다.........

그리고... 절을 하는 사람들 주위에는......

머리를 빡빡 밀은...... 조금은 험상 궃게 생긴 사람들이......

오른 손에는 작은 몽둥이를.... 왼손에는 동그란 원형 나무를 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입에선 한결같이 이런 얘기가 흘러 나왔다...


"나무~~아미~~타불~~~~~~ 관셈~~보살~~~~~~~*-_-;;"


에혀~~~~* 하필 불교 방송이 나올 건 머람....-_-;;


그 TV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니....... 슬슬 졸음이 몰려오기 시작한다............

어느 순간일까..... 결국 난 잠에 빠지고 말았다.....


"드르르르르릉~~~ 쿠~~~~~울~~~~*" <== 이거 나 아냐...-_-;;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누군가가 날 깨우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난 서서히 눈을 떠보았다............


내 눈동자에 비춰지는 한 남자.....

얼마나 오랫동안 비를 맞았는지....... 온 몸이 비에 젖어있다.....


그 남자.....


다짜고짜 내게 화를 내기 시작한다..........

남자가 그토록 심하게...... 화를 내는 건........

내게 있어선 처음 겪는 경험이었다...........


많이 당황스러웠다.........

하지만...... 그 당황스러움 보다도.... 날 더욱 놀랍게 하는 것이 있었다..........


화를 내고 있는..... 그 남자의 눈에.............

눈물이 고여 있는 것이 아닌가............


온 몸이 비에 젖어 있던 그...........

그는 1시간 동안이나....... 그 많은 비를 맞으면서....

날 찾아 헤맸다고 한다...........


그의 모습을 보니...... 그가 조금은 애처러워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내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난... 내 앞에 서 있는 그를 보면서........

그가 날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민박집으로 돌아가는 길........


난 그의 화를 풀어주려고 무단 애를 썼다......

그의 화가 풀려야...... 차던지 말던지 할 것이 아니겠는가.......


난 약간의 애교와 함께......

그에게 업어 달라고 해 보았다........


나의 말에...... 그는......... 한동안 어의없다는 표정으로 쳐다보더니.........

피식 미소를 짓는다......


그리곤..........


내 앞으로 서서히 몸을 움직이더니.......

자세를 낮추며 앉았다.............


난 그런 그의 등에 업혔다........


비에 온 몸이 젖어 있는.... 그의 피부에서....

미세한 떨림이 느껴져 왔다........


많이 추웠나보다..........


비에 젖어있는 그의 몸이었지만......

이건 멀까........ 너무 편안했다..........


남자의 넓은 등이......... 이렇게 편안한지............

미처 알지 못했었다...........


난 어느새..... 그의 등에 업힌 채로 잠이 들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


난 서서히 눈을 떴다............

그리고..... 난......... 너무나 놀라고 말았다............


아침인데도.... 난 그의 등에 업혀 있는 것이 아닌가........


그는..... 혹시 내가 잠이 깰까봐........

날 업은 채 밤을 지새웠다고 한다..........


무식한 넘.....

내가 아무리 깃털처럼 가볍다고는 하지만........-_-v

밤새도록 날 업고 있었다니.......


이 남자...... 내가 지금껏 알고 있는 그가 맞는가..........


그날 아침...... 난 정말로 확신할 수 있었다.........

그가 날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
.

그리고.... 이젠......... 한 가지 일만 남았다.........

그를 차버리는 일...........!!


집으로 돌아가는 배 안...........


난 곧장 내 마지막 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다........


"쟈기야..........."

"웅...?"


"우리...... 집에 가기 전에........ 잠시 커피숖에 들를까....?"

"나 피곤한데......... 내일 가면 안될까........?"


"안돼~~~~~* 나 꼭 오늘 자기한테 하고 싶은 말 있단 말야......"

"꼭 오늘 해야돼.....?"


"앙....*^^*"

"그래...... 그럼 그렇게 하자.........."


이젠.... 모든 일이 다 끝나간다......... 이젠 커피숖에서............

아주 처절하게 그를 차 버리는 일만 남았다..........


하지만.........


그날..... 우린 커피숖에 갈 수가 없었다...........


배가 선착장에 도착하자......

갑자기........ 그의 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지기 시작하더니.........

결국에 그는....... 친구들에게 업혀서....... 집으로 돌아갔다.........


어제 그 많은 비를 맞고도..... 밤새도록 날 업고 있었으니......

탈이 나지 않는게 어쩌면 이상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그는 친구들에게 업혀서도...... 내게 연신...........

"집에 바래다 주지 못해서 미안해" 란 말만 되풀이해 온다.......


이 남자......... 정말이지 지금껏 내가 알고 있었던........

그가 아닌 것 같았다.............


왠지 그에게서......

남자의 향기가 흘러나오는 것만 같았다.......


나조차 이해할 수 없는...........

남자의 향기가.........



part...5-1


벌써 3일째...... 학교를 못 가고 있다........


온 몸의 열이 도무지 떨어질 생각을 하질 않는다.........

MT의 후유증이 아직도 가시질 않고 있는 것이다......


'아프지 말자....' 라고 그토록 맹세했건만.....


혼자 사는 외로움.... 그건 아플 때만큼이나 더 크게 느껴질 때가 없다.....


약 한 봉지 사줄 사람....

밥 한끼 채려줄 사람이..............

그토록 눈물나게 그리울 때가 없는 것이다......


덕분에.... 혼자라는 외로움은......

미세한 감기 기운도...... 쉽게 치료되지 않게 된다......


그녀에겐 매일 같이 전화가 온다..........

무슨 얘긴지..... 꼭 할말이 있다면서 학교에 나오라는 전화였다...........


오늘도 여김없이 그녀에게 전화가 온다....


헤벨레레~~ 헤벨레레레레~~


"여보세요....."

"쟈기야... 나야......"


"웅..... 그래........"

"아직도 아파....?"


"아니..... 이젠 마니 괜찮아졌어......."

"그럼 오늘 학교 나와라......"


"오늘도 좀 힘들 것 같아........"

"쟈기야..... 나 쟈기한테 꼭 할말 있단 말야........ 쫌 나오면 안돼.....?"


"미안해...... 오늘은 정말 힘들어......."

"쟈기야..... 그럼 내가 쟈갸 집으로 갈게......... 그럼 되잖아......."


그녀가.... 내가 사는 곳에 온단다......

하지만 난....

내 초라한 모습.... 초라한 고시원 생활......

그녀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그건 내 자존심 때문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에게....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싶어하는

내 마음 때문이리라.....


"미안해........ 곧 학교 나갈테니까... 학교에서 보자......."

"아앙~~~~* 싫어......... 나~~앙~~군~~님.......? *^^*"


"웅.....?"

"쟈갸는 왜 '윌리엄 시드니 포터' 가 감방에서 나오자 마자... 작가생활을

시작했는지 알아....?"


"웅...? 그... 글쎄..... -_-;;"

"그건 말야...... '페이소스' 하고 '휴머니즘' 한 작품을 쓰기 위한....

'그리프' 하고 '하드쉽' 한 '익스페리언스'를 얻었기 때문이야...."


"우...웅.....-_-;; 근데 왜 갑자기 그런 말을......"

"그니까.... 내 말은 내가 자기 집에 가야한다는 말이지.....!!"


"-_-;;"

"내 말이 무슨 말인지 알았으면...... 나 쟈갸한테 간다......."


"안돼..... 그러지 말고...... 낼 학교에 갈 테니까..... 낼 보자........."

"쟈기야..................?"


"웅.......?"

"쟈갸는 왜 '미첼 마가렛'이 퓰리처 상을 수상했는 지 알아....?"


"-_-;;"


결국 그녀는 내게 오기로 했다....-_-;;



part..5-2


벌써 3일째 그는 학교에 나오지 않고 있다.....

덕분에 내 계획은 3일째..... 실행시키질 못하고 있다.......


매일 같이 그에게 전화를 해 보지만......

매번 그는...... 아프다는 핑계로....... 학교에 나올 수 없다고 한다.......


남자 녀석이..... 그깟 감기 때문에 3일 동안 앓아 눕는 다는 것이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질 않는다......


그가 혹시 내 계획을 눈치 챈 건 아닌지........ 괜실히 마음만 조급해진다......


결국 난...... 그의 집에 직접 찾아가기로 결심을 했다..........

그에게 전화를 걸어...... 그의 승낙을 얻어냈고..........

그의 집 주소대로....... 그를 향한 내 발걸음을 재촉했다.........


어느 허름한 건물..........


고시원이란 작은 간판만 붙어있지......

마치 판자촌에 세워져 있는...... 작은 빌라 같은 느낌이 든다........


길가의 도로 높이 보다도 더 낮은 이 건물이........

그가 사는 곳이란다..........


나는 너무도 놀라고 말았다..........


내가 아는 그는.....

값비싼 메이커 옷에..... 나이트나 종횡하며 돈을 펑펑 써 대는 사람이었다........


이곳이....... 정말로 그가 사는 곳이 맞단 말인가........

주소를 다시 한번 확인해 보지만........ 내 눈은 틀리지 않았다.........


고시원 총무라는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입구 같지도 않은 너무나도 작은 입구를 통해..........

난 그가 있는 방 앞에 섰다........


외관만큼이나 허름한 실내........

그에게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이곳에 의문을 품으며.........

난 그의 방문에 살며시 노크를 했다......


똑 똑 똑..!!!



part..6-1


그녀가..... 내가 사는 곳에 온단다.........


초라한 내 모습..... 그녀가 어떻게 생각할지 두렵긴 했지만......

어쩌면 나와 평생을 함께 할지도 모를 사람이기에........

내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도.... 그리 나쁘진 않다고 생각했다....


청소할 기운조차 없긴 했지만.......

우리 집에 오는 첫 손님으로써의 예의는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방을 한번 둘러보았다.........


몸 하나 눕기에도 편치 않은 작은 방.........

가구라곤 작은 책꽂이와...... 책상을 대신 한 밥상만 하나 떵그라니 보인다....


먼저 책 정리를 좀 해야 겠다.......


시인 서정주님은.... 자신을 키운 건 팔할이 바람이었다고 했건만.....

날 키우건...... 팔할이 야한 잡지책이었다.....-_-;;


키워준 은혜는 고맙지만..... 그녀를 위해서.....

잠시만 치워둬야 할 것 같다......


잡지책들을 라면박스에 한권 두권 옮길 때마다.....

그 책들이 날 보며 "불효 막심한지고....." 라고 외치는 것만 같았다...-_-;;


책을 다 정리하고 나니......... 또다시 내 눈에 번뜩 띄이는 것이 있었다......


내가 스스로 국보 1호라고 지정한.........

벽에 걸린 액자였다.............


예전에 나이트에서 여자들과 하룻밤을 즐기고....

아침에...... 기념품으로 몰래..........

그 여자들의 팬티들을 훔쳐왔었다.....-_-v


그 중에서도...... 2살 연상이었던 여자의 검은색 망사 팬티는........

내 방 벽에..... 액자로 모셔놓을 정도로..... 내겐 소중한 물건이다....-_-;;


액자 마저 치우고 나니..... 머리에 구슬땀이 맺혔다.......


잠시 뒤........


내 방.... 문 쪽에서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그녀가 왔나보다...........


가슴이 설레인다.......... 곧 있으면 그녀와 내가 단 둘이 방에 있게 될 거라 생각하니....

ㅎㅎㅎㅎ

나도 내 본성은 어쩔 수 없나보다.....^^;;


환한 미소를 짓고는...... 문을 열었다........

나의 사랑..... 그녀가 내 눈에 들어온다..........


하얀색 브라우스에... 청바지를 입은 그녀..........


하지만..........


산뜻한 그녀의 옷 맵시와는 달리........

그녀의 표정은 그리 밝아 보이지 않았다........


문을 스치듯 지나..... 내 방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길.........

뭔가 많은 것이 혼란스럽다는 표정이었다.............


아마도..... 그녀는.......

평소에 봐왔던 나와..... 지금의 초라한 내 모습 때문에...........

많이 당황해하는 듯 싶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나의 아버지라 불리는 사람과....... 나의 어머니라 불리는 사람이.....

이혼을 했다...........


내가 아주 어릴 적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던 그들이기에......

그들의 이혼 사실은..... 날 그리 혼란스럽게 하진 않았다.........


하지만........ 서로간에 날 떠맡고 싶지 않아서......... 싸우는 모습은............

정말이지 날 죽음에 이르도록 미치게 했었다............


공부도 못하고..... 사고만 치는 자식 새끼..............

아마도 내가 그들이라도........ 날 떠맡고 싶진 않았을것이다............


그리고........ 난................

더 이상 내 자신을 비참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결국...... 내가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죽음' 이라는................ 어색한 단어였다.................


내가 태어났던 포항 앞 바다............

그곳에서 난....... 내 팔목에서 분수처럼 힘차게 쏟아 오르는........

빨간 물 줄기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하늘은 내게................

한번의 삶의 기회를 더 주고 싶었나보다...........


그리고 난...... 그런 하늘의 뜻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반년에 한번씩이면............ 내 통장에는 거액의 돈이 입금된다...........

내 부모라는 사람들이........ 넣어준 생활비이다...............


난 그 소중한 돈을............

아주 의미있게......... 나이트에다가도 뿌려대고...............

하룻밤을 즐긴 여자에게......... 잠자리 값으로 팍팍 쓰기도 한다.........


그들의 자식으로써...... 그들이 보내는 돈으로..........

난 더욱 쓰레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하늘의 자식으로써는.........

내가 손수 아르바이트를 해서 번 돈으로..............

고시원 값과..... 내 학업비를 장만해서 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내 이중적인 모습이...........

어쩌면 그녀를 충분히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동안...... 멀뚱히 서있던 그녀..........

이윽고 한 마디 말을 꺼냈다.......


"약은 먹었어....!"

"어.... 그... 그게...... 아직...... 헤헤...^^;;"


"바보야.... 아프면 약을 먹어야 할 거 아냐.......!!"

"어쩌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


"기다려.... 약 사올테니까....... 창문 점 열고........!! 집안에 이게 뭔 냄새냐...."

"우.....웅............^^;;"


그녀는 가방만 딸랑 놔둔 채...... 바로 약국을 향해...... 달려갔다........


혼란스러운 그녀의 표정...... 짜증 썩인 그녀의 말투........

보기에는..... 그녀와 어울리지 않는 것 같기도 했지만...........


난........ 행복했다................


누군가가 날 걱정해주고....... 내게 관심 어린 화를 내 줄 수 있다는 거........

내게 그건.............. 오랜만에 느껴보는 사랑이었다...........


그녀가 약국을 향한 뒤........ 그녀가 시킨대로 창문을 열었다...........


오랜만에...... 내 방엔 햇빛이 비친다.........

그리고.... 그 햇빛은............ 내 마음을 빛추고 있는 듯 하기도 했다.......


몸도 안 좋으면서...... 방 청소를 무리하게 했더니........

많이 피곤했나보다................


졸음이 서서히 몰려 왔다......

그녀가 올 때까지 잠시 눈 좀 붙여야겠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좋은 향기가 내 코를 자극했다........... 난 살며시 눈을 떠보았다........

누워있는 내 옆에...... 그녀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나의 잠자는 모습을 지긋이 지켜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여있는 것이 보인다........

내가 아펐던 게 그토록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걸까......


한동안 우리는 서로의 눈만 바라보았다............

난 그녀의 눈을 바라보면서..... 맹세했다...........


이젠 날 위해서가 아닌.............

그녀를 위해서........ '아프지 않겠다고....'


어쩌면.... 난 서서히 변해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는......... 내 눈을 바라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한동안 날 응시하던 그녀가 이윽고 말을 꺼냈다.......


"밥 채려 놨으니까..... 밥 먹고.... 약 잊지 말고 꼭 먹어....!!"

"우.... 웅........... 그렇게 할께............."


"그리고.................. 아프지 마......."


이미 해는 어둑 어둑해져 있는 시간........


그 말을 끝으로..... 그녀는 자신의 가방을 챙긴 뒤...........

집으로 돌아갔다.............


잠자는 내 모습만 바라보다가 가버린..... 그녀.............

하지만..... 난 그런 그녀를 통해서.............

내 삶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볼 수 있었다.......


지금의 내 기분을 두고.........

사람들은 '행복' 이라는 단어를 쓰나 보다........


행복했다..........

그리고 맹세했다.............


나로 인해...... 더 이상 그녀의 눈에 눈물이 고이지 않도록 하겠다고.........


서서히 변해가는 내 모습......

이젠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이제 나는 혼자가 아니기에.........


그리고..... 내겐...........


그녀가 있으니까...........



part..6-2


외관만큼이나 허름한 실내........

그에게는 너무나 어울리지 않는 이곳에 의문을 품으며.........

난 그의 방문에 살며시 노크를 했다......


똑 똑 똑..!!!


잠시 후...... 서서히 문이 열리더니.......

문 사이로 얼굴을 빼꼼 내 미는 사람이 보였다.......


눈은 쾡하니 꺼졌고..... 얼굴엔 턱 수염이 더부룩한

3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아저씨였다........


그럼 그렇지....... 아무렴 이런 곳에 그가 살 리가 있겠는가......


아마도 그가...... 자신의 아픈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에.....

일부러 주소를 거짓으로 가르쳐 주었나 보다.......


난 앞에 서 있는 아저씨에게 사과의 말을 올렸다.....


"저기.... 죄송해요..... 제가 집을 잘못 찾아왔나 봐요.......

전 아주 느끼하고.... 성격 드럽고..... 여자만 밝히는..........

제 애인을 찾아왔거든여.......^^;;

그럼 안녕히 계세요..........(__) 꾸벅...."


난 잽사게 그곳에서 빠져 나오려 했다........

하지만 그때..... 내 등 뒤로...... 평소 자주 듣던 음성이 들려왔다......


"저기여........!!

느끼하고.......... 성격 드럽고................

여자만 밝히는 당신 애인이란 사람..................

저 맞는 것 같은데여........-_-;;"



좀 과장되게 서술하긴 했지만......


문 사이로 얼굴을 내 밀은 그의 모습을 보았을 때......

난 너무도 놀라고 말았다.....


단 3일만에 보는 그의 얼굴이였건만............

마치 그는....... 백혈병이라도 걸린 환자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를 스치듯 지나..... 그의 방안으로 들어가 보았다...........


두 사람이 앉기에도 편치 않은 작은 방.......


가구라고는.......

껍질이 벗겨져..... 군데 군데 나무 속이 보이는 작은 책꽂이와.....

한쪽 다리가 부러져..... 스카치 테이프를 대충 감싸놓은..........

책상을 대신한 밥상이 전부였다........


노란색 장판마저도.... 대부분이 찢겨져 나가.......

시멘트 바닥이 그 흉한 모습을 그대로 들어내고 있었다..........


너무나 초라한 그의 집...........

그보다 더 수척한 그의 얼굴.............


지난 3일 동안............. 그가 어떤 생활을 했는지는...............

그의 수척해진 얼굴이 모든 걸 말해주고 있었다...........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라왔다..................


바보 같은 사람.......


그토록 아팠으면.......

매일같이 전화했던 내게....... 도움이라도 청했어야 하지 않겠는가...........


물론..... 내가 그 때문에 '화' 가 날 이유는 없다........


내게 그는 어떠한 의미도 없는 사람이고...........

난 오늘 그를 차러 온 사람일뿐이니까..........


오히려......... 지금 난 최적의 기회를 잡은 건지도 모른다............

지금 그를 차 버린다면.........

내가 노렸듯이... 난 그를 가장 비참하게 만들어 버릴 수도 있을것이다.........


그럴러면........ 냉정해져야 하건만...........


난................ 그럴 수 없었다............


내 의지와는 다르게..........

난 지금 그에게.... '화'를 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약을 사러 약국에 다녀온 사이........

그는 작은 방의 구석에......... 다리를 오므린 채 잠에 빠져 있었다........


그의 자는 모습..........

왜일까............. 그에게 연민의 감정이 느껴져 온다............


그의 이런 모습..... 난 여전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결국 난......... 그의 집을 뒤지기로 결심했다.......


내 의문을 풀어 줄 만한 것이....... 혹시 나올까 해서였다.......


물론 남의 집을 함부로 뒤진다는 것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그에 대한 내 의문은....... 내 몸을 이미 움직이게 하고 있었다........


먼저 난........ 밥상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많은 책들과..... 노트..... 서류들이 쌓여있었고...........

난 그것들을 하나씩 훓어보기 시작했다............


특별히 내 의문을 풀어 줄만한 것은 없었지만..........

그에 대한 옛 기억을 떠올릴 만한 레포트 하나를 볼 수 있었다.........


"바퀴벌래와 친해지기....-_-;;" 란 제목의 레포트였는데.........


순간.....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우리가 신입생 시절.....

교양 과목으로 'a bug'(벌래) 에 관한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당시 교수님께서.... '벌래의 친근감' 에 대한 레포트를

과제로 내 준 적이 있었고.......


수업 시간에 그는...... 그 레포트를 발표하게 되었다........


그때 그가 발표한 내용.........의 요지는 대충 이런 식이었다......


~~~~~~~~~~~~~~~~~~~~~~~~~~~~~~~~~~~~~~~~~~~~~~

저는 개인적으로 바퀴벌래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죽이고 죽여도......

끝까지 몰살되지 않는 바퀴들을 보면서.......

전 바퀴벌래에게 패배를 인정했습니다.......


그리고 전 생각했습니다.........


"이길 수 없는 상대라면........ 내 편으로 만들자...........!!"


그래서 저는.........


제 정액을 모아놨다가.......

엄지 손까락 만한.... 암컷 바퀴벌래들을..........

정액속에......... 잠시 빠뜨려 놨다가 다시 풀어놓았습니다.........


아마도 그 바퀴벌래들은..... 제 새끼들을 수만 수억 마리씩 낳았을 겁니다......


그 후로 전...... 바퀴벌래들만 보면..... 부성애가 느껴집니다.....-_-;;


그 이후 전 바퀴벌래들과 아주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_-v

~~~~~~~~~~~~~~~~~~~~~~~~~~~~~~~~~~~~~~~~~~~~~~


그 발표 이후.........


그는 수많은 학생들에게 엄청난 환호와 박수 갈채를 받았고............

그런 모습을 보면서....... 너무나 어의 없어했던 교수님을 생각하면..............

지금도 웃음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다.........


밥상 위에서..... 내 궁금증을 풀어 줄만한 것을........

전혀 발견하지 못한 나는...........

책꽂이 쪽으로 자리를 옮겨보았다............


책꽂이 중간쯤에 작은 서랍이 있는 것이 보인다...........

작은 기대를 걸면서..... 그 작은 서랍을 서서히 열어보았다......


내 기대와는 달리..... 서랍 속에는 그의 속옷만이 들어 있었다........

그는 옷장이 없기에..... 책꽂이 서랍 속에 자신의 팬티를 너 놓나보다.......


근데..... 팬티 모양이 좀 이상하다..........


끈 팬티가 보인다........-_-;;


갑자기 자고 있는 그의 얼굴에....

끈 팬티를 씌어 놓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_-;;


하지만........ 난 그 여성용 속옷 속에서.................

내가 찾고자 했던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검은색 표지의............

그의 '일기장'................. 이었다..............................


그가 확실히 잠들어 있는지......... 다시금 확인을 하고는................

난 서서히 그 일기장을 읽어 나가기 시작했다............


잠시 후...................


다시금 서랍 속에 그의 일기장을 집어넣은 난..............

자고 있는 그의 옆에 조심히 다가앉았다.........


그는...... 즐거운 꿈을 꾸고 있는지...............

자면서도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내 눈에 비치는 그는........

왜일까.......... 너무나도 쓸쓸하고 외로워 보였다..............


그의 부모님의 이혼...............

그의 어릴 적 아픔과......... 그의 자살..............

그리고......... 그가 왜 이런 생활을 할 수밖에 없는지.............


그의 일기장에는 너무도 자세하게..........

내게 설명 해 주었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여버렸다.................


내 눈물이 그의 마음을 우울하게 한 것일까............

자고 있던 그가 날 위로하려는 듯.......... 눈을 서서히 떴다................


한동안 우리는........ 서로의 눈만 바라보았다................


그의 눈동자에 너무나 철없는 한 여자의 모습이 보인다..............


어쩌면 난......

그에게 너무나 큰 잘못을 저지를 뻔했는지도 모른다..........


내 옛 애인을 저주했고..............

옛 애인과 닮은 그를 차 버리는 것으로..... 내 저주를 풀어버리려 했던 나.................


하지만........


내가 차 버리려 했던 그는...........

이미 그의 부모님과.......... 세상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던..........

내 옛 애인과는 다른 종류의 사람이었다..........


갑자기 많은 혼란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는..... 그런 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다정한 눈빛으로 날 바라보고만 있다..............


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많이 늦은 시간........


난 그에게 작별 인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그의 집에서 빠져 나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혼란스런 내 머리속에..........

그가 최근에 쓴 마지막 일기가 스쳐 지나간다..........


~~~~~~~~~~~~~~~~~~~~~~~~~~~~~~~~~~~~~~~~

-그의 일기 중-


일기를 더 이상 쓰고 싶지 않았다.....

과거를 끊임없이 기억하게 만드는...........일기.........

하지만...... 왜일까.............

난 이렇게 또다시 내 아픔을 펴 보고 있다...........


예전에 친구 중 하나가 내게 물어왔다........


'난 아빠가 너무 밉다구....... 그 사람을 대체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구......'


하지만 난...... 그의 질문에 한동안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누군가를 미워할 수 있다는 거.............


그건..... 사람에 대한 관심과 믿음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말이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리고......

날 버린 아버지를.... 미워하지 조차 않는 나로서는..........

그의 질문이....... 너무 어려운 문제였는지도 모르겠다.........


아마도 그때 난........

친구에게 이런 대답을 해 주었던 것 같다.............


"영원히 미워하라고......... 그리고....... 그런 네가 부럽다고.............."


하지만...... 이제 난.................

더 이상 그를 부러워하지 않을거다.......................


내게도........ 미워할 수 있는 사람이 생겼으니까...................


영원히 미워할 수도 있을........ 그녀가........

내 곁에 있으니까..........



part..7-1


사랑을 하게 되면... 유치해 진다고 그랬던가........


요즘 난......


촌스런 꽃무늬 커튼을 보면......

꽃 같은..-_-;; 그녀의 얼굴을 생각하며...... 환한 미소를 짓기도 하고..........


김이 서린 창문에....... 그녀의 이름 석자를 적어 놓고는.......

미친 사람처럼 혼자서 히죽거리곤 하기도 한다..........


오늘도 그녀에게 유치한 장난 전화를 걸어본다.............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루루~~*

탈칵.....


"여보세요....."


수화기 저 건너로..... 나의 사랑..... 그녀의 부드러운 음성이 들려온다........

난........ 그녀가 내 음성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목소리를 바꾸면서........ 유치한 사랑의 장난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그녀'씨 되시죠....?"

"네...... 제가 '그녀' 맞는데요........ 누구시죠........?"


"예...... 여기는 종로 경찰서입니다........"

"네......??? 경찰서요.....???................... 무슨 일이시죠.......?"


"경찰서로 출두 좀 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네....??? 제가 왜 경찰서를.......?"


"절도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신고한 사람이..............

용의자로 '그녀'씨를 지목했더군요......."

"그게 무슨 말이세요...? 절도라뇨....!! 전 남의 물건 훔친 적 없어요.....!"


"일단 경찰서로 오셔서.... 조사를 받아보시죠........"

"말도 안 되여...... 제가 뭘 훔쳤다는 건지...... 신고한 사람이 누군지 말해보세요...!!"


"혹시 "그"를 아십니까.........?"

"'그' 요....? 네..... 잘 아는데요........"


"당신이 '그'의 마음을 훔쳐갔다고..... 그가 신고를 했습니다..... 푸캬캬캬캬....^0^"

"-_-;;"


하지만......

요즘 그녀는..... 그리 기분이 좋지 않나 보다.........


예전 같았으면...... 이런 장난을 쳐도.............

"까르르~~*" 웃으면서....... 함께 즐기곤 했었는데.........


요즘은...... 이런 장난도 재밌게 받아들여주질 않는다........


학교에서조차도.......... 뭔지 모르게....... 자꾸만 날 피하는 것 같기도 했다.........


하루는 진지하게 그녀에게 물어 보았다.........


"너 요즘 무슨 일 있니......?"

"..............."


"왜 그래.....? 내가 뭘 잘못 한 거야...........?"

"그런거 아냐...........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질테니까........

당분간은 그냥 날 좀 놔둬.........."


"...................."

"...................."


"너 있잖아................ 너........ 혹시.......... 혹시.........."

"..........혹시 뭐..............???"


"너 그날이지.....!!! 맞지... 맞지......!!!.....^0^"

"-_-;;"


하지만 그녀는................. 나의 이런 농담조차도...................

침묵으로써만......... 그 대답을 대신했다.............


뭔가에 많이 괴로워하고 우울해 하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 힘이 되어 주고 싶었다..........


'쌩떽쥐베리'가 그랬던가..........


"사랑은 두 사람이 마주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라고.........


그래........ 우리는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사람이기에............

난 그녀의 우울함을 직접적으로 치료해 주기보다는........

그녀가 여유를 가지고 가끔이나마 미소 지을 수 있도록 해 주고 싶다..........


그녀에게 미소를 짓게 해 줄 수 있는게 뭐가 있을까...........


그러고보니....... 그녀는 내게 참 많은 것을 해 줬던 것 같은데...........

난 지금껏 항상 받기만 해 왔던 것 같기도 하다..........


특히도 그녀가 준 열넛장의 사진들은.......

내가 이 세상에서 받아본 가장 가치 있는 선물이었다..........


그녀의 사진들을 보다가.........

순간적으로 내 머리에 떠오르는 좋은 생각...........!!!


그래.....!!! 이 사진을 보고...... 그녀의 얼굴을...........

내가 직접 그려보자.......!!!


내가 직접 그린 그림이라면......

충분히 그녀에게 기쁨을 줄 수 있을거다...........


난 곧장 작업에 착수했다.........

먼저 커다란 도화지와..... 스케치용 연필을 준비했다......


이젠 그림을 그리는 일만 남았다..........


근데.............


생각해보니................


중학교 미술 시간이후로...... 내가 그림을 그려본 적이 없었다......-_-;;


한동안.... 하얀 도화지만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도화지가 날 보며....... "약 오르지~~ 메롱~~*" 이라며

놀리는 것 같기도 하다.....-_-;;


도화지를 확 찢어 버리고 싶었지만.......

그때..... 갑자기 도화지 위에........

'그녀가 환히 웃는 모습' 이 겹쳐져 보이기 시작한다........


야비한 도화지......-_-;;


그래...... 포기란 있을 수 없다.......!!!


그렇게..........

그녀를 위한 나의 특별한 선물은 시작되었다..........



part..7-2


내 자신보다도 더 아껴왔던 사람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타인으로 변해가고................


그런 이별이 두려워......... 미리부터 겁먹고 사랑하기를 거부하는..........

우리 또래의 사람들...................


그건 어쩌면........ 아주 훗날....... 우리 역시도 죽게될 거고.........

그런 죽음이 두려워............

미리부터 삶에 충실하지 못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난...........

그렇게 잘 알면서도.......... 그러지 못했던 것 같다..................


옛 애인과의 이별...........

그리고 그런 이별의 아픔으로...........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고............


결국 난........... 그를 통한 '대리 만족' 적인 복수를 생각했다............


그래..... 그가 진정으로 내 옛 애인과 닮았다고 할지언정..........

그가....... 여자를 하루 밤 가지고 노는..... 성 노리개 정도로 취급할지언정........

난 그를 차 버릴 자격은 없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 보다는........... 내게 더 큰 잘못이 있을 수도 있다...............


이제 난 어떻게 해야할까.............


사랑하지도 않는 사람을......... 내 애인으로 만들어 놓고................

이젠 차 버릴 수도 없게 된 상황...........


그래...... 까짓 것...... 그냥..........

그와 사귀어버리는 것도 생각해보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는 내가 알던 것과는............ 너무도 많은 점이 달랐고................

그에게 느껴지는 연민과............ 따스한 정 또한.........

내게는 좋은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난........... 두려웠다.................


새로운 사람을 다시 사귄다는 것도 두렵지만..........

지금까지의 그의 삶들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문란했던 그의 사생활...........

너무나 복잡한 그의 현실적인 상황들..............


조금은 보수적이라 할 수 있는 내게는...........

벅찬 일일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한 채...........

난 그렇게........ 혼란스러운 나날들을 보내고 있다.............


요즘...... 그는...........


뭐가 그렇게 기쁘고 즐거운지...................

늘 환히 웃는 얼굴로.................... 날 맞이해 준다..................


얼마 전부터는........ 내가 뭔가에 괴로워하고 우울해 한다는 것도 눈치를 챘는지.............

어떻게든 내게 웃음을 주려고....... 무진 애를 쓰기까지도 한다...........


하지만....... 난..............

그런 그를 볼 때마다.................. 목이 메어 온다...............


난 어쩌면 이미............... 그에 대한 결론을 내렸는지도 모른다.................


다만........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것은................

어떻게 하면.... 그의 가슴이 아프지 않도록......

이별을 유도할 수 있을까 인지도...........


그런 내게.........


그의 따스함은......... 아픔 그 자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신이 있다면....... 기도 드리고 싶다.........


나로 인해....... 그가 또다시 버림받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 달라고.......

나로 인해........... 그가 영원히.........

그 어떤 사람도 미워하지 않는 일이............ 벌어지지 않게 해 달라고..........


난 벌 받을 것이다............

아니...... 벌 받아야만 한다...............


그래야....... 그에 대한 미안함이...........

조금이나마 줄어들테니...........


불쌍한 사람..................


불쌍한 사람...........



part..8-1


그녀를 위한 나의 특별한 선물........


먼저 난......

그녀의 얼굴이 가장 선명한 사진을 골라내서........

확대 복사기로 복사를 했다.........


그 다음....... 정밀도 '자' 로...

그녀의 코끝을 중심으로 해서..............

코끝과 눈까지의 길이...... 코끝과 이마 귀 턱 등등.......의 길이를....

전부 '수치'로 표시했다...........


그리곤........ 하얀색 도화지의 중심을 그녀의 코끝으로 맞추고.......

그 '수치' 대로 하나씩 점을 찍어나갔다........


그래.... 한마디로 절라 단순 무식한 방법을 택한거다....-_-;;


하지만..... 사랑은 가장 강력한 무력이라고 했던가.........

일주일동안 코피를 쏟으며....... 난 '점'만으로도 그녀의 얼굴을

그려낼 수 있었다.....-_-v


훗날 친구에게 이 얘기를 해 주었더니.....


"차라리 그렇게 그릴빠에는.........

확대 복사한 사진에......... 먹지를 대고 그리지 그랬냐" 하면서 놀리더군........-_-;;


어쨌든......!!!

난...... 완성된 그림을........ 액자에 넣어서..............

우리 학교 전시관에 걸어 놓았다..............


그 당시..... 우리 학교에서는.........

'한국의 역사적인 인물' 들의 얼굴 그림을...........

전시하고 있었다...........


난 유관순 누님께 각별히 애환을 표하며........

유관순 열사님의 사진을 빼고...... 내가 그린 그녀의 사진을 대신 걸어 놓았다....-_-v


아마도.... 그 사진을 본 몇몇의 학생들이.............

학교에서 그녀를 보게 된다면..........

유관순 누님이 살아 돌아왔다며....... 기절을 할 지도 모르겠다.......-_-;;


이젠 자연스럽게....... 그녀와 함께..........

그 전시관에 들어가서..........

그녀에게 그 그림을 보여 주는 일만 남았다............


그 그림을 본 그녀는....... 너무 감격한 나머지............

내게 안기겠지.........

그럼 난....... 그녀를 침대로 데려가서......... 쿨럭....... 쿨럭............ 이건 아니구나.....-_-;;


다음 날..........


난 그녀와 학교 앞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다.........


내친김에........ 이번엔 내가................

그녀가 좋아하는 '갈색'으로 도배를 해 봐야겠다.........^0^


갈색 옷에..... 갈색 바지...........

갈색 구두에.......... 갈색 양말.............

머리까지 갈색으로 염색을 해 버렸다...............


그녀를 기다리려고 학교 정문에 서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삐리한 눈빛으로 날 쳐다본다............


그녀는 날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보는 종로거리에서...........

보라돌이 차림으로 눈물까지 흘렸었는데...........

까짓 것.... 학교 사람들 몇몇의 눈 길이 대수겠는가...........


더욱이...... 지금 내 눈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삐리한 표정마저도...............

그녀의 환히 웃는 얼굴과 겹쳐 보일 정도다...............


드디어.........


맞은 편 건물 쪽에서 서서히 걸어나오는...........

우리의 그녀가 보이기 시작한다................


그녀와 나와의 사이는 점차 가까워지지만....................

날 구경하는 주변의 많은 사람들 때문에................

그녀는 아직도 날 발견 못했나 보다.........


그녀가 날 발견하길 바라며..................

난 환히 웃는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한참을 서 있던 그녀.........

나의 시선이 이제서야 느껴졌는지...................

서서히 내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아마도........ 내 몰골을 본 그녀는 크게 웃겠지..............


그리고 그녀가......... 전시관에 걸어 논 '그녀의 얼굴 그림' 을 보게 된다면.......

그녀는 기쁨에 버거워 감격의 눈물을 흘릴지도 모른다.........^0^


하지만............. 고개를 돌려 날 발견한 그녀는........

내 예상과는 너무도 다른 행동을 하고야 말았다..............


내 몰골을 본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지나 다니는........ 길 한복판에서................

갑자기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감격의 눈물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상이한................


뭔가 분위기가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난 울고 있는 그녀에게........ 조심히 다가섰다............


흐느끼던 그녀는......... 내 가슴에 자신의 얼굴을 파묻으며...........

내게 이런 말을 해왔다.............


"너....... 왜 그러니................... 너 왜 이토록 날 나쁜 애로 만드는 거니............."


그리고 그녀는 한동안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


무슨 말일까............

왜 내가....... 그녀를 나쁜 애로 만들었다는 걸까..............


결국 난 그녀와 함께........... 전시관도 가보지 못한 채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그녀의 말을 되새기며..............



part..8-2


'라 로시푸코' 가 그랬던 것 같다............


"바람이 불면..........

약한 촛불은 꺼지지만.... 큰 불의 불길은 더 세어지는 것처럼..............

상대가 눈앞에 보이지 않으면......

보통의 사랑은 멀어지고...... 큰 사랑은 깊어진다............." 고...........


난..... 나에 대한 그의 사랑이.............

아직은........... 큰 사랑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그래........ 내 믿음이 옳기를 바라며...............

그의 눈앞에서 사라지는 거다................


어짜피........ 졸업하면 바로 가려고 했던 '미국으로의 유학'...............

난 그 시기를 조금 앞당기기로 결정했다..........


부모님께 동의를 얻은 난..........

유학 서류를 챙기러.......... 학교로 갔다...............


그리고 그날.............

그와는 학교 정문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그래...... 모질게 마음먹고.........

그에게....... 내 '유학' 사실을 알리는 거다............


학교에서...... 상세한 유학 정보와.......

구비 서류를 알아 본 나는...............

그와의 약속 장소인,,,,,, 학교 정문으로 서서히 발걸음을 옮겼다...............


갑자기 내 머리 속에......... 그와의 많은 추억들이 떠오른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에겐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어쩌면 난.......... 평생 가질 수 없는 아름다운 추억들을...........

그를 통해 얻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그런 그에게...........

결국은.....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게 되 버렸다............


불쌍한 사람..........


어느새 내 눈엔....... 작은 물방울이 고이고 있었다.............


학교 앞 정문................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있다...........

뭔가 재미난 구경거리라도 있나보다............


그를 찾아 주위를 살펴보지만............

그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나 보다...............


잠시..... 정문 옆 돌담에 기대어 서 있는데...........

누군가 날 쳐다보는 느낌이 들었다........


많은 사람들이 재미나게 구경하는 어떤 사람..........


갈색 옷에........ 갈색 바지...........

갈색 구두에............ 갈색 양말..............

머리까지도 갈색으로 염색한 사람...................


그 사람........... 그 사람이....................

환히 웃는 얼굴로 날 바라보고 있다...................


자신을 차 버리려고........... 유학까지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조금이나마 웃음을 주고 싶어서............

광대 노릇을 하고 있는............... 그가 보인다...............


비가.......... 비가 오나 보다......................

앞이 너무 흐릿하다.........


갑자기 너무나도 많은 비가............ 내 마음을 한없이 아프게 해 온다.........


아마도 이 비 역시도.......


오래도록 그치것 같지가 않다...............


part..9-1


뜬금없이 그녀가 말해왔다........


"우리..... 여행 갈래........?"


푸하하하...^0^ 그녀와 내가..... 단 둘이 여행을 가게 된 것이다.......


남녀가 단둘이 여행을 간다는 것은......

다른 말로는.... "싸바 싸바" 하게 될 지도 모른다는 말이 아니겠는가....ㅎㅎㅎㅎ


서울역에서 만난 우리는..........

서해 행 기차를 타게 되었다...............


바다가 보고 싶다는 그녀...........


바다라면..... 동이 트는 동해쪽이 더 낳지 않겠냐고 권해봤지만........

그녀는 구지......... 석양을 보고 싶다며...... 서해 쪽을 택했다.............


뭐.... 중요한 것은....... 뜨는 '해' 건... 지는 '해' 건간에.....

그녀와 내가 단 둘이 여행을 간다는 사실이 아니겠는가...........


기차 안........


번거롭게도 우리는.........

급히 표를 끊다보니........ 서로 다른 자리에 앉게 되 버렸다.........


단 둘이 가는 기차 여행인데........

서로 떨어져 않는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아무래도..... 그녀의 옆 자리에 앉은 사람에게.......

자리를 바꿔달라고 부탁해 봐야겠다...........


난 그녀가 앉아 있는 자리 쪽으로 향했다.........


그녀의 옆에는 젊은 아가씨가 앉아 있었다..........

근데..... 그 여자......... 옷 차림이 아주 끝내준다...........


어깨가 훤히 보일 정도의...... 하얀 색 나시티에................

늘씬히 쭈욱 뻗은 다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초 미니 스커트..........

하얀 색 나시티 위로 비치는......... 검은 색 브레이지어까지..............


한 마디로....... 그 여자의 몸에선........


"나 섹쉬해여~~* 나 잡아 먹어~~줘~~~~~요~~~~*" 하는 것만 같았다......-_-;;


갑자기.... 전화번호를 적은 수표를.............

섹쉬녀의 브레이지어 안에 껴 놓고 싶은 충동이 느껴진다.......-_-;;


물론 그녀만 없었다면 말이다.........-_-;;


그 섹쉬녀는.......

자신의 앞에서 우물쭈물하고있는 나와...... 옆에 앉아있는 '그녀'를 살펴보더니.........

내가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를....... 이미 알아차린 것 같았다.........


섹쉬녀는 나보다 먼저 말을 건내왔다.........


"자리 바꿔달라는 거죠....?"

"네...??? 아....... 네.............^^;;"


"잠시만 기다리세요...... 짐 좀 챙기고요......"


아~~~~휴~~~~~~~~~*

아무리 생각해도 그냥 그 여자를 보내는 게.......... 너무 아쉬웠다..........

본능적으로 난 그 여자에게 말을 꺼내버렸다........


"저기.......... 있잖아여............."

"네.......?"


"번거로우신 것 같은데.......... 그냥 제가 가운데 껴 앉을까요......? 헤헤헤....^^;;"

"네...??? -_-??"


"자리가 비 좁은 거 같으면...... 그냥 제 무릅 위에 앉아도 되는데...... 헤헤헤.....^^;;"

"-_-;;"


그 말 직후........ 난.......

그 섹쉬녀의 하이힐과...... 그녀의 운동화에 밟혀.........

비명 횡사할 수도 있다는 것을 늦게나마 알 수 있었다.............-_-;;


좀 과장되게 표현하긴 했지만.............

실제로 난....... 그 섹쉬녀에게...........

농담 비슷하게 해서 위의 말을 던졌었다..............


물론....... 그 섹쉬녀와 뭘 어떻게 해 보자는 것은 아니었다.............

아니었다니까...................................-_-+

아니었던 것 같다.....................................-_--*

아니었던게 아닌 것 같다.................................-_-;;


어쨌든..........!!!


나의 농담에...... 그 섹귀녀는 크게 웃었고..........

덕분에....... 그 섹쉬녀와 그녀....... 그리고 나는............

같이 동행을 하게 되었다..........


요즘들어....... 나와 그녀가 단 둘이만 있게 되면.............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그녀는 항상 우울한 표정만 지었었다............


난 그런 그녀의 모습이 항상 안타까웠다............


섹쉬녀와 그녀는........ 나이가 동갑이었고...............

또래끼리라서 그런지.......... 둘은 금새 친해졌다.................


나를 왕따시켜놓고.......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기차 여행 내내..... '히히덕' 거리곤 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보는......... 그녀의 웃음....................


난 그것이 보고 싶었고........ 그 섹쉬녀에게.............

동행을 요구했던 것이었다............


목적지에 도착한 우리는.........

섹쉬녀에게 작별 인사를 고하고는..............

석양이 잘 보이기로 유명한.......... 어느 바닷가 근처에 도착할 수 있었다...........


커다란 바위 위에....... 자리를 잡고.................

우리는 나란히 앉았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너무나도 청초하고 소청한 물결이....... 나의 가슴을 자극해 온다..............


그녀 역시도 드넓은 바다에 심취했는지...... 한동안 바다만을 바라보더니.........

이윽고 그 시선을 내게로 돌렸다..............


그녀는 내게 뭔가를 말하려는 듯 싶었다...........

하지만....... 그 말이 그토록 하기 힘든지..............

'우물 쭈물' 하기만 한 채........... 많이 괴로워하는 듯 했다................


오히려 보고 있는 내 가슴이....... 더 안타까울 지경이었다..............


사실 난...........

그녀가 내게 무슨 말을 해 올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몇일 전 학교에서...........

친구들로부터.......... 그녀의 유학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나.... 유학가........" 란 말이 그토록 그녀에겐 힘든 말이었을까...........


눈부신 석양의 광채가 서서히 우리를 비추기 시작했다........


마치 붉은 꽃잎이...... 바다에 녹아내리 듯..............

너무나 아름다운 광경에 내 몸은 전율했다...............


하지만....... 그 전율도 잠시일 뿐.............

삼분 정도의 짧은 순간이 지나자........ 이미 태양은 사라지고 없었다...........


왜 그녀가 구지........ 석양을 볼 수 있는 서해를 택했는지............

이제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part..9-2


시간은 정직하다고 했던가..........


유학 준비는 끝나가고......... 미국으로의 출국 시간은 점차 다가오지만...........

시간만은 변함없이 흐르고 있다............


'그'만 생각하면........ 눈물부터 쏟아지는 나의 하루 하루................


그에게 '유학 사실'을 알려야하건만..............

난 그 어떤 말도........... 그에게 할 수가 없었다....................


결국 내가 생각한 것은......... 여행이었다...............

이번 여행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그에게 알리는 거다...............


다음 날............


우리는 기차를 타고는...............

석양이 잘 보인다는 어느 바닷가 앞에 도착했다.................


커다란 바위 위에 자리를 잡은 우리..................


이제는.........

그에게 '유학 사실'을 알리는 일만 남았다..............


바다만 응시하던 내 시선을................

'그'의 눈 쪽으로 돌렸다.............


이제는 말해야 하는데...........


그가 어떤 반응을 보이던 간에.............

그가 날 미워하지조차 않을지라도...............

이젠 말해야 하는데.................


쉽사리....... 내 입술은 떨어지질 않았다...............


눈부신 석양의 광채가 서서히 우리를 빛추기 시작했다..........


붉은 광채는..........

서서히 하늘을 데워가고...........


어느 순간부터일까..............


나의 작은 입술은..............

그의 입술을................ 요람하고 있었다.........................


노을이..... 그 긴 꼬리를 감추며 사라질 때...................

그는 나의 두 눈을 응시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해왔다.........


"그거 아니...........?"

"웅....?"


"내가 널 사랑으로 받아들일 때.............. 난 내 자신에게 맹세했었어..........

나로 인해........ 네 눈에 눈물 고이지 않게 하겠다고............"

",,................"


"'유학' 간다는 얘기 들었어.......................

나 때문에 힘들어하지 마...................

난........... 네가 괴로워하는 모습이............. 네가 유학 간다는 사실보다................

더 아프니까........."


그의 목소리...... 하나 하나가...................

내 가슴을.......... 조여왔다.................


그날 밤.......... 우리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우린.......... 그렇게................

'이별'이란 단어를........ 현실로 받아드리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은 변함없이 흐르고 흘러....................

미국으로의 출국 전날 저녘이었다............


학교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뚜루루루루~~ 뚜루루루루~~*

탈칵...


"여보세요........"

"야이 기지배야.....!! 유학 간다고 이젠 연락도 안하냐...!!!"


"xx구나....... 미안해~~~* 내가 요즘 정신이 좀 없었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작별 파티라도 해야 하는 거 아냐.....?

어쨌든........ 지금 학교에 잠시 좀 나와봐........"


"갑자기 학교는 왜....?"

"재미있는 일 있으니까..... 일단 나와봐......... 학교에서 말해줄께......."


"웅..... 그래 알았어.........."


학교에 도착한 난...... 친구의 손에 이끌려...............

학교 전시관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전시관에는....... 한참 '한국의 위인'들의.................

얼굴 그림(초상화)을 전시하고 있었다...........


친구는......... 어느 그림 앞에 서더니..................

신기하다는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내 앞에 보이는 그림................

그 그림 아래에는 작은 푯말로.......... '유관순' 이라는 설명이 나와 있었다...........


분명........ 설명에는 '유관순'이라고 되어 있는데...........

그림에 나타난 얼굴은........


나였다......-_-;;


주변에서 그림을 구경하던 몇몇 사람들이.................


그 그림과 나의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갑자기 까무러쳐 버린다........-_-;;


친구는.......,,,, 그 그림의 액자를 조심히 들어 올려서..............

액자의 뒷면을 내게 보여주었다...............


그곳엔........ 조금 흐리긴 했지만.............

그래도 선명히 볼 수 있는 작은 글씨가 쓰여있었다.........


"사랑하는.............. '그녀'에게 바칩니다................."


또다시 내 두 눈엔 눈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나쁜 사람.......... 나쁜 사람...................


날 울리지 않겠다고..... 했으면서............

언제까지 날 이토록 울리기만 할건가.................


내 볼을 흐르는 작은 물줄기는..........

내게 말해왔다..............


"바보야.....!! 그를 향한 네 마음.... 아직도 모르겠니.....?"


늦었지만........ 너무나도 늦어 버렸지만.............

바보 같은 난....... 이제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를 향한 나의 마음은............

동정도 연민도 아닌.........


사랑이었다는 것을............


나의 몸은 어느새...........

그의 집을 향하고 있었다..........



part..10-1


오늘 밤이 지나면.....

그녀 또한 내 곁을 떠나가게 된다......


내 아버지처럼..... 어머니처럼.....

날 버린 세상처럼.......


하지만.... 난 그녀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녀가 왜 유학을 결심했는지......

왜 유학을 갈 수밖에 없는지 물으려 들지도 않았지만.....


적어도 나는....

처음부터 내게... 그녀를 사랑할 자격이 없었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맥주 한 캔을 사든 난.....

고시원 뒤편에 있는........ 학교 운동장으로 갔다......


언제부터였는지는 모르지만......

난..... 우울한 일이 있을 때면.... 이곳에 오곤 했었다........


아무도 없는 넓은 운동장 가운데에.....

내 몸을 누일만한 작은 원을 그려놓으면......


그 원의 안만은.....

잉태한 어머니의..... 자궁 속처럼.....

내게 편안한 공간이 되어 주곤 했었다........


한동안 나는....... 작은 원 안에 몸을 눕힌 채......

하늘만 올려다보았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 하늘.......

마치 그건..... 비젼 없는 내 삶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런 내 삶에......


잠시나마 빛이 되어 준....... 그녀에게.........

감사드린다..............


친구들은 내게 말한다.........


"그녀를 붙잡으라고......... 지금 이렇게 그녀가 떠난다는 것은...........

어쩌면 영원한 이별을 의미하는 거라고........."


나 역시도......

오늘의 이별이......... 내일의 만남이 될 거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하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

아니..... 그래선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도 그녀를 붙잡고 싶었다...........

그 마음만은.......... 이 세상 그 누구보다도 내가 더 간절할 것이다.............


그치만.... 지금 내가 그녀를 붙잡는다면.............

우리에게 남는 건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사랑이라는 감정만으로......... 모든 걸 다 버릴 수 있는........

영화 속의 주인공은 아닌 것이다..........


그리고 난...... 자신이 없었다.............

그녀의 미래까지 책임질만한......... 용기가 내겐 없었다.............


지금 내게 필요한 것은...........

이 암흑 같은 사회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 만한 시간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삶의 희망조차 갖지 않았던 내게............

그런 용기를 주었다.............



맥주 한 캔을 비운 난.......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씁쓸한 미소를 지우며....... 다시금 집으로 돌아가려고 하는데............


학교 출구 앞에...........

눈물로 얼굴이 범벅이 된...... 한 여인이 서 있었다...............


내게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던 사람.......


내게 한 마디 물어보지도 않은 체.........

닫혀있던 내 심장을..... 쉽사리 휩쓸어 가버렸던 사람............


그 사람....... 그 사람이..............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가..... 어떻게 이곳에 찾아왔는진 모르겠지만.........

그녀를 다시 한번 볼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난 행복했다...........


그녀는........ 내게로 한없이 달려오더니.............

내 품에 안겨왔다............


그리곤..... 내게...........

소리를 치듯 말해왔다..............


"나 왜 안 잡니.......!!!!

바보야.....!!! 나 붙잡아줘....!!! 나 잡으란 말야..........!!!!!"


결국 난....... 또다시 내 맹세를 지키지 못한 것 같다..............

그녀의 눈에....... 다시금 눈물 흘리게 했으니...........


하지만 난........ 그런 그녀에게 아무 얘기도 할 수 없었다................


이미 내 결심은 섰기에...........

그리고 난......... 앞으로의 내 삶에 대해....... 꿈을 갖기로 했으니까.............


마지막 순간까지..........

나 같은 놈을 사랑해 준......... 그녀에게...............


감사드린다.........


우리는 그날 밤을....... 그렇게 서로를 품에 안은 체...........

지새웠다..........


그녀의 울음 소리를...... 한없이 삼키며..............


난........ 그렇게..................

'이별' 이란 단어를......... 현실로 받아들였나 보다......................


하지만 난....... 우리가 이별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녀의 유학 기간이........ 일년이 될지..... 이년이 될지.........

어쩌면 그보다 더 길어질런지는..... 나도 모른다............


훗날 우리가 다시 만날지라도.........


그때 우리가 다시 사랑을 하게 될지.........

아니면..... 스쳤던 사랑의 추억만을 기억하게 될런지도... 난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난...........

지금의 내 모습과는 많이 변해있을 것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

새는 자신의 둥지를 버리고........ 남쪽 나라로 떠나겠지만.............


난...... 그 새를 기다리며..........

더 강인하고 편안한....... 둥지가 되어 있으려고 한다............


영원히 그 새가.........


돌아오지 않을 지라도..............



part..10-2


그의 고시원 앞에 도착한 난.........

다짜고짜 그의 방으로 뛰쳐 올라갔다.............


하지만.......


그의 방문은 굳게 닫힌 채..... 그를 찾아 볼 수는 없었다.........


난....... 평소 그와 친하게 지낸다던....... 고시원 총무라는 사람에게........

그의 행방을 물어보았다.........


총무라는 사람은..........


"그가 날 만나기를 원치 않아 했다면서........."


대답을 회피했다.................


그게 무슨 말일까...... .그가 왜 날 만나길 원치 않는다는 걸까.........


하지만....... 난.......... 그런 생각보다도..........

그를 만나는 것이 우선이었다...........


난..... 아주 간곡하게 그의 행방에 대해..... 물어봤고.........

총무라는 사람은....... 못이기는 척..........

"고시원 뒤편에 있는 학교"로 가보라고 했다..........


학교 앞까지 쉼 없이 달려간 난........

운동장 가운데쯤에 누워있는.... 그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난 그에게 안기고 싶었다.........

그의 품에 안긴 채.......


"지금껏 내가 잘못했다고...... 내가 잘못 생각했다고.........

이제라도 날 잡아달라고.........."


그렇게 때라도 써야 될 것 같았다..........



그때였다...............


운동장 사이로........ 아주 미세한 흐느낌이 울려 퍼졌다..........


작긴 했지만........ 아주 작긴 했지만.........

분명 그건 남자의 울음 소리였고.............

그 근원은........ 운동장 가운데에 누워있는 그로부터였다.........


그가....... 그가.............

울고 있었다.....................


한동안 그의 울음은 그치질 않았고.........

나의 눈물도 그치질 않았다.........


그는 서서히 몸을 일으키더니..........

내가 서 있는...... 학교 정문 쪽으로 나오고 있었다...............


우린..... 그렇게.............


서로에 대한 사랑으로........

눈물 흘리며.............. 마주하게 되었다.............


난 그에게 달려갔다........ 그의 품에...... 있는 힘껏 안겨버렸다..............


그리고 외쳤다...........


"날 잡아달라고....!!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날 붙잡아달라고........!!!"


그는 입술을 깨문 채...............

한없이 날 바라보며......... 눈물짓기만 한다...............


나 같은 여자를 위해.......... 눈물 흘려준 그에게.................

감사드린다............


우리는 그날 밤을....... 그렇게 서로를 품에 안은 체...........

지새웠다..........


하지만..... 그는...........


끝끝내 날............. 붙잡지 않았다...............


마치 그는...... 무언가를 굳게 결심했다는 표정이었고.............

나의 유학이........ 오히려 그에겐...... 그 결심의 기회인 것처럼 비쳐졌다..........


하지만 난...... 그에게 매달렸다..............


아니.... 좀 더 솔직히 얘기하자면...........

그에게...... 꼭 그래야 할 것만 같았다..............


난..... 그에게 말했다............


"내일 공항에 나와달라고............ 공항에 나와서......... 날 붙잡아달라고.............."


그는 내게 아무 대답도 하질 않았다...........

다만 그는.......... 눈물로써 모든 걸 다 말하려는 듯했다.............


그 눈물의 의미가 뭔지.........

지금 난........ 알 수가 없다................


하지만...... 난................

이것 하나만은 알 수 있었다...............


그는 날 진심으로 사랑했었다는 거............

나 또한 그런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다는 거................


그렇듯....... 우리는............. 사랑하고 있었다는 거.............


그거 하나 만은...............

잊혀질 수 없는......... 사실이었다..............


영원히 잊혀질 수 없는.............



part..완결


그녀는 알고 있을까.......?


내가 그렸던 그림 뒷면에.........

그녀를 위한 나의 편지가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나의 진실된 사랑의 고백과........................

얼룩진 내 눈물의 사랑이.................


그곳에 적혀져 있다는 사실을......... 그녀는 알고 있을까......................



그는 알고 있을까...........?


아홉 권이나 되는 내 사진들을..... 내가 전부 태워버렸다는 걸........


이제는 정말로..... 그가 가진 열넛장의 사진들이........

내가 찍은 모든 사진이 되 버렸고.........


그의 생일날 주었던... 편지의 내용처럼........

이제 그는...... 나의 어릴 적 추억들을..... 전부 가지게 되었다는 걸.............


그런 나의 사랑을........... 그는 알고 있을까.....................




서로에 대한 사랑의 추억이..........

단 둘만의 것으로....... 남겨져 있다는 사실에............


우리는 서로에게.................


감사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