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서는 언제나 위축모드

아스피린2006.06.07
조회1,651

안녕하세요...열혈 다이어트 모드에 돌입한 아스피린입니다.

 

이제 시댁에서 살 날도 얼마 안 남았고...시댁에서 산지도 20개월차면 오래되었죠.

그런데도 아직도 기가 팍 죽은 위축모드네요.

저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최근이었어요.

친정에서와 시댁에서의 내 모습이 너무 비교가 되어서도 있지만...

 

전 아직도 퇴근하고 오자마자 바로 씻은 적이 없어요.

애 먼저 안고 보는 거죠...

가끔 어머님이 밥 먹으라면 부랴부랴 밥 먹는 정도....

그러다가 가끔 화장도 못 지우고 잘 때도 있죠...

어머님이 못 씻게 하는 것도 아닌데 지레 눈치 보면서 씻지도 못하고 애 보고 일부터 챙기게 됩니다.

(그렇다고 집안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도 아니죠...)

남편은 집에 오면 씻는다고 20-30분씩 천하태평인데...그게 다 부러우면서

내가 왜 이런 처지인가...서러운 생각도 들 정도였죠.

시부모님이 하도 애한테 신경을 안 쓴다 뭐라뭐라 하니까 별 군데 예민해진 거죠...

 

어머님이 전에 에어콘을 산다고 인터넷으로 알아보라고 했습니다만...

결국 조금 알아보다 모른 척 해버렸어요. (사실 집에서 인터넷으로 느긋히 볼 생각이 없습니다.)

제 돈으로 사는 것이면 좀 손해보고라고 우선 살텐데...

(전에 애때문에 저희가 산 6평형 에어콘은 2일만에 샀었죠.)

거기다 제가 인터넷 쇼핑에 능한 것도 아니고요.

하지만 어머님은 세일이나 그런 것도 철저히 챙기시고 허튼데 돈 쓰는 것을 못 보시는데

괜히 고른다고 해봤자 좋은 소리도 못들을 것 같더군요.

(어머님은 평소에 메이커도 귀신같이 싸게 사시는 분입니다만...)

 

결국 아주버님이 어찌어찌 싸게 구입했는데 남편이 막 저에게 뭐라고 하더군요.

(남편 빼고 나머지 형제들은 쇼핑의 귀재들입니다. 특히 인터넷 쇼핑...사는 것도 좋아하고...

저희 남편은 돈 쓰는 것은 좋아하지만 쇼핑감각은 빵점이죠...-_-;;;; 카드 줬다가 피봤다는...)

엄마가 전부터 너한테 부탁했는데 왜 그러냐고...

솔직히 제대로 고르려면 많이 신중하고 해야하는데 그렇게 할만한 시간도 없을뿐더러...

제대로 못해서 좋은 소리도 못 들을 것 같아서 그렇다고 했죠...

뭐...남편이 이상하게 생각하거나 말거나 그게 사실이니까요...

 

요근래 저의 태도를 보면 참 이상하기도 합니다.

제가 먼저 거리두고 엮이지 않으려고 몸 사리고...

사실 예전에 크게 몇번 가슴앓이 한 이후로 더 심해졌죠.(직장 문제...애 문제...)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되더군요.

남편은 계속 이상하게 생각하지만...노력으로는 잘 안 되네요.

 

그렇다고 시댁에서 완전 이방인이라는 생각은 아닙니다.

2차적인 가족이라고 항상 생각하고 있어요.

절대 친자식이 될 수 없지만 좀 어정쩡한 2차적 가족이요.

 

이런 절 데리고 사는 시부모님도 쉽지는 않으시겠죠...

저희 때문에 얼마나 힘들고 피해보는 지 잘 압니다.

항상 맘 속이 그리 편하지 않네요. 저희 부모님이라면 나름대로 그에 대한 보상도 해 드릴텐데...

(속물적이지만 돈으로 많이많이 효도했었습니다...^^; 저희가 경제적 여유가 부족해서...)

시댁은 그 방법도 통하지 않아서요...그나마 남편의 강압으로 가끔 밥상 차리고 하는 정도...

하지만 뭔가 어색하기 이를데 없어요...

또 제가 원래 애교가 없어서(남편이 제발 애교 좀 부리라고 사정할 정도..)

더 그런가봐요...

 

빨리 분가해서 볼썽 사나운 모습 안 보여드리고 신세도 안 지고...

홀가분한 마음으로 편하게 가고 싶네요.

다른 것은 바라지도 않아요.

자꾸 같이 살고 부대끼니 안 좋은 모습도 많이 보이고 또 많이 보게 되고...

신세 지니 제 마음 한켠에 항상 부담으로 자리 잡아서 위축되고 되는 일도 없는 것 같고...

참 마음이 거시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