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 이야기 (16) * 살아있는 것이건 죽어있는 것이건 자신의 거미줄로 덮는 지금은 흰 거미의 세계 삶의 내부에서 아우성치던 소리마저 갇혀 고요하다. 마치 잠 속으로 오는 꿈처럼 누구나 단 한번 만날 수 있는 죽음이 아무도 모르게 찾아온다면 세상에서 제일 먼저 썩어 없어질 위로는 하늘보다 거룩하고 아래로는 땅보다 위대하며 무한 속으로 흘러가는 피와 근원의 구조를 지탱하는 뼈 쪼개지지 않는 살로 이루어진 환생하는 만물을 잉태한 생명보다 고귀한 사랑을 그저 육신의 관속에 넣어 슬프게도 매장하려 하는가 그것을 재빨리 알아차린 냉철한 머리의 흰 거미는 흰 거미줄이 들키지 않는 밤 흰 가루를 도시전역에 뿜었다. 밤사이 흰 거미줄에 갇힌 세계 전당포에 자신의 몸을 저당잡힌듯 더 이상 밖으로 활동하지 않는다.
- 겨울 이야기 (16) -
* 겨울 이야기 (16) *
살아있는 것이건
죽어있는 것이건
자신의 거미줄로 덮는
지금은 흰 거미의 세계
삶의 내부에서 아우성치던
소리마저 갇혀 고요하다.
마치 잠 속으로 오는 꿈처럼
누구나 단 한번 만날 수 있는
죽음이 아무도 모르게 찾아온다면
세상에서 제일 먼저 썩어 없어질
위로는 하늘보다 거룩하고
아래로는 땅보다 위대하며
무한 속으로 흘러가는 피와
근원의 구조를 지탱하는 뼈
쪼개지지 않는 살로 이루어진
환생하는 만물을 잉태한
생명보다 고귀한 사랑을
그저 육신의 관속에 넣어
슬프게도 매장하려 하는가
그것을 재빨리 알아차린
냉철한 머리의 흰 거미는
흰 거미줄이 들키지 않는 밤
흰 가루를 도시전역에 뿜었다.
밤사이 흰 거미줄에 갇힌 세계
전당포에 자신의 몸을 저당잡힌듯
더 이상 밖으로 활동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