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2살의 현역 특례병입니다.

특례병200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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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철야를 하면서 답답한 마음에 몇자 끄적입니다.

저는 22살에 현역특례로 일한지 6개월이 됬습니다.

물론 신체검사에서 1급판정을 받고 군대갈 날만 손꼽고 있었지만

국가기술자격증 소지자에 한해서 현역특례병이란 제도가 있더군요

 

고등학교때 썩 공부를 잘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지방4년제 대학에 합격했었습니다.

그치만 그때당시 상당히 어려운 집안형편때문에

차라리 기술을 배우자는 생각으로 직업훈련원으로 들어왔습니다

옛날과 달리 요즘 직업훈련원은 전문학사과정으로 인정받을수도 있고

자격증취득도 일반 기술대학보다 쉬운편입니다.

물론 전액 국비로 거의 돈들이지 않고 2년간 기술을 배웠습니다.

 

21살 12월에 조기 취업을나와서 몇군데 면접을 봣습니다.

그때마다 들은소리는 "군대나 가지 뭐하러 특례를 고집하냐" 였습니다.

집안형편도 그리 좋은편은 못되고

군대에가서 시간을 보내느니 남들보다 먼저 돈모으고 사회생활하면

군대간 친구들보다 앞서서 기반을 닦을수 있지 않을까 하는게 제 생각이였습니다만..

4급판정특례병에비해 현역특례병은 자리도 별로 없을뿐더러

몸에 별다른 하자가 없으므로 거의 생산직 주야간 맞교대 혹은 3d업종에 국한되있더군요

 

그나마 저는 서울에 한금형업체에 취직할수 있었습니다.

기술배우는것도 빠르고 주간이라 다른친구들보다 잘풀렸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 1달동안은 사상...금형조립부에서 일했습니다.

말그대로 기계에서 나온 금형 부품들을 하나의 완성체로 맞추는...말그대로 노하우부서라고 할수 있습니다. (큰업체에서는 조립만 하지만 작은업체는 조립에서 필요한 거의 모든 공정을 직접 손으로 합니다)

그때당시에 일이 상당히 많이 밀려있어서 매일같이 철야에 잔업의 연속이였습니다.

말그대로 파김치가되서 기숙사에 쓰러져 잔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게다가 아침식사로 나오는 라면은...정말이지 먹기싫어도 허기져서 먹었습니다.

또 특례병의 특성상 부려먹기 좋다는 회사의 인식으로

회사에서는 거의 잡부로 통했습니다.

 

그렇게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지나고

어느정도 일이 손에 익을쯤에는 저도 나름대로  일 돌아가는것도 눈에 보이고

딱히 시키지 않은일도 혼자 할수 있을정도가 됬습니다.

 

근데 문제는 회사에서 특례병으로 접수시켜주겠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계속해서 미루는것이였습니다.

너는 너무 몸이 약하다는둥 그래서 어디다 쓰겠냐는둥

하면서 접수를 미루면서도 여기 그만두면 일정기간내에 다른데 못가면 군대가야된다

는식으로 협박아닌 협박도 받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4개월이 흘러서야 접수를 했고 4월1일자로 접수해주겠다던 당초 약속과는 달리

28일자로 등록되어 2009년2월에 특례만기복무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특례로 이름을 올린지 1달반정도 됬습니다.

그동안 새로운 기계가 들어와서 제가 그 기계를 맡게되었습니다.

와이어컷팅기였는데 첨 접해보는 생소한 기계를 3일간의 판매업체로부터의 교육만 받은채

오늘까지도 매일같이 철야와 잔업을 반복하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정말 아무것도 몰라서 회사 아저씨들과 형들 말만 믿고

내가 쉬운일하게됬구나 했는데

쉬운일도 하는법을 알아야 쉬운거지..ㅡㅡ

 

소딕AQ537기종은 대략 초정밀가공..반도체금형쪽에서 쓰는 기계를

우리같은 막금형회사에 사들여와서 아무런 사전지식도 없이 내질러 놓고는

기초교육조차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마치

누구나가 할수 있는 일인양 시키고 있습니다...

 

뭐 제가 머리가 나빠서 그런것일수도 있지만

그렇게 쉬운기계라면 500~600페이지를 넘는 메뉴얼을 만들 필요도 없었겠지요..ㅡㅡ

기술을 배우겠다고 생각한 날부터 기계쪽 계통일이 힘든건 각오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치만 뭔가 말할수 없는 정신적 압박을 받는일에 이제는 이력이 납니다

매일같이 알수도 없는 이유로 불량이 나고 혼나고 또 다시하고 또다시하고

A/S에 전화를 해도 기계상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니

저도 답답하고 A/S측도 난감한듯 찾아오시곤 합니다..

그떄마다 늘 오시는 아저씨께서도 이해못한다는 표정이고...

와이어 외주집의 형도 이렇게 일시키는곳이 어딧냐고 슬쩍 찾아와서 고민을 들어주기도 합니다.

 

매일같이 현장에 혼자남아서 새벽까지 안되는거 되게하려고 붙들고 있다보면

다음날 꾸벅꾸벅 졸다가 혼나고....또 잔업하고...

 

가끔 술마시면서 이런이야기를 털어놓으면 어떤사람들은

군대가는것보다 훨 낫자나? 너 군대가기 싫어서 안간거 아냐?

이렇게 말하곤 하는데...군대는 잔업 없습니다..ㅡㅡ

1주일동안 새벽3~4시에 자서 아침 8시30에 출근하면 정말 죽어버리고 싶습니다.

화장실에 쭈그리고 앉아서 5분씩 자고 점심은 굶다 시피하고 1분이라도 더 자려고 혈안이 됩니다.

군대도 행군할때 그렇게 한다고 하시는 분들....

차라리 그냥 걷는건 육체적으로만 피곤하지만

제가 새벽까지 아무생각없이 가만히 앉아있는건 아닙니다.

 

물론 편한 특례병 자리도 많고

저보다 더 훨씬 어렵고 힘들게 일하는 분들도 많은거 알고 있습니다.

뭐 그냥 어떻게 보면 넋두리고 신세한탄정도 인거 같습니다

남들 대학다니면서 술마시고 동년배들이랑 어울리고 연인이랑 데이트할때

돈없어서 손에 기슬무쳐가며 인문계고등학교 나와서 쌍판 모르는 기계만져가며

손에 잔상처 늘고

이제 남들 뻉이치러 군대갈때쯤되니까

더 큰기계앞에 세워놓고 매일같이 욕먹어가며 또 일하고 잇는 내모습을 보니

남들이 말하던 20대의 모습은 어디있나...하고 생각이 듭니다.

 

다른 특례친구들도 가끔 전화해서 자리 알아봐줄테니 옮기라고

그런회사 있음 몸망가진다고 합니다

요즘들어 더욱 심하게 충동이 느껴지는군요

아까 저녁엔 여자친구도 전화로 막 화를 내면서 그런데 뭐하러 있냐고 옮길수 있음 빨림 옮기라고

하더군요 눈물까지 울먹거리면서..ㅡㅡ;;;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서 또 다시 시작하는 회사가 여기랑 비슷하다면

다시 시작할수 있을지 모르겠군요...차라리 군대를 가면 속이 시원하겠는데..

적금붓던거랑 주택부금 생활비도 보내드려야하고.....감당해야할게 너무 많습니다.

길거리에 많은 젊은이들(나도 젊은이지만..;;;)보면

저사람들은 뭐하고 지낼까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듭니다.

공부하는 사람도 있겠고 저처럼 일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왠지모르게 요즘은 사람이 많은곳에 가면 위축되버리고 맙니다.

내가 왠지 모자라보이고 우스워보이고...

 

결국 결론없는 신세한탄이군요...

읽어주신분들 감사하고 젊으신분들이라면 이런인생도 있구나 하고

자신의 생활을 돌이켜보세요

저처럼 같은생활을 하시는분들은...같이 술이나 한잔...ㅎㅅ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