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과 파스칼 백작일행 그리고 베론과 리나, 크루터등 쟈렌 성을 떠난 일행들은 수도 크론으로 향하던 중 만난 폭우로 인해서 잠시 이동을 멈추고 커다란 나무아래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나무의 크기가 엄청나게 큰 것으로 봐서는 꽤 나이를 많이 먹은 나무 같았다. 보통의 어른이 20명 정도는 손을 잡고 돌아도 될 만한 굵게에 뻗어나간 나뭇가지만 해도 주위 30미터 정도를 그늘로 만들정도의 엄청난 크기의 나무였다. 모두가 시원하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나무아래서 쉬고 있었지만, 컬리는 이런 비를 맞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지 비가 오기 시작할 때부터 연신 투덜거리고 있었다.
“ 에이~ 이런 날씨에 떠나는 것 자체가 맘에 안 들었다니까. 비맞으며 다니는 것이 얼마나 안좋은데.... ”
“ 컬리! 그만좀 쫑알거려라. 도대체 넌 언제나 그 입을 다물고 조용히 살래? ”
옆에 있던 마르첼이 계속 조잘거리며 투덜대는 컬리에게 한 마디 했다. 한 두 번 보는 것이 아니었지만 이런 날씨에 그런 투정을 들어줄만큼 불쾌지수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한 쪽에 서 있던 베론 역시 컬리에게 한마디 했다.
“ 그래 컬리! 이제 그만 해라. 그렇다고 비가 그치는것도 아닌데 넌 입도 안 아프냐? 그렇게 계속 투덜거리게? ”
“ 호호호. 컬리는 아직 어려서 그런 것이니 모두가 이해를 해주어야지. 그치 컬리? ”
“ 역시 리나 밖에는 없다니깐. 근데 리나! 난 그렇게 어리지만은 않다고. 이제 나도 어른이 다 됐단말야. 이것 봐 키도 얼마나 많이 자랐는데. ”
그러면서 자신의 키를 자랑하듯 껑충 뛰어서는 리나에게 다가가 머리위에 손을 올리며 컸다는 모션을 취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뭐라 말을 한 마르첼에게 시비를 걸 듯 비꼬는 듯이 물었다.
“ 야! 마르첼. 너 정령을 다루는 정령사가 맞냐? ”
“ 당연하지. 근데 그건 왜 물어? ”
“ 아니, 난 이상한 것이 있어서 그러지. ”
“ 그게 뭔데? ”
컬리는 저쪽에서 파스칼 백작과 잡담을 하고 있는 린을 힐끔 쳐다보며 자신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대답했다.
“ 다름이 아니고, 넌 어려서부터 정령과 친화력이 있어서 정령사가 된 거잖아. 근데 저기 있는 린은 말야. 정령과 친화력이 있는 것 같이 안생겼는데 어떻게 된게 정령을 처음으로 불러본 다는 놈이 정령왕을 불러내냐 이말이야. 안그래? ”
“ 그건 그렇지. ”
컬리의 말에 마르첼은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보았다. 자신이 가르쳐준 정령과의 계약으로 린은 정령왕인 샐리온을 소환한 일을 생각해냈다. 모두는 린의 정체에 대해서 다시 한번 궁금증을 가지기 시작했다.
“ 그리고 그것도 그거지만 또 하나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린이 도대체 마법사인지 아니면 검사인지 아니면 파이터인지 모르겠단 말야. ”
“ 맞아. 그것도 그렇군. ”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베론이 맞장구를 쳤다. 모두가 자신의 말을 주의 깊게 듣자 신이난 컬리는 더욱더 긴장감있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 그렇지?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단 말야. 저번에 크루터와 결투할 때도 모습이 순간적으로 사라졌잖아. 그리고 쟈렌 성에서도 그렇고. 화이어 볼을 사용하는 수준이 거의 대 마법사 수준이라고 리나가 그랬잖아. 안그래? ”
“ 그건 그래. 그런 마법을 사용하는 사람을 난 여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단지 그냥 대단하다고만 생각했지 다른 생각은 안 해본 것 같아. 도대체 린의 정체가 뭘까? ”
“ 이상한 것은 또 있어. ”
“ 또 뭔데? ”
모두가 컬리에게 이구동성으로 물었다.
“ 그건 말야. 밤만 돼면 린이 없다는 거야. ”
“ 뭐? ”
모두들 그 얘기를 듣자 전부터 지금까지 린과 함께 있으면서 밤에 한 번도 린을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냈다. 린의 옆에 서 있는 크루터를 바라보며 컬 리가 낮고 작은 목소리로 일행에게 속삭였다.
“ 혹시 크루터도 못 봤을지도 몰라. 항상 크루터도 린의 주위에 있지만 저녁에는 같은 곳에서 잠을 자지는 않잖아? 그리고, 우리가 처음에 린을 만나고 난 다음 날인가에 린이 자꾸 다른곳에서 혼자 떨어져서 잔다고 걱정된다던 리나가 린을 찾으러 간 적 있잖아? ”
“ 그랬지. 그때 내가 이상하게도 길을 헤메고 못 찾아서 모두가 많이 걱정을 했었지. 근데 그건 왜? ”
“ 그때 말이야. 혹시 린이 무슨 술수를 부려서 그렇게 한 건 아닐까? 뭐 그런 마법같은게 있을수도 있잖아.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그러는 그런 마법말이야. ”
컬리의 말을 듣는 순간 리나는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는지 소리를 큰 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 맞아. 그런 마법이 있어. ”
리나의 큰 소리에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들에게 쏟아졌다. 리나는 조금은 멋쩍은 듯이 머리를 그냥 쓰담듬었고, 컬리와 마르첼이 주위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손을 저어 보였다.
“ 리나!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면 어떻해! 조용히 말해야지? ”
“ 아~ 미안. 내가 좀 흥분했나봐. 미안 미안. ”
리나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얼굴은 놀란 표정이 역력했다. 그런 리나를 바라보며 베론은 리나에게 조용한 음성으로 물었다.
“ 그건 그렇고 그게 뭔데? 그런 마법이 있긴 있는거야? ”
“ 그래. 그런 마법이 있다고 들었어. 마법중에서 가장 어렵고 펼치기 힘든 마법이 있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어. 내가 마법을 처음 배우고 처음으로 니온의 수도인 니온에 있는 마법사 총단에 내 이름을 등록하러 갔을 때 그곳에 있는 마법총단 현관에 서있던 동상이 있었지. 난 처음에 그냥 어떤 사람의 동상이겠거니 했는데 그 동상 밑에 그 인물에 대해서 자세히 써 있더라구. ”
“ 그래 뭐라고 써 있었는데? ”
궁금함을 참지 못하는 성격 급한 컬리가 다그치며 물었다. 그런 컬리의 표정에 리나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 그 밑에 뭐라고 써 있었냐면은 첫 머리에 ‘ 이 시대가 낳은 최고의 마법사 캬르멘 드 모데르노공작 ’ 이라고 써있었어. 그리고 그 밑으로 ‘ 마법의 최고 경지인 15써클의 경지에 다다른 마법의 신이며, 누구도 펼치지 못 했던 마법결계를 실현시켰던 마법의 절대신으로 불리어졌던 인물. 200년 전 실종되었고, 니온의 국왕이 직접하사한 공작 칭호를 받은 유일한 마법사로 기록되어짐. ’ 이렇게 써 있었지. 그래서 내가 궁금한 것이 있어서 마법사의 모든 사항과 행적이 기록되어 있는 마법도서관에서 그 사람의 자료를 찾아봤는데,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어. 그 사람이 니온의 공작으로 있었을때에는 어느 국가도 니온을 넘볼수가 없었을 뿐 아니라 니온의 최고 전성기를 맞이했던 시기라고 했어. 그리고 그 캬르멘이라는 마법사는 전쟁을 무지 싫어했던 인물이라고 써 있었어. 그래서 그 사람이 있었던 시기엔 니온을 넘보는 국가도 없었고, 니온이 전쟁을 벌이지도 않은 평화의 시기였지. 헌데 한 번은 킬레네(killene) 대륙의 탈타나(tal-tana) 가 니온을 쳐들어 온 적이 있었는데, 니온의 과학이 많이 발달되어 있어서 탈타나와 해상무역을 가끔씩 할 때가 있어서 교류는 있었지만 서로가 싸움은 하지 않은 우호적인 관계였거든. 헌데 탈타나의 배가 니온으로 향하던 중 니온의 근접지역에서 해상도적단에게 물품을 모두 강탈당하고 배가 폭발해버렸던 거야.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 안에는 탈타나의 왕자가 타고 있었는데 그 왕자도 죽어버렸지. 그래서 탈타나에서는 니온의 해안 경계가 잘못이라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지라고, 아니면 전쟁이라며 압력을 가했었지. 그 때 캬르멘 공작이 탈타나에 혼자 가서 탈타나의 국왕과 단판을 짓고, 해상에 나타났던 해적은 물론이고 인근해에 있는 모든 해적들까지 모조리 없애버렸대. 그것도 혼자서. 책에 써있기론 캬르멘이라는 마법사가 마법을 한 번 펼치면 바다에서 폭풍이 일고 해일이 일어날 정도의 마법을 펼쳤다고 써있었어. ”
“ 그래? 그정도란 말이지?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
“ 휴~ 그런 사람도 있어? 혹시 그 사람 드래곤아니야? 인간이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 ”
컬리와 마르첼은 리나의 말에 그 캬르멘이라는 마법사가 정말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했고, 그런 능력들을 상상하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리나의 말을 유심히 듣고 있던 베론은 궁금한 듯이 리나의 다음말을 보챘다.
“ 리나! 혹시 그 사람이 펼쳤던 마법결계가 그런 거니? ”
“ 그래. 내 생각에도 그런 것 같아. 들어가면 빠져 나오지 못하는 그런 것이 마법결계인 것 같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환상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했어. 일반적인 환상현상은 잠시 눈의 착각을 일으켜서 안보이는 것 뿐이지만 마법으로 빠져나올수도 피할수도 있지만 결계는 다르다고 했어. 그때도 내가 린을 찾으러 갔을 때 혹시 내가 길을 잃은 것이 아닌가 해서 마법을 펼쳐서 길을 찾으려고 했는데 어떤 마법도 펼칠 수가 없는거야. 내 몸이 이상한 것도 아닌데 마법이 안돼서 난 그냥 이곳의 지형이 안 좋아서 마나가 모일수 없는 그런 곳이러니 하고 그냥 이상하다고만 생각했지 더 깊게는 생각을 안 했거든.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혹시 그것이 마법결계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네. 혹시 린이 그 마법사의 후인이 아닐까? 린이 말하던 할아버지도 그렇고. ”
“ 하지만 이상한 것이 있어. 만약에 그 마법사가 린의 할아버지라면 200년 전에 실종되었으니까 그때의 나이가 70세에서 100세 정도 였다고 생각하면...... 지금 나이가 300살은 넘었을걸? 사람이 그렇게 오랜 삶을 살 수가 있나? 드래곤도 아니고..... 혹시 드래곤이 아니었을까? 그 캬르멘이라는 사람. ”
컬리의 말에 베론은 아니라는 고개을 저으며 아니라는 부정을 나타냈다.
“ 아닐꺼야. 드래곤은 그렇게 인간과 함께 생활하거나 인간의 밑에서 한 사람의 신하로 살아가는 그런 귀찮은 일을 하는 종족이 아니야. 드래곤들은 모두 자기 밖에는 모르고 인간을 대단히 하등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드래곤일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돼. ”
“ 그건 베론의 말이 맞아. 드래곤은 절대로 그런 일을 할 종족이 아니야. ”
“ 그럼 진짜로 인간이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있단 말이야? ”
“ 그래 컬리. 세상에는 네가 모르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많아. 그러니까 사람을 함부로 판단해서 가벼이 보면 안돼. 어떤 사람이 대단한 능력을 가진 마법사인지 아니면 용사인지 기사인지도 알 수가 없으니까 말이야. ”
일행들이 한 쪽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다른 한편에 있던 린은 파스칼 백작과 수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수도에 있는 것들은 뭐든지..... 파스칼 백작은 정말 순수할 정도로 단순한 린의 사고방식을 어느정도는 눈치를 채고 있었고, 자신의 의도대로 서서히 린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파스칼 백작도 아직은 이 순진한 드래곤(?)을 어떻게 수도로 데려가야 할 지는 아직 확실하게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급작스럽게 떠난 길이기에 수도에는 연락도 취하지 못 한 상태였던 것이다. 급히 나오며 자신의 부하에게 연락을 취하라고만 했을뿐 다른 조치는 취하지도 못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있었기에..... 하지만 지금 자신과 린은 무척 많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파스칼이 린을 극진히 대하고 갖은 아부(?)를 다하고 있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 저 린님! 그런데 지금 하시는 여행이 처음이십니까? ”
“ 그렇지. 내가 아르키나 산맥에서 떠난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 이번 여행이 처음이지. 근데 그건 왜 물어? ”
“ 아닙니다. 여행이 처음이시라기에 제가 많은 것을 알려드리려고 하는 마음에서 물어본 것입니다. 하 하 하 ”
파스칼 백작은 자신의 질문이 어색했는지 대답이 어색했는지 겸연쩍은듯 소리내어 웃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 혹시 이 놈이 헤즐링을 갓 벗어난 드래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린은 그런 파스칼을 바라보며 ‘ 이놈은 정말 날 많이 생각해 주는구나. ’ 하고 생각했다. 자신의 앞에서 멍청하게 웃고 있는 파스칼을 점점 더 믿고 있던 것이었다. 하지만 옆에 있던 크루터는 그런 백작의 속셈을 대충은 짐작하고, 백작을 예의 주시하며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았지만 어떻게 된 것이 린에게는 그런 말을 일언반구 조차 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속셈인지.......그것도 모르는 린은 연신 파스칼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계속오는 비가 짜증이 나는지 싱경질 적인 표정도 내비쳤다.
“ 아~ 그래? 고마워. 근데 이 비는 언제까지 오는거야 짜증나게. ”
“ 이제 금방 그칠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비가 그치면 출발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
“ 그렇지 뭐. ”
“ 잠깐! 모두 조용! ”
그때 파스칼은 무엇인가 이상함을 느꼈던지 모두에게 조용하라는 말을 함과 동시에 표정이 살며시 변하며 동쪽에 위치한 숲속으로 시선을 돌렸다. 파스카을 바라보던 크루터 역시 그런 파스칼의 표정을 보고는 숲속을 쳐다봤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숲속으로 모아졌다. 파스칼 백작은 자신의 검으로 천천히 손을 움직이며
“ 모두 전투준비를 해라! 그쪽도 전투준비를 하시오. 결코 좋은 손님이 아닌 것 같소. ”
자신의 부하와 베론일행에게 전투준비를 말한 뒤 파스칼은 린의 앞을 막아섰다.
“ 왜? 무슨 일인데? ”
“ 많은 인원이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
파스칼의 옆에서 칸과 기사들이 서서히 자신의 무기를 꺼내어 전투대형으로 갖추고, 뤼그니에가 마법으로 주위에 방어실드를 형성시키자 베론과 일행들 역시 자신들의 무기를 꺼내며 전투대형에 합류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숲속에서 많은 무리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간간히 들리는 킁 킁 거리는 소리. 나무에 부딪치는 소리. 나뭇가지가 꺽이는 소리등 결코 적은 숫자의 무리가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
킁 킁 킁 . 쉭 쉭
빠직. 쿵. 쿵. 쿵.
크 ~아~ 악. 캭 캭..
소리가 점 점 커지며 숲이 갈라지더닌 덩치가 큰 바크론들이 숲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 저기에서 나오는 숫자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얼핏 보아도 200에서 300마리 정도가 손에는 손도끼며 망치같은 원시 도구를 들고 있었고, 입에서는 연신 킁킁 거리는 소리를 내며 일행들을 쳐다봤다. 정말 많은 숫자의 바크론들에 의해서 모두가 초 긴장의 상태가 되어 전열을 이탈하지 않고 상대를 응시했다. 그런 그들의 행동을 보며 바크론 무리들 중 맨 앞에있던 두목으로 생각되는 녀석이 앞으로 나서며
“ 킁 킁. 인간들이 우리 구역에서 뭘 하는 거지? 너희는 누구냐? ”
그런 상대의 질문에 리베로가 뒤에 있는 린을 한 번 돌아본 뒤 주위를 한 번 살피고 바크론들의 행동을 유의깊게 둘러본 후 입을 열었다.
“ 난 대 크로노스 제국의 백작인 파스칼 브론스트다. 이곳은 크로노스의 영토인데 어찌 너희같은 괴물들이 이곳의 주인이라고 말하는 거냐! 좋은 말로 할때 이곳에서 물러가라. ”
파스칼은 이렇게 많은 수의 바크론을 본 적도 상대해 본 적도 없지만 지금 자신의 뒤에 있는 이 시대 최강의 생명체인 드래곤(?)을 믿고 당당하게 말을 했다. 또한 자신의 부하들도 있고, 기사단장까지 했던 자신이 이런 괴물들로 인해 기가 죽어서 말을 못 했다가는 어떤 망신을 당할지 몰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 파스칼의 대답에 바크론들은 여기저게에서 서로 웃으며 비웃기 시작했다.
“ 캬캬캬 정말 웃기는군. 하찮은 인간 주제에 뭐가 어째고 저째?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나. ”
“ 크크큭 정말 웃기는 말이군. 뭐? 난 대 크로노스 제국의 백작이라고? 카카카 ”
“ 크~ 그래 그런 잘난 백작이라고? 카카카 너희 같은 인간들을 난 경멸하지. 껍질을 벗겨서 통째로 씹어 먹어주마. 저 놈을 산채로 내앞에 데려와라. ”
“ 카카 네. ”
앞에 있던 바크론의 한 마디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주위에 있던 바크론들이 엄청난 속도로 밀려들어왔다.
“ 모두들 조심해. ”
베론이 자신의 검을 움켜쥐며 모두에게 한 마디 했다.
“ 대형을 흐트러트리지 마라. 뤼니에르 공격마법을 부탁한다. ”
“ 네. 백작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모든 힘의 근원이여...빛나게 타오르는 붉은 화염이여.. 내 손안에 들어와 나와 함께 폭팔 되어라...화이어월(FIRE WALL) ! ”
화르르르.... 퍼퍼 펑!
뤼니에르는 제일 먼저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바크론들에게 화염공격을 퍼 부었다. 화염줄기가 여러갈래로 나뉘어 날며 공격해 들어오는 바크론들이 화염에 맞아 뒤로 날아갔다.
“ 윽....”
“ 크 ~ 윽 ”
“ 캬캭 마법사가 있다. 조심해라. ”
리나역시 뤼니에르의 마법을 보고 자신도 자신의 공격마법을 펼쳤다.
“ 매직미사일(MAGIC MISSILE) ”
쉭 쉭 쉭 쉭
퍽 퍽 퍽 퍽
리나의 손에서 여러개의 화살모양의 빛이 바크론을 향해 날아갔다. 마치 자석이라도 달린 듯 피하는 바크론을 찾아가서 맞추는 마법이었다. 마르첼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령들을 소환했다.
“ 불의 정령인 샐리스트(selist)! 땅의 정령인 노임(noim)! ”
마르첼의 소환명령이 떨어지자 불의 하급정령인 샐리스트가 불새의 모습으로 나타났고, 땅의 하급정령인 노임은 땅에서 바위로 된 전사의 형태로 나타났다.
“ 샐리스트! 저들에게 불의 무서움을 보여줘라. 노임! 벽을 만들어. ”
마르첼이 두 개를 정령에게 명령을 내리자 불의 정령인 샐리스트는 여러개의 불새가 되어서 바크론을 공격했고, 땅의 정령인 노임은 땅을 울렁거리며 뒤틀더니 일행들의 높이를 조금 높혀 위로 올렸다. 그리고는 그 앞에 여러개의 방어벽을 형성했다.
상대방이 정령과 마법을 동원해서 자신들을 공격하자 바크론들은 자신들에게 날아드는 불꽃을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 크흐.. 이게 뭐야. 앗! 뜨거워라. ”
“ 카~ 헉.... ”
“ 크크크......조금만 피해라. 얼마 안 있어 지칠 것이다. ”
바크론들은 처음에 상대의 마법으로 인해서 앞으로 다가오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상대의 마법공격에 다시금 앞으로 달려들며 조여오기 시작했다. 그걸 보면서도 뤼니에르와 리나의 마법은 연속적으로 펼치는 마법으로 인해서 공격이 점점 더 약해졌다. 마르첼 역시 자신의 정령들이 바크론을 공격해도 바크론의 숫자가 워낙 많아서 방어벽을 부수고 자신을 향해서 달려드는 바크론들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보다 못한 파스칼은 뤼니에르에게 방어에 신경쓰라 명하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 백작님. 힘이 딸립니다. ”
“ 뤼니에르 방어마법으로 바꿔라. 칸. 날 따라라. 저 두목을 잡아야겠다. "
“ 알겠습니다. 라운드 실드(round shield) "
" 네! 기사들은 모두 백작님을 따라라 ! “
파스칼의 말에 뤼니에르가 사람들 주위로 얇은 투명막으로 된 방어 실드를 만들었고, 백작의 주변에서 있었던 칸과 기사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백작의 뒤를 따랐다. 뒤에 있던 크루터와 옆에서 방어안에 있던 베론과 알렉스도 파스칼의 뒤를 따랐다. 베론을 함께 따라 나서는 컬리에게
" 컬리! 여기를 부탁한다. 리나와 마르첼을 보호해라. “
함께 나아가려던 컬리는 자신이 나가봤자 큰 도움이 못 됨을 알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리나와 마르첼 앞에 서며 자신의 검을 앞으로 내밀며 방어 자세를 취했다.
“ 알았어. 걱정마 베론! ”
전방에 불새형태를 한 샐리스트가 하나 둘씩 사라지고 땅의 정령인 노임이 부서지고 파괴되어서 사라져버리자 바크론들이 자신들이 들고 있던 손도끼와 돌도끼등을 일행들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무리는 자신의 두목을 향해서 달려드는 인간들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나갔다. 휙 휙 거리며 날아드는 도끼가 방어막에 부딪칠 때마다 투명한 방어막이 지지직거리며 도끼를 튕겨버렸다. 하지만 방어막을 형성시켰던 뤼그니에는 그만큼의 충격을 계속 받고 있었기에 안색이 계속 새파랗게 변해갔다. 리나도 많은 마나를 소모해서 인지 상당히 힘들어 하며 주저앉아 있었다. 바크론과 싸우고 있는 백작과 기사들, 베론과 크루터, 알렉스도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바크론의 숫자가 워낙 많았기에 두목에게 다가가기는커녕 바크론들에게 포위를 당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바크론의 몸집이 워낙 커서 그들이 모습을 볼 수조차 없었다. 단지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와 쓰러지는 바크론만이 보일 뿐. 알렉스만이 덩치가 조금 작았고 나머지는 몸집의 차이가 컸다. 어른과 아이의 싸움처럼......
“ 프라리온(fralion) "
크루터의 스피어에서 빛이 발사되어 바크론에게 꽂혔다. 마나의 소모가 조금 많은 기술이지만 왠만한 기술이 아니고선 바크론들을 쓰러트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프라리온을 쓸수 있는 크루터와는 달리 베론은 빠른 몸놀림으로 바크론을 상대했고, 알렉스는 바크론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힘으로 상대했다. 바크론의 몸짓이 아무리 빨라도 자신보다 훨씬 작은 인간의 몸짓보다는 느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바크론도 거대한 몸집에 비하면 꽤 빠른 편이어서 베론도 그렇게 우위를 점할 수는 없었다. 파스칼 백작일행도 그렇게 좋은 편이아니었다. 파스칼과 칸만이 그런데로 바크론 몇을 상대할 뿐 나머지는 정식 기사가 아닌 듯 바크론들에게 하나 하나 죽임을 당했다.
“ 윽.... ”
한 기사가 바크론의 돌도끼에 머리가 쪼개지며 쓰러졌다.
“ 으~ 악 ”
“ 조심해라! ”
백작은 자신의 부하들이 하나 둘 쓰러지자 점점 더 불리해지는 전세를 살폈다. 바크론들은 아직도 그 수가 하나도 줄어든 것 같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던 린은 처음에는 인간들의 싸움을 구경했다. 인간들이 가진 마법과 정령, 그리고 기사들이 싸우는 모습을 자세히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저번에 성에서 싸웠을 때에는 전투라기 보다는 한 놈으로 인해서 열받은 것을 그냥 풀었던 것이었고, 지금은 여러 사람들과 예전에 아르키나 산맥에서 데리고 놀기 좋았던(?) 얘들하고 싸움을 하는 인간들을 보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약하게만(?) 생각했던 얘들을 데리고 일행들은 매우 힘들어 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지금까지 같이 오던 기사들이 하나 둘 바크론에게 죽자 린은 ‘ 어! 이러다가 다 죽는거 아냐? ’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런 생각이 듬과 동시에 린은 큰 소리로 싸우고 있는 전방을 향해 소리쳤다.
“ 야! 그만 해. ”
하지만 내리는 비와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음으로 인해서 린의 그런 말이 들릴 리가 없었다. 린은 자신의 말을 신경도 안쓰는 전방의 놈들에게 약간은 신경질이 났는지 심호흡을 크게 하고는 고함을 질렀다.
“ 야! 그만 해. 멈추란 말야! ”
린의 소리가 어떻게나 컸던지 싸움을 하고 있던 바크론과 모두의 동작이 일순간 멈추어 버리고는 시선이 린에게 쏟아졌다. 린의 옆에 있던 방어벽을 형성시켰던 뤼그니에는 린의 고함소리에 놀라 방어마법이 깨져버렸고, 리나와 마르첼, 컬리는 뒤로 자빠져 버렸다. 심지어 뒤에 있던 나무의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며 내렸고, 내리던 비마저 린의 음파에 잠시 멈춘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린의 고함소리는 엄청났다. 자신의 고함소리에 모두가 일순간 멈춰서 자신을 바라보자 린은 만족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 그래. 그만 좀 멈춰보란 말이야. 내가 말하면 좀 들어야지.”
그렇게 말하며 나오는 린을 바크론들은 멍하니 쳐다봤다. ‘ 도대체 저 꼬마가 뭐기에 저러나(?)’ 하며....... 지금까지 신경쓰지도 않았던 린을 바크론의 두목인 듯 한 놈도 자세히 쳐다봤고, 저놈이 뭘먹었기에 귀가 윙윙거릴정도의 소리를 지르나 하며 생각했다.
그런 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점 점 더 앞으로 다가와서 싸움의 중간으로 들어온 린은 주위에 있는 바크론들을 한 번씩 쳐다봤다. 일순간 정막이 흐르며 내리는 비소리만 들릴뿐이었다. 그 정막을 깨는 한마디가 바크론 두목의 뒤쪽에서 나왔다.
“ 어! 저....저.... 저건....... ”
바크론 두목의 시선이 뒤에 있는 놈에게 옮겨지니 말을 연 바크론이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이 떨고 있었고, 얼굴은 그렇지 않아도 검고 못생긴 얼굴이 사색이 되어 발걸음은 뒷 걸음질을 치듯이 하다가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몇몇의 바크론들의 놀라는 음성이 하나 둘 들리기 시작했다.
“ 어!...... 어!..... ”
“ 힉~ 그놈이다......... ”
“ 어... 어서 도망가야해! 모두 피해라! ”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여기 저기에서 놀란 바크론들이 우왕좌왕하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도망가다가 서로 부딪쳐서 넘어지는 놈, 나무에 부딪쳐서 쓰러지는 놈, 뒤도 안돌아보고 무조건 죽어라 도망가는 놈등 수없이 많은 바크론들이 도망가기 시작했다. 영문을 모르는 다른 나머지 바크론과 두목인 듯한 놈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몰랐다. 왜 저놈들이 저러는지.... 도대체 저기 있는 저 놈이 누구길래......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파스칼과 베론등은 갑자기 변해버린 이 상황에 어리둥절하며 바라보고만 있었다. 린도 그런 그들을 보며 순간 멈칫 했지만 어는 정도 눈치를 챈 듯 입가에 특유의 미소가 어리더니
“ 날 아는놈이 있네? ”
바크론 두목은 상대가 이상한 웃음을 짓자 지금 도망가고 있는 바크론들을 다시 한 번 돌아봤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모두가 몇일전에 다른 곳에서 왔다며 새로 들어온 바크론들이었다. 아르키나 산맥에서 왔다던.......
“ 크.....넌 누구냐? ”
“ 나? 나야 린이지. 그런 넌 누구니? 생기기는 엄청 못생긴 놈아. ”
‘ 이런 황당한 일이....’ 생긴것도 곱상하게 생긴 조그만 인간이 이곳 지역의 가장 센 우두머리인 자신에게.... 그것도 자신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 못생긴 ’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다니..... 뚜껑이 열릴 판이었다. 그 소리를 듣고 실룩거리는 코에서는 연신 김이 나왔고, 흥분한 듯 약간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했다. 이제는 상대가 누구인지 무엇이든간에 밀어버려야 겠다는 생각만이 정신을 지배했다.
“ 킁.... 정말 겁이 없는 웃기는 인간이군.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을 하다니. 네가 누구인건 간에 가만 안두겠다. 크~ 아 저놈을 잡아와라. ”
“ 캬.... 캬캬 ”
두목의 명령을 듣고 바로 움직이며 다가오는 바크론들을 보며, 린의 주위에 있던 바크론들이 린에게 제일 먼저 달려들었다. 이윽고 그 큰 몸체들이 날라다니기 시작했다. 린에게 접근하는 바크론들은 다가오기가 무섭게 몸에서 어떤 반탄력이라도 있기나 하듯 튕겨져 나갔고, 그런 광경을 보는 바크론들과 백작일행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베론과 리나등은 그런 일이 당연하다는 듯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제 린이 나섰으니 자신들이 구태여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들의 행동에 백작은 잠시 어리둥절하게 생각했지만, 린이 드래곤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이해가 간다는 듯이 바크론들을 잡고있는(?) 린을 쳐다봤다. 그렇다고 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하기에.......
“ 뭐야? 도대체 뭘 하는거야? ”
두목의 성난 외침에도 불구하고 바크론들은 이리저리 날라다니고, 쳐박히고, 굴러다니고 있었다.
“ 으~ 악. ”
“ 켁.... ”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바크론들은 서서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두목이고 뭐고 간에 지금 눈앞에 있는 이 괴물같은 인간에게 자신의 종족들의 무참히 깨지자 두려움이라는 놈이 모든 바크론들의 마음속을 자리잡게 되었다. 자신의 부하들이 눈앞에 있는 인간에게 무서워 뒷걸음을 치자 두목 역시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거 아무래도 상대를 잘 못 건드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 넌.... 넌 도대체 누구냐? ”
“ 나? 난 린이라니까. 얘들이 왜이래, 이제 시작인데. 너희들은 어째 저번에 봤던 얘들보다 비리비리 한게 맘에 안든다. 저번 얘들은 그래도 오래 버티던데...... ”
“ 뭐..뭐 뭐라고? 그럼........ ”
“ 왜? 날 알아? 난 아르키나산맥에서 온지 얼마 안됐는데 말이야. ”
“ 아.. 아.. 아르키나 산맥? ”
놀라는 두목의 표정과는 달리 살며시 웃는 린의 모습은 흡사 쾌락을 즐기는 악마의 모습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저번에 아르키나 산맥에서 도망쳐 왔다며 그 곳에 있는 괴물같은 인간의 이야기를 듣고 코웃음을 치며 웃었던 기억과 함께 지금 앞에 그 인물이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대답을 듣자 두목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주르르 흐르는 느낌이 전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상황을 벗어날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 그래 아르키나 산맥. 알아? 아르키나 산맥? ”
모두의 시선은 그렇게 말을 주고받는 린과 두목에게 집중되었고, 몇몇의 바크론들은 이런 틈을 타 벌써 도망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해는 저물고 있었으니.......린은 해가 저물어 가는 지도 몰랐다. 비가 계속 오고 있었기에..........
신들의 전쟁 - 바크론들과의 만남
린과 파스칼 백작일행 그리고 베론과 리나, 크루터등 쟈렌 성을 떠난 일행들은 수도 크론으로 향하던 중 만난 폭우로 인해서 잠시 이동을 멈추고 커다란 나무아래서 비를 피하고 있었다. 나무의 크기가 엄청나게 큰 것으로 봐서는 꽤 나이를 많이 먹은 나무 같았다. 보통의 어른이 20명 정도는 손을 잡고 돌아도 될 만한 굵게에 뻗어나간 나뭇가지만 해도 주위 30미터 정도를 그늘로 만들정도의 엄청난 크기의 나무였다. 모두가 시원하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나무아래서 쉬고 있었지만, 컬리는 이런 비를 맞는 것을 무척 싫어하는지 비가 오기 시작할 때부터 연신 투덜거리고 있었다.
“ 에이~ 이런 날씨에 떠나는 것 자체가 맘에 안 들었다니까. 비맞으며 다니는 것이 얼마나 안좋은데.... ”
“ 컬리! 그만좀 쫑알거려라. 도대체 넌 언제나 그 입을 다물고 조용히 살래? ”
옆에 있던 마르첼이 계속 조잘거리며 투덜대는 컬리에게 한 마디 했다. 한 두 번 보는 것이 아니었지만 이런 날씨에 그런 투정을 들어줄만큼 불쾌지수가 좋은 것은 아니었다. 한 쪽에 서 있던 베론 역시 컬리에게 한마디 했다.
“ 그래 컬리! 이제 그만 해라. 그렇다고 비가 그치는것도 아닌데 넌 입도 안 아프냐? 그렇게 계속 투덜거리게? ”
“ 호호호. 컬리는 아직 어려서 그런 것이니 모두가 이해를 해주어야지. 그치 컬리? ”
“ 역시 리나 밖에는 없다니깐. 근데 리나! 난 그렇게 어리지만은 않다고. 이제 나도 어른이 다 됐단말야. 이것 봐 키도 얼마나 많이 자랐는데. ”
그러면서 자신의 키를 자랑하듯 껑충 뛰어서는 리나에게 다가가 머리위에 손을 올리며 컸다는 모션을 취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뭐라 말을 한 마르첼에게 시비를 걸 듯 비꼬는 듯이 물었다.
“ 야! 마르첼. 너 정령을 다루는 정령사가 맞냐? ”
“ 당연하지. 근데 그건 왜 물어? ”
“ 아니, 난 이상한 것이 있어서 그러지. ”
“ 그게 뭔데? ”
컬리는 저쪽에서 파스칼 백작과 잡담을 하고 있는 린을 힐끔 쳐다보며 자신의 이야기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히 대답했다.
“ 다름이 아니고, 넌 어려서부터 정령과 친화력이 있어서 정령사가 된 거잖아. 근데 저기 있는 린은 말야. 정령과 친화력이 있는 것 같이 안생겼는데 어떻게 된게 정령을 처음으로 불러본 다는 놈이 정령왕을 불러내냐 이말이야. 안그래? ”
“ 그건 그렇지. ”
컬리의 말에 마르첼은 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려 보았다. 자신이 가르쳐준 정령과의 계약으로 린은 정령왕인 샐리온을 소환한 일을 생각해냈다. 모두는 린의 정체에 대해서 다시 한번 궁금증을 가지기 시작했다.
“ 그리고 그것도 그거지만 또 하나 이해가 안 되는 것은 린이 도대체 마법사인지 아니면 검사인지 아니면 파이터인지 모르겠단 말야. ”
“ 맞아. 그것도 그렇군. ”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베론이 맞장구를 쳤다. 모두가 자신의 말을 주의 깊게 듣자 신이난 컬리는 더욱더 긴장감있게 말을 하기 시작했다.
“ 그렇지? 아무래도 뭔가 이상하단 말야. 저번에 크루터와 결투할 때도 모습이 순간적으로 사라졌잖아. 그리고 쟈렌 성에서도 그렇고. 화이어 볼을 사용하는 수준이 거의 대 마법사 수준이라고 리나가 그랬잖아. 안그래? ”
“ 그건 그래. 그런 마법을 사용하는 사람을 난 여태껏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단지 그냥 대단하다고만 생각했지 다른 생각은 안 해본 것 같아. 도대체 린의 정체가 뭘까? ”
“ 이상한 것은 또 있어. ”
“ 또 뭔데? ”
모두가 컬리에게 이구동성으로 물었다.
“ 그건 말야. 밤만 돼면 린이 없다는 거야. ”
“ 뭐? ”
모두들 그 얘기를 듣자 전부터 지금까지 린과 함께 있으면서 밤에 한 번도 린을 본 적이 없었다는 것을 생각해냈다. 린의 옆에 서 있는 크루터를 바라보며 컬 리가 낮고 작은 목소리로 일행에게 속삭였다.
“ 혹시 크루터도 못 봤을지도 몰라. 항상 크루터도 린의 주위에 있지만 저녁에는 같은 곳에서 잠을 자지는 않잖아? 그리고, 우리가 처음에 린을 만나고 난 다음 날인가에 린이 자꾸 다른곳에서 혼자 떨어져서 잔다고 걱정된다던 리나가 린을 찾으러 간 적 있잖아? ”
“ 그랬지. 그때 내가 이상하게도 길을 헤메고 못 찾아서 모두가 많이 걱정을 했었지. 근데 그건 왜? ”
“ 그때 말이야. 혹시 린이 무슨 술수를 부려서 그렇게 한 건 아닐까? 뭐 그런 마법같은게 있을수도 있잖아. 자신의 모습을 숨기고 그러는 그런 마법말이야. ”
컬리의 말을 듣는 순간 리나는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는지 소리를 큰 소리로 소리를 질렀다.
“ 맞아. 그런 마법이 있어. ”
리나의 큰 소리에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의 시선이 그들에게 쏟아졌다. 리나는 조금은 멋쩍은 듯이 머리를 그냥 쓰담듬었고, 컬리와 마르첼이 주위사람들에게 아무것도 아니라고 손을 저어 보였다.
“ 리나! 그렇게 큰 소리로 말하면 어떻해! 조용히 말해야지? ”
“ 아~ 미안. 내가 좀 흥분했나봐. 미안 미안. ”
리나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며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얼굴은 놀란 표정이 역력했다. 그런 리나를 바라보며 베론은 리나에게 조용한 음성으로 물었다.
“ 그건 그렇고 그게 뭔데? 그런 마법이 있긴 있는거야? ”
“ 그래. 그런 마법이 있다고 들었어. 마법중에서 가장 어렵고 펼치기 힘든 마법이 있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어. 내가 마법을 처음 배우고 처음으로 니온의 수도인 니온에 있는 마법사 총단에 내 이름을 등록하러 갔을 때 그곳에 있는 마법총단 현관에 서있던 동상이 있었지. 난 처음에 그냥 어떤 사람의 동상이겠거니 했는데 그 동상 밑에 그 인물에 대해서 자세히 써 있더라구. ”
“ 그래 뭐라고 써 있었는데? ”
궁금함을 참지 못하는 성격 급한 컬리가 다그치며 물었다. 그런 컬리의 표정에 리나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 그 밑에 뭐라고 써 있었냐면은 첫 머리에 ‘ 이 시대가 낳은 최고의 마법사 캬르멘 드 모데르노공작 ’ 이라고 써있었어. 그리고 그 밑으로 ‘ 마법의 최고 경지인 15써클의 경지에 다다른 마법의 신이며, 누구도 펼치지 못 했던 마법결계를 실현시켰던 마법의 절대신으로 불리어졌던 인물. 200년 전 실종되었고, 니온의 국왕이 직접하사한 공작 칭호를 받은 유일한 마법사로 기록되어짐. ’ 이렇게 써 있었지. 그래서 내가 궁금한 것이 있어서 마법사의 모든 사항과 행적이 기록되어 있는 마법도서관에서 그 사람의 자료를 찾아봤는데, 정말 대단한 인물이었어. 그 사람이 니온의 공작으로 있었을때에는 어느 국가도 니온을 넘볼수가 없었을 뿐 아니라 니온의 최고 전성기를 맞이했던 시기라고 했어. 그리고 그 캬르멘이라는 마법사는 전쟁을 무지 싫어했던 인물이라고 써 있었어. 그래서 그 사람이 있었던 시기엔 니온을 넘보는 국가도 없었고, 니온이 전쟁을 벌이지도 않은 평화의 시기였지. 헌데 한 번은 킬레네(killene) 대륙의 탈타나(tal-tana) 가 니온을 쳐들어 온 적이 있었는데, 니온의 과학이 많이 발달되어 있어서 탈타나와 해상무역을 가끔씩 할 때가 있어서 교류는 있었지만 서로가 싸움은 하지 않은 우호적인 관계였거든. 헌데 탈타나의 배가 니온으로 향하던 중 니온의 근접지역에서 해상도적단에게 물품을 모두 강탈당하고 배가 폭발해버렸던 거야.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 안에는 탈타나의 왕자가 타고 있었는데 그 왕자도 죽어버렸지. 그래서 탈타나에서는 니온의 해안 경계가 잘못이라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지라고, 아니면 전쟁이라며 압력을 가했었지. 그 때 캬르멘 공작이 탈타나에 혼자 가서 탈타나의 국왕과 단판을 짓고, 해상에 나타났던 해적은 물론이고 인근해에 있는 모든 해적들까지 모조리 없애버렸대. 그것도 혼자서. 책에 써있기론 캬르멘이라는 마법사가 마법을 한 번 펼치면 바다에서 폭풍이 일고 해일이 일어날 정도의 마법을 펼쳤다고 써있었어. ”
“ 그래? 그정도란 말이지? 정말 대단한 사람이구나. ”
“ 휴~ 그런 사람도 있어? 혹시 그 사람 드래곤아니야? 인간이 어떻게 그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 ”
컬리와 마르첼은 리나의 말에 그 캬르멘이라는 마법사가 정말 대단한 인물이라 생각했고, 그런 능력들을 상상하며 놀라움을 표현했다. 리나의 말을 유심히 듣고 있던 베론은 궁금한 듯이 리나의 다음말을 보챘다.
“ 리나! 혹시 그 사람이 펼쳤던 마법결계가 그런 거니? ”
“ 그래. 내 생각에도 그런 것 같아. 들어가면 빠져 나오지 못하는 그런 것이 마법결계인 것 같아.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환상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했어. 일반적인 환상현상은 잠시 눈의 착각을 일으켜서 안보이는 것 뿐이지만 마법으로 빠져나올수도 피할수도 있지만 결계는 다르다고 했어. 그때도 내가 린을 찾으러 갔을 때 혹시 내가 길을 잃은 것이 아닌가 해서 마법을 펼쳐서 길을 찾으려고 했는데 어떤 마법도 펼칠 수가 없는거야. 내 몸이 이상한 것도 아닌데 마법이 안돼서 난 그냥 이곳의 지형이 안 좋아서 마나가 모일수 없는 그런 곳이러니 하고 그냥 이상하다고만 생각했지 더 깊게는 생각을 안 했거든. 그런데 지금 다시 생각해 보니 혹시 그것이 마법결계가 아닐까(?) 하는 그런 생각이 드네. 혹시 린이 그 마법사의 후인이 아닐까? 린이 말하던 할아버지도 그렇고. ”
“ 하지만 이상한 것이 있어. 만약에 그 마법사가 린의 할아버지라면 200년 전에 실종되었으니까 그때의 나이가 70세에서 100세 정도 였다고 생각하면...... 지금 나이가 300살은 넘었을걸? 사람이 그렇게 오랜 삶을 살 수가 있나? 드래곤도 아니고..... 혹시 드래곤이 아니었을까? 그 캬르멘이라는 사람. ”
컬리의 말에 베론은 아니라는 고개을 저으며 아니라는 부정을 나타냈다.
“ 아닐꺼야. 드래곤은 그렇게 인간과 함께 생활하거나 인간의 밑에서 한 사람의 신하로 살아가는 그런 귀찮은 일을 하는 종족이 아니야. 드래곤들은 모두 자기 밖에는 모르고 인간을 대단히 하등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드래곤일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돼. ”
“ 그건 베론의 말이 맞아. 드래곤은 절대로 그런 일을 할 종족이 아니야. ”
“ 그럼 진짜로 인간이 그런 능력을 가질 수 있단 말이야? ”
“ 그래 컬리. 세상에는 네가 모르는 정말 대단한 사람들이 많아. 그러니까 사람을 함부로 판단해서 가벼이 보면 안돼. 어떤 사람이 대단한 능력을 가진 마법사인지 아니면 용사인지 기사인지도 알 수가 없으니까 말이야. ”
일행들이 한 쪽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다른 한편에 있던 린은 파스칼 백작과 수도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수도에 있는 것들은 뭐든지..... 파스칼 백작은 정말 순수할 정도로 단순한 린의 사고방식을 어느정도는 눈치를 채고 있었고, 자신의 의도대로 서서히 린을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데 성공하고 있다고 확신했다. 하지만 파스칼 백작도 아직은 이 순진한 드래곤(?)을 어떻게 수도로 데려가야 할 지는 아직 확실하게 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급작스럽게 떠난 길이기에 수도에는 연락도 취하지 못 한 상태였던 것이다. 급히 나오며 자신의 부하에게 연락을 취하라고만 했을뿐 다른 조치는 취하지도 못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 있었기에..... 하지만 지금 자신과 린은 무척 많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파스칼이 린을 극진히 대하고 갖은 아부(?)를 다하고 있었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 저 린님! 그런데 지금 하시는 여행이 처음이십니까? ”
“ 그렇지. 내가 아르키나 산맥에서 떠난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 이번 여행이 처음이지. 근데 그건 왜 물어? ”
“ 아닙니다. 여행이 처음이시라기에 제가 많은 것을 알려드리려고 하는 마음에서 물어본 것입니다. 하 하 하 ”
파스칼 백작은 자신의 질문이 어색했는지 대답이 어색했는지 겸연쩍은듯 소리내어 웃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 혹시 이 놈이 헤즐링을 갓 벗어난 드래곤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린은 그런 파스칼을 바라보며 ‘ 이놈은 정말 날 많이 생각해 주는구나. ’ 하고 생각했다. 자신의 앞에서 멍청하게 웃고 있는 파스칼을 점점 더 믿고 있던 것이었다. 하지만 옆에 있던 크루터는 그런 백작의 속셈을 대충은 짐작하고, 백작을 예의 주시하며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았지만 어떻게 된 것이 린에게는 그런 말을 일언반구 조차 하지 않았다. 도대체 무슨 속셈인지.......그것도 모르는 린은 연신 파스칼에게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계속오는 비가 짜증이 나는지 싱경질 적인 표정도 내비쳤다.
“ 아~ 그래? 고마워. 근데 이 비는 언제까지 오는거야 짜증나게. ”
“ 이제 금방 그칠 것 같습니다. 조금만 더 기다렸다가 비가 그치면 출발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
“ 그렇지 뭐. ”
“ 잠깐! 모두 조용! ”
그때 파스칼은 무엇인가 이상함을 느꼈던지 모두에게 조용하라는 말을 함과 동시에 표정이 살며시 변하며 동쪽에 위치한 숲속으로 시선을 돌렸다. 파스카을 바라보던 크루터 역시 그런 파스칼의 표정을 보고는 숲속을 쳐다봤다. 순간 모두의 시선이 숲속으로 모아졌다. 파스칼 백작은 자신의 검으로 천천히 손을 움직이며
“ 모두 전투준비를 해라! 그쪽도 전투준비를 하시오. 결코 좋은 손님이 아닌 것 같소. ”
자신의 부하와 베론일행에게 전투준비를 말한 뒤 파스칼은 린의 앞을 막아섰다.
“ 왜? 무슨 일인데? ”
“ 많은 인원이 이쪽으로 오고 있습니다. ”
파스칼의 옆에서 칸과 기사들이 서서히 자신의 무기를 꺼내어 전투대형으로 갖추고, 뤼그니에가 마법으로 주위에 방어실드를 형성시키자 베론과 일행들 역시 자신들의 무기를 꺼내며 전투대형에 합류했다. 조금의 시간이 지나자 숲속에서 많은 무리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렸다. 간간히 들리는 킁 킁 거리는 소리. 나무에 부딪치는 소리. 나뭇가지가 꺽이는 소리등 결코 적은 숫자의 무리가 이곳으로 오고 있었다.
킁 킁 킁 . 쉭 쉭
빠직. 쿵. 쿵. 쿵.
크 ~아~ 악. 캭 캭..
소리가 점 점 커지며 숲이 갈라지더닌 덩치가 큰 바크론들이 숲밖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 저기에서 나오는 숫자가 정말 장난이 아니었다. 얼핏 보아도 200에서 300마리 정도가 손에는 손도끼며 망치같은 원시 도구를 들고 있었고, 입에서는 연신 킁킁 거리는 소리를 내며 일행들을 쳐다봤다. 정말 많은 숫자의 바크론들에 의해서 모두가 초 긴장의 상태가 되어 전열을 이탈하지 않고 상대를 응시했다. 그런 그들의 행동을 보며 바크론 무리들 중 맨 앞에있던 두목으로 생각되는 녀석이 앞으로 나서며
“ 킁 킁. 인간들이 우리 구역에서 뭘 하는 거지? 너희는 누구냐? ”
그런 상대의 질문에 리베로가 뒤에 있는 린을 한 번 돌아본 뒤 주위를 한 번 살피고 바크론들의 행동을 유의깊게 둘러본 후 입을 열었다.
“ 난 대 크로노스 제국의 백작인 파스칼 브론스트다. 이곳은 크로노스의 영토인데 어찌 너희같은 괴물들이 이곳의 주인이라고 말하는 거냐! 좋은 말로 할때 이곳에서 물러가라. ”
파스칼은 이렇게 많은 수의 바크론을 본 적도 상대해 본 적도 없지만 지금 자신의 뒤에 있는 이 시대 최강의 생명체인 드래곤(?)을 믿고 당당하게 말을 했다. 또한 자신의 부하들도 있고, 기사단장까지 했던 자신이 이런 괴물들로 인해 기가 죽어서 말을 못 했다가는 어떤 망신을 당할지 몰랐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런 파스칼의 대답에 바크론들은 여기저게에서 서로 웃으며 비웃기 시작했다.
“ 캬캬캬 정말 웃기는군. 하찮은 인간 주제에 뭐가 어째고 저째? 죽고 싶어서 환장을 했구나. ”
“ 크크큭 정말 웃기는 말이군. 뭐? 난 대 크로노스 제국의 백작이라고? 카카카 ”
“ 크~ 그래 그런 잘난 백작이라고? 카카카 너희 같은 인간들을 난 경멸하지. 껍질을 벗겨서 통째로 씹어 먹어주마. 저 놈을 산채로 내앞에 데려와라. ”
“ 카카 네. ”
앞에 있던 바크론의 한 마디가 떨어지기가 무섭게 주위에 있던 바크론들이 엄청난 속도로 밀려들어왔다.
“ 모두들 조심해. ”
베론이 자신의 검을 움켜쥐며 모두에게 한 마디 했다.
“ 대형을 흐트러트리지 마라. 뤼니에르 공격마법을 부탁한다. ”
“ 네. 백작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모든 힘의 근원이여...빛나게 타오르는 붉은 화염이여.. 내 손안에 들어와 나와 함께 폭팔 되어라...화이어월(FIRE WALL) ! ”
화르르르.... 퍼퍼 펑!
뤼니에르는 제일 먼저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바크론들에게 화염공격을 퍼 부었다. 화염줄기가 여러갈래로 나뉘어 날며 공격해 들어오는 바크론들이 화염에 맞아 뒤로 날아갔다.
“ 윽....”
“ 크 ~ 윽 ”
“ 캬캭 마법사가 있다. 조심해라. ”
리나역시 뤼니에르의 마법을 보고 자신도 자신의 공격마법을 펼쳤다.
“ 매직미사일(MAGIC MISSILE) ”
쉭 쉭 쉭 쉭
퍽 퍽 퍽 퍽
리나의 손에서 여러개의 화살모양의 빛이 바크론을 향해 날아갔다. 마치 자석이라도 달린 듯 피하는 바크론을 찾아가서 맞추는 마법이었다. 마르첼 역시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령들을 소환했다.
“ 불의 정령인 샐리스트(selist)! 땅의 정령인 노임(noim)! ”
마르첼의 소환명령이 떨어지자 불의 하급정령인 샐리스트가 불새의 모습으로 나타났고, 땅의 하급정령인 노임은 땅에서 바위로 된 전사의 형태로 나타났다.
“ 샐리스트! 저들에게 불의 무서움을 보여줘라. 노임! 벽을 만들어. ”
마르첼이 두 개를 정령에게 명령을 내리자 불의 정령인 샐리스트는 여러개의 불새가 되어서 바크론을 공격했고, 땅의 정령인 노임은 땅을 울렁거리며 뒤틀더니 일행들의 높이를 조금 높혀 위로 올렸다. 그리고는 그 앞에 여러개의 방어벽을 형성했다.
상대방이 정령과 마법을 동원해서 자신들을 공격하자 바크론들은 자신들에게 날아드는 불꽃을 피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 크흐.. 이게 뭐야. 앗! 뜨거워라. ”
“ 카~ 헉.... ”
“ 크크크......조금만 피해라. 얼마 안 있어 지칠 것이다. ”
바크론들은 처음에 상대의 마법으로 인해서 앞으로 다가오지 못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떨어지는 상대의 마법공격에 다시금 앞으로 달려들며 조여오기 시작했다. 그걸 보면서도 뤼니에르와 리나의 마법은 연속적으로 펼치는 마법으로 인해서 공격이 점점 더 약해졌다. 마르첼 역시 자신의 정령들이 바크론을 공격해도 바크론의 숫자가 워낙 많아서 방어벽을 부수고 자신을 향해서 달려드는 바크론들을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보다 못한 파스칼은 뤼니에르에게 방어에 신경쓰라 명하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 백작님. 힘이 딸립니다. ”
“ 뤼니에르 방어마법으로 바꿔라. 칸. 날 따라라. 저 두목을 잡아야겠다. "
“ 알겠습니다. 라운드 실드(round shield) "
" 네! 기사들은 모두 백작님을 따라라 ! “
파스칼의 말에 뤼니에르가 사람들 주위로 얇은 투명막으로 된 방어 실드를 만들었고, 백작의 주변에서 있었던 칸과 기사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백작의 뒤를 따랐다. 뒤에 있던 크루터와 옆에서 방어안에 있던 베론과 알렉스도 파스칼의 뒤를 따랐다. 베론을 함께 따라 나서는 컬리에게
" 컬리! 여기를 부탁한다. 리나와 마르첼을 보호해라. “
함께 나아가려던 컬리는 자신이 나가봤자 큰 도움이 못 됨을 알고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리나와 마르첼 앞에 서며 자신의 검을 앞으로 내밀며 방어 자세를 취했다.
“ 알았어. 걱정마 베론! ”
전방에 불새형태를 한 샐리스트가 하나 둘씩 사라지고 땅의 정령인 노임이 부서지고 파괴되어서 사라져버리자 바크론들이 자신들이 들고 있던 손도끼와 돌도끼등을 일행들에게 던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한 무리는 자신의 두목을 향해서 달려드는 인간들을 향해 빠른 속도로 달려나갔다. 휙 휙 거리며 날아드는 도끼가 방어막에 부딪칠 때마다 투명한 방어막이 지지직거리며 도끼를 튕겨버렸다. 하지만 방어막을 형성시켰던 뤼그니에는 그만큼의 충격을 계속 받고 있었기에 안색이 계속 새파랗게 변해갔다. 리나도 많은 마나를 소모해서 인지 상당히 힘들어 하며 주저앉아 있었다. 바크론과 싸우고 있는 백작과 기사들, 베론과 크루터, 알렉스도 그렇게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바크론의 숫자가 워낙 많았기에 두목에게 다가가기는커녕 바크론들에게 포위를 당해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또한 바크론의 몸집이 워낙 커서 그들이 모습을 볼 수조차 없었다. 단지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리와 쓰러지는 바크론만이 보일 뿐. 알렉스만이 덩치가 조금 작았고 나머지는 몸집의 차이가 컸다. 어른과 아이의 싸움처럼......
“ 프라리온(fralion) "
크루터의 스피어에서 빛이 발사되어 바크론에게 꽂혔다. 마나의 소모가 조금 많은 기술이지만 왠만한 기술이 아니고선 바크론들을 쓰러트릴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프라리온을 쓸수 있는 크루터와는 달리 베론은 빠른 몸놀림으로 바크론을 상대했고, 알렉스는 바크론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힘으로 상대했다. 바크론의 몸짓이 아무리 빨라도 자신보다 훨씬 작은 인간의 몸짓보다는 느렸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바크론도 거대한 몸집에 비하면 꽤 빠른 편이어서 베론도 그렇게 우위를 점할 수는 없었다. 파스칼 백작일행도 그렇게 좋은 편이아니었다. 파스칼과 칸만이 그런데로 바크론 몇을 상대할 뿐 나머지는 정식 기사가 아닌 듯 바크론들에게 하나 하나 죽임을 당했다.
“ 윽.... ”
한 기사가 바크론의 돌도끼에 머리가 쪼개지며 쓰러졌다.
“ 으~ 악 ”
“ 조심해라! ”
백작은 자신의 부하들이 하나 둘 쓰러지자 점점 더 불리해지는 전세를 살폈다. 바크론들은 아직도 그 수가 하나도 줄어든 것 같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던 린은 처음에는 인간들의 싸움을 구경했다. 인간들이 가진 마법과 정령, 그리고 기사들이 싸우는 모습을 자세히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저번에 성에서 싸웠을 때에는 전투라기 보다는 한 놈으로 인해서 열받은 것을 그냥 풀었던 것이었고, 지금은 여러 사람들과 예전에 아르키나 산맥에서 데리고 놀기 좋았던(?) 얘들하고 싸움을 하는 인간들을 보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렇게 약하게만(?) 생각했던 얘들을 데리고 일행들은 매우 힘들어 하고 있었다. 심지어는 지금까지 같이 오던 기사들이 하나 둘 바크론에게 죽자 린은 ‘ 어! 이러다가 다 죽는거 아냐? ’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그런 생각이 듬과 동시에 린은 큰 소리로 싸우고 있는 전방을 향해 소리쳤다.
“ 야! 그만 해. ”
하지만 내리는 비와 병장기가 부딪치는 소음으로 인해서 린의 그런 말이 들릴 리가 없었다. 린은 자신의 말을 신경도 안쓰는 전방의 놈들에게 약간은 신경질이 났는지 심호흡을 크게 하고는 고함을 질렀다.
“ 야! 그만 해. 멈추란 말야! ”
린의 소리가 어떻게나 컸던지 싸움을 하고 있던 바크론과 모두의 동작이 일순간 멈추어 버리고는 시선이 린에게 쏟아졌다. 린의 옆에 있던 방어벽을 형성시켰던 뤼그니에는 린의 고함소리에 놀라 방어마법이 깨져버렸고, 리나와 마르첼, 컬리는 뒤로 자빠져 버렸다. 심지어 뒤에 있던 나무의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며 내렸고, 내리던 비마저 린의 음파에 잠시 멈춘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만큼 린의 고함소리는 엄청났다. 자신의 고함소리에 모두가 일순간 멈춰서 자신을 바라보자 린은 만족하다는 듯한 표정으로 천천히 앞으로 나섰다.
“ 그래. 그만 좀 멈춰보란 말이야. 내가 말하면 좀 들어야지.”
그렇게 말하며 나오는 린을 바크론들은 멍하니 쳐다봤다. ‘ 도대체 저 꼬마가 뭐기에 저러나(?)’ 하며....... 지금까지 신경쓰지도 않았던 린을 바크론의 두목인 듯 한 놈도 자세히 쳐다봤고, 저놈이 뭘먹었기에 귀가 윙윙거릴정도의 소리를 지르나 하며 생각했다.
그런 그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점 점 더 앞으로 다가와서 싸움의 중간으로 들어온 린은 주위에 있는 바크론들을 한 번씩 쳐다봤다. 일순간 정막이 흐르며 내리는 비소리만 들릴뿐이었다. 그 정막을 깨는 한마디가 바크론 두목의 뒤쪽에서 나왔다.
“ 어! 저....저.... 저건....... ”
바크론 두목의 시선이 뒤에 있는 놈에게 옮겨지니 말을 연 바크론이 온 몸을 사시나무 떨 듯이 떨고 있었고, 얼굴은 그렇지 않아도 검고 못생긴 얼굴이 사색이 되어 발걸음은 뒷 걸음질을 치듯이 하다가 그만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몇몇의 바크론들의 놀라는 음성이 하나 둘 들리기 시작했다.
“ 어!...... 어!..... ”
“ 힉~ 그놈이다......... ”
“ 어... 어서 도망가야해! 모두 피해라! ”
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여기 저기에서 놀란 바크론들이 우왕좌왕하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전장은 아수라장이 되고 말았다. 도망가다가 서로 부딪쳐서 넘어지는 놈, 나무에 부딪쳐서 쓰러지는 놈, 뒤도 안돌아보고 무조건 죽어라 도망가는 놈등 수없이 많은 바크론들이 도망가기 시작했다. 영문을 모르는 다른 나머지 바크론과 두목인 듯한 놈은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좋을지 몰랐다. 왜 저놈들이 저러는지.... 도대체 저기 있는 저 놈이 누구길래...... 그런 그들을 바라보는 파스칼과 베론등은 갑자기 변해버린 이 상황에 어리둥절하며 바라보고만 있었다. 린도 그런 그들을 보며 순간 멈칫 했지만 어는 정도 눈치를 챈 듯 입가에 특유의 미소가 어리더니
“ 날 아는놈이 있네? ”
바크론 두목은 상대가 이상한 웃음을 짓자 지금 도망가고 있는 바크론들을 다시 한 번 돌아봤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모두가 몇일전에 다른 곳에서 왔다며 새로 들어온 바크론들이었다. 아르키나 산맥에서 왔다던.......
“ 크.....넌 누구냐? ”
“ 나? 나야 린이지. 그런 넌 누구니? 생기기는 엄청 못생긴 놈아. ”
‘ 이런 황당한 일이....’ 생긴것도 곱상하게 생긴 조그만 인간이 이곳 지역의 가장 센 우두머리인 자신에게.... 그것도 자신이 제일 듣기 싫어하는 ‘ 못생긴 ’ 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다니..... 뚜껑이 열릴 판이었다. 그 소리를 듣고 실룩거리는 코에서는 연신 김이 나왔고, 흥분한 듯 약간은 얼굴이 울그락 불그락 했다. 이제는 상대가 누구인지 무엇이든간에 밀어버려야 겠다는 생각만이 정신을 지배했다.
“ 킁.... 정말 겁이 없는 웃기는 인간이군. 내가 제일 싫어하는 말을 하다니. 네가 누구인건 간에 가만 안두겠다. 크~ 아 저놈을 잡아와라. ”
“ 캬.... 캬캬 ”
두목의 명령을 듣고 바로 움직이며 다가오는 바크론들을 보며, 린의 주위에 있던 바크론들이 린에게 제일 먼저 달려들었다. 이윽고 그 큰 몸체들이 날라다니기 시작했다. 린에게 접근하는 바크론들은 다가오기가 무섭게 몸에서 어떤 반탄력이라도 있기나 하듯 튕겨져 나갔고, 그런 광경을 보는 바크론들과 백작일행은 입을 다물지 못했다. 하지만 베론과 리나등은 그런 일이 당연하다는 듯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제 린이 나섰으니 자신들이 구태여 움직일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런 들의 행동에 백작은 잠시 어리둥절하게 생각했지만, 린이 드래곤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자 이해가 간다는 듯이 바크론들을 잡고있는(?) 린을 쳐다봤다. 그렇다고 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하기에.......
“ 뭐야? 도대체 뭘 하는거야? ”
두목의 성난 외침에도 불구하고 바크론들은 이리저리 날라다니고, 쳐박히고, 굴러다니고 있었다.
“ 으~ 악. ”
“ 켁.... ”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바크론들은 서서히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두목이고 뭐고 간에 지금 눈앞에 있는 이 괴물같은 인간에게 자신의 종족들의 무참히 깨지자 두려움이라는 놈이 모든 바크론들의 마음속을 자리잡게 되었다. 자신의 부하들이 눈앞에 있는 인간에게 무서워 뒷걸음을 치자 두목 역시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이거 아무래도 상대를 잘 못 건드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 넌.... 넌 도대체 누구냐? ”
“ 나? 난 린이라니까. 얘들이 왜이래, 이제 시작인데. 너희들은 어째 저번에 봤던 얘들보다 비리비리 한게 맘에 안든다. 저번 얘들은 그래도 오래 버티던데...... ”
“ 뭐..뭐 뭐라고? 그럼........ ”
“ 왜? 날 알아? 난 아르키나산맥에서 온지 얼마 안됐는데 말이야. ”
“ 아.. 아.. 아르키나 산맥? ”
놀라는 두목의 표정과는 달리 살며시 웃는 린의 모습은 흡사 쾌락을 즐기는 악마의 모습과도 같은 모습이었다. 저번에 아르키나 산맥에서 도망쳐 왔다며 그 곳에 있는 괴물같은 인간의 이야기를 듣고 코웃음을 치며 웃었던 기억과 함께 지금 앞에 그 인물이 동일인물이라는 것을 확인하는 대답을 듣자 두목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주르르 흐르는 느낌이 전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 상황을 벗어날 방도가 떠오르지 않았다.
“ 그래 아르키나 산맥. 알아? 아르키나 산맥? ”
모두의 시선은 그렇게 말을 주고받는 린과 두목에게 집중되었고, 몇몇의 바크론들은 이런 틈을 타 벌써 도망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 해는 저물고 있었으니.......린은 해가 저물어 가는 지도 몰랐다. 비가 계속 오고 있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