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본 한일관계

한국여자2006.0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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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열기가 한창이다. 여느 때처럼 한국인들의 반일 감정은 폭발적이다. 우리는 도대체 언제까지 일본을 미워해야만 하는 걸까? 물론 일본에도 한국을 싫어하는 사람들은 많다. “그냥 왠지 모르게 싫어서”, “조선인은 게으르고 멍청한 민족이니까”, “한국이 일본을 먼저 싫어하니까” 등등의 이유가 붙는다. 그러나 이들은 대부분 한국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고, 이제껏 한국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본적도 없으면서 함부로 입을 놀리는 일본 서민들이다. 내가 여기서 적는 것은 이런 상대할 만한 가치가 없는 하류층 일본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제대로 교육을 받은 상류층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해서 해준 이야기들이다.

 

“한국사람에게는 잘해주어야 해. 우리가 잘못한 게 많으니까”

일본인 친구들 중에는 자신의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2차 세계대전에 장교나 지휘관으로 참전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일본 역사 교과서가 왜곡된 것도 알고, 현 한국의 정치권에 대해서도 해박하다. 나보다도 위안부 이야기를 더 잘 알고 있는 친구는 어려서부터 할아버지한테 "일본이 한국에게 잘못한 점"에 대해서 지겹게 들으며 자랐다고 한다. 1982년 버마 폭발 사건으로 한국 관료들이 대거 사망했을 때, “한국에는 더 이상 나쁜 일이 일어나면 안 되는데..”라며 눈물을 흘리던 할아버지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고 했다.

 

“배울 때는 굽신거리면서 뒤에서 등돌리는 한국인들”

친구의 할아버지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일본인들이 지도층에 꽤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열등감이 없는 사람일수록 남에게 베풀 줄 안다는 진리 때문일까? 이런 일본인들은 한국인 유학생을 가르치고 한국에 지식을 전수했다. 죽도록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일본 유학"이 대한민국의 대기업이나 거물급 인사를 키워낸 것은 사실이다. 우리가 두개를 갖다 바쳐야 주어야 겨우 한개를 던져주는 오만한 백인들과는 달리, 어떤 일본인들은 나중에 배반당할지라도 한국인에게만큼은 거저 베풀었다.

 

“한국사람들은 잘 해줘도 고마운 걸 모른다”

그런데 왜 그런 착한 일본인들이 드러나지 않는 걸까? "일본측 이유"는 같은 일본인들 사이에서 이지메를 당하기 때문인데 비해, "한국측 이유"는 조금 더 충격적이다. “앞에서 배울 때는 마냥 고마워하며 수줍기 그지 없던 한국인”들이 고국에 돌아가 성공한 뒤에는 등을 돌리기 때문이다. 내 친구는 “하챦은 김 밖에 못 사와서 미안하다”며 머리를 조아리던 한국인이 뒤에서 “쪽발이들한테는 5만원도 아깝다”고 하는 소리를 듣고 깊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적이 있다. 그런데 그런 한국인들이 고국에 돌아와서는 일본 것을 그대로 모방하거나 번역서를 내는 등 일본것을 우려먹으면서 대접을 받으며 살고 있다. 그걸 보는 일본인들의 마음은 얼마나 착잡하겠는가?

 

“룸싸롱에서 망가지는 한국남자들”

한국에서 룸쌀롱 접대를 받는 일본남자들은 백이면 백 놀란다. 소위 일류대 나와서 대한민국의 상위층에 속한다는 그 점쟎던 한국남자들이 룸싸롱에서는 아가씨들을 함부로 주물럭대는데, 그 옛날 일본군대가 다루던 마루타도 그런 모욕적인 행위는 당하지 않았을 거라고 했다. 또한 한국남자들이 여자들에 대해 하는 막말 “못생긴 것들은 다 잡아다가 성형수술을 시켜야 한다”, “여자는 가끔씩 때려야 말을 듣는다”, “한국여자는 열등하기에 군대에서 부르지도 않고, 남편의 성도 따르지 못한다” 등을 일본인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할 것 같은가? 앞에서는 “여자를 그렇게 휘어잡다니 한국남자들은 참으로 대단하십니다”라고 칭송할지 모르지만, 뒤에서는 다 욕한다. 자기 것을 우습게 알고 소중하게 다루지 못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결코 존중받지 못하는 법이다.

 

“못난 부모와 같은 한국이란 나라”

능력 없는 부모를 원망해 본 적이 있다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일본인들 중에는 자기 조상이 한국인인 경우가 꽤 있다. 그래서 “우리 부모(한국)도 남의 부모(미국)처럼 잘났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속상하고 답답하더라도 결코 미워할 수 없는 것이 한국이라고 했다. 2차세계대전 이후에 일본인들은 “백인에 대한 열등감”을 극복하기 위해서 열심히 일했다. 원자폭탄 피폭으로 인한 피해자들을 볼 때마다 괴로워서, 패배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싫어서, 그저 앞만 보고 달렸다. 그런 과정에서 인간미가 소실되었고, 각박한 경쟁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탈락자가 대거 나왔다. “이런 세상에서 내 자식이 태어나는 게 싫다”는 이유로 아이를 낳지 않는 젊은이들이 늘어났고, 여자들은 “열등한 일본남자들”보다는 “멋져 보이는 서양남자들”에게 쉽게 몸을 허락했다. “아시아의 선진국”이라는 찬란함 뒤에는 “인간미가 사라진 삭막한 사회”라는 그늘이 자리잡아갔지만, “타 아시아 국가들 = 후진국, 타 아시아인들 = 열등한 민족”이라는 자부심으로 버텼다. 한마디로 불쌍한 민족이다. 

 

“한국인들의 반일 감정이 지나치면 일본인들의 반한 감정도 고조된다.”

서울 한복판에서 한국인 성인남자가 일본인 초등학생의 머리를 도끼로 내려친 사건이 있었다. 이유는 전날 지나가던 일본인들이 자신을 보며 기분 나쁘게 속닥거렸다는 것이었다. 이 사건은 한류열풍을 유지하던 “고 이수현 사건”에 물을 끼얹는 기가 막히는 일이었다. 인간은 자신에게 호감을 가진 이에게 친절하다. 일본인을 위해서 목숨을 바치는 한국인이 있었기에 일본인들이 배용준도 좋아하고 그러는 것이다. “혐한류”라는 베스트셀러의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는 인터넷 한일 게시판에 올라오는 한국 네티즌들의 욕설에 화가 나서라고 하지 않았던가? 한국 네티즌들의 빛나간 애국심 때문에 일본에서 혐한류라는 만화와 책이 나와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한국에 대해 잘 몰랐던 일본인들에게마저 “확실한 반한 감정”을 심어주게 된 것이다. 증오는 증오를 낳고, 악은 악을 부른다. 정 일본이 싫으면 실력으로 승부해서 인정받아라. 일본인들은 백인들에 대한 열등감이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먼저 인정받아 일본을 치고 들어가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곧 일본의 두번째 월드컵 경기가 있다. “일본:호주”전처럼 일본이 지면 한국은 또다시 축제분위기가 될 것이다. 그런 한국인들에게 묻고 싶다. 그렇게 일본을 싫어해서 당신이 얻는 게 대체 무엇이냐고. 한국과 일본이 싸우는 것은 마치 어떤 조직에서 연대와 고대 출신들이 싸우며 둘 다 망해가는 동안 서울대 출신들이 중요한 직책은 모두 다 맡아버리는 대한민국의 현실과 흡사하다. 연대와 고대 출신들이 힘을 합쳐도 서울대를 이길 수 없는 판에 서로 헐뜯고..그러면서도 뒤에서는 서로 서울대 출신들에게 인심을 잃지 않으려고 경쟁적으로 아부하는 모습..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오늘날 백인들이 한국과 일본을 바라보는 시각이 아닐까? “한국을 위해서라도 일본을 이기겠다”고 말하며 거액의 모델료를 챙겨가는 히딩크 감독은 내 말을 쉽게 이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