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차려준 밥상 ^^

파도2006.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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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금요일이 시댁 제사였드랬습니다...

그래서 오전에 아이 데리고 가서 종일 전 부치고, 나물 무치고, 탕국 끓이고 일했지요...

동서도 있지만 동서는 임신중이고, 또 결혼한지 얼마 안돼 아직은 거의 내차지지요...

저도 결혼초엔 전 부치는 담당이였고 그외 나물과 생선등은 어머니가 다 하고 저는 거드는 정도였으니...

그러다 이제 4년차 되니 어머니의 코치를 받아 제가 썰고, 빻고, 직접 볶고, 무치고, 끓이고... 하는 경지에 이르렀죠...ㅎㅎㅎ

이제.. 어머니께서 전적으로 나한테 맡긴다 해도 어설프게나마 할수 있을것 같은 용기가 불끈 솟네요..ㅋㅋ

이제 동서도 있으니 도란도란 얘기 하며 전 부치니 심심하지도 않구요...

그리고 언젠가는 손윗형님도 생기면 나의 부담도 조금 줄어들거고...

 

그건 그렇고...

제사 지내기 전부터 신랑하고 다툼이 있었어요...

너무도 효자인 신랑 덕분에 간혹 다툼이 생기고, 냉정도 하곤 해요...

이번에도 그문제로 다툰거구요...

그래도 내 도리는 해야 하는거기 때문에 제사나 중요한 행사만큼은 불만없이 나서서 하는 편이지요...

신랑하고 냉전이 있었다 해서 시댁에서 표낼수도 없는거고... (비록 시댁 때문에 싸운거지만...)

 

그래도... 다들 방에서 TV보며 히히덕댈때(동서마저도..--;;) 나혼자 부엌에서 열심히 나물 무치고 있으니

신랑이 한번씩 슬쩍 나와서 "힘들제? 내가 해주까? 비켜봐라. 내가 무쳐주께"라고 하더군요...ㅎㅎ

어머니 보시면 뭐라 한다고 내가 말리긴 했지만...

그러지 말고 애나 제대로 봐줄것이지...

23개월된 아들래미가 지도 거든다고 마늘 빻으시는 어머니손 붙들고 지도 빻으려 들고,

밤 깎는 시숙한테 걸리적거리는데... --;;

(참고로 시숙은 미혼이십니다...^^;;)

 

그렇게 시댁서 무료봉사 하고 와서 신랑한테 조금의 생색을 냈드랬죠...ㅋㅋㅋ

토요일 신랑 퇴근해 왔을때 말입니다...

"아~~~ 오늘은 왠지 자기가 해준 밥 먹고싶네... 나는 어제 제사음식 하느라 힘들었는데... 오늘 저녁은 나도 가만 앉아서 받아 먹고싶은 간절한 소망이 있네~~~"라고..ㅋ

그랬더니... 왠일인지 신랑이 냉장고 문을 열고 덜그덕 덜그덕거리더니 저녁준비를 하는거예요...^^

쌀까지 씻어 밥도 안치고...

나는 컴퓨터 하고 있다가 무슨 음식 하나 싶어 봤더니 감자볶음을 하는거예요...

당근도 채썰어 넣고, 양파도 넣고, 고추도 썰어넣고 제법 모양을 갖춰 하더군요...ㅎㅎ

옆에서 내가 "감자 채썰어서 소금에 조금 절여야 된다 안그럼 볶을때 부서진다"라고 해도

들은척만척 그대로 열심히 볶더군요...

다 볶고 먹어 보라고 한입 주길래 먹어봤더니 맛이 괜찮은거 있죠...

보기에도 먹음직스럽고...^^

 

아, 얼마만인지...

얼마만에 신랑이 차려준 밥상을 받아 보는지...^^;;

작년 내 생일상 이후로 첨인거 같습니다...ㅎㅎ

 

그렇게 토요일 저녁은 오랜만에 신랑이 차려준 저녁을 맛나게 배불리 먹었드랬어요...

아이 밥도 신랑이 자기 앞에 앉혀 먹이구요...^^

사실, 아이 밥은 평소에도 신랑이 안고 먹일때가 많았어요...

시댁에 가면 내가 안고 먹이지만 집에선 거의 신랑이 먹이지요...^^

 

그리고, 저녁 먹고 나서도 내가 한마디 했답니다...

"이왕 하는거 마무리도 깔끔하게 해주면 정말 이뻐해 줄텐데..."라고...ㅋ

그래서 식탁위 치우는것까지 신랑이 했어요...

설거지는 내가 하고...

(사실, 설거지 시키는건 내가 안내켜요... 신랑은 별로 깨끗하게 안행궈서...--;; 차라리 내가 하는게 속 편해요. 설거지만큼은...ㅋ)

 

화가 나 있었는데 신랑이 차려준 저녁을 먹고 조금 누그러져서

결국 화해를 했습니다...ㅎㅎㅎ

 

앞으로 또 이런저런 일로 다투게 되기도 하겠죠...

이번처럼 신랑한테 서운하고, 시댁에 서운하고, 그래서 냉전을 하기도 하겠지만...

이렇게 작은걸로 풀어지겠죠...

그리고, 서로 조금씩 양보해 가며, 맞춰 가면서, 배려하고, 이해하려 노력하다보면 크게 싸울 일도 없겠지요...

그렇게 사는게 부부인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