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채팅

무대리2003.01.22
조회4,416

현재시각 AM 01:22

할 일없이 넷츠고의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던 내 머릿속으로
문득 기웃거리던 내 머릿속으로 문딕 채팅이 떠올랐다.
`오랜만에 채팅이나 하자`라는 생각으로 대화실에 진입했다.
대기실에 들어오자 마자 주루룩 지나가는 몇 개의 방제중에
유난히 눈에 띄는 방제가 있었다.
12번의 `죽어봤던 사람들 다모여` 평소에도 공포물을 굉장히
좋아하던터라 나는 그 방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곧바로 참여버튼을 눌렀다.


임현주: 전 정말 그때만 생각하면 슬퍼서 견딜수가 없어요
김효재: 안냐쎄여~?
김효재: 여기 무서운 이야기 하는 방 맞죠?
남성훈: 아닙니다. 잘못오셨네요
김효재: 하지만 방제는 틀림없이.....
임현주: 방제가 왜요? 어디 틀린점이라도 있나요?
김효재: 아..아닙니다...아무것도...

난 이때까지는 아직 그저 이사람들이 장난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그러나.....

남성훈: 그래서 현주님 사건은 어떻게 처리 된거죠?
임현주: 원호씨는 처음에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 됐었어요
그러나 원호씨의 몇몇친구들이 거짓증언을 해줌으로써...
임현주: 원호씨에게 완벽한 알리바이가 성립되고 만거죠
남성훈: 저런..쯧쯧....
김효재: 지금 무슨 얘기를 하시는 거예여?
남성훈: 현주님의 죽음에 얽힌 사건들입니다. 효재님
김효재: 예? 아 예...그럼 계속하시죠 ^^;

문득..나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지만 이 사람들의 얘기도
꽤 재미있을꺼 같다는 생각이 들어 방에 남아 있기로 했었다.

임현주: 결국 난 맺혀있는 한이 너무 많아.....
임현주: 지금까지도 이 곳을 떠나지 못하고 있어요...
남성훈: 그런 그 원호라는 사람에게 복수하면 되잖습니까?
임현주: 원호씨요? 그 사람은 벌써 오래전에 죽었어요...
남성훈: 아니 그럼 왜....
임현주: 원호씨에게 알리바이를 제공했던 두명의 친구들...
임현주: 그들에게도 원한이 있지요...그래서....
남성훈: 그래서...??
임현주: 어제 그 둘도 결국 죽이고 말았어요.
남성훈: 흐음...잘하셨네여
임현주: 잘하긴요...원호씨가 제게 했던 일을 생각만 하면...
남성훈: 그 원호라는 사람이 현주님에게 어떤식으로
해쳤습니까?
임현주: 부엌에 있던 과도를 사용했어요
임현주: 처음에는 복부를 한 번 찌르고
임현주: 두 번째엔 정확히 심장을 노리고 찌르더군요
남성훈: 왜요? 무슨짓을 했길래?
임현주: 이미 차디차게 식어가는 제 시신을 앞에두고....
임현주: 온몸에 칼로 난도질을 하기 시작했어요
얼굴부터 발끝까지..........
남성훈: 설마...그렇게 까지...
임현주: 아뇨...정말 이예요...전 그렇게까지 저를
미워했을줄은 몰랐었죠...
남성훈: 그래도 속 시원히 복수를 하셨으니....

여기까지 눈팅을 하던 나는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어제 죽이고 저번에 한명을 죽였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난 부리나케 거실로 뛰어나갔고,
한쪽 구속에 쌓여있던 신문 무더기를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조금후 오늘 날짜로 된 신문을 찾아냈다. 황급히 신문
제일 뒷장을 펼쳐보았다. 그곳엔 서울 평창동에서 두명의 남자가
칼로 난도질을 당한채 의문의 죽음을 당했다고 일전에 그 근처에서
또 한사람이 똑같은 수법으로 살해를 당했다는 그 기사.....
온몸에서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다시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리고 떨리는 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렸다...

김효재: 저...혹시 복수를 하셨던 장소가 어딘지?--;
임현주: 저 말인가요?
김효재: 예~예....
임현주: 평창동인데....왜요?

순간 나는 온몸에 소름이 끼쳐옴을 느꼈다. 어느 정도 진정인 된 나는
조금 더 그방의 동태를 살펴보기로 했다.

김효재: 아..아니예여~말씀 계속 나누세요~
남성훈: 그럼 이제 제가 얘기를 해볼까요??
임현주: 예 해보세요....
남성훈: 현주님 지금까지 얘기는 상당히 재미있었는데요...
남성훈: 솔직히 믿을 수가 없네요...
남성훈: 그게 사실이라면 현주님은 지금 죽은 사람이라는 말인데...
남성훈: 죽은 사람이 채팅은 어떻게 합니까? 안그래요?

남성훈이라는 사람이 여기까지 말하자 갑자기 화면에 침묵이 감돌았다.
이야기의 회생 배경에 검정색 커서만이 깜박이고 있을 뿐 이었다.
이 어색한 분위 속에 나는 오줌이 마려서 화장실에 갔다.
시원하게 화장실에 다녀온후 다시 컴퓨터 앞으로 왔을 때 화면에는
남성훈 이라는 사람이 써놓은 말이 떠있었다.

남성훈: 예? 지금 이리로 오겠다고요? 그게..무슨...?
남성훈: 지금 장난하시는 겁니까? 이제 장난좀 그만 하세요...

임현주라는 사람이 남성훈에게 귓속말을 했나보다..
마치 자신이 쓰는 말은 내가 보지 못하게 하려는 것처럼...
그리곤 다시 침묵....너무 어색해서 내가 말을 꺼냈다...

김효재: 왜 아무말씀이 없으세여~?
임현주: 아..예...잠시 할 일이 있었거든요...
김효재: 화장실 다녀 오셨나요?
임현주: 하하~망자에게 화장실이 왜 필요하겠어요?

순간 머리털이 쭈삣 서는게 느껴졌다. 이사람 끝까지
자신이 죽은 사람이라고 말하는게..... 그러고 보니
남성훈 이라는 사람이 계속 아무말이 없는것도 이상했다.

임현주: 효재님은 뭐 하실 말씀 없으세요? 제 얘기에 대해서...
김효재: 글쎄요....하도 오랜만에 채팅이라....
김효재: 그냥 조금 무섭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여....
임현주: 그럼 제 얘기를 믿으시는 거군요? 그렇죠?
김효재: 예? 아뇨..믿는다기보다는...
김효재: 그냥 소설에서나 가능한 얘기가 아닐는지...
임현주: 역시....너도....
김효재: 예? 왜....갑자기 반말을..?
임현주: 기다려라.....거기서 꼼짝말고 기다려.....
김효재: 예? 무슨 말씀이세요? 지금?

기다리라는 임현주의 말에 난 너무 놀랐다.
황급히 그 말에 대한 반문을 했지만 저 쪽에서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그리고 약 10초 정도 흘렀을까? 갑자기 화면에 임현주의 말이
찍혔다...그러나 그것은 너무나 간단하면서도 무서운 대답이었다.

임현주: 나 지금 네 바로 뒤에있어.....

반사적으로 고개가 뒤로 돌아갔다. 그곳엔...그곳엔....
온몸에 피투성이가 된채 왼손에는 사람의 머리거 거머쥐고
오른손에는 날이 시퍼런 과도를 든 낯선 여자의 형상이 있었다.
난 숨이 멎는듯한 공포 속에서 그 여자가 들고 있는 과도를
바라보았다. 창문으로 새어들어온 달빛이 과도의 날에 반사되어
칼에 픔뻑 묻어있는 실뻘건 피를 여과없이 보여주었다.
"이...이게 무슨..."
순간 형편없이 짓이겨진 무서운 얼굴이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음산안 어조로 몰했다...
"너도 곧 `이 남성훈`라는 사람처럼 해줄께..이리와......"







"너도 내가하는 말 안믿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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