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곡성

파랑새2006.06.20
조회66

지난 일요일엔 금산에 다녀 왔습니다.제고향은 인삼의 주산지로 비담금 메산을 쓰는 고을이지요.이제는 머리가 희끗희끗해졌지만 한때는 까까머리 교모에 칼날같은 교복입고 다니던 시절도 있었지요.때는 지금부터 30여년전 제가 고교 2년때로 기억됩니다.

 

그날 학교가 늦게 파한 관계로 마지막 버스도 놓치고 30리 산길을 걸어서 집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그때만 해도 학생수가 적어서 읍내 고등학교에 유학(?)하는 학생은 우리동네에서 달랑 하나 였으므로 터덜터덜 산길을 걷고 있었지요.때마침 가을비가 추적추적내리고 희뿌연 꼬부랑길의 윤곽을 따라서 발자국소리에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교모를 눌러쓰고 책가방을 옆구리에 끼고 도시락통 달랑거리며 야금야금 산모퉁이를 돌아 송곳바위 밑을 지나갈 때였습니다.

참고로 송곳바위밑이 가장 무서움(옛날 어른들이 귀신도 나온다고 하고 길가장자리 밑에

파란강물이 흐름)

 

어디선가 우히히히...... 전설의 고향에서 나오는 귀신이나 구미호의 웃음소리와 같은 소리가 연이어서 들리는게 아니겠습니까? 순간 저는 움찔하지 못해 심장이 얼어 붙었습니다.이어서 산발한 여인이 너울너울 춤을 추며 날아 다니고 있었습니다.눈앞에서 귀신을 보다니 홀린것도 아니고 엄연한 사실이었습니다.

 

이후 저는 혼비 백산하여 개울이고 가시덤불이고 아랑곳하지 않고 무작정 달렸습니다.

뒤이어 들리는 귀신의 소리. 오빠 같이가. 오빠 같이가. 우히히히...........

 

혼이 빠져라 내달려 동네 어귀 저멀리 우리집 마당에 걸어논 등불이 반짝이는 곳까지 다다랐을때 동네 형과 아버지가 우산과 횃불을 들고 마중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제는 살았구나.  휴.....

 

옷도찢기고.책가방은 어디로 날아 갔는지 알수도 없고 얼굴에 생채기하며 몰골이 말이 아니었지요.제모습을 모고 아버지가 더 놀라셨습니다.

 

이어서 동네형 말씀. 얘.오다가 순이 못봤냐?

그렇습니다.귀신은 정신이상된 옆집 순이누나 였던 겁니다.지금쯤 어디에서 살고 있을지?

건강은 되찾았는지?

자칫하면 귀신을 보았다고 평생의 미궁으로 해결되지 않을 사건으로 회자 되네요.

 

그 무섭던 송곳바위 밑에서 잠시 차에서 내려 보았지요.

시퍼런 강물은 실개천으로 변해있고 무섭기는 커녕 아기자기한 산천이 비단에 수를 놓은듯 펼쳐져 있대요.잠시 옛일이 생각나 히죽 웃어보지만 그당시 내나이또래만한 아들놈이 아빠 빨리 가지고 채근하네요. 니가 아빠 생각을 알기나 혀....... 

 

이제 장마가 시작된다 하네요.시원하고 건겅한 여름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