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이런게 행복이지 싶습니다...

파도2006.06.27
조회1,469

요즘... 웬만해선 신랑 퇴근시간 맞춰서 23개월 된 아이랑 같이 마중을 나갑니다...

한두번 나갔더니 신랑이 은근히 좋아하는거 같아서...^^아마도... 이런게 행복이지 싶습니다...

어제 저녁에 아이도 바깥에 나가고싶어 하고, 쓰레기 분리수거도 해야해서 나갔드랬죠...

울 아이가 직접 옷장에서 옷까지 들고 와서 입혀 달라더군요...

"바께 바께(밖에)" 하면서...

짝도 안 맞는 티셔츠랑 바지를 들고 와서는 입혀 달라더라구요...

그래서 언발런스한 옷을 입혀서 나갔지요...

울아이... 아빠 마중 가는데도 놀이방 가방 메고 가겠다고 떼써서 가방 메고 나갔습니다..ㅋㅋ

일명 딸딸이(슬리퍼) 신고서...^^;;아마도... 이런게 행복이지 싶습니다...

 

분리수거 끝낼쯤에 신랑이 왔더군요...

아이도 아빠 보고선 좋아라 하구요...

신랑이 한쪽 손은 아이 손 잡았는데 한쪽 손은 뒤로 숨기고 있는거예요...

그래서 신랑 등뒤를 봤더니... 장미꽃이 들려 있는거 있죠...

생각지도 못한 장미꽃이...아마도... 이런게 행복이지 싶습니다...

그래서 웬 꽃이냐고 했더니 "그냥... 팔길래 사왔다"그러더군요...^^;;

뭐, 이쁘게 포장된것도 아니고 약간 시든 빨간 장미꽃 몇송이가  투명 비닐로 포장돼 있지만 나도 모르게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ㅎㅎㅎ아마도... 이런게 행복이지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포장이 이게 뭐고? 좀 이쁘게 포장해 오면 덧나나?"라고 툴툴댔네요..

돈이 모자라서 이쁘게 포장은 못했다네요...

포장값은 공짜인데...

근데... 꽃가게서 산게 아니라 트럭에 놓고 파는거 샀다더군요...

그래서 약간 시들었고, 포장도 이쁘게 못했다고...

 

그래도 기분은 엄청 좋았습니다...ㅎㅎㅎ

신랑이 결혼하고 나서 자기 스스로  꽃 사들고 온건 정말 오랜만이거든요...

결혼한지 100일 됐을때 장미꽃 한송이 사온게 아마 마지막일겁니다...

그외엔 거의 엎드려 절받기로 내가 은근슬쩍 얘기해서 사줬을 뿐이죠...

그것도 특별한 기념일에만...

정말 아무날도 아닌데 이렇게 꽃 사들고 온건 첨이지 싶습니다...

비록 트럭에 내놓고 파는... 거의 다 시들어 가는 장미꽃이지만...

내가 슬쩍 옆구리 찔러서 사준 화려하고 이쁘게 포장된 비싼 꽃다발,꽃바구니보다 더 감동이였습니다...

남의집 담벼락에서 꺾어온것같은 그런 장미꽃이였지만

예쁘게 포장된 꽃다발 받은것 보다 훨씬 더 좋았습니다...

집에 오자말자 화병에 꽂아 놨어요...

이파리에도 흙이 묻었고, 어떤 가지엔 꽃송이도 떨어져 많이 허술한 꽃다발이였지만 감동 그 자체였어요...

그래도 믿기지 않아 신랑한테 왠일로 꽃을 다 사왔냐고 자꾸 물었죠...

정말 이런 일은 없었으니까요...

나한테 뭐 죄지은거 있냐니까 "그냥 지갑에 돈 있길래 사왔다... 사와도 난리고?"그러네요...

앞으론 신랑 지갑에 돈좀 두둑히 넣어줘야겠어요...

다음엔 꽃가게서 제대로 이쁘게 포장된 꽃 좀 사오게...ㅋㅋㅋ아마도... 이런게 행복이지 싶습니다...

사실, 신랑이 돈쓸 일은 거의 없어서 신랑 지갑은 항상 빈약했죠...--;;

술 안마셔, 담배 안피워, 퇴근하면 바로 집에 오지... 그러니 돈 쓸 일은 거의 없어요...

참 착실한 남편이죠...ㅎㅎㅎ아마도... 이런게 행복이지 싶습니다...

 

무튼... 10년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한 일에 너무 기분이 좋아서 이렇게 자랑질을 좀 합니다...ㅋㅋㅋ아마도... 이런게 행복이지 싶습니다...아마도... 이런게 행복이지 싶습니다...

아무날도 아닌데... 시키지도 않았는데 손에 꽃사들고 온적은 없었으니...

그래서 어제는 신랑한테 많이 고분고분했습니다...ㅋㅋㅋ

아.. 그리고 울신랑... "내말 잘들으라고 사왔다"는 말은 잊지 않더군요...--;;

그래도 기분 좋네요...ㅎㅎㅎ

너무 기분 좋아서 아이한테도 막 자랑질 쳤어요...

"*우야... 이것봐라~ 아빠가 엄마 줄려고 꽃 사왔다... 이쁘지?"하고...^^

아이도 "꽃! 꽃!"하더군요...^^아마도... 이런게 행복이지 싶습니다...

 

아마도... 이런게 행복이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