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댓글과 댓글.

-.-2006.06.27
조회122

스위스의 한국축구 얕보기 기사에 대해..
한 네티즌의 댓글이 폭발적 추천을 받고 있고, 그 댓글을 분석한 댓글이 있어 조사해봤다... 

 

 

이 개념없는 스위스 알프스 소년들아          조회수 40430 ㅣ 추천 804 ㅣ 2006/06/15  09:01

 

parkto01

 

이 개념없는 스위스 알프스 소년들아 오렌만에 나들이 나오니 좋냐 ?

요들송이 막 주둥아리에서 삐져나와 ? 헛소리가 막 나와

산골작에 다람쥐 요들레이요들레이 시밤바다

맥가이버칼 팔아서 돈 좀 벌었니 ?

니들이 자랑하는 스위스은행 금고에 단체로 가둬놓고 비밀번호 리셋해벌라 씁!

 

 

 

 

( 한 네티즌이 위의 댓글에 대해 댓글로 분석한 글 )

 

자, 그럼 parko01 대인의 이 결코 길지 않은 댓글이, 왜 뛰어난지-솔직히 부연 설명은 전혀 불필

요하다고 생각하지만-이제부터 따져보자.

 

1. 용이한 접근성

 

이 대인의 글은 필자가 그저 일부를 캡처해서 이미지로 처리했을 뿐이다. 그러나 이미 눈치 빠른

독자들은 이 이미지의 그래픽 인터페이스(GUI)를 보고도 곧바로 네이버 기사의 댓글임을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국내 최대 규모, 나아가 전세계적으로도 꿀리지 않을 접속을 자랑하는 포털인

네이버의 기사에 이와 같은 일필휘지의 댓글을 달았다는 것은, 이미 글의 작성 전부터 보다 많은

사람이 와서 이 글을 봐주기를 생각한 대인의 치밀함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2. 호방한 아이콘의 사용

 

네이버의 기사에 댓글을 달기 위한 작업에서 여러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자신의 아이디

옆에 있는 사람 얼굴 모양의 아이콘을 선택하는 것이다. 그리고 미리 기성품으로 준비된 무려

22개의 아이콘 가운데 대인께서는 무엇보다 '컨텐츠'의 중요성을 몸소 과시하시며, 그냥 Defa

ult로 준비된 개성 없는 '안경 낀 2:8 가르마'의 얼굴을 선택하셨다. 이는 차별화와 개성을 부

르짖으며 선정성과 아마추어리즘에 매몰되고 있는 현 국내 IT 업계의 문제점을 과감하게 지적

하신 것이라 아니할 수 없겠다.

 

3. 제목 선정의 명쾌함

 

제목 선정부터 대인께서는 '이 개념없는 스위스 알프스 소년들아'라는, 이 댓글에서 타박하고

자 하는 상대를 처음부터 명확하게 제시하시며 초지일관의 자세를 보여주셨다. 그리고 대인

께서는 제목에서부터 스위스 국적의 선수들을 겨냥한 것임이 분명하지만, 오히려 경우에 따

라서는 스위스라는 국명보다 각종 상품명과 찌라시 등등을 통해 국내에 더 많이 알려진 '알

프스'를 제목에까지 대입시킴으로써, 초중고딩 시절 지리 시간에 꾸벅꾸벅 졸았던 안타까운

 독자들을 배려하시는 마음이 크셨다.

 

4. 상대의 약점을 철저하게 집중 공략하라

 

아... 글의 초장부터 상대의 약점을 집중 공략하는 대인의 철저하심에 우리는 무릎을 꿇고 경

배해야 한다. 독자들이 아시다시피 스위스는 자국에서 1954년에 개최된 월드컵 이후 유럽 무

대에서 시름시름하며 지역 예선조차 통과하지 못하다가 20년이 넘어서야 이번 대회에 출전한

 바 있다. 이런 상대의 약점을 초장부터 철저하게 물고 늘어지는 '오랜만에 나들이 나오니 좋

냐'라는 말씀을 대인께서는 하시고 계신다. 여기에서 '오랜만에'를 '오렌만에'라고 쓰신 오타

 정도는 가볍게 넘어가 주자.

 

5. 대중적인 상징 체계의 활용

 

스위스, 하면 누구나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보다 요들송이다. 그리고 또한, 정식 명칭

은 '스위스 아미 나이프'가 맞지만 국내에서는 '맥가이버칼'로 더욱 유명한 빨간색의 여행용

접이식 칼도 떠오른다. 이처럼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국내에서도 대중적으로 너무 유명한

상징 체계를 활용하심은 앞서도 살펴봤듯이 대인의 아량이 상당함을 느낄 수 있음이다.

 

6. 운율의 사용

 

이처럼 극도로 짧은 댓글에서조차 대인께서는 운문의 색채를 띠게 하시어 직장인들이 점심

 먹고 짧은 시간에 종이컵에 따라진 커피 마시면서 개인 서핑을 하는 시간에 이 글을 보기에

 아무런 부담감이 없게 하셨다. '산골짝이 찾아서 요들레이'라는 가사는 분명 초등학교 때

 음악 시간을 불우하게 보내지 않은 대부분의 독자들이 떠올릴 법한 가사가 맞다. 이 가사

를 친히 삽입해주심에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요들송의 가장 유명한 후렴구인

 '요들레이'가 두 번이나 반복되는 도돌이표적인 운율의 사용에서 우리는 대인의 감수성을

 엿볼 수 있다.

 

7. 사회적인 메시지의 대입

 

실제로 현재 스위스 대표팀의 최대 스폰서이기도 한 스위스 은행이, 현재도 안면 무시하고

계좌 주인의 익명성을 보장해주는지는 잘 모르지만(아마 필자 같은 사람은 평생 가도 모를

것 같다) '너희들이 자랑하는 스위스 은행 금고'라는 문구에서 우리는 세계 각국의 대형 범

죄자, 그리고 그 대형 범죄자에 버금가는 독재 군주나 대통령의 사금고로 전락한 스위스

은행의 현실을 치밀하게 떠보는 사회적 메시지, 즉 프로파간다의 역할을 이 댓글이 수행하

고 있음을 알 수 있다.

 

8. 최신 IT 업계의 트렌드를 따르는 센스

 

여기에 금고의 비밀번호를 리셋한다는, 은근히 간단하면서도 꽤나 충격적인 솔루션을 제공

하심으로써 정보통신 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따르는 센스까지 보여주시며 주옥 같은 글을 마

치시고 있다.

 

전체적으로 육두문자 하나 없으면서, 이렇게 간결하고, 치밀하면서, 재기가 넘치는 동시에

 필요한 부분은 모두 빼놓지 않은 채 유머러스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비이성의 전투적 논쟁

에 빠지는 일을 사전에 강력한 태클로 원천봉쇄한 이 글에서 보여준 대인의 감각에 경의를

표하는 바이다.

 

-----------

 

할 짓 없어 퍼왔어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