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밤에 동대문 근처의 어느 가게 앞에서 술을 마시던 오십대 남자가 있었어요. 저와 두세 시간 노닥거렸는데, 그 분을 모델로 해서 즉석에서 써 올립니다. 은근히 사람을 잘 웃기던 그 분의 사연에 약간 보탬을 더 해서 쓴 글입니다. 앞집 과부와 뒷집 홀아비 이야기라는 말도 그 분이 직접 쓰던 말인데, 그냥 제목으로 올리니 혹시 특정인을 괄시하는 글이 아닐까 하는 오해 없기 바랍니다.)
1.
앞집 과부와 뒷집 홀아비라면 뭔가 일이 생길 것 같고, 서로 잘만 하면 새로운 삶도 가질 것 같습니다. 또 재미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래시장에 있는 앞집과 뒷집의 두 사람은 그게 아니었어요. 서로 앙숙인 고양이와 개가 한 골목에서 같이 사는 것 같았어요.
“아휴, 저 꼴을 좀 봐. 아무리 혼자 산다고 해도 저게 사람 꼴이냐고?”
금년 47살인 복실엄마는 뒷집 홀아비만 보면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어요.
“에휴, 저 성질머리하고는, 저러니 과부로 살지.”
이 말은 금년 51살 된 홀아비인 개비아범이 복실엄마 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속으로 꿍얼거리는 소리에요.
노가다를 하는 개비아범은 사실 좀 모양새가 그래요. 아침에 나갈 때 보면 머리는 자다 일어난 그대로 까치머리에요. 왼쪽으로 베개를 베고 잔 자리는 납작하게 머리가 붙었고, 오른쪽은 부스스하게 머리가 일어나서 까치집을 지은 것이죠. 어떤 때는 뒤통수에도 까치집이 있어요. 꼬재재한 청바지하고 색깔이 바랜 빨간 티셔츠를 입었는데 일년 내내 빨지도 않는지 냄새가 날 것도 같은 분위기에요.
비 오는 날은 일거리가 없어서 개비아범이 집에 쳐 박혀 지내요. 집 대문을 열고 왼쪽으로 걸어 나오면 곧바로 복실엄마가 하는 생선가게가 보이는데, 개비아범이 노는 날에는 이 가게에 와서 꽁치라든가 자반을 사거든요. 그러면 둘이서 입씨름이 붙어요.
“한 마리 더 줘요. 왜 이렇게 비싸요?”
만원을 내면서 개비아범이 옆에 있던 꽁치를 덥석 잡으며 하는 소리에요.
“정말 귀찮은 아저씨네, 네 마리면 많이 준 거에요. 짜증나서 못 팔겠네.”
얼른 그 꽁치를 뺏어서 제자리에 놓으며 던지는 복실엄마 말이에요. 그러면 개비아범이 입을 삐쭉대면서 깐죽거려요.
“에그, 굶다 잡힌 꽁치인 모양이지? 왜 이리 삐쩍 말랐어요?”
“뭐예요? 사기 싫으면 그만 둬요.”
쌀쌀한 복실엄마의 말에 개비아범이 은근히 열 받아요. 그러면 “이게 뭐 먹을 게 있나”하면서 갈치도 들어다 놨다, “뱃속에 바람 넣어서 불룩한 거야.”하면서 고등어 배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고, 다섯 마리에 만원씩 팔려고 소복이 쌓아놓은 생선도 “이건 맛없는 중국산일 거야.”하고는 슬쩍슬쩍 흩어 놓아요. 복실엄마의 눈이 확 도끼눈으로 변하죠.
“아저씨 왜 그래요? 안 팔아요. 정말 개시부터 재수 없게.”
개비아범은 성질이 날 때마다 다른 가게를 갈까하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집으로 들어오는 골목의 모퉁이에 있는 복실엄마의 가게라서, 다른 곳에서 생선을 사면 눈에 띄잖아요. 이런 면으로 보면 개비아범의 마음도 참 착한 편이에요.
그렇다고 개비아범이 복실엄마를 염두에 둔 적은 없어요. 누가 농담으로라도 복실엄마를 어떻게 해 봐, 하고 말하면,
“에흐, 생선 비린내 나는 여자하고 어떻게 사겨?”
이것은 복실엄마한테도 마찬가지였죠. 옆가게의 아줌마가 “저 홀아비가 괜찮아 보이는데 어떻게 한번 해 보슈,”하면,
그렇게 도도한 복실엄마지만 세상이란 혼자 살 수 없는 법이에요. 어느 날 술꾼들이 가게 앞에서 싸움이 붙었어요. 치고 박고하는 남자들이 가게로 점점 가까이 오더니 드디어 생선을 쭉 올려놓은 좌판을 다 부시고 말았어요. 또 비가 들이치지 말라고 쳐 놓은 비닐도 뜯기고, 하여튼 난장판이 된 거에요. 싸움 벌린 남자들에게 다 고쳐놓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사실 그 남자들은 좀 험악하게 생겼고, 동네에서 내놓은 깡패들이었거든요.
다음 날 개비아범이 지나다가 절단난 가게를 보고는 갸웃했죠. 복실엄마가 망치를 들고 널빤지에 못을 박는데, 여자가 고치려니 오죽하겠어요? 오리궁둥이처럼 뒤로 엉덩이를 쑥 빼고 톱질하는 모양이며, 못을 박다가 자기 손가락 콱 내려치기도 하니 세상일이란 남자와 여자가 할 몫이 따로 있는 게 아니겠어요. 낑낑대는 복실엄마가 안쓰럽게 보였는지 개비아범은 자기가 고쳐주겠다고 나섰어요.
“정말요? 호호호”
무척 상냥해진 복실엄마의 목소리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을 사서 고치려고 했는데, 돈 한 푼 안 들이고 가게를 다 고칠 수 있다는 판단이었죠. 굴러다니는 개똥도 쓸데가 있다더니 바로 이런 경우인 것 같았어요. 이 참에 공짜로 홀아비를 왕창 부려먹으려는 욕심이 났어요.
개비아범은 집에서 연장통을 가져오더니 톱으로 쓱싹쓱싹, 망치로 텅텅, 못을 받았어요. 여자 입장에서 볼 때는 얼마나 남자가 씩씩하고 시원스럽겠어요? 비가 안 들이치게 사다놓은 비닐을 쫙 펴서 처마 위에 고정시키고 아래로 쭉 늘어뜨리고, 부셔진 의자도 고쳤어요.
그 동안에 복실엄마는 수고비 대신에 얼큰한 동태국으로 때우려고 식사를 준비했어요. 국을 올려놓은 다음에 밖으로 나왔어요.
개비아범은 힐끗 복실엄마를 보더니 다시 땀을 뻘뻘 흘리며 하던 일에 몰두했죠. 멀끔히 일하던 개비아범을 보던 복실엄마가 말했어요.
“아저씨, 거기부터 못질 하지 마시고 이만큼 떨어뜨려서 하세요.”
“네? 비가 들이치면 여기까지 비닐이 나와야 되는데,”
“그러면 사람들이 들락거리기 불편하잖아요.”
“네네..... 알았어요.”
조금 있다가 또 복실엄마가 손가락질 하며 말했어요.
“이 좌판은 너무 길게 나왔어요. 조금 짧아야 하잖아요.”
“네? 너무 길어요?”
“그럼요. 그렇게 길면 사람들이 툭툭 차고 다녀요.”
“알았수, 좀 잘라 드리죠.”
복실엄마는 마치 검열관처럼 눈을 반짝였어요. 또 잔소리가 날아왔죠.
“아휴, 아저씨, 이렇게 통로가 좁으면 어떻게 해요? 치마가 걸려 찢어지겠네.”
“네? 너무 좁아요?”
점점 개비아범의 표정이 심란해져 갔어요. 자기 남편도 아니고, 돈 받고 일해 주는 것도 아니고, 그 흔한 애인도 아닌데, 자꾸 잔소리해대니 성질 난 것이에요.
“아저씨, 이 비닐을 뜯어서 이만큼 안으로 들여 붙이세요. 아직도 더 나왔네.”
드디어 개비아범의 분통이 터졌어요. 들고 있던 망치를 바닥에 휙 팽겨 치더니,
“에잇, 정말...... 아줌마가 다 하슈. 뭔 잔소리가 그렇게 많아요?”
“잔소리라뇨? 생각해 보세요. 여기 좌판도 그렇지 이만큼 밖으로 나오면 어떻게 해요?”
“뭐요?”
“제가 주인이니깐 더 잘 알잖아요. 불편한 게 뭐라는 것을......”
“그러니깐 아줌마가 다 하시라니깐, 성질나서 못하겠네.”
“아니, 가르쳐 주면 그대로 하지, 무슨 말씀이세요?”
“뭐요? 내가 당신 꼬붕이유? 내가 무슨 가르침을 아줌마한테 받는다는 말이요?”
여기저기 가게에서 사람들이 나오더니 구경하기 시작했어요. 건너편 가게의 남자주인이 말했어요.
“해 주는 김에 그냥 해 달라는 대로 해 주셔.”
“시끄러워요. 씨팔, 내가 지 냄편인가? 안 해. 생각해서 고쳐주려고 했더니만 잔소리는 더럽게 많네.”
그러자 복실엄마가 발끈했어요.“
“더럽다뇨? 뭐가 더러워요?”
“시끄러워욧, 나 갈래.”
“아휴, 정말 치사하게, 사람 사서 할 테니 그만 둬욧”
이 사건으로 둘의 관계는 더 나빠졌어요. 개비아범은 생선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아예 눈길을 옆으로 돌렸고, 복실엄마도 저쪽에서 개비아범이 걸어오면 얼른 뒤돌아섰어요. <계속>
[연재] 앞집 과부와 뒷집 홀아비 1
앞집 과부와 뒷집 홀아비
(어느 날 밤에 동대문 근처의 어느 가게 앞에서 술을 마시던 오십대 남자가 있었어요. 저와 두세 시간 노닥거렸는데, 그 분을 모델로 해서 즉석에서 써 올립니다. 은근히 사람을 잘 웃기던 그 분의 사연에 약간 보탬을 더 해서 쓴 글입니다. 앞집 과부와 뒷집 홀아비 이야기라는 말도 그 분이 직접 쓰던 말인데, 그냥 제목으로 올리니 혹시 특정인을 괄시하는 글이 아닐까 하는 오해 없기 바랍니다.)
1.
앞집 과부와 뒷집 홀아비라면 뭔가 일이 생길 것 같고, 서로 잘만 하면 새로운 삶도 가질 것 같습니다. 또 재미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재래시장에 있는 앞집과 뒷집의 두 사람은 그게 아니었어요. 서로 앙숙인 고양이와 개가 한 골목에서 같이 사는 것 같았어요.
“아휴, 저 꼴을 좀 봐. 아무리 혼자 산다고 해도 저게 사람 꼴이냐고?”
금년 47살인 복실엄마는 뒷집 홀아비만 보면 눈살을 찌푸리며 중얼거렸어요.
“에휴, 저 성질머리하고는, 저러니 과부로 살지.”
이 말은 금년 51살 된 홀아비인 개비아범이 복실엄마 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속으로 꿍얼거리는 소리에요.
노가다를 하는 개비아범은 사실 좀 모양새가 그래요. 아침에 나갈 때 보면 머리는 자다 일어난 그대로 까치머리에요. 왼쪽으로 베개를 베고 잔 자리는 납작하게 머리가 붙었고, 오른쪽은 부스스하게 머리가 일어나서 까치집을 지은 것이죠. 어떤 때는 뒤통수에도 까치집이 있어요. 꼬재재한 청바지하고 색깔이 바랜 빨간 티셔츠를 입었는데 일년 내내 빨지도 않는지 냄새가 날 것도 같은 분위기에요.
비 오는 날은 일거리가 없어서 개비아범이 집에 쳐 박혀 지내요. 집 대문을 열고 왼쪽으로 걸어 나오면 곧바로 복실엄마가 하는 생선가게가 보이는데, 개비아범이 노는 날에는 이 가게에 와서 꽁치라든가 자반을 사거든요. 그러면 둘이서 입씨름이 붙어요.
“한 마리 더 줘요. 왜 이렇게 비싸요?”
만원을 내면서 개비아범이 옆에 있던 꽁치를 덥석 잡으며 하는 소리에요.
“정말 귀찮은 아저씨네, 네 마리면 많이 준 거에요. 짜증나서 못 팔겠네.”
얼른 그 꽁치를 뺏어서 제자리에 놓으며 던지는 복실엄마 말이에요. 그러면 개비아범이 입을 삐쭉대면서 깐죽거려요.
“에그, 굶다 잡힌 꽁치인 모양이지? 왜 이리 삐쩍 말랐어요?”
“뭐예요? 사기 싫으면 그만 둬요.”
쌀쌀한 복실엄마의 말에 개비아범이 은근히 열 받아요. 그러면 “이게 뭐 먹을 게 있나”하면서 갈치도 들어다 놨다, “뱃속에 바람 넣어서 불룩한 거야.”하면서 고등어 배도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고, 다섯 마리에 만원씩 팔려고 소복이 쌓아놓은 생선도 “이건 맛없는 중국산일 거야.”하고는 슬쩍슬쩍 흩어 놓아요. 복실엄마의 눈이 확 도끼눈으로 변하죠.
“아저씨 왜 그래요? 안 팔아요. 정말 개시부터 재수 없게.”
개비아범은 성질이 날 때마다 다른 가게를 갈까하고 생각했어요. 그러나 집으로 들어오는 골목의 모퉁이에 있는 복실엄마의 가게라서, 다른 곳에서 생선을 사면 눈에 띄잖아요. 이런 면으로 보면 개비아범의 마음도 참 착한 편이에요.
그렇다고 개비아범이 복실엄마를 염두에 둔 적은 없어요. 누가 농담으로라도 복실엄마를 어떻게 해 봐, 하고 말하면,
“에흐, 생선 비린내 나는 여자하고 어떻게 사겨?”
이것은 복실엄마한테도 마찬가지였죠. 옆가게의 아줌마가 “저 홀아비가 괜찮아 보이는데 어떻게 한번 해 보슈,”하면,
“열 트럭을 갖다 줘도 싫어요. 우리가게 오는 꼴도 뵈기 싫어 죽겠어.”하고 도리질 쳤어요.
그렇게 도도한 복실엄마지만 세상이란 혼자 살 수 없는 법이에요. 어느 날 술꾼들이 가게 앞에서 싸움이 붙었어요. 치고 박고하는 남자들이 가게로 점점 가까이 오더니 드디어 생선을 쭉 올려놓은 좌판을 다 부시고 말았어요. 또 비가 들이치지 말라고 쳐 놓은 비닐도 뜯기고, 하여튼 난장판이 된 거에요. 싸움 벌린 남자들에게 다 고쳐놓으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사실 그 남자들은 좀 험악하게 생겼고, 동네에서 내놓은 깡패들이었거든요.
다음 날 개비아범이 지나다가 절단난 가게를 보고는 갸웃했죠. 복실엄마가 망치를 들고 널빤지에 못을 박는데, 여자가 고치려니 오죽하겠어요? 오리궁둥이처럼 뒤로 엉덩이를 쑥 빼고 톱질하는 모양이며, 못을 박다가 자기 손가락 콱 내려치기도 하니 세상일이란 남자와 여자가 할 몫이 따로 있는 게 아니겠어요. 낑낑대는 복실엄마가 안쓰럽게 보였는지 개비아범은 자기가 고쳐주겠다고 나섰어요.
“정말요? 호호호”
무척 상냥해진 복실엄마의 목소리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사람을 사서 고치려고 했는데, 돈 한 푼 안 들이고 가게를 다 고칠 수 있다는 판단이었죠. 굴러다니는 개똥도 쓸데가 있다더니 바로 이런 경우인 것 같았어요. 이 참에 공짜로 홀아비를 왕창 부려먹으려는 욕심이 났어요.
개비아범은 집에서 연장통을 가져오더니 톱으로 쓱싹쓱싹, 망치로 텅텅, 못을 받았어요. 여자 입장에서 볼 때는 얼마나 남자가 씩씩하고 시원스럽겠어요? 비가 안 들이치게 사다놓은 비닐을 쫙 펴서 처마 위에 고정시키고 아래로 쭉 늘어뜨리고, 부셔진 의자도 고쳤어요.
그 동안에 복실엄마는 수고비 대신에 얼큰한 동태국으로 때우려고 식사를 준비했어요. 국을 올려놓은 다음에 밖으로 나왔어요.
개비아범은 힐끗 복실엄마를 보더니 다시 땀을 뻘뻘 흘리며 하던 일에 몰두했죠. 멀끔히 일하던 개비아범을 보던 복실엄마가 말했어요.
“아저씨, 거기부터 못질 하지 마시고 이만큼 떨어뜨려서 하세요.”
“네? 비가 들이치면 여기까지 비닐이 나와야 되는데,”
“그러면 사람들이 들락거리기 불편하잖아요.”
“네네..... 알았어요.”
조금 있다가 또 복실엄마가 손가락질 하며 말했어요.
“이 좌판은 너무 길게 나왔어요. 조금 짧아야 하잖아요.”
“네? 너무 길어요?”
“그럼요. 그렇게 길면 사람들이 툭툭 차고 다녀요.”
“알았수, 좀 잘라 드리죠.”
복실엄마는 마치 검열관처럼 눈을 반짝였어요. 또 잔소리가 날아왔죠.
“아휴, 아저씨, 이렇게 통로가 좁으면 어떻게 해요? 치마가 걸려 찢어지겠네.”
“네? 너무 좁아요?”
점점 개비아범의 표정이 심란해져 갔어요. 자기 남편도 아니고, 돈 받고 일해 주는 것도 아니고, 그 흔한 애인도 아닌데, 자꾸 잔소리해대니 성질 난 것이에요.
“아저씨, 이 비닐을 뜯어서 이만큼 안으로 들여 붙이세요. 아직도 더 나왔네.”
드디어 개비아범의 분통이 터졌어요. 들고 있던 망치를 바닥에 휙 팽겨 치더니,
“에잇, 정말...... 아줌마가 다 하슈. 뭔 잔소리가 그렇게 많아요?”
“잔소리라뇨? 생각해 보세요. 여기 좌판도 그렇지 이만큼 밖으로 나오면 어떻게 해요?”
“뭐요?”
“제가 주인이니깐 더 잘 알잖아요. 불편한 게 뭐라는 것을......”
“그러니깐 아줌마가 다 하시라니깐, 성질나서 못하겠네.”
“아니, 가르쳐 주면 그대로 하지, 무슨 말씀이세요?”
“뭐요? 내가 당신 꼬붕이유? 내가 무슨 가르침을 아줌마한테 받는다는 말이요?”
여기저기 가게에서 사람들이 나오더니 구경하기 시작했어요. 건너편 가게의 남자주인이 말했어요.
“해 주는 김에 그냥 해 달라는 대로 해 주셔.”
“시끄러워요. 씨팔, 내가 지 냄편인가? 안 해. 생각해서 고쳐주려고 했더니만 잔소리는 더럽게 많네.”
그러자 복실엄마가 발끈했어요.“
“더럽다뇨? 뭐가 더러워요?”
“시끄러워욧, 나 갈래.”
“아휴, 정말 치사하게, 사람 사서 할 테니 그만 둬욧”
이 사건으로 둘의 관계는 더 나빠졌어요. 개비아범은 생선가게 앞을 지날 때마다 아예 눈길을 옆으로 돌렸고, 복실엄마도 저쪽에서 개비아범이 걸어오면 얼른 뒤돌아섰어요. <계속>
글 / 은하철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