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대앞 칵테일 바_ 도어즈 VS 두밥 VS MOOL Bar

홍선미200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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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즈 VS 두밥 VS MOOL Bar

 

2003년도에 두밥.

2003년 겨울에 잠시 혼자 즐겼던 Mool bar

그리고 2006년에 새롭게 찾은 도어즈.

 

모두 숙대 앞 칵테일 바 이름이다.

 

두밥은 예전부터 말했다시피-

나의 방황과 사랑이 고스란히 담겼던 곳.

음악이 매우 좋았던 곳. 형광파랑과 검은 색의 조화.

지금은 없어져서 그 자리는 실내포차가 되었다.

 

물바는 고시원에서 살 때

잠이 오지 않을 때 혼자 가서 칵테일을 가끔 마셨던 곳.

베일리스 & 밀크가 매우 맛있었던 곳.

이제는 없어져서 그 자리는 피씨방이 차려졌다.

 

새롭게 찾은 도어즈는

내가 사랑하던 두밥과는 차이가 있다.

 

두밥이 깊은 이야기. 진솔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었다면-

그래서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는 가기 어려웠다면-

 

도어즈는 깊은 이야기는 하기 어렵지만

바텐더와의 농담따먹기 등으로 그다지 할 말이 없어도

편안히 앉아서 즐길 수 있다.

 

도어즈도 매우 좋아하게 되었지만-

마음 속에선 두밥을 지우기가 어렵다.

 

맞은 편에 앉아있던 윤은 그 곳에선 더욱 아름다워보였다.

그리고 언제나 내 이야기를 들어주던 베로니카의 눈.

혼자 울던 내 모습.

그 곳에서 적어내려갔던 일기들.

 

블랙러시안은 그 시절 내가 즐기던 칵테일.

 

나에게 장소란 추억과 함께 있던 사람들과의 대화의 상징.

 

내게 '반 고흐'와 '위'가 다르듯이.

내게 '서관 벤치'와 '명신관 벤치'가 다르듯이.

 

웬지 스물셋의 나에게 다시는 그런 추억의 장소들이

만들어지지 않을 것 같아- 서글픈 밤이다.

 

이런 날엔 조금 청승맞더라도

두밥에 가서 혼자 블랙러시안을 마시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제는 없는 곳에서-

이제는 없는 사람과 감정을 느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