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궁>...왕세자 부부의 로망

김진희2006.04.09
조회670
만화<궁>...왕세자 부부의 로망

 

  제가 너무나도 즐겁게 봤던 만화입니다. 순정만화 중에서도 그림도 예쁘고, 이야기도 색달라서 흥미진진하게 봤습니다. 만약에 영국이나 일본처럼 우리나라도 조선왕조가 대를 이어 입헌군주제로 자리잡았다면, 어땠을까요? 요즘 드라마에서처럼 경복궁이 황실로 바뀌고, 태자가 모든 여성들의 이상형이 돼 있었을까요?

 

  실제로 일본으로부터 나라를 빼앗기기 전에, 독립협회와 같은 개화파 정당들은 입헌군주제를 추천하였고, 고종은 민비가 시해된 뒤 러시아공사관에 몸을 피하고나서 '대한제국'이란 국호를 다시 정하고 왕이 아닌 황제로 명칭을 바꿨지요. 고종황제는 일본세력들을 견제하기 위해서 근대적인 제도와 정책을 정비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친일파 간신들의 손에 나라는 넘겨질 판이었지요. 결국 조선왕조는 그 맥이 끊어지고 말았습니다. 이제와서 조선왕조를 되찾고자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역사에 있어서 비참한 일 중에 하나이기 때문에 가슴아플 뿐이지요.

 

  이랬던 우리나라가 만약 일제시대를 거치지 않고, 지금까지도 그 왕조를 유지하고 있다고 상상해 봅시다. 만화과 같은 일이 단순한 망상일 수도 있지요. 생각해 보세요. 잘생기고 유능한 왕세자의 비로 평범한 여자 고등학생이 선택되었다는 것을요. 완벽하게 허구이겠죠? 있을 수 없는 일을 마치 있는 것처럼 느끼고 즐긴다는 것은 인간만이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영화도 그래요. 원작을 쓴 톨킨은 항상 인간만이 아닌 그와 비슷한 속성을 지닌 호빗족(Hobbits)을 떠올렸고, 호빗족에 대한 수많은 이야기를 썼다고 합니다. 그는 평생을 각종 전설과 신화, 민간설화 등을 수집하고 상상했습니다. 그리고 그 상상을 글로 풀어서 썼지요. 하지만, 그의 글이 모두 허상이나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것은 아니었을 겁니다. 당시 그가 살아왔던 현실을 거울로 비춰봤을 것이고, 그가 살기 전의 시대와 삶들을 통찰했을 거에요.

 

  물론 상상은 상상일 뿐이지요. 하지만, 현실에서 상상이 비롯된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겁니다. 어쩌면 상상했던 것들이 현실로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상상해 봅시다. 혹시 알아요? 내일 아침 잠에서 깨면 당신이 장화 신은 고양이를 만나고, 꽃잎 속에서 사는 엄지공주를 만나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