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명화해설 (모나리자)

권철희2006.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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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명화해설 (모나리자)

모나리자,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이 작품보다 많이 인구에 회자된 작품이 있을까요? 사람들은 이 모나리자를 두고 천상의 미소라느니 신비의 미소라고 극찬을 합니다. 그런데 제가 이 모나리자를 처음 보고 느낀 점은 그런 평들과는 조금 다릅니다. 좀 직설적으로 말할까요? 제 눈엔 모나리자가 전혀 예쁘지 않았다는 겁니다.(웃음) 그리고 이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동시대 사람인 보티첼리의 작품 ‘프리마베라’ 와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의 여인들에게서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을 느꼈던 제가 왜 유독 천재 중의 천재라고 알려진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대표작인 이 작품에서는 전혀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했던 것일까요. 그 이유는 이 작품의 주인공이 남자였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이 작품은 다빈치의 자화상일 것입니다. 물론 저의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말입니다. # 단서 하나. “이사벨라 데스테의 초상” 만토바 후작 부인 이사벨라 데스테. 예술 작품의 수집으로 유명한 여성입니다. 르네상스시대 역사의 권위자인 부르크하르트의 말에 따르면 그녀가 수집한 작품목록들을 보고 있으면 예술에 아주 조그만 소양이라도 있는 사람은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감동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만큼 그녀의 예술작품을 보는 센스가 남달랐다고 할 수 있지요. 그렇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데스테는 재능있는 예술가들을 후원하고 직접 작품을 주문하곤 했습니다. 그녀가 당대에 유명한 예술가인 다빈치에게 부탁을 안 할리가 없겠죠. 그런데 이건 단순한 부탁 수준이 아니라 역사가들의 말에 의하면 엄청 ‘졸랐다고’ 합니다. 데스테는 이 유명한 화가가 그려준 초상화가 갖고 싶었던 거죠. 이 노력은 결실을 맺습니다. 다빈치는 마지못해 그려주죠. 그런데 이 초상화는 민망할 정도로 성의 없이 그려졌습니다. 그냥 데생수준이지요. 다빈치는 많은 작품을 남기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완성된 작품 속에서 여자의 초상화는 제가 알기로 모나리자가 유일합니다. 사람들은 모나리자의 모델이 실존인물이니 어쩌니 하지만 앞서 데스테의 예가 말해주듯이 누가 부탁을 했어도 한 여자만을 정성들여서 그렸을 인물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의 그림에 등장하는 여자는 성모 마리아의 그림이 대부분이지요. 성모 마리아는 여성성이 제거 되어있습니다. 오직 어머니의 이미지만 있는 분이지요. 실제로 다빈치는 여자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죠. # 단서 둘. “ 미완성의 작품” 앞의 이야기를 마주 해봅시다. 다빈치는 uomo universale. 즉 만능인으로 불려집니다. 어쩌면 그는 uomo unico , 유일한 인간이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천재적인 인물들은 어떤 공통점을 보입니다. 바로 ‘자부심’ 이지요. 이런 자부심은 확고한 '자기애'에 그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만에 영웅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런 천재들은 다른 모델이 필요 없습니다. 현실에서는 누구도 자신을 따라올 자가 없음을 알기 때문이지요. 숭배의 대상이 되는 것은 오직 ‘자신’ 뿐입니다. 그리고 다빈치는 자신의 얼굴을 모델로 자신에게도 또한 후세에게도 불멸의 숭상을 받게 될 작품을 그려나갑니다. (여기서부터 저의 추론이 시작됩니다.) 다빈치는 자신의 젊은 날의 얼굴을 그립니다. 이젠 그 얼굴을 ‘여성화’ 시킵니다. 그리고 의도적으로 눈썹을 그리지 않았습니다. 미완성으로 남겨둔 거죠. 왜 일까요? 실물을 보고 그린 것이 아닌 초상화. 순전히 기억에 의지해서 그린 초상화. 기억이 갖는 '불완전성'. 그것을 '미완성'으로 표현하고자 한 것이 아닐까요? 아! 그리고 신비스러운 미소가 남았군요. 다빈치씨 아주 익살스러운 면이 있습니다. 모든 사람을 속였다는 만족감. 혼자만 비밀을 알고 있다는 즐거움을 바로 이 신비스러운 미소로 표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러나 다빈치씨! 저는 못 속입니다! (웃음) #단서 셋.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에게 헌정” 다빈치는 생전에 이미 그 명성을 전 유럽에 떨쳤기 때문에 전 유럽의 영주와 군주들은 그를 서로 자신의 나라에 초청하려 했습니다. 밀라노의 스포르차 공작, 피렌체의 메디치 가문, 악명높은 체사레 보르자까지. 하지만 그들에게는 뚜렷한 목적이 있었죠. 데스테와 같이 그의 능력을 쓰고 싶어 했던 것이죠. 그러나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는 달랐습니다. 그의 능력이 아니라 레오나르도 다빈치라는 인간자체를 존경하고 사랑했죠. 결국 다빈치는 프랑스에서 말년을 보냅니다. 프랑수아는 그에게 어떠한 부탁도 하지 않았고 연금까지 주면서 그의 말년을 보살핍니다. 다빈치의 마지막 유언은 자신이 평생 지니고 다녔던 작품. ‘모나리자’를 프랑수아 1세에게 헌정한다는 것 이였지요. 그냥 인간으로서의 다빈치, 그런 그를 알아준 왕에게 주는 선물이라면 이 ‘자화상’ 만큼 훌륭한 선물이 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