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나>용기있는 고발극, 아쉬운 패배주의

이동원2006.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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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나>용기있는 고발극, 아쉬운 패배주의


감독 스티븐 개건

각본 스티븐 개건

원작 로버트 베어,

출연 조지 클루니, 맷 데이먼, 제프리 라이트, 마자르 무니르, 알렉산더 시디그, 아만다 피트, 윌리엄 허트, 크리스토퍼 플러머, 크리스 쿠퍼

제작 조지 클루니, 조지아 카칸데스, 마이클 노직, 제프 스콜, 스티븐 소더버그

 


“미국의 젊은이들도 ‘내가 살고 있는 나라는 어떤 나라인가’, ‘내가 참전한 전쟁은 어떤 전쟁인가’ 자문해보아야 한다.” 영화 의 감독 스티븐 개건은 미국개봉에 즈음해 와 가진 인터뷰에서 “젊은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한 바 있다.(인터넷 4월5일자, 의 연출...)

 

개봉을 앞두고 날린 홍보성 발언이었을 수도 있지만 자못 거창해 보이기까지 한 이 말에 감독의 의도는 다분히 녹아 있다. ‘대테러전쟁’이라는 구호를 앞세워 북아프리카로부터 중앙아시아까지 거대한 친미벨트 만들기에 혈안이 돼 있는 미국이 일으킨 이라크전쟁 3주년을 넘긴 지금, 중동 석유를 장악하기 위한 미국의 추악한 모습을 고발한 가 시사하는 바는 크다.

 

는 미국의 거대 에너지기업 코넥스가 자신의 석유이권을 어떻게 장악하고 유지하는 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미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하려는 민족주의자 나시르 왕자(알렉산더 시디그 분)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중국 석유회사와 계약을 체결하자 CIA는 암살을 계획한다. 영화는 이 뼈대에 암살에 실패한 뒤 자신이 몸담던 조직으로부터 제거대상이 되버린 CIA 암살전문요원 밥 바네즈(조지 클루니 분)와 에너지산업 분석가로 활약하다 나시르 왕자를 돕기 위해 경제고문이 된 브라이언 우드맨(맷 데이먼 분), 그리고 카자흐스탄의 대규모 가스개발권을 따낸 소규모 석유회사 킬린을 인수하려다 검찰 조사를 받게 된 코넥스가 고용한 변호사 베넷 홀리데이(제프리 라이트 분)와 코넥스에서 일하다 해고당한 파키스탄 이주노동자 와심(마자르 무니르 분)의 이야기를 병렬로 배치한다. 네 명의 등장인물은 교차되는 화면 속에 별다른 직접적인 연관 없이 얽혀있다.

 

코넥스-킬린의 인수합병은 픽션이긴 하지만 실제 인수합병으로 더욱 거대해진 미국의 석유회사 엑손-모빌, 셰브론-텍사코를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말을 듣지 않는 중동의 정권을 떡 주무르듯 한다는 설정 또한 실제와 흡사하다. 1951년 이란 민족전위운동(National Front)을 이끌며 석유산업 국유화로 유린되던 국부를 되찾으려던 모하메드 모사데그 정권은 1953년 8월 자헤디 장군의 쿠데타로 뒤집어진다. 주인공은 물론 CIA. 이란의 테헤란 등지에서 대중소요를 조장하고 자헤디를 비롯한 군부를 앞세워 쿠데타를 일으켜 이란인들이 선거로 수립한 민주정부를 무너뜨리고 유럽을 떠돌던 모하메드 레자 팔레비를 국왕에 앉힌 것이다. 그 과정에 경제제재가 수반됐음도 물론이다.

 

작전명 ‘오퍼레이션 아작스(Operation Ajax)’. 1954년 12월 15일 대통령 아이젠하워는 CIA 요원 커밋 루스벨트에게 모사데그 정권 전복 성공을 치하하며 국가안보메달(the National Security Medal)을 수여하는 비망록에 서명했다.(John Prad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