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대문자 과연 한글의 조상인가?

진정우200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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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날조된신화 신대문자-v 신대문자 과연 한글의 조상인가?


위는 도쿄 부근에 있다는 신대문자 비석. 일본에는 신대문자라는 것이 있소 . 위와 같이 얼풋보면 한글과 비슷하게 생긴 글자인데, 신사의 창건시기 등으로 추측해 보건대, 가장 오래된 것은 9세기 이전으로 소급될 수 있다고들 하는 문자이오.


위의 글자는 이와 같이 읽소. アメノミナカヌシオオカミ amenominakanusiookami 이리 되면 한글과 읽는 방법이 대단히 유사하지 않소? ㅓ를 e로 읽는 것 빼고는 완전히 한글의 독법과 같소. 이에 근거하여, 혹자들은 가림토의 흔적이니, 고 한글이니 하고 떠들썩하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것은 위작이오. 위작일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오. 1@. 13세기 이후에 나타난 한국어의 '모음추이(vowel shift)'가 반영되어 있지 않소.


신대문자에는 현대 일본어와 같이 총 다섯 개의 모음이 있소. 그들은 이렇게 읽힌다오. ㅏ [a] ㅣ [i] ㅜ [u] ㅓ [e] ㅗ [o] 이는 마치 현대 한국어 안에서의 한글 음가와 유사하오. 그러나, 이대로 된다면 신대문자의 시기를 아무리 끌어 올려봤자 고려말~조선 초밖에는 될 수가 없소.(한글 창제시기에 대단히 근접하오) 왜냐하면, 그 때에 한국어에는 대규모의 모음 변동이 있었기 때문이오.


13~14세기 이전 한국어의 모음은 다음과 같소. ㅣ [i] ㅜ[y] ㅗ[u] ㅓ[e] ㅡ[?] ㆍ[open o] ㅏ [a] 만약 신대문자가 정녕 고대 한국어의 문자를 반영한 것이라면, u음가에는 ㅗ가 와야 하고, o의 음가에는 전혀 다른 글자가 있거나 하다못해 ㆍ(아래아)라도 있어야 하오. 그러나 이 신대문자에는 그런 것이 ㅓ를 제외하고는 반영되어 있지 않소. 하지만 ㅓ를 [e]로 읽는 것 또한, 실은 근대 한국어에 사용되었던 ㅔ를 줄였을 뿐, 중세 이전 한국어의 반영은 아니라 사료되오.


2@. 고대 일본어에서 당연히 구별되었어야 하는 음절이 구분되고 있지 않소. 상대 일본어(고분시대의 일본어)에는 きけこそとのひへみめよろ와 그 탁음 음절에 甲과 乙이라는 구분이 있었소. 게다가 헤이안 시대의 이로하(伊呂波)에 의하면 ja단에 je란 음절이 있었음도 확인 가능하오. 그런데 음소문자 표기가 아닌 한자의 차자표기로도 분명히 구분했던 이들 발음들을, 신대문자는 음소문자임에도 불구, 전혀 구분하고 있지 않소. 이것이 에도 시대에 위조되었던 것으로 판정될 수 밖에 없는 이유라 하겠소.


3@. 그 동안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가, 18세기 이후 일본의 국학자들에 의해 갑자기 유포되었소. 18~19세기를 대표하는 일본의 국학자를 뽑자면, 모토오리 노리나가, 히라가 겐나이, 그리고 일본의 신도 사상을 체계화한 히라다 아츠타네(平田篤胤)가 있소. 이 중 히라다 아츠타네는 신대문자의 존재를 세간에 알린 사람으로 유명한데, 그는 일본 여러 곳에 퍼져 있는 괴문자들을 수집, 정리하여 이것들이 먼 옛날 신들의 시대에 사용되었던 문자라고 주장하기에 이르오. 그 중 하나가 위에 있는 아히루문자이오.


그런데, 왜 하머터면 이 때에 조명받았을까. 히라다는 기본적으로 성향이 모토오리 노리나가와 유사하여, 막부정치에 불만을 품고 있었으며, 언젠가는 천황제로 복귀되기를 소망하던 사람이었소.(이런 사람들이 오늘날 일본의 보수 우익으로 이어지오) 그런 그로서는 천황계보의 정점에 있는 일본의 신들을 미화하고, 천황의 격을 높일 필요가 있었소. 이러한 연유로 하여 그는 신대문자를 유포한 것이오. 이러한 과정에서 위조는 필수이오. 그가 발굴해낸 신대문자는 고작해야 가나문자를 이상하게 꼬아 변형시킨 것들이 주류를 이루며, 그 중에 독특한 것으로 아히루 문자가 존재할 뿐이오.



그런데, 아히루 문자의 분포를 보면 매우 재미있는 것을 알 수가 있소. 조선 통신사의 행로였던 츠시마, 교토를 비롯한 긴키지방, 그리고 에도를 비롯한 간토지방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오. 이는 아히루문자가 어디서 어떻게 유래되었는지를 잘 알 수 있게 해 주는 것이오. 통신사와 교류를 했던 일본인들이 한글을 배워 약간의 수정을 가한 뒤, 신사와 같은 신성한 장소에 새겨넣고 신성문자로 둔갑시켰을 가능성이 농후하오. 더더구나 아츠타네가 신대문자가 있다고 발표한 19세기란 시기는 통신사가 처음으로 시작된 17세기로부터 100년 이상 떨어진 때이오.


그 동안에 이 문자들에 대한 분식, 미화 등을 벌일만한 충분한 시간이 된다오. 그러므로, 신대문자는 17세기부터 한글을 전수받은 일부 일본인들에 의해 조작이 된 뒤, 19세기에 이르러 국학자인 히라다 아츠타네에 의해 신들의 문자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소. 이것이 고 한글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오.

------디시인사인드 역사갤러리 孤藍居士님의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