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입력※이 글은 월간 좋은생각 3월호에 실린 오민용 님의 글입니다.

도지남200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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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월간 좋은생각 3월호에 실린 오민용 님의 글입니다

 

 

 

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난생 처음 학교에서 소풍을 가던 날이었다.

 

그때 김밥을 싸줄 수 없었던 어머니는 철제 도시락통에다 쌀밥을 가득 담고 그 위에 달걀 프라이를 얹어주셨다. 그리고는 내 손에 백 원짜리 동전 세 개를 꼭 쥐어 주시며 과자 사먹으라고 하셨다.

 

 당시 삼백 원은 나에게뿐 아니라 어머니에게도 엄청난 거금이었다. 그 돈으로 난 평소에 먹고 싶었던 과자를 잔뜩 샀다. 소풍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가방을 들여다보니 아침에 사가지고 갔던 과자는 모두 다 먹어 버렸고, 풍선껌 한 통만이 남아 있었다. 그때 껌 한 통에는 열 개가 들어 있었는데 나는 한 통 남은 껌마저 한꺼번에 다 까서 입안에 가득 넣고 우물거리며 집으로 돌아왔다.

 

마침 집에는 아무도 없었다. 피곤한 다리를 쉬며 마루에 앉아 있는데 이윽고 산에 나무하러 갔던 어머니가 머리에 마른 솔잎을 한 보퉁이 이고 숨을 헐떡이며 마당으로 들어오셨다. 수건을 두른 머리에는 온통 나뭇잎 부스러기가 붙어 있었다.

 

 어머니는 나를 보자마자 "아이고, 우리 용이! 소풍갔다 왔네…" 하며 반갑게 날 맞아 주셨다. 지금까지도 나는 그때의 어머니 얼굴처럼 그렇게 반가운 표정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어머니는 아들의 첫 소풍에 대해 이것 저것 묻다가 텅빈 내 소풍 가방을 뒤적거리시더니 아쉬운 듯 한 마디 하셨다. "아무것도 없네…. 난 우리 용이가 소풍갔다가 껌이라도 하나 남겨 오면 맛보려고 했는데…."

 

 어머니가 입맛을 다시며 터벅터벅 부엌으로 들어가시는 순간, 껌 한 통을 전부 입에 넣고 우물거리던 나는 얼굴이 확 달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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