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플러스'', 이대로 좋은가?

김오달2006.04.19
조회58
''상상플러스'', 이대로 좋은가?

요즘 종종 단골 뉴스 소재가 되고 있는 KBS 간판오락프로그램 '상상플러스'는 '올드 & 뉴'라는 꼭지를 특화시켜 '세대간 언어의 장벽을 허문다'는 선의로 기획되어 흥행에 성공한 프로그램이다.

말장난과 짝짖기로 소일하던 공중파 오락프로그램에 '네티즌'이라는 신선한(혹은 기이한) 종족의 개입을 허락해 자신의 정체성을 특화시키더니 마지막 시청자 교육용 꼭지였던 '올드 & 뉴'가 흥행하자 그거 하나만으로 프로그램 전체를 발라버리는 도박을 시도한다.

문제는 그 도박이 성공했다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진지한 고민 없이 '세대간 언어의 장벽을 허문다'는 선의 하나로 포장된 이 프로그램은 대체 내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최소한의 고민도 없이 결과적으로 '흥행'이라는 단 한가지 목적을 위해 존재하게 된다.

프로그램에 신선함을 더해주었던 네티즌들의 '공감댓글'은 MC들과 초대손님의 말장난을 위한 소도구로 전락했으며, '노현정'이라는 여신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한동안 스스로 '금녀의 집'임을 자처하고 나섰다.

'세대공감 - 올드 & 뉴'라는 꼭지는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상상플러스'를 시청해온 단 하나의 이유이자 의미였다. 최소한 이 꼭지의 초기 기획은 나름 신선한 것이였으며, 특정세대에 연연하지 않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각 세대들이 일상생활에서 쓰는 언어들을 소개하는 제작진의 초반 기획의도는 박수 받아 마땅한 것이었다.

거기까지다. 거기까지가 '상상플러스'에 그나마 '플러스' 점수를 줄만한 이유였다. 어제도 '버릇처럼' '상상플러스'를 시청했지만, 더 이상 이 프로그램에 내가 선의를 갖고 좋게 평가할만한 부분은 없다는 판단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우리말을 소개해 시청자들의 잘못된 언어습관을 바로잡겠다? 제발 부탁인데 MC이하 출연자들의 막말이나 좀 바로잡아주기 바란다. 누군가 그러더라 "무식한 것도 때로는 죄가 된다"고...

제시된 정답을 맞추고 못맞추고를 갖고 무식이 어쩌고 하는건 아니다. 내가 이야기하는건 기본적 소양도 갖추지 않은 사람들이 'MC'랍시고 '설레발' 치는 그런 모습이 눈꼴 사나워서 하는 말이다.

말 한마디 잘못해도 정색하고 시청자에게 사과하는 자리가 'MC'다. 아무리 오락프로그램이라지만 4명이나 되는 보조MC가 '누가누가 더 개념없나?' 놀이를 하고 있는걸 보면 정말이지 보고 있는 나 자신이 한심해지다 못해 비참해지는 기분이다.

말장난에도 정도가 있다. '도박파문' 신정환은 컴백하더니 일언반구 사과 한마디 없이 '자학개그'로 상황을 모면하고, '뉴요커' 이휘재는 그나마 자학도 하지 않고 뻔뻔함을 고수해 자신의 정체성 유지에 온 힘을 다했다.

애당초 기획의도인 '세대간의 공감'이라는 선의는 오간데 없고, 10대들이 쓰는 말은 잘못이고 기성세대들이 즐겨 쓰시는 표준어를 가르치려드는데에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니들이 교육방송인거냐? 아니면 5시 뉴스 마치고 하는 '우리말 고운말'이냐? 그럼 차라리 '교육적'이시든가? 대체 니들의 존재의미는 뭐라고 봐야하는건가?

우리말에 서툰 뉴요커를 위한 한국어 교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