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다이어리]8.DMB폰 4만원에 안되겠니?

전진호200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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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7일 비올 것 같은 하늘.. 날씨도 꽤 쌀쌀하당]

출근하자마자 컴퓨터를 켰는데 메신저가 '딩동'하고 울린다. 전 직장에서 친했던 동생 진숙이다.

"언니! 나 DMB폰으로 바꾸려고"

"오! 좋겠네.. 근데 그거 비싸잖아"

"웅. 비싼데 싸게 사는 방법이 있대서. 한 4만원만 있으면 된다구 그러던데?"

"정말? 어떻게 누가 싸게 판대?"

"아니. 기업은행 폰세이브카드가 있는데 그거 발급받으면 최고 50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대. 게다가 단말기 보조금까지 같이 할인받으면 69만원짜리 DMB폰을 한 4만원정도에 살 수 있다구 하네. 안그래도 바꾸려고 했는데 이참에 바꾸려고. 괜찮지? 언니"

"정말 괜찮다. 니 얘기대로면 나두 바꿔볼만 하네. 한번 알아봐야 겠다"

"그래 언니.. 알아보고 나두 알려줘"

이렇게 나와 진숙이는 메신저 대화를 마쳤다. 진숙이 얘기대로 DMB폰을 싸게 살 수 있다면 나도 당장 가입해 요즘 대세라는 DMB폰을 꼭 사고 말 것이다. 뭐 나뿐만 아니라 누구든지 몇만원에 DMB폰을 살 수 있다면 모두들 이런 충동을 느낄거다.

'60만~70만원을 넘어가 도통 엄두도 못내던 휴대폰인데, 그걸 몇만원에 얻을 수 있다니. 누가 마다하리요. 다른 사람 앞에서 으시대면서 내 멋진 DMB폰을 자랑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것을. ㅍㅎㅎㅎ'

그래서 바로 기업은행 폰세이브카드가 뭔지 알아보기로 했다. 정말 이 카드에 가입하면 몇만원만 있으면 DMB폰을 살 수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내일 당장 기업은행에 가서 이 카드를 발급받아 DMB폰을 내 것으로 만드리라.

먼저 기업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신용카드 페이지에서 나는 드디어 그 말로만듣던 그 카드를 발견했다. 이름인즉 '기업은행 fine-weekend Phone Save카드'

그 카드에 대한 설명이 이렇게 돼 있었다.

'휴대폰 구입시 비용의 20만~50만원까지 기업은행이 먼저 부담하고 고객은 36개월 동안 고객이 적립한 포인트로 균등분할 상환하는 신개념의 카드'

그럼 그렇지. 가입만 하면 무조건 몇만원에 휴대폰을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쓴 만큼 포인트가 적립되고 그 적립된 포인트에서 휴대폰 구입비가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한마디로 내가 카드를 사용하지 않으면 36개월동안 휴대폰 가격을 나눠 내는 것 밖에 안되는 셈이다.

만약 내가 폰세이브카드를 이용해 69만원짜리 DMB폰을 구입한다면 먼저 폰세이브카드로 50만원을 선할인받고 단말기보조금으로 15만원을 받아 4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구입한 이후다. 매달 캐쉬백적립을 13888포인트를 쌓아야만 내가 지불할 돈이 하나도 없는 것이다. 가령 13888포인트를 쌓지 못하면 모자라는 금액은 자동적으로 결제가 되게 된다. 말그대로 선할인인 것이다.

그렇다면 13888포인트를 적립하려면 얼마를 써야할까? 따져봤다.

이 카드는 신용구매의 0.5%가 캐쉬백포인트로 적립이 된다. 13888포인트가 되려면 277만7600원을 매달 써야하는 결과가 나온다. 뭐 캐쉬백 적립이 좀더 많이 되는 주유서비스(리터당 주말 60원/ 주중 40원 적립)나 통신서비스(핸드폰 이용료 5% 적립), 외식서비스(아웃백, 씨즐러, 마르쉐 등 10% 적립) 등을 자주 사용한다면 꼭 277만원을 채우지 않아도 된다. 기업은행 홈페이지에 올려놓은 적립사례처럼 캐쉬백 적립이 많이 되는 휴대폰과 주유, 외식서비스, 영화 등에서 많이 사용하면 총 40~50만원 정도 사용해도 충분히 13888포인트를 넘길 수는 있다. 하지만 자동차도 없고 외식도 잘 안하는 나에겐 별로 도움이 안된다.

물론 조금의 할인 혜택은 있을 것이다. 카드를 사용하긴 할 테고 핸드폰도 사용할 테니 약간의 할인은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13888포인트는 정말 무리다.

난 죽었다가 다시 깨어나도 한달에 200만원은 둘째치고 50만원도 못 넘을 것이다. 따라서 내게 폰세이브카드는 50만원을 할인받아 사는 것이 아닌 그저 36개월에 걸쳐 단말기 가격을 나눠내는 무이자 결제수단에 불과하다.

이 카드 역시 카드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해 주어지는 혜택인 것이다. 나같은 짠순이에게는 빛좋은 개살구에 불과한 카드다. ㅜㅜ

나두 DMB폰 정말 갖고 싶다.. 정말정말 갖고 싶다..그런데 살돈은 없고 할인을 받자니 할인받은 만큼 카드를 사용할 능력도 안된다. 이런 내게 선할인 혜택 말고, 통신사 변경 말고 그냥 공짜로 아님 5만원 이내에 DMB폰을 줄 사람 없을까?

개콘 백수생활백서에서 '우리나라에서 안되는게 어딨니.. 다 돼지..'라고 하는데..

정말 'DMB폰 4만원에 안되겠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