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세상을 바꿀 수 있도록

전재원200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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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저는 경성전문대학(現 경복대학)의 설립자 전재원입니다. 사학비리로 해마다 도마에 오르며 몸살을 앓는 전재욱 재단(경동대학교, 동우대학, 경문대학, 경복대학, 동원고등학교, 동우여자고등학교 등)의, 바로 그 전재욱의 동생됩니다.

 

저는 현재 형에 맞서 저항을 벌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경성전문대학 설립자로서의 복권, 나아가 공의를 바로 세우기 위함입니다. 이를 단지 형제간, 친족간 재산분규, 재산권 다툼으로 보아 넘기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단지 친족간에 돈을 둔 아귀다툼이었다면, 15년을 기다리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그깟 재산다툼이었다면 5년 전, 10년 전 그가 수사를 받고 궁지에 몰렸을 때 이미 소송을 걸어 공격해 빼았었을 것입니다. 재산다툼이었다면 공소시효가 지나도록 방관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연로하신 어머님 면전에 형제간 싸움으로 불효하기 싫어, 형제 간의 불목과 돈을 사이에 둔 아귀다툼이라는 손가락질이 두려워, 또 형제이기에 어떻게든 믿고 기다리고자 하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더는 침묵만 할 수 없기에 입을 연 것입니다. 이제 와 입을 여는 것은, 말 하지 않을 수 없는 절박함 때문입니다. 절실함 때문입니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요. 어디서부터 얽혔고, 어떻게 그간의 일들이 시작되었는지를 짚어보니 벌써 십 수년이나 되었군요.

 

십 수년 전, 형은 제게 사업상 필요하니 인감을 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인감을 사용해, 당시 제가 꾸려가던 관광회사를 다른 업체에 매각했습니다. 또 경성전문대학 이사회에서 제가 스스로 퇴임하였다는 내용의 이사회 문건을 만들어 학교에서도 저를 밀어내었지요.

 

형제간에 그게 말이 되느냐,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냐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입니다. 또, 그렇게 허술할 수 있고, 그렇게 맥없이 당할 수가 있느냐 하실 수 있습니다. 그랬습니다. 안일했지요. 형제이니 너무 믿었던 것도 있고, 당시 교만했던 탓이기도 합니다.

 

그 관광회사는 제게 단지 직장의 의미만을 지닌 회사가 아니었습니다. 고백하건데 저는 가정에, 아내와 자녀들에게 충실하지 못했습니다. 잦은 야근에 외박, 출장, 그리고 휴일도 없이 일에 매달렸습니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일이 좋아서였습니다. 그렇게 뛰어 동종업계에서 국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관광회사로 성장시켰습니다. 그렇게, 저에게는 자아실현의 장이자 제 삶,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터전이던 회사였습니다.

 

형은 저에게 한마디 상의도 없이, 회사 직원 하나와 함께 모의하고 저의 인감을 이용해 회사를 매각한 뒤, 네가 학교 사업에 전념하도록 하기 위해서 그랬다 라고 하더군요. 그러나 그 말도 거짓이었습니다. 존재하지 않은 이사회록을 만들어 저를 밀어내고는, 차명으로 학교를 설립한 것이라고 주장하더군요. 대체 학교라는 곳을 이름만 빌려 세울 수 있는 곳입니까? 당시 문교부(現 교육부)에서는 마지막 문교부 장관인 정원식 장관이 공개행정을 표방, 이를 학교 설립 과정 등에 적용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따라 저는 포천교육청 대회의실에서 포천지역주민과 당시 문교부 실사단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거쳐 학교의 설립 승인을 받았습니다.

 

교육부에서는 차명으로 학교를 세운 것이라는 그의 주장을 따라 읊고 있습니다만, 이는 교육부가 스스로 자신들의 공개행정이 아무 의미도 없는 형식이고 쇼였다고 말하는 것 밖에는 안됩니다. 또, 만일 차명이 맞다면,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무엇인가 대가와 거래가 오가기 마련입니다. 이 세상에 아파트 하나 사는데에도 차명으로 하는 사람에게 대가를 지불하는데, 학교 세우는데 제가 이름 빌려줬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제가 뭐라도 받았어야겠지요. 하지만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

 

또 형은 당시 교육부 전문대행정과 사무관 출신으로 학교법인의 국장으로 있던 서수교씨에게, “학교 이사장에서 재원이를 어떻게 몰아내야 하느냐” 묻고, “나중은 어려우니 차라리 당장 밀어내라”는 대답에, 옳다며 그대로 따랐다 라고 하는 서수교씨의 증언도 있습니다.

 

 

삼성이나 현대의 비리에는 세간에 모두가 관심을 갖고 주시하니, 결국 진실이 밝혀지고, 부정한 축재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하게 됩니다. 그런데 사학비리는 그 죄질이나 비리의 규모, 사회에 끼치는 해악의 정도가 대기업에 못지 않으며, 고스란히 사회적 손실로 돌아가는 불법 탈루 금액(학생들의 등록금 유용 등을 통한)이 몇 해 만에 수백억, 장기간에 걸쳐서는 천억 단위에 이르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학비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나, 사태 심각성에 대한 이해는 아직 많이 부족한 형편입니다.

 

뿐만 아니라 저편에서는 문제가 터져 감사, 조사를 받을 때마다 해외로 도망치고, 교육부와 감사원, 검찰, 경찰에, 심지어는 정치권까지 이어진 연으로, 수사를 도중에 무마, 종료시켜 버리니, 아무것도 시정이 되지 않고, 그렇게 스캔들은 다시 수면 아래로 숨은 채 아직도 살아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는 돈과, 검찰총장 출신 고문 변호사, 정치권, 교육부, 감사원과 검찰, 경찰에의 연줄을 무기로 삼고 있지만, 제가 지닌 것이라곤 진실과 대의명분 뿐입니다. 비하건데,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입니다.

 

경동대학교와 경성전문대학(現 경복대학) 등, 전재욱 재단에 속한 학교 학생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동참해 준다면 어떨까도 생각했습니다. 학생들로부터, “아무런 도움도 되어드리지 못하지만 힘 내세요” 라는 작은 쪽지를 받고 그저 힘 내시라는 그 한 줄 격려가 고마워 가슴 짠하기도 했습니다. “저희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저희는 아무런 힘이 없는데” 라는 쪽지를 받기도 했습니다. 쪽지를 받고 그 말이 맞구나 했습니다. 학생들에게 거대 사학재단에 맞서는 위험과 부담을 짐 지우는 것은 또 다른 이기심일 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래서 쪽지를 보내온 학생에게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살며, 그저, 단지 마음으로나마 함께 해주며 기도해 주는 것 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라는 뜻을 전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이 세상에는 희미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 어떤 마땅함이라는 것이 있다고. 그것이 정의, 공의라는 것이라고. 이 세상에 그 마땅한 정의, 공의라는 것이 있음을 학생들에게 꼭 보여주겠다고. 그렇게 약속했습니다.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그것은 이 땅에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 세상에는 마땅함, 올바름이라는 것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대학이라는 곳은 단지 취업을 위해 거치는 공장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삶을 배우는 자리라고. 사랑과 진리를 배우고, 이를 행하며 이웃에 전할 수 있는 사람을 만드는 곳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그러한 대학이라는 교육기관의 장이 그 어느 그 어떤 자리에서도 할 수 없는 많은 부정을 저지르고, 때마다 갖은 수단과 탈법으로 그 책임을 회피하고, 진실이 아닌 거짓을 말하며 다른 사람을 매장하려 하는 오늘날 이 상황을 더는 이대로 두고 볼 수만은, 함구하고 있을 수만은 없습니다. 사학비리와 그 사태의 심각성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야 합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우리 아이들에게 마땅함과 올바름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어야만 합니다.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2천년 전, 헐벗고 굶주린, 억눌린 사람들의 신음 무성한 저 낮은 자리, 낮은 거리를 거닐던 청년 예수를 만난 세리 삭개오가 예수께 이렇게 고백합니다. “주여, 오늘 이후로 제 소유의 절반을 내어놓겠나이다. 더하여서, 그간 제가 남의 것을 멋대로 빼앗아 취한 것이 있다면 그것을 네 배로 갚겠나이다.” 그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을 것입니다. 수십 년을 돈에 매여, 돈의 노예로 살아온 사람이 하루 아침에 그렇게 변하여 그런 고백을 했으니 말입니다. 그렇습니다. 기적을 바라는 것이겠으나, 저는 형인 그가 삭개오와 같은 고백을 했으면 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잘못을 스스로 밝히며 진심으로 뉘우치고 돌이켰으면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삭개오의 결단과 같이, 부정하게 모은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였으면 하는 것입니다. 저는 그에게 이것이 다름아닌 형 자신을 위하는 길이라고 말해주고 싶습니다.

 

형에게는 아들이 둘 있습니다. 저는 형에게 묻고 싶습니다. 형이 이제껏 살아온 모습, 형의 삶을 보고 그 아이들이 과연, 대체 무엇을 배우겠습니까. 이후 그 두 아이의 사이는 어떻게 되겠으며 어떤 일이 벌어지겠습니까? 그 돈이 무엇이길래, 그렇게 모아야만 하는 것입니까. 그까짓 돈이 과연 얼마나 가겠습니까. 형은 행복합니까? 그렇게 살아 행복한지요. 형의 아이들은 행복하겠습니까? 누구보다 형 자신을 위해, 또, 형의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바뀌어야만 합니다.

 

또한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얼마 전 KBS 모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어느 장애인 소녀의 기도제목이 담긴 메모를 보여준 적이 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과 육체 신체의 장애로 인한 어려움 중에도, 가족들을 위한 기도와, 그리고 언젠가 장애우를 위한 2년제 대학을 설립하겠다는 당찬 포부가 담겨 있었습니다. 제가 꾸는 이 꿈은 어쩌면 그 소녀의 꿈인지도 모릅니다.

 

제가 꿈꾸는 학교는 이렇습니다. 열린 이사회와 열린 공개, 투명 경영 및 행정, 참 교육을 이루는 실현하는 참 사랑의 대학. 그것이 저의 꿈입니다. 성공회대학교 김성수 주교님과 같은 참 사랑의 참 교육을 실현하고 싶습니다. 또한 바라기는 장애우를 위한 교내 시설과 복지정책을 완비하고, 학교 정원 중 일부를 장애우와 소년소녀가장, 조부모 슬하의 아이들, 생활보호대상 가정의 자녀들에게 할당해 무상교육을 실시하며, 그 비율을 향후 10여년에 걸쳐 총 정원의 50%까지 늘려 나아가고 싶은 것입니다. 학교의 교육 환경과 교수진, 교육 내용, 커리큘럼도 최선의 것으로 갖추고 싶습니다. 무상교육을 위한 재정 및 장애우를 위한 학교 시설을 갖추는데 필요한 재원은 전재욱 재단이 그간 학생들의 교육으로 돌아가야 할 등록금을 유용하여 이를 사유화하고 증식한 재산의 사회 환원을 통해 마련할 수 있습니다. 또한 더불어서, 장기적으로는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의 성금을 통해, 더불어 삶과 나눔, 참 사랑의 참 교육을 이뤄가는데 필요한 학교 재정이 유지, 관리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현실이 되는 날, 그 이름 모를 소녀를 찾아 그 아이가 바로 이곳에서 수학하고, 공부를 마친 뒤에는 학교에 남아 자신의 꿈과 포부를 이뤄갈 수 있게끔 배려하고 싶습니다. 또한 소외된 이웃을 위한 학교를 만들어 가는데 바로 이 아이에게 도움을 청하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꿈이 있습니다. 오늘날 한국 사회의 풍경과 키워드는 취업, 경쟁, 자격증, 돈, 투기, 권력 뿐입니다. 대학가에 새로 창간하여 매주 발행되는 어느 대학생 대상 무가지에도 그 내용은 자격증, 경쟁에 대한 언급 일색입니다. 그러나 정작 무엇이 되고 얼마나 벌 것인가 보다 훨씬 더 중요한 부분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남길 것인가에 대한 관심은 부족하고, 더불어 삶에 대한 이야기와 그것을 가르치는데 점차 인색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세상에 어떤 미래가 있을 것인지요. 그런 오늘 이 한국 사회에, 공의라는 것에 대해, 인간 된 도리에 대해, 이웃과의 더불어 삶에 대해, 참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취업과 경쟁, 돈과 성공, 그 소모적이고 한정된 것들 보다는, 무한한 사랑에 대해, 나눔에 대해, 사람답게 삶에 대해, 도리에 대해, 공의에 대해, 더불어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참된 교육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참 교육을 위한 참 사랑에 대해 이 땅의 아이들에게 청년들에게 이야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부디 이 땅에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마땅함이라는 것을 보여줄 수 있도록, 그 어느 이름 모를 소녀의 꿈이 이뤄질 수 있도록, 저의 소망, 바람이 이뤄질 수 있도록, 공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귀 기울여 주시기 바랍니다.

 

2006년 04월 19일

 

전재원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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