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 김호석-문명에 활을 겨누다.

오진희200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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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 깊숙히 꽂히는 무한한 삶에 대한 의지...그리고 웃음>

 

 

 봄비가 촉촉히 내리고 난 뒤여서인지 인사동길은 아직도 촉촉한 흙냄새와 스산한 빗방울의 바람소리를 내고 있었다. 인사동 한적한 길 끝자락에 위치한 동산방이란 미술관앞에 섰을때 긴장감에 나는 숨을 크게 한번 몰아쉬었다. 미술전시회를 많이 보지도 못한데다가 특히 한국작가님의 수묵화 그림 전시회는 처음이었던 것이다. 약간의 두려움과 기대감 그리고 설레임을 안고 한발짝 살포시 조심스럽게 전시회장안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먹빛들의 담백한 공기들이 한아름 눈동자 안으로 스며들어오는 순간, 바로 시선을 잡아놓는 그림이 있었으니 이라는 아주 거친 작품이었따.`어? 이거 수묵화 맞아?` 너무나 과감하고 도전적인 표현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다시한번 그림을 찬찬히 살펴 보았다. 수묵화란...내가 생각해왔던 수묵화란 부드럽고 곡선적이였는데...

순간적으로 내가 알고 있던 수묵화라는 그림에 대한 개념과 정의가 깡그리 무너지고 말았다.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그림들을 둘러보는데 갑자기 사막속 그림의 현실과 지금 이순간 나의 현실에 알수 없는 깊은 슬픔과 연민이 생겨나고 있었다. 저 거친 발톱과 무서운 동물들의 썩은 시체그림 때문만은 아니였다. 사막속 저 그림현실속 알수 없는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김호석 작가님은 붓으로 먹을 찍어 한터치 한터치 강렬히 손을, 가슴을 움직이실적마다 자신의 삶에 대한 깊은 연민과 성찰을 하면서 더욱더 힘차게 거칠게 손을 움직였으리라 생각들었다. 사막속으로 빨려들어갈듯한 생동감과 살아있음을 느끼며 한작품 한작품 볼적마다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 와중에란 작품은 광활한 사막속에서도 존재하는 가족, 그리고 형제애, 사랑의 따스함이 배어져 나오고 있었따. 특히 란 작품이 제일 인상 깊었는데, 주인공의 눈빛이 너무 슬퍼서 지금도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다. 그 그림속 존재는 순간 내가 되어 외치고 있었다. ` 살아라! 살아라! 살아라!......` 

 사막속 사람들의 모래바람 소리같이 스산한 삶에 동질감을 느끼며 마치 내가 사막안에서 살아가고 있는듯이 슬픔이, 연민이, 그리고 삶에 대한 의지가 강렬하게 나에게 스며들었다. 가슴이 시려옴을 느끼며 조용히 아주 조용히 3층 전시회장에 올라갔을땐 난 순간적으로 웃음소리를 들었다. 환청인가? 먹빛 가득한 공간안에 웃음이 꺄르르~떠다니고 있었다. 나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짐을 느낄수 있었다. 를 볼땐 소똥의 향기가 꽃향기처럼 웃고 있었고 을 볼땐 시원한 웃음이 물소리처럼 들여왔고 을 보는순간은 가슴속까지 웃음이 가득담겨져 버렸다. 3층을 돌며 가마히 선 내 가슴속에는 놀라움도 두려움도 아닌 무한한 삶에 대한 의지... 그리고 웃음이 담겨져 있었다. 김호석 작가님 역시 그러하였으리라. 사막, 사람, 말, 늑대...생명체들과 삶, 죽음, 바람, 모래 뿐인 공허한 사막속에서 자신의 인생에 대한 따스한 웃음을 가슴깊숙히 담아가지고 오셨으리라.

 

그리고 을 마지막으로 그림속 웃고 있는 한 없이 투명한 아이들을 보면서 나의 삶에 대한 희망을 생각해 보았다. 살아가고 도 살아가야만하고 죽고 또 죽어 없어지면 그만인 한낱 모래알같은 스산한 삶이지만 처럼 천국으로 가게되는 그마지막이 아닌 순간 까지도 미소지으며 지금 이순간 여기 이렇게 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것은 비단 나뿐만이 아니였을터......

 

 사막 한복판에서 저 아이들과 말을 타고 달려 나가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을 뒤로 하며 살며시 미소 지으며 조심스레 동산방을 나왔다. 첫발을 내딛을 때의 조심스러움과 달리 저아이들에게 내가 사막 밖으로 나가는 인기척을 못 느끼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아주 아주 조심스레  살포시 한발짝 내딛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