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뒤를 생각한 펀드투자

허혜숙2006.04.27
조회51
 

[머니투데이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원]더도 말고 덜도 말고 연 10%만!

 

생뚱맞은 얘기지만 가끔 혼자서 이런 공상을 해 보곤 한다. ‘앞으로 10년 뒤에 현재 5억  원, 10억 원 하는 아파트의 가격은 어떻게 될까? 2배 올라 10억 원, 20억 원이 될 수 있을까?’.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지만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여기에 취득세, 보유세 그리고 양도소득세를 감안하면, 설사 두 배가 오르더라도 실제 수익률은 낮아질 것이다. 반대로 이런 생각도 해 본다. ‘내가 가입한 펀드가 지금부터 10년간 연평균 10%의 수익률을 올려준다면 얼마나 될까?’. 계산해 보면 159%가 된다. 1억 원을 투자하면 1억5천9백만 원을 벌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수수료를 빼야겠지만 부동산 관련 세금 보다는 싸다. 1~2년 사이에 100%, 200%의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더라도 나에게 연평균 10%를 내 주면, 나는 장기적으로 아파트 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만일 내 가족의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아닌 단순 투자 목적으로 접근하는 사람들은 균형 감각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사람들이 바라는 것은 보금자리도 마련하고, 그 아파트가 올라 돈도 버는 것이다. 누구나 바라는 이상적인 결과다. 하지만 10년 후를 생각해 본다면, 현재의 가격대에서 이 두 가지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그럴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반대로 연평균 10%를 10년간 꾸준히 낼 펀드들은 있을 것 같다. ‘현재 모든 자금을 부동산에 투하해 연평균 10%를 낳을 수익률을 포기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행동일까’. 그래서 필자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얘기하면 사람들은 매우 지루해 한다. 어떻게 펀드에 투자하면서 10년 동안 넣어 둘 생각을 하느냐는 것이다.

 

 

지난 95년 은퇴한 미국의 유명 펀드매니저 중에 ‘존 네프’라는 인물이 있다. 그는 31년 동안 윈저 펀드를 운용했는데, 31년 동안 올린 총운용 수익률은 5,600%였다. 극단적인 가정이긴 하지만 존 네프가 펀드를 운용할 때 1억 원의 돈을 맡긴 후 그가 은퇴한 시점에 환매했다면 얼마의 돈을 벌었을까. 원금 1억 원을 제외하고 번 돈이 약 56억 원이다. 존 네프의 연평균 수익률은 13.8%였다. 재미난 점은 13.8%의 수익률 중에서 매번 배당금을 받아 올린 배당 수익률이 3~5%의 가량이었다는 사실이다. 배당금 잘 주는 주식을 사 놓고 배당금을 꼬박꼬박 받아 기본 수익률을 챙겨 놓았던 것이다. 이렇게 보수적으로 펀드를 운용했는데도, 존 네프에게 돈을 맡긴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큰돈을 벌었다.

 

 

존 네프를 통해서 우리가 얻을 수 있는 투자 아이디어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필자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다. 하나는 장기투자의 의미이고, 다른 하나는 배당의 중요성이다.

 

 

‘장기투자는 좋은 것인가?’.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만일 시장 흐름을 기가 막히게 잘 이해해서 단기로 투자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좋다. 굳이 자신의 아까운 능력을 썩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필자는 그럴 능력도 없고 단기 투자에 능한 투자 전문가도 알지 못한다. 그래서 차선책으로 한 두 해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 꾸준한 수익률을 내는 곳을 찾는다. 이것이 과거 수익률과 투자 철학의 일관성을 따지는 이유다.

 

 

장기적 관점을 갖는다면 결코 배당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존 네프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배당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증거는 적지 않다.

 

 

증권 시장에 대한 세계적인 학자인 제러미 시걸의 최신작 '투자의 미래'에는 배당에 대한 의미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

 

 

시걸 교수는 IT 업계의 거인 IBM과 엑슨 모빌의 전신인 뉴저지 스탠다드 오일 주식 투자 수익률을 비교하고 있다. 과거 50년간 IT산업은 시장의 3%에서 18%로 성장했는데, 스탠다드 오일이 속해 있는 정유산업은 시장 점유율도 줄고 미국 전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0년전 약 20%에서 2000년 5%도 안 되는 비율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동안 IBM은 IT산업의 성장세에 힘입어 뉴저지 스탠다드 오일 보다 더 높은 신장세를 보였다. 언뜻 보기엔 50년간 장기 투자 수익률은 뉴저지 스탠다드 오일 보다 IBM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1950년부터 2003년까지 IBM이 연 수익률 12.83%을 기록했는데 반해 뉴저지 스탠다드는 1% 이상 높은 14.22%를 기록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모든 성장 지표에서 IBM이 뉴저지 스탠다드 오일보다 월등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 수익률은 왜 뉴저지 스탠다드가 높게 나왔을까. 이에 대해 시걸 교수는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그 이유는 수익과 배당을 받기 위해 지불한 가격, 즉 밸류에이션이다. 밸류에이션이 중요한 이유는 배당의 재투자에서 나온다. 배당은 투자 수익을 결정짓는 요소이다.”

 

 

이런 의미에서 배당주 펀드에 투자할 만 하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배당주 펀드는 배당금이라는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고수익은 아니지만 낮더라도 꾸준한 수익률을 올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때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말자. 연 평균 10%만 내면 된다고 생각하자. 그 10%가 10년 후에는 나에게 159%의 수익률을 올려줄 것이다. 펀드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토끼가 아닌 거북이와 같은 자세가 필요하다.

 

 

이상건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