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戀) -

이원지200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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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戀) -

- 연(戀) -

     오래전부터 내려오던 사랑이 있다.

     그 이름은 일일연(一日戀)이다. 

     단 하루 동안만 사랑했던 기억을 간직 할 수 있는..

     남, 녀의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를 아침에 한번 들으면..

     하루 종일 그 사랑이 머릿속에 감돈다.

     하루가 지나면 둘 다 서로를 잊고서 아침을 맞이하고,

     다시 그 다음날에 마주치게 되고 사랑을 하게 되고

     또 그 다음 날 아침엔..

     서로를 잊어버리는 그런 사랑이다.

     만약..

     7일간 같은 사람을

     일일동안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걸

     반복하다보면 그건 일주일연이 된다.

     그들은 서로를 잊고 만나고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전혀 이질감을 느끼지 못한다.

     단 하루 동안만 기억되리라는 것을 알지 못하므로 인하여

     처음 마주칠 때의 설렘과, 아련함, 간절함, 풋풋함

     그리고 서로에 대한 그리움만을 간직 한 채

     내일을 약속하며 잠이 든다.

     천일연이라는 사랑이 있다.

     이 사랑은 천일동안을 만나며

     한번도 서로에 대한 불만을 가져본 적이 없고,

     애정이 식은 적도 없으며,

     언제나 간절하고,

     행복하게 천일을 보낸 연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다만, 그들 스스로는 알지 못한다.

     그들이 백일을 사랑했는지..

     천일을 사랑했는지.. 만일을 사랑했는지..

     그와 그녀는 언제나 하루만을 기억한다.

     과연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이 사랑을 어떻게 논할 것인가.

     혹은 어떤 사랑을 바랄 것인가.

     우습다.

     일일연이 백일 동안 계속 되면 백일연이 되는 것이요.

     백일연이 계속되어 구백일이 지나면 천일연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천일동안 계속된 일일연은 아직까지 본 사람이 없다.

     오늘 마주친 그를 내일 또 마주치고,

     그것이 천일동안 계속 되기는 힘들다.

     더구나.. 추억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서로에 대한 간절함이 사소한 일로도 급격히 식어버려

     모르는 사람이 되어버리는 현대에는

 

     천일연이란,

     이야기 속 사랑으로 밖에 존재할 수 없는지도 모른다.

 

                        by Mad_An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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