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와 무소유.

성현철200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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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전부터, 신사동 사거리에 누덕이 옷을 입은 거렁뱅이 한분이

길가에 멀뚱이 서 있더니...  어느날엔가는, 사거리에서 멀찌기 경부고속도로 밑 그늘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몇일 밤낮을 양반자세로 앉은채로 지나가는 차들만 바라보고 있었다.

오늘도 그랬다.

사람이기를 포기한듯한 형상을 한채로...

주변에는 무엇이 담기어 있는것인지, 알수없는 의문의 비닐봉지가 널리어 있었다.

혹시라도 그만의 소중한 무엇이라도 담기어져 있는것일까?

마지막까지 그가 버릴수 없었던 사연꾸러미는 아닌걸까?

그래봐야, 일반적인 사람들의 생각에서는 거렁뱅이의 소지품이 거기서 거기겠지? 하는 생각이 일반적일 것이다.

 

물론 결코 돈 보따리라 생각할수는 없다.

아무리 도를 닦는 도인이라 할지언정, 돈이 있다면 옷이라도 한벌 사입고 도를 닦았어야지... 작년 겨울?  아니... 제작년 겨울에 입었던 옷 그대로 일런지도 모를정도로 상태는 좋지않다.

대체 얼굴이 어떻게 생겼는지 가까이가서 보지 않으면 알아볼수조차 없을만큼, 공해와 매연에 찌든 검은얼굴과 검은 옷가지는 그저 하나의 어둠을 나타내는듯 했다.

 

혹시 모른다. 자신의 그림자의 모습을 따라가고픈 도인의 깊은 뜻이 있을런지... 우리 모두의 생각에서 먼... 무언가를 추구하고자 하는 내면의 뜻이 있어서일 런지도 모를일이다.

 

하루세바퀴 신사동을 돌아오면서...

마지막 바퀴때엔 가로등 불빛도 없는 다리밑에서 형상조차 어둠속에 깊이 깔리어 가는 그의 움직이지 않는 모습을 보았다.

대체 뭘 먹기는 하는지? 대소변이라도 보러 다니기는 하는지? 지루한 하루동안 소주라도 한잔 따라 마시기는 하는것인지...?

하루의 긴 시간동안, 온전한 정신으로 한자리를 지키고 있음조차 지루하고 고독한 일일것을...

 

한바퀴 한바퀴를 돌면서 보아도, 늘 같은자리 같은자세로 앉아만 있는 그의 인내에... 도를닦는 분이 아닐까도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아무리 도를닦는 분이라해도, 먹지도 않고 있는 것이라면~ 그리 오래 도를닦지 못하고 쓰러질것이 뻔한것을~

사실 그를 바라보던 오늘의 시선은...

거지를 바라보는 호기심에서가 아닌... 저러다 죽는건 아닌가? 싶은, 걱정과 두려움이 점점더 강해져 오고 있었음을~ 그런 나 자신을 발견하고 있었다.

 

아니... 어쩜,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으로도 충분한 마음에의 대화로 하루를 보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한바퀴... 또 한바퀴... 쳇바퀴도는 나의 일과를 바라보며 불쌍한건 제가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는 나의 모습의 일컬음일 지도 모를 일이다.  버스를 타고, 어데론가 가고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표정을 주시하면서 보여지는 것에 연연하는 그들을 비웃고, 시간에 쫒기며 시계를 바라보며 어디론가 재촉해 가고있는 또한 그들을 보며 다아, 부질없다 허허 웃음을 웃고 있을런지도 모른다.

 

그러고 보면, 어쩜 그는 자유를 누리는 것일까?

배고픔에도 연연하지 않는,

거렁뱅이라 맘으론 동정하지만, 누구하나 곁으로 다가오지않는 서글픈 현실에도 이미 자유로울런지도 모른다.

지나간 상처에도 자유롭고, 앞으로 올 미래의 그 모든 조건들에서도 이미 자유일 런지도 모른다.

쓰고있는 안경마저 부러져 깨어진대도, 앞이 보이지 않는 답답한 상황이 온대도 이미 그는 자유 일런지 모른다.

 

누구인가 멀찌기서 던져주는 동전한닢, 빵한조각이 있던지 없던지..

그래도 그는 자유가 아닌가 싶다.

어쩌다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못해 죽음에 이르른다해도,

그것이 그가 세상에 남기고 가는 길에의 마지막 자유였는지도 모른다.

그동안... 이루지 못하고, 얽히고 섥혀버린 풀지못할 갈등에서, 온전한 하나의 인간됨의 삶일수 없던 고통받던 인생길에서, 떠날지라도 자유롭게 가고 싶었다는 마지막 소리없는 절규일 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하지만, 그가 그렇게 가는걸 원치 않는다.

정말이지 하루종일 아무것도 먹지않고 그렇게 앉아만 있었던 것이 벌써 몇일이 지난것이라면... 이렇다 저렇다 관심밖의 그의 행보에 관해 말해주는이 하나 없는 것이라면, 그가 쓰러져 잠든뒤 일어나지 않음이 또 몇일이 되어가는 불행이 닥쳐온다면~

그것은 누구의 잘못인걸까?

그때가서 지역의 경찰이... 공무원들이... 방송매체에,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다가, 또다시 잊혀져가는 일의 반복으로 삶의하나, 어둡고 슬픈 현실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겠지?

 

그를 보던 날들동안... 그 길로 경찰차 한대 지나치지 않았을까?

그를 보던 날들동안... 그 길로 유명한 정치인이나, 고위 공직에 있는 분들이라도 지나치지 않았을까?

그가 그 자리에 있는동안, 주체없이 돈이많은 사람들의 온정은 있었을까?

그가 그 자리에 있는동안, 진정으로 그를 돌보아줄수 있을 기관이나 단체에의 손길은 없는 것이었을까?

 

그의 얼굴이 검다해서, 그의 옷이 누덕이가 되었다해서...

얼굴 지푸린채로 가버리고는 자신이 관리하는 명단만 들여다 보며 어제와 같은 오늘에 안주하려는 관리인들 투성이이지는 않더란 말이던가?

나라에서 보조해주는 돈으로 관리차원의 궤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속된 속물근성들의 단체이지는 않는것일까?

 

권한을 가진이 누구이던가?

먹고사는 국민들 더 잘먹고 잘살게 하기전에,

먹지도 못하는 사람들 먹이는게 우선이 아니던가?

일하지 않고 나라에 세금한푼 못내는 바닥을 치는 인생살이라한들,

먹지도 말고 죽던지 말던지 내팽겨치는 꼴은 또 무엇이란 말인가?

 

국가 기관과 행정관처의 몸뚱이들은 쓸모없이 비싼땅에 즐비해 세워 놓으면서, 그곳에 드나드는 사람들 몇 되지도 않는 비싼 땅덩어리 차지하고 앉아서 실록이 푸르른 오월의 향기를 즐기면 그것이 다이던가?

그 비싼땅에 힘없는 자들의 보금자리는 안돼겠니?

정말 힘없는 사람들에게는 누리게 하는게 배아픈거니?

 

자신에게 한표 던져줄 국민들의 비유를 맞추며 갖은 수작을 다 부리면서, 왜?  거렁뱅이에겐 빵한조각 던져줄 호의는 없단 말이던가?

그가 온전한 도인이 아닌것이라면...

정말 자신을 컨트롤할수도 없는 정신이상자 이거나, 회생불가한 인생의 낙오자라면... 왜 그들을 돕지 않는가?

최소한의 생계라도 누릴 권리조차 없단 말이던가?

삶의 낙오가 되었을 지라도, 그런 모습을 할수밖에 없는 마음에의 상처를 끄러안을 것은 이땅에 거하고 있는 국민의 모체가 되는 나라가 아니던가, 또한 정부가 아니던가, 또한 의원님들 아니던가...?

 

집안도 못챙기는 가장이 밖에서는 위선의 웃음을 잘도 웃고 돌아다니는 꼴이지 않는가?

밖에서는 친구에게 술한잔 사고, 돌아오는 택시에서는 이곳저곳에 전화해 안부를 묻고 약속을 잡고 내리는 길에 잔돈은 팁으로 주면서

집으로 돌아오면서는 문을 걷어차고, 아이를 폭행하고 아내의 머리를 쥐어 흔드는 사악함으로 돌변하는 뭐~ 그런 꼴과 별다름이 있더란 말이던가?

 

이것저것 다 해보다 안됀 패배자라 한들,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조차 박탈된채의 모습은 당연한 것이라 말하는 그 의도된 바의 정체성은 무엇이더란 말인가?

누구라도... 하루 아침에 가진 모든것을 잃을수도 있다는 가정은 누구에게라는 국한됨은 없다.

건강마저 잃고 더이상 도움을 받지않고는 어찌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이 뉘게 벼락같이 다가올런지 모를 일이다.

그때가서 자존심 죽이고,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기엔 고함을 질러보아도 유리벽에 가두어진채 입만 벙긋대는 꼴이 되어버릴지 모를 일이다.

 

처음부터 내것이 무엇이었다고~

오늘까지도 내것만을 추구하고 위하고 지켜보아 왔더란 말인가?

진정으로 모든국민을 모든인간을 모든꽃봉우리를 아끼고 사랑해야할, 나라며 지식인이며 예술가이자 변론자라면...

왜 그들이 그 어두운 길거리에서 홀로 떨며 오늘의 새벽을 맞이해야 하는것인지를 터진 주둥이로 말을 해봐라. 

 

깨끗한 옷이 싫다하고, 기름진 음식도, 자리바른 쉴곳도 다 싫다 하던가?  싫다면 몰라도 물어는 봤냔 말이다.

그렇게 나라따로 국민들 따로, 따로따로 정말 놀기냔 말이냐구?

나라여 ! 영웅을 원하는가?

누군가 무언가를 해주기를 바라고, 응원하고 있는가?

그것이 연얘인이고 예술가이고 운동선수들 이던가?

감동과 감격은 그곳에만 있더란 말이던가?

그대가 돌아보면 우리는 모두가 감동할 것이거늘...

21세기에 먹지못하고 입지 못하는자 왠말이던가?

대외적인 일을위해 밥먹지 말고, 먹지못하는 자들을 위한 생각으로 먼저 씩씩하게 밥을 먹어라 !

그리고 힘을내라 ! 정책과 이론에 쩔쩔매지말고 과감하게 질책과 자책을 통한 발전을 좀 꾀하여 봐라, 이놈의 어르신들아 !

 

난 내일도 신사동 거렁뱅이를 보게될 것이다.

이미 검은얼굴 더 검어질 것도 없을 어제와 같은 오늘, 그리고 내일의 모습일게 분명하다.

차를 세울수도 없는 그 다리밑을 돌아나아가면서~

내 자신도 그렇게 그를 몰아세우는 말한마디 할 수도 있다.

 

" 그래, 넌 우리 사회의 한 일면에 속한 이치의 단편일 뿐야 ! "

 

그것은 무언가를 이루고있는 세계의 공통됨의 거스를수 없을 일면일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나또한 뉘와 다름없이, 동정을 하다가도 마음으로 내동댕이 쳐 버리는 생각만으로 스쳐지나는 그저 그런놈에 불과할런지도 모른다.

 

그래서 요모양 요꼴인 것이라면, 좀 잘나신 분들의 생각과 행동은 좀 틀려야 하지 않을까?

원컨대... 내일은, 그가 좀더 좋은 준비된 환경이 마련된 곳으로 가게되었기를 바란다.

적어도 따뜻한 물로 몸의 때를 씻어내고, 적어도 하루 한끼는 배불리 쌀밥을 먹고, 적어도 하루 한번은 행복한 웃음을 웃기를 바란다.

 

정말 도인이라서~ 마음으로는 이미 자유를 얻으신 분이어서,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평생이라 말해도...

어차피 이래저래 한세상이라 해도, 인간에의 최소한의 명분은 있어야지. 왜 왔고, 왜 가야하는지를 안대도...

어떻게 웃어야 하고, 최소한 자신을 사랑하는 법도 알고 갈때에 가는것이 그래도 자신에게 좀더 멋진모습이지 않을까?

자신에게 대한 최소한의 예의 이지 않을까?

 

괜시리, 그가 낯설지 않다.

그는 우리게 있어 타인이지 않은 이유일 게다.

우리가 얻게될, 가지게될, 그리고 소유하고 잃게될 모든것들이...

그 안에도 있음을... 그리고 우리게 속한것을~

시선과 시선에의 차이가 그리도 각별하지도 않은것을~

그를 바라보는 우리와, 그가 바라보는 우리들의 차이가...

그리 다를것도 없으면서,

적어도 그가 잘난척 없이 겸손하다면 그리할 것을...

쓸모없는 허울떼기 뒤집어쓴 모습보다,

어쩜 몇해를 뒤집어쓴 그의 누덕떼기 옷이 더 아름다울런지도,

모를일이다.

그것은 그가 되어보지 않고는, 아무도 아무것도 알수 없을 일이다.

 

2006.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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