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단백질,유니세프,중앙일보,북한 청년,키,한 민족,인류 그리고 나의 처신

정범준2006.05.05
조회33

읽기 귀찮으면 맨 밑으로 가서 요약만 보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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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년 지독한 실패를 겪으며 좌절하던 나에게 헬스를 통한 몸만들기는 필사적인 도피처이자 구원의 손길이었다.  모든것을 포기하고 스스로가 부끄러워 항상 이불속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베개에 얼굴을 비벼대며 자꾸 안으로만 안으로만 파고들었다. 이런 집에있는 시간이 지겨워 무턱대고 향했던 헬스장에서 나는 감동했다. 자신의 근육과 씨름하며 땀흘리는 형들을 보면서, 많이 울었다. 구구절절한 사연을 덧붙이지는 않겠다. 나는 헬스를 열심히 했고,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좋아진 몸을 보며 흐뭇씁쓸한 미소를 짓곤 한다.

 

 

 단백질 섭취는 필수적이다. 인체를 구성하는 단백질은 인간이 요구하는 3대 영양소의 하나이자, 헬스를 하는 인간들이 가장 갈구하는 물질이다. 단백질은 섭취의 대상으로, 성취의 대상으로 여겨진다. 고기를 먹으면 고기를 소화기관이 분해하고 분해된 산물은 여러 작용을 통해 합성되어 고도의 복잡한 물질로 전환되고 이것은 근육의 재료가 되어 상당기간 자신의 육체에 자극을 준 자에게만 선별적으로 아름다운 근육을 선사하게 된다. 나는 단백질을 숭배한다.

 

 남대문쪽으로 '단백질 보충제'를 사러 간 적이 있었다. 그 근처에서 유니세프가 틀어주는 대형 화면을 보았다. 수단의 어린 아이들이 굶어죽는 모습이었다. 라이베리아 내전으로 아이들이 팔려나가는 모습이었다. 언제나 그래왔듯, 아이들의 배는 불룩 튀어나오고 파리는 위잉거리고 TV밖의 나는 에너지바를 먹고 있었다. 눈물이 났다. 들고있던 5만원을 당장 유니세프의 헌금통에 집어넣었다.

 

 

 오늘 아침 중앙일보의 사설을 보았다. 나는 중앙일보를 싫어한다. 사설이 너무 편파적이다. 그런데, 중앙일보의 수준만큼은 최고다. 적어도 나보다는, 그들이 사회의 빛이고 소금이고 등불이고 선구자이다. 사설을 읽으며 눈물을 흘렸다.

 

 

 

 북한 청소년의 키를 남한의 인간들과 비교하는 사설이었다. 조금만 요약'인용해본다.  

 

  // 20~25세 한국 청년의 평균키가 173cm인 반면 북한 청년의 평균키는 158cm에 불과하다. 북한이 만성적인 식량난에 시달리면서 주민의 영양상태가 나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우리가 북한 주민의 이 같은 고통을 강 건너 불 보듯 한다면 우리에게도 궁극적 책임이 돌아온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의식주, 그 가운데서도 먹는 문제는 삶의 기본이요 시작이다. 그래서 못 먹은 한은 그 어떤 한보다도 오래간다.  우리는 입만 열면 단군을 조상으로 모시는 단일민족임을 강조한다. 그런 우리가 북녘의 형제들이 굶어 죽어가고, 겨우 살아남은 사람마저 다른 민족처럼 체형이 달라지는데 이를 못 본체 한다면 같은 민족으로서 도리가 아니다. 한쪽에선 웰빙 운운하면서 살빼기 전쟁을 치르느라 부산한데 다른 한쪽에선 굶주림에 시달린다면 말이 되겠는가.  북한 주민의 식량난과 의약품 부족만큼은 우리가 해결해주어야 한다. 민족은 이념이나 사상에 앞서는 개념이다.  //

 

 

 나는 어찌해야 하나. 당장에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북한 동포들에게 보낼 성금을 마련해야 하나. 아니면 국제 정세와 관련지어 정부의 대북 정책을 압박하려는 보수 극우세력들의 농간일 뿐이라고 무시해버려야 하나. 슬프게도 나는, 굶는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희생해가며 생애를 바칠 마음의 여유도,  남에대한 비판을 위해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까지 눈을 질끈 감아버릴 용기도 없다. 그저 이렇게 글로써 나의 생각을 친구들에게 알릴뿐이다.

 

 

 이 세상은 부조리하다. 수단의 어린이들은 굶어 죽는데 서구의 보디빌더들은 100인분의 음식을 먹어댄다. 북한의 청년들은 키가 158cm인데 같은 민족으로 같은 땅에서 태어난 남한의 청년은 173cm 이다.  부조리한 세상이다. 나는 고도를 기다리며 오늘도 헬스를 하고 고기를 먹는다. 고도를 기다릴 뿐, 그 이상은 행동은 하지 못한다.... 

 

 나는 열심히 살아갈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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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인터넷 글쓰기가 그렇듯이 3줄 요약이 중요하다.

 

 요약 : 나는 헬스를 하면서 필요한 단백질 보충제를 사려다가 유니세프에 기부를 했었고 중앙일보의 사설에서 북한 청년의 키를 인용해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을 보고 느낀바 있어 한 민족과 인류에 대한 생각을 하며 나의 처신에 대해 성찰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