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놀기를 좋아하고 일하기를 싫어한다. 나는 일이라면 딱 질색이다. 내가 일을 싫어하는 까닭은 분명하고도 정당하다. 일은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소외시키기 때문이다. 부지런을 떨수록 나는 점점 더 나로부터 멀어져서, 낯선 사물이 되어간다. 일은 내 몸을 나로부터 분리시킨다. 나의 현존이 몸으로부터 떠나갈 때, 나는 불쾌하고 불안하고 불편하다. 나는 이제 아무데도 불여주는 곳은 없고 기웃거릴 곳도 없엇 혼자 처박혀 있다. 또 막 무는 개들이 너무 많이 돌아다녀서 무서워 대문 밖에 나가지 못한다. 요즘 나의 일이란 하루에 그저 두어 줄씩 작문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때때로 그나마도 하고싶지가 않다. 김훈, 中 -------------------- 누군가 쿨할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쿨할 수 있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나'를 없애고 친절인형이 되고 '나'를 없애고 세일즈를 하고 '나'를 없애고 추심을 하고 '나'를 없애고 민원인(고객)과 상사와 동료에게 방긋이 웃는 서비스인이 되야 하는. 역시 일터란 곳은 늘 나를 거세하고 소외시킬 수밖에 없는 곳이다. 궁극적으로, 역시 '일'이란 불편하다.
밥벌이의 지겨움 II
나는 놀기를 좋아하고 일하기를 싫어한다.
나는 일이라면 딱 질색이다.
내가 일을 싫어하는 까닭은 분명하고도 정당하다.
일은 나를 나 자신으로부터 소외시키기 때문이다.
부지런을 떨수록 나는 점점 더 나로부터 멀어져서, 낯선 사물이 되어간다. 일은 내 몸을 나로부터 분리시킨다. 나의 현존이 몸으로부터 떠나갈 때, 나는 불쾌하고 불안하고 불편하다.
나는 이제 아무데도 불여주는 곳은 없고 기웃거릴 곳도 없엇 혼자 처박혀 있다. 또 막 무는 개들이 너무 많이 돌아다녀서 무서워 대문 밖에 나가지 못한다. 요즘 나의 일이란 하루에 그저 두어 줄씩 작문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때때로 그나마도 하고싶지가 않다.
김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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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쿨할 수 있다면, 그건 사랑이 아니라고 했지만
나는 쿨할 수 있다면 그건 사람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나'를 없애고 친절인형이 되고
'나'를 없애고 세일즈를 하고
'나'를 없애고 추심을 하고
'나'를 없애고 민원인(고객)과 상사와 동료에게 방긋이 웃는 서비스인이 되야 하는.
역시 일터란 곳은 늘 나를 거세하고 소외시킬 수밖에 없는 곳이다.
궁극적으로, 역시 '일'이란 불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