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에 대한 단상

김수지200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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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와 학원 강사가 각자의 입장을 내세우며 격돌... 하는

글을 읽었다. 귀 얇은 이 마음에 정신이 하나도 없다.

 

한 가지 분명하게 느낀 건,

서로에게 냉소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교사는 성적 올리기를 위해 존재하는 학원과

그 안에서 주축이 된 학원 강사를,

학원 강사는 철밥통을 끌어안고 사는 교사를

서로 냉소하고 있었다.

 

사범대에 살고 있는 내가,

그건 대학 4년을 어떻게 보냈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감히 말해도 되는걸까.

 

학부 4년동안,

사범대에 다녔던 나는

시험 전날에나 공부하는 그 버릇을 여전히 못 버렸지만

그래도 항상 내가 어떤 교사가 되어야 하는 지를 생각했다.

부족한 내가 그랬으니, 나보다 더 좋은 성적으로 졸업한

나의 똑똑한 친구들과 선배들은 더 많이 했을 것이다.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4년간의 그 학과의 분위기.

어딜 가나 '교육' 이나 '수학' 이라는 글자가 보이면

눈이 끌리고, 결국은 무엇인지 알아내고 마는,

자신이 봐도 피식 웃음이 나는 그 반응들.

항상 그런 것들에 둘러싸여서

결국은 갖게 될 자신의 직업에 대해

잊을만 하면 하나씩 고민해보고, 생각해 보던 그런 날들이

과연 현재의 학원 강사에게 냉소받을 만큼 가치없는 일이었을까.

직접 겪어보기 전에 그랬는데,

현장에서 직접 겪고 계신 나의 선배님들의 생생한 생활과 고민이

그렇게나 하찮은 것일까.

 

순수하게 이기적이고 작은 마음에서,

나는

그러한 교사는 사범대에서 제대로 교육 받지 못한 교사들,

교직 이수를 하면서도 직업적 메리트만을 생각했던

이기적인 교사들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보고, 나도 겪었던,

실력도, 의욕도, 일말의 양심도 없었던

일신의 안락함만을 추구하며, 자신에게로의 비판에 신경이 곤두선,

기억하려 하면 가슴이 답답한 그런 교사들은

내가 몸담았던 그 학교와 과정을 제대로 겪지 않은

애초부터 함량 미달이었던 떡잎들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다.

 

사범대 따위, 교사 따위 세상에서 제일 싫었던 나조차

이렇게 교사라는 직업과, 내가 가르칠 아이들에 대해

쉼없이 생각하고, 고민하고 있는데.

나보다 더 빨리 이 길을 걸었던 나의 선배들이

어떻게 그런 비판을 받을 수 있을까.

분명히 이 길을 제대로 걸었던 사람이 아닌거다.

제대로 사범대를 나왔다면,

제대로 교직이수를 하고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면

이런 지탄은 받지 않았을 것이다.

 

교생 실습에 참가해 우리과를 나온 선배들을 만났다.

1회 졸업생이신 분도 계셨다.

교수님들과 같은 연배인 그 분께서는

최신 수학교육의 바람인 그래픽 계산기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아는 분이셨다.

나를 담당하셨던 분은 박사 과정을 밟고 계신 분이셨다.

EBS에 나오는 강사마냥 또렷하고 맑은 목소리로

논리적이고 조리 있게 설명하시는 분도 계셨고,

학생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한없는 사랑의 눈으로

그 아이들을 보는 분도 계셨다.

대체 누가 그분들의 그런 노력을

감히 철밥통 끌어안고 사는 수동적인 삶이라고 할 수 있단 말인가.

 

난 자신있게,

실력 없는 교사를 학생들이 버릴 수 있게 하라고 하겠다.

내가 아는 나의 친구들과 선배들은,

그러한 체에 걸러질 위인들이 아니니까.

약은 수로 직업적 메리트에 반해

아무런 고민과 번민과 책임감도 없이,

타인의 삶을 결정지을 교육에 몸담은

치졸하고 나약한 인간들은 걸러내 버리라고 하고 싶다.

그렇게 교육이 깨끗해지고, 지탄 받을 일이 없어진다면

그렇게 하라고 하고 싶다.

 

교사의 자질이나 실력에 대해 말하는 바보들아.

그러면 적어도 학원 강사가 교재를 연구할 만한 시간은

벌어주기 위해,

각 학교에 행정교사를 두도록 하자.

잡무를 모두 걷고 교육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주고도

실력에 나아짐이 없는 교사라면

과감히 잘라버려라.

 

까만 그 눈동자가 맑은,

그 아이들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학부모와 교사는, 그리고 학교는

그 아이를 동시에 사랑하고 있다.

그런데 셋은 서로의 그 사랑을 믿지 못하고 있다.

학부모는 교사와 학교가 말하는

진정한 충고와 간언을 구분하지 못하고,

교사는 학부모와 학교의 관심과 집착을 구분하지 못하고,

학교는 학부모와 교사의 걱정과 비판을 구분하지 못한다.

아이를 향한 같은 사랑을 두고,

왜 서로에게 비아냥거리고만 있을까.

 

그리고,

내가 사랑하게 될 나의 학생들아.

더 많은 의무과 권리를 갖게 된 대신에,

좀 더 성숙하고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하지 않겠니?

점수에 매달리고 자유에 목마른 건

교육이 생긴 이후로 모든 학생들이 느낀거란다.

좀 더 앞선 세대로서, 새로워진 세대로서,

더 분별력 있고 상큼한 방법으로 그것을 표현하길 바란단다.

마냥 노는 것만 좋고 아무 생각이 없는

그런 아이들이 아니란 것은 잘 알고 있으니까.

그런 생각에 확신을 심어줄 수 있도록 행동해 주렴.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 마다

몸 속에 단단한 희망의 기운이 차오름을 느끼도록

자신의 삶을 잘 조절하길 바란단다.

좀 더 행복해 지도록.

 

언제나 있어왔던 교사와 학부모와 사교육 간의 공방.

교사와 학부모가 이기는

통쾌하고 시원한 공방이 되길 바란다.

그들 모두는 결국,

학생이었고, 또 학부모가 될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