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르단] 사막의 별밤이 아름다운 나라, 그곳에서 만난 비

김민경2006.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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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히치를 해서 제라쉬에서 터미널까지 가서 요르단의 수도인 암만으로 갔다. 암만은 비가 거의 오지 않는 도시로 알고 있었는데 우리가 버스에서 내릴무렵때 우리나라의 여름 소나기보다 더 줄기차게 비가 내리고 있는 중이었다. 비가 잘 오지 않다보니 배수시설도 제대로 되지 않는 곳이여서 비가 도로에 그대로 차고 있었다. 거의 발목까지 잠기는 도로를 방황하다가 결국 택시를 잡았다. 걸어도 되는 거리였는데 무거운 배낭을 메고 발목까지 잠기는 도로를 걷는다는 것은 앞으로의 여정을 위해서도 좋지 않은 것 같았다.

 

허름한 호텔(거의 여관 수준)로 들어가서 몸과 옷을 말리게 되었다. 근처 상점에서 빵과 소세지를 사 왔는데 그 곳에 묵고 있는 한국인을 만났다. 몇개월째 아프리카 여행을 마치고 요르단으로 온 아저씨였다. 비단결 같은 머리결을 가진 긴 머리 아저씨 였는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같은 일행 오빠와 고향의 같은 동네에 살았었던 것이다. 세상이 넓으면서도 좁다는것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우리는 다음날 아침 일찍 근처 도시 마다바를 다녀왔다. 그곳은 모자이크 지도가 있는 교회가 있는 곳이고 성경에 나오는 모세가 마지막으로 죽었던 느보산이 있는 곳이었다. 느보산에 오르면 멀리 사해가 보이고 그 너머로 이스라엘이 한눈에 들어온다. 한눈에 들어오는 이스라엘을 두고 죽었을 모세의 안타까움을 느낄 수 있었다. 다시 돌아와서 암만 시내관광을 그 다음날까지 하다가 인디아나 존스 '마지막 성배'에 나오는 성지 페트라에 갔다.

 

긴 시크계곡 끝에 장엄한 건축물의 등장으로 인한 감동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거대한 건물들이 사막 위의 붉은 바위를 깎아 만든 도시제국을 보고 있으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내가 본 것을 그대로 표현할 수 없는 한계가 아쉽다. 보통 8시간 정도 관광을 하는데 우리는 욕심을 내서 사막 위의 이 거대도시를 아침부터 달빛이 비출 때까지 돌아다녔다. 달빛에 비친 바위제국의 모습은 환상 그 자체이다. 마침 우리가 갔던 그 때는 보름달이 떠있었는데 은은한 달빛이 그렇게 밝게 느껴졌던 적이 없었다. 곳곳에서는 베드윈 족들이 차를 나누어주기도 했다. 까만 손때가 묻은 찻잔과 주전자를 보았지만 더럽다는 생각은 잠시뿐이고 이들과 차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런 것들이 여행이 주는 가장 큰 선물인 것 같다. 사막위에 세워진 제국이라 변변한 상점이나 식당도 없다. 그래서 우리는 숙소에서 미리 만들어간 주먹밥을 들고 다니면서 근근히 요기를 하면서도 거대한 광경앞에 배고픈 줄도 모르고 그 곳을 누비고 다녔던 것 같다.

 

요르단의 또 다른 볼거리는 적사막이다. 와디럼이라 불리는 붉은 모래로 이루어진 사막은 세상에서 별이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도 소개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일행은 일년에 5번밖에 찾아오지 않는 비를 맞는 행운으로 별은 보지 못했었다. -.-; 가이드는 이런 확률이 흔치 않다며 축하한다고했지만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었다. 이 것을 계기로 다음에 또 올 수 있는 빌미가 생기는 거 아니겠냐는 일행 오빠의 말에 다소 안타까움을 누를 수 있었다.

 

짚차를 타고 사막을 질주한 것은 마치 내가 서부 영화의 주인공이 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저녁에는 고고학 시간에서 배우는 구석기 시대의 잠자리중 하나인 바위그늘 유적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었다. 늘 내가 보고 듣고 상상하던 것이 실제로 이루어 지는 그 기분이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만이 공유하는 큰 즐거움이 아닐까 싶다. 붉은 장미및의 고운 모래와 곳곳에 불쑥 불쑥 솟아오른 바위들.. 그곳에서 바라보던 붉은 저녁놀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뛴다. 그때의 감동이 다시 밀려오는 것 같다.

 

저녁식사는 우리의 가이드가 베드윈식으로 요리를 해 주었고 사막에서 먹는 베드윈식 찜닭은 정말 일품이었다. 자신의 성의를 생각하며 남기지 말라는 부탁으로 그 많은 양의 식사를 고생하며 먹었던 기억도 난다. 그 가이드는 나이 많은 아저씨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22살이란다. 내가 20살 이니깐 2살밖에 차이가 안난다는 것을 알고 서로 놀랬던 기억이 난다. 그의 말에 의하면 이 곳에서는 프로포즈를 할때 낙타를 가지고 한다고 했다. 낙타를 줄테니깐 자신에게 시집오라고 하는데 이는 그 남자의 경제력을 나타내는 것이라고도 한다. 그 가이드가 자기가 정말 힘들게 일해서 낙타를 한마리 줄 테니 자신에게 시집오라는 농담섞인 말도 건냈다. 사막에 사는 베드윈족의 프로포즈라~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난다.

 


약 일주일 간의 짧은 여행이지만 곳곳에서 헬로 마이 프렌도 라고 외치던 그들의 음성이 아직도 귓가에 쟁쟁하다. 거리 어디서나 웰컴 두 조르단이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고 누구에게나 차를 건내는 그들의 열린 따뜻한 마음도 느낄 수 있던 나라였다. 요즘 우리나라 기업이 많이 들어가 있어 우리나라에 대한 인식도 비교적 좋았다. 지구 저편에 있는 나라에서 우리나라에서 보던 것을 보는 기분은 제법 괜찮았다. 낯설음과 익숙함을 한번에 느끼게 해준 나라 요르단.. 언제가 되었든 다시 가서 사막의 가장 아름다운 별을 보리라 다짐하게 했던 나라
그 감동을 이 짧은 글을 통해 전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