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르-크로캅전 입장수익만 100억원 ·해외 중계권료도 천문학적 수입 스포츠 ·문화 주요 아이콘 자리매김 …미국시장까지 프라이드 경기 진출
미르코 크로캅의 도전은 좌절됐다. 하지만 '무결점의 사나이' 에밀리아넨코 효도르가 크로캅에 의해 잠시 동안이지만 크게 흔들리면서 '60억 분의 1 최강자'를 향한 빅뱅은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지난달 28일 일본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서 열린 프라이드 헤비급 타이틀매치 겸 미들급 그랑프리 결승전은 지구촌을 달구고 있는 격투기 열풍을 가감 없이 보여준 대회였다. 연말까지 절정을 향해 치닫는 파이터들의 춘추전국시대, 프라이드를 주관하고 있는 DSE의 수입 구조와 세계화 전략을 분석해 본다. /
"일본 열도로 만족할 수 없다. 이제 격투 스포츠의 대세는 타격과 그라운드 기술의 총합인 종합격투기다."
효도르 vs 크로캅의 세계대전에 쏠렸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달 29일, 프라이드 주관사인 DSE는 주목할 만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DSE-폭스스포츠 간 프라이드 방영 계약이었다. 사카기바라 DSE 사장은 "일본에서 시작된 격투기가 본격적으로 세계를 주름잡는 미국 시장에 상륙했다"라고 선언했다. 이에 답하기라도 하듯 폭스스포츠는 "미국의 21개 주에 매주 5일씩 프라이드 경기를 방송한다"면서 "크로캅, 효도르 등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 버금가는 대형 스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누워 있는 상대를 발로 가격하는 비신사적 격투기'가 세계적 스포츠로 발돋음했음을 보여준 상징적 회견이었다. 1997년 시작한, 일천한 역사의 프라이드가 스포츠와 문화의 주요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면에는 일본 내에서의 탄탄한 인기와 수익 구조가 있었다.
■관중 수입만 100억 원
대회가 열린 사이타마는 도쿄 신주쿠역에서 전철로 40분 거리에 있는 도시. 오후 4시에 열리는 경기를 앞두고 2시간 전부터 관중이 인산인해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효도르와 크로캅은 수많은 사람들의 눈앞에서 왔다 갔다 했다. 헬스클럽 등에서 나눠준 부채에는 이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수퍼아레나는 관중으로 터질 것 같았다. 링에서 싸우는 선수가 개미처럼 보이는 경기장 5층에도 빈틈이 없다. 무대 장치 때문에 비운 좌석을 빼곤 매진이다. 냉방 중인데도 관중들이 내뿜는 열기 때문에 금세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DSE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입장객은 4만 7000여 명. 초청권을 거의 발행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한 개의 대회를 주최하면서 10억 엔(약 100억 원)의 입장료 수익을 올렸다. 4등급으로 나뉜 좌석은 VIP석 10만 엔, RRS석 3만 엔, S석 1만 7000엔, A석 7000엔. 평균 가격은 약 20만 원 정도이고, 비싼 좌석부터 팔려나간다. 잠실 야구장에 관중이 꽉 들어찰 경우, 2억 원 남짓한 입장 수입을 올리는 점을 감안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흥행이다.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는 중계권료
해외 중계권료, 유료TV 시청료도 입장권 수입에 버금간다. 프라이드 경기는 일본에서 공중파인 후지TV가 시간 차를 두고 방송하고 있고, 위성 케이블 방송 스카이퍼펙TV는 유료(PPV)로 방영한다. 뿐만 아니다. 위성 케이블 채널 XTM이 방송하는 한국을 비롯, 유럽 러시아 크로아티아 브라질 등 전 세계 곳곳에 방영된다. DSE가 연간 단위로 계약한 해외 중계권료는 수십억 원에 달한다. 특히 일본에서 스카이퍼펙TV를 통해 벌어들이는 유료 시청료는 천문학적 수입이다.
헤비급 챔피언 결정전과 미들급 그랑프리를 겸해 관심이 집중된 이날 경기를 TV로 보려면 미화 29.95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3만원이 넘는 거액이지만 약 10만 명이 시청했다. 유료 시청료만 간단히 30억 원을 벌어들였다.
■동난 크로캅 티셔츠
일본인들은 유난히 기념품을 좋아하는 것일까. 효도르와 크로캅의 세계대전을 앞두고 이들의 얼굴이나 팀 이름이 들어간 티셔츠는 돈을 주고도 구하지 못했다. 선수들을 상징하는 티셔츠, 인형, 볼펜, 열쇠고리 등 머천다이징 상품이 넘쳐 나고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스카이퍼펙TV가 공식 후원사의 자격을 얻기 위해 얼마를 DSE에 지불하는지는 극비 사항. 하지만 전 일본인들의 눈과 귀가 쏠리는 대회에 천문학적 금액을 쏟아 붓고 있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스폰서를 하겠다는 기업들 가운데 입맛에 맞는 기업을 고르고 고르는 작업도 DSE의 자부심을 높여준다.
사카기바라 사장은 한국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머천다이징 상품이 6억 원어치 가량 판매됐다"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장은 인기 파이터들의 상품을 구매하려는 관중이 장사진을 이루었고, 거의 모든 입장객이 티셔츠 등 기념품을 구입한 셈이다.
■격투기로 세계를 제패한다
종합격투기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효과적으로 결합한 '일본산' 문화 상품이다. DSE는 한 대회를 치를 때 무대 장치에 50억 원을 쏟아 붓는다. 쇼적 요소를 가미하기 위한 엄청난 물량 공세다. 환상적 레이저쇼와 무대, 귀를 찢는 등장 음악, 마치 지옥에서 부활하는 것처럼 무대 밑에서 올라오는 선수 등은 방송과 관중을 사로잡는 데 충분한 경기 외적 장치들이다.
중계권료와 입장료 수익이 보장되면서 더 좋은 선수들이 더 화끈한 경기를 벌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선순환 구조를 DSE는 구축했다. "격투기에서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DSE의 야심은 미래가 아닌 현실이었다.
효도르-크로캅전 입장수익만.....
효도르-크로캅전 입장수익만 100억원 ·해외 중계권료도 천문학적 수입
스포츠 ·문화 주요 아이콘 자리매김 …미국시장까지 프라이드 경기 진출
미르코 크로캅의 도전은 좌절됐다. 하지만 '무결점의 사나이' 에밀리아넨코 효도르가 크로캅에 의해 잠시 동안이지만 크게 흔들리면서 '60억 분의 1 최강자'를 향한 빅뱅은 본격적으로 막이 올랐다. 지난달 28일 일본 사이타마 수퍼아레나에서 열린 프라이드 헤비급 타이틀매치 겸 미들급 그랑프리 결승전은 지구촌을 달구고 있는 격투기 열풍을 가감 없이 보여준 대회였다. 연말까지 절정을 향해 치닫는
파이터들의 춘추전국시대, 프라이드를 주관하고 있는 DSE의 수입 구조와 세계화 전략을 분석해 본다. /
"일본 열도로 만족할 수 없다. 이제 격투 스포츠의 대세는 타격과 그라운드 기술의 총합인 종합격투기다."
효도르 vs 크로캅의 세계대전에 쏠렸던 흥분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달 29일, 프라이드 주관사인 DSE는 주목할 만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DSE-폭스스포츠 간 프라이드 방영 계약이었다. 사카기바라 DSE 사장은 "일본에서 시작된 격투기가 본격적으로 세계를 주름잡는 미국 시장에 상륙했다"라고 선언했다.
이에 답하기라도 하듯 폭스스포츠는 "미국의 21개 주에 매주 5일씩 프라이드 경기를 방송한다"면서 "크로캅, 효도르 등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에 버금가는 대형 스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누워 있는 상대를 발로 가격하는 비신사적 격투기'가 세계적 스포츠로 발돋음했음을 보여준 상징적 회견이었다. 1997년 시작한, 일천한 역사의 프라이드가 스포츠와 문화의 주요 아이콘으로 떠오른 이면에는 일본 내에서의 탄탄한 인기와 수익 구조가 있었다.
■관중 수입만 100억 원
대회가 열린 사이타마는 도쿄 신주쿠역에서 전철로 40분 거리에 있는 도시. 오후 4시에 열리는 경기를 앞두고 2시간 전부터 관중이 인산인해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효도르와 크로캅은 수많은 사람들의 눈앞에서 왔다 갔다 했다. 헬스클럽 등에서 나눠준 부채에는 이들의 얼굴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다. 5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수퍼아레나는 관중으로 터질 것 같았다.
링에서 싸우는 선수가 개미처럼 보이는 경기장 5층에도 빈틈이 없다. 무대 장치 때문에 비운 좌석을 빼곤 매진이다. 냉방 중인데도 관중들이 내뿜는 열기 때문에 금세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DSE의 발표에 따르면 이날 입장객은 4만 7000여 명. 초청권을 거의 발행하지 않는 점을 감안하면 한 개의 대회를 주최하면서 10억 엔(약 100억 원)의 입장료 수익을 올렸다. 4등급으로 나뉜 좌석은 VIP석 10만 엔, RRS석 3만 엔, S석 1만 7000엔, A석 7000엔. 평균 가격은 약 20만 원 정도이고, 비싼 좌석부터 팔려나간다. 잠실 야구장에 관중이 꽉 들어찰 경우, 2억 원 남짓한 입장 수입을 올리는 점을 감안하면 상상을 초월하는 흥행이다.
■전 세계에서 벌어들이는 중계권료
해외 중계권료, 유료TV 시청료도 입장권 수입에 버금간다. 프라이드 경기는 일본에서 공중파인 후지TV가 시간 차를 두고 방송하고 있고, 위성 케이블 방송 스카이퍼펙TV는 유료(PPV)로 방영한다. 뿐만 아니다. 위성 케이블 채널 XTM이 방송하는 한국을 비롯, 유럽 러시아 크로아티아 브라질 등 전 세계 곳곳에 방영된다. DSE가 연간 단위로 계약한 해외 중계권료는 수십억 원에 달한다. 특히 일본에서 스카이퍼펙TV를 통해 벌어들이는 유료 시청료는 천문학적 수입이다.
헤비급 챔피언 결정전과 미들급 그랑프리를 겸해 관심이 집중된 이날 경기를 TV로 보려면 미화 29.95달러를 지불해야 했다. 3만원이 넘는 거액이지만 약 10만 명이 시청했다. 유료 시청료만 간단히 30억 원을 벌어들였다.
■동난 크로캅 티셔츠
일본인들은 유난히 기념품을 좋아하는 것일까. 효도르와 크로캅의 세계대전을 앞두고 이들의 얼굴이나 팀 이름이 들어간 티셔츠는 돈을 주고도 구하지 못했다. 선수들을 상징하는 티셔츠, 인형, 볼펜, 열쇠고리 등 머천다이징 상품이 넘쳐 나고 불티나게 팔려 나간다.
스카이퍼펙TV가 공식 후원사의 자격을 얻기 위해 얼마를 DSE에 지불하는지는 극비 사항. 하지만 전 일본인들의 눈과 귀가 쏠리는 대회에 천문학적 금액을 쏟아 붓고 있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스폰서를 하겠다는 기업들 가운데 입맛에 맞는 기업을 고르고 고르는 작업도 DSE의 자부심을 높여준다.
사카기바라 사장은 한국 언론과의 기자회견에서 "머천다이징 상품이 6억 원어치 가량 판매됐다"라고 밝혔다. 이날 경기장은 인기 파이터들의 상품을 구매하려는 관중이 장사진을 이루었고, 거의 모든 입장객이 티셔츠 등 기념품을 구입한 셈이다.
■격투기로 세계를 제패한다
종합격투기는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효과적으로 결합한 '일본산' 문화 상품이다. DSE는 한 대회를 치를 때 무대 장치에 50억 원을 쏟아 붓는다. 쇼적 요소를 가미하기 위한 엄청난 물량 공세다. 환상적 레이저쇼와 무대, 귀를 찢는 등장 음악, 마치 지옥에서 부활하는 것처럼 무대 밑에서 올라오는 선수 등은 방송과 관중을 사로잡는 데 충분한 경기 외적 장치들이다.
중계권료와 입장료 수익이 보장되면서 더 좋은 선수들이 더 화끈한 경기를 벌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는 선순환 구조를 DSE는 구축했다. "격투기에서 세계를 지배하겠다"는 DSE의 야심은 미래가 아닌 현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