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교수님 기사(스포츠서울)

김은숙2006.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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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새교수님 기사(스포츠서울)

[싱글라이프]새키우는 남자, 천동희

 

[스포츠서울 2006-04-12]

 

밤 12시를 넘은 새벽 시간.

알딸딸하게 술에 취한 천동희씨(34)가 비틀비틀 현관문을 열어제끼고 들어온다.대뜸 큰소리로 외친다.

 

"조로, 아빠왔다"

 

잠들어 있던 '조로', 화들짝 놀라 두 눈을 동그랗게 뜬다.입에서 대번 욕이 튀어 나온다.

 

"아이 씨x , 천동희 "

 

무슨 콩가루 가족 얘기냐고?

 

천씨는 장안에 소문난 새애호가다. 여기서 조로는 , 말하는 새다.

구관조.

 

50여가지 말을 한다. 신기한 건 이 조로가 욕도 한다는거다.

아빠 말이 걸작이다."사랑해요"라는 말 하기까지는 석달 걸렸는데, 욕은 3일만에 되더라고요."

 

천씨는 현재 서울종합예술학교 공연제작예술학부 교수로 재직중이다.뒷머리를 댕기 딴 모습이 왕년 레슬링선수 이왕표를 닮아, 학생들한테는'왕표교수'로 통한다. 집에서는 새들한테 '왕표아빠'겸 '왕표남편'이다.

 

왕년 전성기 때는 250여마리까지 키워봤다. 집구석이 싸이 노래가사처럼 '완전히 새됐어'였다.

 

지금은 50여마리 키우고 있다.

 

별의 별 새가 다있다.잉꼬,앵무새,구관조는 기본이다.문조,금화조,십자매 이외에도 희귀한 새들까지 별 희한한 새들이 다 있다.

 

새마다 다 이름이 있다. '순딩이'는 벌써 10살이나 됏는데, 천씨가 직접 이유식 먹여가며 키운새다.욕하는 새'조로',그리고 '뽀뽀' 등, 이름 외우기도 쉽지 않다.

 

어렸을 때부터 동물에 관심이 많았던 천씨는 지난 89년 쯤 부터 취미로 한두마리씩 기르기 시작해 새 마니아가 돼버렸다. 회원 6000여명 정도의 다음카페'앵무새 이야기'의 시삽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아직까지 싱글인 천씨는 "집에 들어가면 그래도 새들이 아내처럼 반겨준다. 아침엔 일제히 자명종 보다 정확하게 울음소리로 깨워준다.  아침에 새로리 듣고 깨는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황희창 기자teehee@ 스포츠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