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도시를 살리고 죽인다.' 국토 남단의 섬도시 거제와,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가량 거리에 있는 의왕시. 지리적
여건을 보면 수도권 도시 의왕은 거제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지금 두 도시의 상황은 정반대다. 도시를 먹여 살리던
기업의 운명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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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9만명의 섬 도시 거제(경상남도)는 완전히 ‘딴 세상’이다.
일자리가 넘쳐나 실업자를 구경하기 힘들고 번화가엔
음식점들마다 손님이 북적대 불야성(不夜城)을 이룬다.
불황, 실업, 양극화로 고통을 받고 있는 부산 등 인근 육지
사람들에겐 별천지와 같은 곳이다.
지난 21일 저녁, 거제의 번화가인 고현 사거리. 배스킨라빈스,
서브웨이, ○○가라오케 등의 간판들이 즐비했다.
이 곳엔 일주일에 2~3개 가게들이 새로 생기고, 부산이나
마산의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유명 브랜드 점포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고현 사거리에서 캐주얼 브랜드 빈폴 매장을
운영하는 조인윤(여·37) 사장은 2년 전 부산에서 여기로 왔다.
조 사장은 “시장조사를 해보니 경남에선 이 곳의 소비가 가장
활발했다”면서 “광고도 별로 안했는데 점포를 열자마자
손님들이 몰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조 사장 가게와
인근한 5개 의류매장 중 3곳 역시 대구와 경북 등에서 온
외지인 사장들이 운영하고 있다.
▲ 지난 19일 거제 대우조선해양 근로자들이
LNG 운반선의 수출기일을 맞추기 위해
야간작업을 하고 있다. 거제=이재우기자
jw-lee@chosun.com
대우조선소가 있는 옥포 1동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김명덕(51)
사장은 대뜸 “작년 연말은 경기가 별로였다”고 했다.
50여명의 식당 좌석을 하루 저녁에 3번을 돌려야 하는데 작년엔
2번밖에 못 돌렸다는 얘기였다. “다른 지역 점포 주인들이 들으면
화낼 얘기”라고 하자, 그는 “그건 그렇지. 하지만 여기선
이 정도론 만족 못해”라고 웃었다.
한국경제에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것은 2002년 말부터. 기업들의
투자부진으로 대부분 도시에 실업자가 넘쳐나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불황’을 겪었다. 그러나 거제엔 매년 1만~1만5000
여명의 외지인이 몰려들었고, 이 중 70% 이상이 구직(求職)에
성공했다.
▲ 설대목을 앞둔 지난 21일 거제시의 중심가인
고현 사거리에 시민들이 붐비고 있다.
거제=이재우기자
[기업 덕에 웃고… 거제] ŕ인소득 이미 2만5천弗
불야성’ 두 조선소가 시민80% 먹여살려
'기업이 도시를 살리고 죽인다.' 국토 남단의 섬도시 거제와, 서울에서 자동차로 1시간 가량 거리에 있는 의왕시. 지리적 여건을 보면 수도권 도시 의왕은 거제보다 못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지금 두 도시의 상황은 정반대다. 도시를 먹여 살리던 기업의 운명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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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19만명의 섬 도시 거제(경상남도)는 완전히 ‘딴 세상’이다.
일자리가 넘쳐나 실업자를 구경하기 힘들고 번화가엔
음식점들마다 손님이 북적대 불야성(不夜城)을 이룬다.
불황, 실업, 양극화로 고통을 받고 있는 부산 등 인근 육지
사람들에겐 별천지와 같은 곳이다.
지난 21일 저녁, 거제의 번화가인 고현 사거리. 배스킨라빈스,
서브웨이, ○○가라오케 등의 간판들이 즐비했다.
이 곳엔 일주일에 2~3개 가게들이 새로 생기고, 부산이나
마산의 백화점에서나 볼 수 있는 유명 브랜드 점포들이 속속
입주하고 있다. 고현 사거리에서 캐주얼 브랜드 빈폴 매장을
운영하는 조인윤(여·37) 사장은 2년 전 부산에서 여기로 왔다.
조 사장은 “시장조사를 해보니 경남에선 이 곳의 소비가 가장
활발했다”면서 “광고도 별로 안했는데 점포를 열자마자
손님들이 몰려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조 사장 가게와
인근한 5개 의류매장 중 3곳 역시 대구와 경북 등에서 온
외지인 사장들이 운영하고 있다.
대우조선소가 있는 옥포 1동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김명덕(51)
사장은 대뜸 “작년 연말은 경기가 별로였다”고 했다.
50여명의 식당 좌석을 하루 저녁에 3번을 돌려야 하는데 작년엔
2번밖에 못 돌렸다는 얘기였다. “다른 지역 점포 주인들이 들으면
화낼 얘기”라고 하자, 그는 “그건 그렇지. 하지만 여기선
이 정도론 만족 못해”라고 웃었다.
한국경제에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것은 2002년 말부터. 기업들의
투자부진으로 대부분 도시에 실업자가 넘쳐나 ‘IMF 외환위기
이후 최대 불황’을 겪었다. 그러나 거제엔 매년 1만~1만5000
여명의 외지인이 몰려들었고, 이 중 70% 이상이 구직(求職)에
성공했다.
‘호황의 섬나라’ 거제 경제의 성장동력(動力)은 세계 2, 3위를
다투는 조선업체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에서 뿜어 나오고
있다. 2002년 이후 세계적인 조선업 호황 덕분에 이들 조선소와
협력업체들이 연간 고용하는 신규 인력만해도 2000~3000명에
달한다. 여기에 덩달아 호황을 누리는 각종 서비스업 취업자까지
합하면 작년에 줄잡아 9000여명이 일자리를 구했다고 거제시청
공보담당 신삼남씨가 전했다. 취업자 가족들까지 합하면
두 조선소가 거제 인구 19만 명 중 15만여 명을 먹여 살리고
있는 셈이다.
2001년 거제 1인당 소득(GRDP)은 1767만원. 지금 환율로
계산하면 1만7000달러 수준이다. 이후 공식 통계가 없지만
연간 성장률 20~30%(추정치)를 감안하면 2만5000달러를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제규모로만 볼 때 거제는
이미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