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견스런 우리딸 아빠가 집에 없어도 엄마랑 적적하지 않게 집에 일찍 들어와 잘지내길 빈다 뜬금없이 날아온 아빠의 문자 한통 그 독수리 타법으로 특수문자하나없는 이 긴긴 문자 한통을 보내려고 어지간히 바동바동 댔을 아빠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요며칠째 아빠와 오빠가 집에 없다. 공사가 좀 크다 싶으면 지방으로 한두어달씩 집을 비우곤 했으니까, 아빠야 뭐-의례히, 오빠가 아빠의 일을 거들고 나선후부터는, 집에는 엄마와 나만 덩그라니- 비가 오는날엔 정말이지, 소스라치게 놀라울만큼 온몸의 감각들이 예민해져버려서, 스치듯 지나가는 어느사람인가의 목소리 조차도 하루종일 귀에 맴맴 돌곤한다. 그 런 데 비가온다, 아 미치겠네 정말, 아침부터 밀려들어오는 온갖 짜증들을 온몸으로 꾹꾹 눌러참으며 집에나 얼른 들어가버려야지, 그래서 일찍 들어왔지뭐, 집에 혼자 있을 엄마생각은 사실, 아빠의 문자가 날아들어올 때까지-전혀 안중에도 없었던게 정답이었다. 언젠가부터 기분이 좋지않을때면 입을 닫아버리는 습관이 몸에뱄다. 누군가 우스운 농담을 던질때에도 소리없는 웃음만 씩- 그리곤 입을 또 닫아버리고, 들어서면서부터 말이없는 내모습을 보고 엄마는 내눈치를 살핀다. 그리고는 코끝부터 맛있는 향이 맴도는 부침개를 부치기 시작하셨다. 지글지글- 소리까지 군침이 돌았지만, 생각이 없다. 부엌으로 터벅터벅, "그만부쳐,안먹을꺼야." "왜? 먹어봐- 맛있어," "안먹는다니까,그만해," "알았어,그럼 이것만 마저하고," 대뜸 먹지않겠다는 소리에 기운이 빠져버렸는지, 엄마는 자리를 깔고 누웠다. 내심 미안했다. 아 소심대마왕 결국 엄마가 내민 한접시를 못이기는척 비워내고, 엄마곁에누워 뒹굴뒹굴 금새 잠이들었다, 엄마는. 멍하게 텔레비젼을 바라보고 있는데 알수없는 소리가 새어나온다. 비명소리같기도하고, 아파서 내지르는 신음소리같기도하고, 엄청 쏟아지는 빗줄기를 맞고 서있는 고양이 울음소리 같기도 한, 엄마였다. 꿈을 꾸고 계신가보다 하고 무심히 고개를 돌렸는데, 이건 정도가 지나치잖아, 잠이 단번에 확-깰 정도로 엄마를 흔들어댔다. "엄마,왜그래?" "ㄹㄹㄹㄹㄹㄹㄹㄹㄹ-" "뭐?" 깊이 취해버렸는지 엄마는 채 말을 잇지못하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뭐 야 한 이십여분이 지났을까, 엄마의 잠꼬대는 다시 시작되었다. "엄마! 일어나봐, 왜그러냐고-" 힘겹게 실눈을 뜬 엄마는, ".......... 저기 밖에서 도둑놈이 빤하게 쳐다보잖아," "그래서?" "........." 모른척 엄마는 다시 눈을 감았다. 아 - 잠결에 내던진 엄마의 한마디에 뒷통수가 저려온다. 무서웠어? 엄마? 꿈에서 본 도둑이? 꿈이잖아, 꿈이었는데, 그속에서 그렇게 소리를 내지를 만큼 무서웠어? 그럼 집에 혼자있을때는 어떻게 지낸거야? 아빠도 없고,오빠도 없고,나도없는 이집에, 엄마혼자 남겨져 버렸을 그때에도, 엄마는 이렇게 혼자 밤을 지낸거아냐, 그럼, 그때에도 이렇게 혼자 비명지르면서 잠들었어? 옆에서 흔들어 깨워줄사람 아무도없이, 엄마혼자 지낸거였어? 아 - 왜 몰랐을까, 엄마도 사람인데, 엄마도 여잔데, 엄마도 혼자있는게 무서웠을텐데, 왜 말안했어, 그럼 일찍오라고 하지, 친구들 만나 밤새 웃고 떠들면서 엄마생각은 단한번도 안했단말야. 이렇게 혼자 있을 엄마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없단말야. 무섭다고 말하지, 그럼 내가 왔을텐데, 왜 말안했어, 여러가지 생각들이 또 머릿속을 뒤집고, 좀전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쌔근쌔근 엄마는 다시 잠이들고, 오늘은 엄마를 내가 지켜줘야지. 바로 곁에 잠자리를 펴고, 누워서, 한참이나 바라봤다. 흰머리가 어느새 반을 넘어섰구나, 고왔던 엄마 두뺨에 기미가 그득하구나, 하루종일 팔 다리는 얼마나 힘이들었는지- 퉁퉁 부어버렸구나, 아 - 속상하다. 미안해, 미안해 엄 마 혼자있게 해서 미안해,288
혼자있게해서 미안해,엄 마
대견스런 우리딸
아빠가 집에 없어도
엄마랑 적적하지 않게
집에 일찍 들어와 잘지내길 빈다
뜬금없이 날아온 아빠의 문자 한통
그 독수리 타법으로 특수문자하나없는
이 긴긴 문자 한통을 보내려고
어지간히 바동바동 댔을 아빠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요며칠째 아빠와 오빠가 집에 없다.
공사가 좀 크다 싶으면
지방으로 한두어달씩
집을 비우곤 했으니까,
아빠야 뭐-의례히,
오빠가 아빠의 일을 거들고 나선후부터는,
집에는 엄마와 나만 덩그라니-
비가 오는날엔 정말이지,
소스라치게 놀라울만큼
온몸의 감각들이 예민해져버려서,
스치듯 지나가는 어느사람인가의 목소리 조차도
하루종일 귀에 맴맴 돌곤한다.
그 런 데
비가온다,
아 미치겠네 정말,
아침부터 밀려들어오는 온갖 짜증들을
온몸으로 꾹꾹 눌러참으며
집에나 얼른 들어가버려야지,
그래서 일찍 들어왔지뭐,
집에 혼자 있을 엄마생각은 사실,
아빠의 문자가 날아들어올 때까지-전혀
안중에도 없었던게 정답이었다.
언젠가부터
기분이 좋지않을때면
입을 닫아버리는 습관이 몸에뱄다.
누군가 우스운 농담을 던질때에도
소리없는 웃음만 씩-
그리곤 입을 또 닫아버리고,
들어서면서부터 말이없는 내모습을 보고
엄마는 내눈치를 살핀다.
그리고는 코끝부터 맛있는 향이 맴도는
부침개를 부치기 시작하셨다.
지글지글-
소리까지 군침이 돌았지만,
생각이 없다.
부엌으로 터벅터벅,
"그만부쳐,안먹을꺼야."
"왜? 먹어봐- 맛있어,"
"안먹는다니까,그만해,"
"알았어,그럼 이것만 마저하고,"
대뜸 먹지않겠다는 소리에 기운이 빠져버렸는지,
엄마는 자리를 깔고 누웠다.
내심 미안했다.
아 소심대마왕
결국 엄마가 내민 한접시를 못이기는척
비워내고,
엄마곁에누워 뒹굴뒹굴
금새 잠이들었다, 엄마는.
멍하게 텔레비젼을 바라보고 있는데
알수없는 소리가 새어나온다.
비명소리같기도하고,
아파서 내지르는 신음소리같기도하고,
엄청 쏟아지는 빗줄기를 맞고 서있는
고양이 울음소리 같기도 한,
엄마였다.
꿈을 꾸고 계신가보다 하고
무심히 고개를 돌렸는데,
이건 정도가 지나치잖아,
잠이 단번에 확-깰 정도로 엄마를 흔들어댔다.
"엄마,왜그래?"
"ㄹㄹㄹㄹㄹㄹㄹㄹㄹ-"
"뭐?"
깊이 취해버렸는지 엄마는 채 말을 잇지못하고
다시 잠에 빠져들었다.
뭐 야
한 이십여분이 지났을까,
엄마의 잠꼬대는 다시 시작되었다.
"엄마! 일어나봐, 왜그러냐고-"
힘겹게 실눈을 뜬 엄마는,
"..........
저기 밖에서 도둑놈이 빤하게 쳐다보잖아,"
"그래서?"
"........."
모른척 엄마는 다시 눈을 감았다.
아 -
잠결에 내던진 엄마의 한마디에
뒷통수가 저려온다.
무서웠어? 엄마?
꿈에서 본 도둑이?
꿈이잖아,
꿈이었는데,
그속에서 그렇게 소리를 내지를 만큼 무서웠어?
그럼 집에 혼자있을때는 어떻게 지낸거야?
아빠도 없고,오빠도 없고,나도없는 이집에,
엄마혼자 남겨져 버렸을 그때에도,
엄마는 이렇게 혼자 밤을 지낸거아냐,
그럼,
그때에도 이렇게 혼자 비명지르면서 잠들었어?
옆에서 흔들어 깨워줄사람 아무도없이,
엄마혼자 지낸거였어?
아 -
왜 몰랐을까,
엄마도 사람인데,
엄마도 여잔데,
엄마도 혼자있는게 무서웠을텐데,
왜 말안했어,
그럼 일찍오라고 하지,
친구들 만나 밤새 웃고 떠들면서
엄마생각은 단한번도 안했단말야.
이렇게 혼자 있을 엄마생각은
한번도 해본적없단말야.
무섭다고 말하지,
그럼 내가 왔을텐데,
왜 말안했어,
여러가지 생각들이 또 머릿속을 뒤집고,
좀전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쌔근쌔근 엄마는 다시 잠이들고,
오늘은 엄마를 내가 지켜줘야지.
바로 곁에 잠자리를 펴고, 누워서,
한참이나 바라봤다.
흰머리가 어느새 반을 넘어섰구나,
고왔던 엄마 두뺨에 기미가 그득하구나,
하루종일 팔 다리는 얼마나 힘이들었는지-
퉁퉁 부어버렸구나,
아 - 속상하다.
미안해,
미안해 엄 마
혼자있게 해서 미안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