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연인 (2006)

김태희2006.05.13
조회61
달콤, 살벌한 연인 (2006)


 

 

 

옥석같은 대사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넘쳐나는

로맨틱 스릴러를 표방한 '달콤한' 영화

이 영화의 방점은 '살벌'이 아니라 '달콤'에 찍어야할 것이다.

 

 

 

대학에서 영문학 강의를 맡고 있는 황대우(박용우)에게

연애란 몇백광년 떨어진 안드로메다 은하만큼이나 낯설고

비현실적인 판타지같이 아득하게만 느껴진다. 영화 초반, 그는

30이 다되도록 여자와 키스 한번 못해본 쑥맥으로 그려진다.

그런 그에게 이미나(최강희)라는 '운명적인' 여자가 나타나면서

연애빵점이었던 황대우는 점점 연애라는 것을 온 몸으로

체득하고, 사랑을 하게된다.

 

부끄럽고, 슬프고, 기쁘고 그러다가 다시 울고, 행복해하고,

 

황대우는 자신의 감정이 sin그래프를 그리는 것에 대해

매우 당황스러워하면서도 미나를 놓치지 않으려 한다.

 

영화 중반부까지는 막 사랑을 시작한 서툰 남자와 그 남자의

운명인 여자와의 연애를 간단하게 '보여준다'.

 

그러다가

낯선 남자의 등장과 함께

영화는 급격하게 스릴러적인 분위기를

그 자신의 외피에 두르기 시작한다.

'운명같은 그녀의 수상한 과거'가 하나 둘 드러나고

동거하는 친구의 정체나 미나의 뒤를 봐주는 변호사의

등장과 함께 황대우는 자신이 원치 않은 상황에 끌려가게 된다.

그가 사랑하는 이미나는

살인범이다.

"저는 꽃이면 되요"라며 대우 앞에서 살짝 웃다가도

김치냉장고에 사람을 보관하고 덮개를 닫기 위해 서슴없이

손가락을 잘라버리는 그런 살벌한 사람인 것이다.

 

자, 여기서 잠시 생각해보자.

 

사랑은 아름다우나 때때로 매정하다.

사랑은 기쁨을 주기도 하지만, 시련을 주기도 한다.

연인의 과거,

가장 큰 시련이다. 이 과거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유지되느나 끝나느냐가 결정된다.

 

파국이냐 유지냐,

그 것은 연인의 과거의 정도에 따라 달라진다.

 

결국 영화의 결론은 현실적이다.

연인의 과거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황대우는

이미나를 떠난다.

그리고 매우 작위적이긴 하지만 

2년 후,

다시 그들은 짧은 재회를 하게 된다.

그렇지만 대우는 다시 시작할 일말의 기대도 주지 않는다.

그런 대우를 미나 역시 이해한다.

 

 

 

징징거리는 사랑타령이 아닌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게다가 깔끔한 웃음을 선사하는 대사들이 넘쳐나다니!

 

박용우와 최강희라는 티켓파워가 그리 강하지 않은

두 배우를 주연으로 캐스팅하고, (아주 적절했다고 할 수 있다!)

로맨스적 요소와 약간의 스릴러적인 요소를 교배했다는

독특함을 제외하고서라도

이 영화는 웃음을 강요하지 않고,

웃음을 '유도'한다. 그 것이 이 영화의 매력포인트다.